모든 선남자여, 과거에 한량없고 끝없는 불가사의한 아승기겁 전에 그때,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이름이 이월등명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셨습니다.
정법을 설하셨는데, 처음도 중가도 끝도 모두 다 훌륭하시고, 그 뜻이 심원하고 그 말씀이 절묘하시며, 순일하여 잡된 것이 섞이지 아니하여 맑고 깨끗하고 거룩한 모습을 갖추셨습니다. 성문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그에게 맞는 사성제 법문을 설하시어 생,노, 병,사를 건너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 하셨고, 벽지불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그에게 맞는 십이인연법을 설해주셨으며, 모든 보살에게는 그에게 맞는 육바라밀을 설하시어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어 일체종지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다음에 또 부처님 계셨으니, 이름은 역시 일월등명이시고, 또 그 다음에 부처님 계셨으니, 이금은 역시 일월등명이셨습니다. 이와 같이 이만 부처님께서 다 이름이 똑같은 글자로 일월등명이셨고, 성씨도 같으시어 파라타라고 하셨습니다.
미륵이여, 잘 아십시오. 처음의 부처님이나 나중의 부처님께서 모두 다 같이 이름이
일월등명이시고, 십호를 구족하셨으며, 설하신 법문도 처음과 중간과 끝이
훌륭하셨습니다.
그 맨 마지막 부처님께서 아직 출가하시기 전에 여덟 왕자가 있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유의, 둘째의 이름은 선의, 셋째의 이름은 무량의, 넷째의 이름은 보의, 다섯째의 이름은
증의, 여섯째의 이름은 제의의, 일곱째의 이름은 향의, 여덟째의 이름은 법의였습니다.
이 여덟 왕자는 위덕이 자재하며, 각각 사천하늘 다스렸습니다.
이 왕자들은 부친이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왕위를 버리고 또한 따라 출가하여, 대승의 뜻을 일으켜 항상 맑은 행을 닦아 모두 법사가 되어
이미 천만 부처님 처소에게 갖가지 선본을 심었습니다.
그때, 일월등명불께서 대승경을 설하시니, 이름이 무량의였습니다.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경을 설하시고는 곧 대중 가운데에서 결가부좌하시고 무량의처삼매에 드시어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하늘은 만다라꽃,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꽃, 마하만수사꽃을 비 오듯이 내려
부처님과 모든 대중위에 흩뿌리고, 온 부처님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 하였습니다.
그때, 회중에 있던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과 여러 소왕과 전륜성왕 등 모든 대중이 미증유를 얻어 환희에 넘쳐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미간 백호상에서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의 일만팔천 불국토를 비추시니,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서, 지금 보는 이 모든 불국토와 같았습니다.
미륵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그때, 회중에 이십억 보살이 있어 즐겨 법문을 듣고자 하더니, 이 모든 보살이 그 광명이 널리 불국토를 비춤을 보고 미증유를 얻어, 이 광명이 비추게 된 까닭을 알고자 하였습니다.
그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묘광인데, 팔백 제자를 두었습니다.
그때, 일월등명불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묘광보살로 인하여 대승경을 설하시니 그 이름이 묘법연화경이었습니다. 이 경은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 하시는 것입니다. 육십소겁 동안 한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시니, 당시에 듣던 회중도 또한
한자리에서 앉아서 육십소겁 동안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을 듣되, 밥 먹는 동안과 같이 여겼습니다. 그때, 대중 가운데 몸으로나 마음으로 지루한 생각을 내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일월등명불께서 육십소겁에 걸쳐 이 경을 설해 마치시고 범천, 마왕, 사문, 바라문, 하늘, 사람, 아수라 등에게 여래는 오는 밤중에 마땅히 무여 열반에 들리라 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때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덕장이었습니다. 일월등명불께서 그에게 수기 하시고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덕장보살이 다음에 성불하여, 이름을 정신 다타아가타, 아라하, 삼막삼불타라 하리라 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후 한밤중에 무여열반에 드셨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묘광보살은 묘법연화경을 수지하여 팔십소겁이 다하도록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셨습니다.
일월등명불의 여덟 왕자는 모두 다 묘광보살을 스승으로 섬기니, 묘광보살은 그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막삼보리 구하는 뜻을 견고하게 하였습니다.
이 모든 왕자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나서 모두 다 불도를 이루시니, 그 최후로 성불하신 분의 이름이 연등이셨습니다.
그리고 팔백 제자 중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이 구명이었으며, 그는 이양에 탐착하여, 비록 여러 경전을 일고 외울지라도 뜻을 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많은 까닭으로 이름을 구명이라 하였습니다. 이 사람도 온갖 선근을 인연으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부처님을 만나 뵈어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하였습니다.
미륵이여, 마땅히 아십시요. 그때의 묘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리요. 이 몸이 바로 그 사람이었고, 구명 보살은 바로 그대입니다.
지금 이 상서를 보니, 그때와 다름이 없는지라, 그래서 헤아려 보건대, 오늘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대승경르 설하실 것이니, 이름은 묘법연화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것입니다. 그때, 문수사리가 대중에게 이 뜻을 거듭 펴고자 게송으로 말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