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르포
항암제 최고등급 제조기술 구축 노바티스.화이자 등 글로벌격전지
박준구 대표 '3년내 4조 기업가치'
M&A로 완제의약품 밸류체인 완성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차로 약 301분 거리에 위치한 스워즈(Swords)시.
이곳에는 아일랜드 제약산업에 진출한 '1호 기업'인 SK바이오텍의 아일랜드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약 2만5000평 규모의 부지에는 심혈관, 간염, 당뇨병 치료용 원료의약품(API)을 만드는 생산공장과
R&D.품질관리 시설이 들어서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API는 한 해 8만 1000L(리터) 규모로, 북미와 유럽으로 판매된다.
작년 6월 SK(주)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텍은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스워즈 공장을 인수했다.
이는 SK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 던지는 '출사표'이기 도 했다.
한국에서의 생산만으로는 글로벌 수준으로 바이오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아일랜드는 화이바.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생산시설을 구축, 경쟁하고 있는 제약시장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인수 후 1년이 지난 현재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은 성공적으로 인수 작업을 마무리짓고,
'글로벌 톱 10 의약품생산(CMO) 기업'이라는 새 목표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현지 공장에서 만난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는 '제약강국 아일랜드에서 도 한국 기업의 인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도 있었다'면서 '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PMI (인수 후 통합)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고부가 API 생산 최적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의 정문을 들어서자 가장 먼저 빨간색 판넬로 지어진 API 생산시설과 마주했다.
아일랜드 공장에는 약 6000~7000L의 원료를 취급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 및
2000~3000L의 원료가 투입 가능한 소규모 생산시설 총 5개가 운영되고 있다.
각각의 생산시설에서는 '리액터 (회분식 반응기)에 원료 투임 후
합성-분리정제-여과.건조-제품 포장'등 API 생산 전 과정이 이뤄진다.
특히 모든 생산설비가 단일 제품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고객 맞춤형 제품이 생산 가능한 다목적(multi-purpose) 생산설비라는 점은 아일랜드 공장의 경쟁력 중 하나다.
SK의 아일랜드 공장 인수 효과는 단순히 '유럽 생산기지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일랜드 공장은 항암제를 제조하는 대형제약사들만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 등급의 HPAPI(독성이 강해 엄격한 생산.품질관리를 요하는 원료의약품) 제조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향후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잡게 된 셈이다.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 공장이보유한 고품질 API 생산에 최적화된 설비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성장이 전망되는
CMO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제약사들의 원료 의약품 생산 아웃소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CMO 시장은 2015년 기준 66조원에서 오는 2025년 127조원 규모로 상징이 예상된다.
박대표는 '글로벌 CMO 시장에서는 탑 티이(Tier)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CMO는 경쟁력있는 기업 몇 곳만 살아남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 바이오 시너지 확대...M&A 통해 미국에도 생산시설 구축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 공장의 투자증설.신규 공정 도입을 비롯해
국내 대전과 세종에 위치한 생산.R&D 시설과의 시너지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아일랜드의 높은 기술을 한국 쪽으로 이전하고, 한국 공장에 도입된 고난이도의 저온연속반응공정
(파이프라인에 물질을 흘려 보내 화학반응을 일으켜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공정)은 아일랜드 공장에 접목할 것'이라며
'아일랜드 공장은 고부가의 최종 의약품 위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수주가 늘면서 추가 증설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당뇨치료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중심으로 아일랜드 공장에 1만4000L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 추가된다.
세종 공장 역시 추가 증설을 검토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향후 추가 M&A를 통해 완제의약품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북미 지역에도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혁신 신약 뇌전증 치료제(Cenobamate)가 미국 FDA 신약승인신청을 앞두고 있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시 그룹 바이오.제약 계열사 간의 추가적인 시너지도 기대된다.
생산효율성 증대.추가 M&A를 통한 사업확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기업가치 4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박 대표는 '인수를 통해 완제 의약품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미국에도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추가 M&A를 추진해 글로벌 톱 수준의 사업자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