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우리는 그 죽음의 게임으로 가지고간 소주20병을 모조리 작살내고 두드러기 충격으로 쓰러져있는 수진이만 빼고 모두들 바닷가 백사장으로 나갔다...
머스마들 9명이 백사장에 둥글게 둘러앉아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진실게임을 좀 하다가 재미가 없어서 우영이 얘기만 듣고 다른 놀이를 했다...
그건 바로...번데기였다...
"송정까지 가서 고작 번데기를 하다니..."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그러나...항상 우리 에이원은 모든 게임에 옵션을 적용한다....
처음에 걸린 옵션은 우리 옆에 다른 엠티 온 팀이 20명 정도 모여서 놀고 있었는데 거기 가서 인사하고 오는 거였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처음 걸린 사람은......................................
우리의 영원한 호프 송정 주민 준호였다...푸하하
멘트는 우리가 정해줬다...
"민족동아 통일선봉 인문과학대학 인문학부 1학년 양준호 입니다" 라고...
준호는 멘트를 몇번 연습하더니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무도 당당한 모습으로....
우리는 숨을 죽이고 준호를 주목했다...
두철이와 난 손을 꼭 잡은채 침만 삼키고 있었지...
드디어 저쪽에서 준호는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고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그쪽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고 준호는 자기의 성공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우리 역시 준호를 뜨거운 포옹으로 환영했다...
다시 게임은 시작되었다...
번,데기,번,데기,번,번,데기,데기............
어디선가 삑사리가 나왔다....
우리 에이윈의 허름하지만 하는것도 없는 주장...우영이가 걸렸다...
인사는 하고 왔기 때문에 우린 다른 옵션을 적용했다...
가서 인사도 하고 엉덩이로 "에이윈"이라고 이름을 쓰고 오기로....
쑥스러운듯이 일어난 우영이....
앞선 준호의 성공에서 용기를 얻은듯 자신있게 걸어갔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준호도 성공했는데 내가 실패하지는 않겠지...^^"
그러나 그건 우영이의 오산이었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우영이의 인사와 볼썽사나운 엉덩이 쇼가 끝나자마자 저쪽엔 싸늘한 공기가 감돌았고 우리는 모두 고개를 떨군채 입으로는 한결같이 우영이를 욕했다...
결국 우영이는 돌아왔고 우리는 여기서 준호와 일반인의 엄청난 카리스마의 차이를 깨달았다...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좀더 강력한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있었다...
이번 옵션은 그쪽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오는 것이었다...
모두들 걸리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엄청난 집중력으로 게임에 돌입했다...
그러나 어차피 한명은 가야되는 법....
이번에 안국이가 걸렸다...
솔직히 난 진짜 불안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암튼 안국이는 준섭이를 대동해서 거기로 갔다...
드디어 엄청난 댄스를 동반한 국이의 쇼가 시작됐고 거기에 대한 반응은............................................................................................................
믿기 힘들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모두들 박수치고 노래를 따라부르고 준섭이도 옆에서 같이 춤추고 우리 역시 따라부르면서 국이를 응원했다...
좀있다 국이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장군처럼 늠름하게 돌아왔고 우리는 광분하기 시작했다...
아...우리는 엄청난 자신감이 붙었고...다시 한번 똑같은 옵션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이번에 걸린 사람은....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요택이었다...
국이가 띄운 분위기를 요택이가 더욱 굳혀버릴거라고 모두들 믿어 의심치 않았고 요택이는 우리의 기대에 부응했다...
비록 중간에 가사를 까먹긴 했지만...우리의 코러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훌륭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다...
우리는 이제 기가 사는대로 살아서 마지막 옵션을 걸고 게임을 시작했다...
이번 옵션은 그쪽에 가서 그쪽 여자를 한명 데리고 오는 것이었다...
게임은 시작되었고 다시 한번 요택이가 걸리고 말았다...
조금도 주저없이 요택이는 그 무리를 향해 걸어갔고 우리는 다시한번 노래를 부르면서 요택이를 응원했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요택이는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준섭이가 또 거들고 결국엔 큰절까지 몇번하더니 거기있는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놀랬다...
그쪽은 부경대 모 동아리에서 왔다던데 여자도 많고 그래서 우리 순진한 애들은 모두 긴장했다...
밤이고 술도 많이 먹고 그러니까 솔직히 여자 얼굴도 제대로 못봤다...
근데 갑자기 비가 와서 그 자리는 접고 우리 민박집으로 결국에는 다 모였다...
문제는 민박집에서는 사람얼굴이 다 보인다는 것이었다...우리 애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표정이 엿보였다..."새됐다...ㅠㅠ"
나름대로 자기 소개도 하고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고 그렇게 놀았는데 우리 애들이 하나둘씩 빠지기 시작했고 술자리는 어느개 소강상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의 준섭이와 우영이는 열심히 잘 놀았다...
특히 우영이...주장이란걸 엄청 강조하더군...^^
암튼 한명 두명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술자리도 결국에는 끝났다...
진짜 빡세게 놀았다...
언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를만큼...
다음날 아침............................................................................................................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준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