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날 즈음

[은여우]

율이 이야기입니다(좀 길어요)

율이 살이 많이 빠졌다고 이렇게 포슷도 했는데...

설 전전날
야가 왼쪽 눈두덩이가 부어오른채
제대로 눈도 못뜨면서 얼굴은 붉은 눈물 자국이 가득 ᆢ지저분한 채로 거실로 나오더군요

밤새 노랭이 녀석하고 싸움질 하다 다쳤나....
그리고 평소에도 눈날님댁 호식이처럼 야도
짝눈으로 다닐 때가 좀 많아서 크게 개의친 않았죠

그런데 다음날
이번엔 오른쪽 눈까지 양눈을 뜨질 못하는데
두 눈두덩이가 육안으로 봐도 심하게 부었어요 ㅠㅠ

오마~~ 큰일났다!!
년휴 시작인데 빨랑 병원으로~!!!

설이고 뭐고 만약에 고양이 감기면 ... 하고 생각하니
집사 마음이 급해집디다 ㅠ

야는 가깝고도 먼 아이라
집구석에 살아도 잡기가 참 어려운 아이죠
이삼년 전 방광결석 수술 때도
집구석에서 야 잡는데 5일이나 걸렸엇거든요.....;;;;
그 속타는 집사 마음이라니 ㅠ

우선 야 잡을 만반의 준비를 했군요
안방 창문을 닫고 서랍을 빼고
정말 힘을 다하여 침대를 옆으로 세워 벽에 붙이고
장롱 외 텅빈 안방 바닥에 이동장만 놓고 ...

그런데
율이를 안방으로 모는데 뭣도 모르는
보은이 희복이도 함께 세넘이 같이 뛰니 참 ㅠ

어찌어찌 율이만 몰아넣는데 성공했지만
야가 방바닥에서 옷장 위로 그냥 수직 등반을 ;;;;
집사는 닭 쫓던 강아지가 되어 허탈 허탈 ㅠ

무리해서 잡으려다 또 지난번처럼 수직 낙하해서
다리 절뚝거릴까봐 더 진전을 못하고
하는수없이 병원에 전화했는데 설 전날이라 더
바쁜건가 의사샘 연결도 쉬 안되어 걍 이너넷
폭풍검색을 했군요

대부분이
집냥이 자연치유 될수도 있으니

스트레스 유발 안되도록 편안하게 해주라네요 ㅡᆞㅡ;;;

뭐 할수 있나요
혼자 잘 쉬도록 놔둘수 밖에요 ㅡᆞㅡ;;;

맑은 콧물도 댕강댕강 떨어지고 있으니
건조해지지 않도록
가습기도 24시간 최대치로 풀가동 ᆢ흠

지켜보는 집사 ᆢ
마음 앓이만 계속하고 설날 집에 온 식구들한테도
율이 들여다 보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길 며칠
올려다 주는 밥도 거부하고 옷장 위에
숨듯이 들어앉아 혼자 외로이 고독을 씹던 율이가
드디어 스스로 내려왔습니다 ....
그런데 내려와서도
눈을 감은채로 앉아서 꾸벅꾸벅 졸기만 하는데
그걸 보고 있노라니 집사
이 소심쟁이 율이가 좀 밉데요ㅠ

살도 많이 빠지고 면역이 떨어지니 집냥이가
감기도 걸리는거라고...
지금은 그저 그저 잘 먹여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어서
야 먹는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으니
덕분에 집사 지갑만 홀쭉해지고 있습니다 ㅡᆞㅡ

내려온 뒤
보은이랑 함께 베란다에서 까치 구경을 할 때는
집사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 ㅎㅎㅎ

지금은
아직 얼굴에 눈물 흔적이 남아 있지만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어마어마한 떵덩어리를 선물도 하면서
올록볼록하던 등뼈도 조금씩 멘드롱해가고
푸석거리던 털옷도 조금씩 윤기를 되찾아가고 있어요

고양이 감기가
자연치유도 된다더니 정말 그렇군요^^

야 때문에
가습기가 24시간 풀가동 되다보니 우선
아이들 털옷 만질 때 일어나던 정전기가 없어졌고
집사 피부도, 콧속도 촉촉하니 좋구요
울집 초록이들 한테도 좋더군요 ㅋㅋ

집사는 올해 어쨌거나 야를 잘 먹여서
돼냥이로 만드는 거이 목표입니다~^^

보일러 선이 지나가는 애정하는 장소ㅎㅎ

아직도 살이 찔려면 멀었어요ㅠ

어제 현재 얼굴 ᆢ아직 눈물 자국이 남아 있어요

소심이 요조숙묘 율이
올해 옴마랑 화이팅~~!!! ^^

[o2angel]

율아 아프지마~

[은여우]

조용한 아이라서 더 신경이 쓰여요 ㅠ

[teledate]

율아~ 안아픈게 효도란다~

[은여우]

그쵸~ 냥아치 사고뭉치라도 안 아픈게 최고죠 ~^^

[검은튤립]

작년에 불났다고 난리가 나서 애들 잡으러 다니다가 한참을 실랑이벌이다 결국 실패 ㅠㅠ 애들 잡기 너무 힘들어요 ㅠㅠ
하나 둘이면 어케 해보겠는데 셋은 불가능하더군요...어찌나 힘도 좋고 날쌘지..다행히 불은 오작동이라 별탈 없었지만..

[은여우]

아고~~ 불이라니 ~!! 깜짝 놀 랐겠어요 ㅠ 울집은 율이만 잡으면 돼요 ㅠ

[베를린천사-2]

에궁~~~고양이 감기에 누이 덜컥하다니.... 사람들도 요즘 많이 아픈데 고양이라고 안 아프겠습니까

율이도 건강조심하고
누이도 건강조심하고

어제 지하철 탔다가...다들 서로 눈치보는 거 보면서
심란하더군요

다들 아프지 말고 그저 건강하게들 삽시다... ... 세상이 요즘 하도 험해서 그런가...건강하시라는 인사 밖에

[은여우]

장성하고 내 곁을 다 떠나있는 사람자식이니 고냥이가 지금 내 자식이나 같군요
율이가 몸이 안좋으니 재미도 없더라고요 ㅡᆞㅡ

[marie lee heschell]

이쁜율이~ 건강하게 우다다~~

[은여우]

얼굴에 흔적은 남아 있지만 밤중에 형사놀이도 살짝하데요 ㅎㅎ

[쫄리맘]

율아 아프지마~~~그리고 꼭 돼냥이가 되어있는 율이를 기대할게요

[은여우]

넵!!! 돼냥이를 만들고야 말겠어요!!!

[눈부신날]

율아~~마음 열기 싫으면 안 열어도 되는데 아플 땐 몸 좀 만지게 해줘~
호식이도 눈이 자주 탈 나는데 하룻밤 자고나면 멀쩡할 때 있고 좀 심하다 싶으면 안약 발라줘요
고양이는 자가치유를 하지만 장기는 3일을 넘기면 안 되겠더라구요.

[은여우]

테라마이신 안연고도 야 때문에 준비해뒀는데 사실 한번도 사용을 못했어요 집에 온지 6년인데 아직도 긴장타고 도망가기 일쑤이니 ᆢ원
근데 짝눈은 왜 그럴까요?

[눈부신날]

약한쪽 눈은 스트레스나 약간의 상처만 입어도 그러더라구요
호식이는 하도 장난을 많이쳐서 자주 다쳐요

[은여우]

오~~ 율이가 거의 항상 왼쪽눈만 그래요 혹시 눈 알러지일까 걱정도 했었는데 ᆢ스트레스 .. 원흉은 보나마나 희복이 ㅠ

[요키]

율이 몸매가 통통통 ~ 해져라~ 보름달은 말고 반달정도?

[은여우]

지금 같아선 보름달도 좋아요 도대체 왜 살이 빠졌는지 알 수가 없어서요 크~~~~

[뽀돌맘~]

율아 어영 엄니를 확대범으로 만들자냥~~~

[은여우]

기꺼이 확대범이 될 마음이 있어요^^

[까만지미]

그래도 좋아져서 다행입니다..안그러면 엄니가 몇날몇일을 장농위만 쳐다보다 목빠질뻔 햇어요

[은여우]

야가 하는 행동을 보면 집으로 데려오길 얼마나 잘했는지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ㅠ
야는 송곳니외 전체 이빨 발치도 했잖여요

[해바라기(9냥이 엄마)]

냥이 안약은 비상으로 갖고 계셔야 해요~애들이 놀다가도 금방 눈이 밤팅이가 되거든요~ 감기에도 눈이 안좋으면 넣어줘도 금방 가라 앉아요~병원 가시면 삼일제약에서 나온 프러스 라는 안약이 항생제랑 뭐랑 같이 들어 있어서 더 좋다네요^^ 율이 언능 나아서 살 찌는 프로젝트 시작 해야지^^

[은여우]

아~~~ 프러스 ᆢ안과 갔을때 처방으로 받았어요 ㅎㅎ 안과 한번 더 가봐야할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