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틱러브판타지지향물]destiny(데스티니)
-prologue
바스락거리는 종이특유의 소리와 째깍거리는 시계초침소리로 가득 매워져있던 방안에서 그의 나지막한
한숨이 꽤나 크게 들려오는듯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서류뭉치를 책상위에 가지런히 내려놓은
후 비툴어진부분을 양손으로 다듬으며 반듯한 모양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정갈한
모양새 임을 확인한뒤 의자 깊숙히 몸을 묻었다. 평범한 디자인의 검은테 안경위로 그려지는 파란 눈동
자가 조금은 지친듯한 기색을 띈다. 이제야 막 초저녁이 되가는 시간이였지만 피곤하기라도 한건지 다
시한번 깊은 한숨을 내밷은뒤 그는 눈을 감았다.
몇번이나 읽은건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수차례, 아니 수십차례 눈으로 읽어낸 내용이건만 정작
머릿속에 들어오는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늘은 다른때와는 달리 처리해야 할 일들이 눈에 보일정도로
배는 더 많은것 같았다. 그런건 괜찮다. 왕실의 직속기사단인 메타트론의 기사단장자리에 있으면서 이
렇게 일이 갑작스레 늘어났던게 어디 한두번 이었던가. 그동안 자신이 보여주었던 괴물같은 능력들이
이런 무더기로 쌓여진 서류더미에 파묻힐만한 그런 보잘것 없는 것들이었던가. 이정도도 처리해내지 못
한다면 그건 그가 기사단장자리에 오른후 인생최대의 수치로 남게될지도 몰랐다. 그러니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짜증은 가슴속 깊은곳에 묻어둔다면 이 모든것을 이해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절대로 이
해할수가 없었던건 어째서 기사단 일과는 무관한 '신설 왕립 율리시스 아카데미 건설비용부분' 의 계획
서의 담당자란에 자신의 이름인 세이에레스 모르피네라는 이름이 적혀있는가 였다. 덧붙이자면 어째서
이런것때문에 자신의 일이 더 늘어나는 지, 일이 늘어나면 퇴근시간이 늦어지는데 왜 추가수당은 주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서였다. 결국 그는 한참만에야 나름대로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왕궁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직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너무나도 많다는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앞으로 세시간 후면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던 시간이였다. 약속장소가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왕궁에서 먼곳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한시간정도는 일찍 출발해야 그녀가
도착하기 조금전에 도착할 수 있을터였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한시간안에 모든일을 끝마처야만 했
다. 끝마친 일의 결과를 보고한후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면 시간이 한참걸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는 감겨있던 눈을 뜨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뒷머리가 조금 흐트러졌음을 알아채고는 책상 모서리
에 새워진 작은 거울에 최대한 뒷통수를 비추려 노력하며 손으로 죽죽 빗어내리며 잔머리하나서지 않도
록 단정하게 정리했다. 살짝 내려간 안경을 치켜올리며 다른한손으로 서류뭉치의 일부를 잡았다. 잠시
동안 빠르게 훌터내던 그는 잉크병의 뚜껑을 연후 펜에 적당량을 적시고는 점점 가속도를 붙여가며 처
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매우 짧은 시간안에 서류하나를 완벽하게 처리해냈다. 그가 사람들에게 보
여주었던 괴물같은 능력중의 하나이긴했지만 모든것은 사랑하는 연인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기위한 그
의 불타오르는 마음 덕분이었다.
* * * * * *
그녀는 붉게 칠해진 입술을 손들으로 벅벅 문질러 내었다. 이리저리 번져버린 붉은색의 화장을 조심스
런 손길로 닦아내던 시녀장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냈다. 벌서 여덟번째이건만 도데체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건지 자꾸만 시녀장을 닥달하며 지우고 바르고를 반복했다. 평소에도 화장하고 꾸미는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같은 그녀였지만 이렇게까지 계속 화장을 고쳐가며 신경쓰는 일은 없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하는 날은 딱 한가지 이유였다. 오늘같은 날이면 항상 일어나는 일이니 크게 이상할건 없었
지만 한바탕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가 죽고못사는 사랑하는 연인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저녁식사 약속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예뻐보이고 싶은게 당연한 것이였다. 그녀는 거울어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에 크게 울쌍을 지으며 칭얼거렸다. 퉁퉁부어오른 입술이 오늘따라 유난히도 눈에 밟힌다.
그녀는 양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말아쥔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늦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출
발한다고 해도 그는 이 추운날에 이십분이나 더 자신을 기다려야 한다. 요즘 몸이 않좋다고 하던 그였는
데 혹여나 감기라도 심하게 앓게된다면, 그의 성격상 절대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이 일때문에 자신
을 싫어하게라도 된다면……. 그녀는 자신의 상상이긴 했지만 무척이나 우울해 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드레스는 이것저것 재지말고 입을걸 그랬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습관적으로 손
톱을 물어띁기 시작했다. 시야가 천천히 뿌옇게 변해갔다. 약간은 새침해 보이는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눈매안에 가득담긴 연안 녹색빛의 눈동자가득 눈물이 차올랐다. 곧 흘러내기라도 할것처럼 그렁그
렁하게 맺혀있던 투명한 물방울은 그녀의 희고 가는 손가락들에 의해 약간의 물기만을 남긴채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덜컹하며 마차가 크게 출렁거리더니 이내 멈추었다. 거칠게 문을 열고 나오는 그녀때문에 마부는 짐짓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척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예를 갖추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있는곳까지 에스코드를 해 주는것은 당연한 것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만이 눈에 그려지는듯 했다. 드래스 자락을 말아쥐며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는 것을 본 마부는 내밀었던 손이 무안해져 헛기침을 하며 거두어 들였다. 마차를 대기시켜 놓기위
해 마차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마부는 힐끔 보게된 저 귀여운 커플의 모습에 빙그래 빙그래 미소지
었다.
★
좀 싸이코틱한 러브판타지를 그리고 싶어요
대충 글로 적어본 스토리 입니다
그녀를 기다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그를 그려냐고 싶었는데
프롤로그인데 그것까지 쓰면 너무 길어질것 같고 해서
그리고 그런 귀여운 모습들은 앞으로 밝혀내야할 것들이 아닙니까<
혹시 눈치채셧을지 모르지만
전 프롤로그 안에 그와 그녀의 성격을 담으려고 많이 애썻습니다
그같은 경우는 묘사부분이 많은지라 성격이 어느정도 들어나긴 했는데
그녀부분은 그에 비한다면 무척이나 짧기 때문에
(맨마지막 문단은 거의 뭐...)
많이 않들어 난것 같네요(눈물찍)
언젠간 만화로 그려볼 싸이코틱러브판타지지향물<
그래도 뭐 진짜 판타지는 아닌것 같고 퓨전정도 될것같네요(웃음)
첫댓글 재밌게봤어요, 건필하세요-
감사합니다아/ㅂ/
어머♡자작 그림란에서 보신 분이라 클릭했답니다♡ 재밌겠네요. 내용도 괜찮고...로맨스 좋아해요<<< 그치만 엔터를 좀 사랑해 주시면..[;;;]
앞으로는 엔터를 사랑해야겠군요;ㅂ; 타 싸이트에서 올리던 식으로 그대로 올리다보니...<
엔터 좀 해주십시오 안하시면 제 눈이 더 나빠질꺼같아요
주의하겠습니다;ㅂ; 제가 보기에도 조금은 뻑뻑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