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상당히 의미심장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저도 정확한 표절 여부는 정확히 확인절차를 거쳐야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국톡의 일부 분들은 아예 문제제기 단계부터 이를
'선수의 장래와 축구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텐데 꼭 이시점에 이게 문제되어야 하는가?' 하고 하소연하시는 분들이 일부 보여
글을 몇자 적고자 합니다.
1. 논문 표절, 짜집기는 얼마나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가?
사실, 일부 여러분의 주장대로 논문 베끼기나 대필은 학부생 단계부터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부생들이 레포트 쓰는 정도는 일상적으로 소위, 복사 붙여넣기가 자행되고 있지요. (그래도 학점은 주니까 ^^;;)
다른 대학 예시들거 없이 제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를 예로들자면,
학부 졸업을 위해 '졸업논문' 을 제출, 심사받는 제도를 실시중에 있는데, 사실상 말이 좋아 졸업논문이지
학부 4년동안 제대로된 논문 한번 못 읽어본 이들이 많은것이 현실이라, 역시 복사 붙여넣기가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검토부분만 자기 의견을 넣고 졸업논문 인증을 받았지요.
하도 문제가 많아서, 결국 일부학과를 제외하고는 몇년전부터 없어져버렸습니다.
여기에 학력세탁을 위해 대학원을 다니는 일부 직장인분들 사이에서도 대필이나 짜집기는 꽤나 많이 이루어지고있죠.
나름 명문대를 자처하는 대학에서도 이 정도입니다. 그만큼 논문 표절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나 제대로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 체육계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2. 그렇다고 해서 논문 표절이 정당화 될수있을까?
위에서 논문 표절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파하였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부정이 횡행한다고 하여
이를 덮어버리고 지나간다면, 발전이 없겠죠. 특히 문대성을 비롯해 체육계 인사들의 논문 표절이 현재 문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문제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학부생들은 졸업만 하면 그만인데 비해 체육인사들은 자신의 논문을 근거로 체육계의 고위인사로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표절의 일상화의 예시로 든 학부생들의 논문 짜집기나 일부 대학원생들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은 문제의 경중이
체육인사들의 논문 표절과 사뭇 다르다는 얘기이지요. 학부생들이나 일부 대학원생들은 '졸업만 하면 된다.' 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는겁니다. 그들이 원하는건 졸업증이라는 자격과 학력세탁일뿐, 졸업하고 나면 자신이 대학에서
교육받은 것과 별 연관성이 없는 직종, 업무에서 종사하게 됩니다.
허나, 체육계 인사들의 논문은 다르지요. 이들은 자신의 학위를 토대로 일선 체육지도계에서 인텔리로 활동할 것이며,
장차 체육지도계의 고위직으로 올라설 이들입니다. 문대성 씨의 사례처럼 교수는 물론 정치권도 노릴 수 있지요.
그런데 그 토대가 되는 박사학위 논문이 완전 표절이다? 이건 당연히 문제가 될수밖에 없는겁니다.
물론 장래적으로 학부생들의 졸업논문 짜집기 관행이나 일부 대학원생들의 학력세탁을 위한 허섭한 논문 제출 등의 반복도
모두 시정되어야 마땅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체육계 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박사학위급
논문의 표절부터 엄한 처벌을 물으면서 점진적으로 모든 부문에 표절을 시정해나가야 함이 맞겠지요.
허나 김선수와 관련한 글에서 일부 분들은 아예 표절이 맞는거 같긴한데. '선수와 한국축구의 장래를 위해 덮어놓는게 좋지
않을까요?' 이러시면 문제는 고착화되고 뿌리깊게 자리잡게 됩니다. 손끝에 있는 상처 치료 안하고 무시하다 골병드는 격이죠.
한국축구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더 문제제기를 하고 관행을 뿌리뽑아 대외적으로 투명성을 밝히고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는 것이
타당합니다. 잠깐의 냉소와 인기 하락이 무서워 방치할수록 문제 해결은 요원해질 것입니다.
소위 세월의 풍파속에 닳을대로 닳은 보수층들이 자신의 비리를 감출때 흔히 쓰는 '남들도 다 하는데..', '거 꼭 그렇게 엄격하게
일일이 캐야하나? 한번만 묻고 넘어가자' 라는 말들을 나름 나이대가 어린 분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보니 좀 씁쓸하더군요.
3. 축구계의 논문 개제 정도에 관하여
다행스럽게도(?) 현재 축구계 유명 선수나 지도자들이 논문을 개재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제가 꼽아보아도 현역 선수 시절에 박사학위 취득하신 분은, 남기일 선수가 전부였던걸로 알고있었는데, 김두현 선수도 박사논문
을 썻더군요. 이외에 송유걸 선수도 경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외에는 대부분 지도자 분들 중에도
일부 인텔리 분들 (김학범, 안익수 등) 만 박사논문을 개재한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례가 적을때 표절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표절이 있다면 모두 학위를 취소하고 적절한 책임을 묻게하는
모범적인 선례를 남긴다면, 장차 축구계에서 논문을 쓰려할때 옛 선례를 거울삼아 관행적인 표절은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마디로 선수들의 장래와 축구계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지금이 문제제기에 가장 적기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대학원 과정을 밟고있는 선수들과 젊은 지도자분 들이 한둘이 아님을 상기할때 현재가 아니면
장래에 또 누군가가 표절의 유혹을 받을지 모르는 것입니다.
좀 더 거시적인 시야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문제제기와 그에 대한 팬 여러분의 지지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대학 다닐 때 레포트 짜깁기한 적이 많은지라 이번일은 남을 먼저 비난하지 않고 짜져 있으려 합니다;;
'덮어버리기를 원하는...' .이라는 말은 오류입니다... 정정 부탁드립니다 ...
누누히 말씀드렸지만 덮.어.버.리.기.가 아.니.고.
선수의 지식쪽이 아닌 축구쪽에 피해가 가급적이면 덜 가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게 취해야할 태도가 아닐까..라는.방법론적인 얘기였습니다
정정하였습니다.
지금은 작은 상처로 보일지라도 가만히 놔두면 이 상처가 썩어서 고름이 되고 더 심해지면 팔다리를 절단해버리는 지경이 될 수도 있죠. 캐낼 수 있을때 확실히 다 캐내야됨. 축구계에 해가 갈까봐 덮어버리는건 말도 안됨
축구부터 깨끗해지자는 마인드로 접근해야겠죠
우리나라의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대학때부터 표절 및 컨닝행위를 너무 가벼이 여기는 풍토는 하루빨리 사라져야해요.
예전 황우석 사건때도 그랬습니다. 데이터 표절을 했음에도 그때의 주 이슈는 '그래서 줄기세포가 있는가 없는가?' 였지요. 연구자로서 데이터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구요.
얘기가 좀 샜는데, 제가 김두현 선수의 팬이지만, 이번일은 분명 김두현 선수 사죄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대성처럼 뻔뻔하게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라면 ...제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먼저 김두현선수와 접촉해 보려고 노력했을겁니다 .... 그리고 나서 김두현선수의 반응에 따라서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겠죠
맘대로 하라고 하면 ...당연히 사회정의 차원에서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 하는거고
잘못을 시인하고 시간을 좀 달라고 하면 ... 조금 더 기다려 줄 수도 있는거고 ...그래서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킨 후에
매를 맞아도 ... 그렇게 맞게 했을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는 같겠지만 ... 과정이 다르고 아픔의 크기가 다르겠죠 ...물론 반성의 크기도 다를겁니다 ...그것을 제가 '선수에 대한 애정'이라고 부르는겁니다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