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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주님의 백성은 의인들의 구원과 원수들의 파멸을 기대하였다고 전한다(제1독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라며,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저희의 적들을 처벌하신 그 방법으로 저희를 당신께 부르시고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18,6-9
해방의 날 6 밤이 저희 조상들에게는 벌써 예고되었으니
그들이 어떠한 맹세들을 믿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용기를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7 그리하여 당신의 백성은 의인들의 구원과 원수들의 파멸을 기대하였습니다.
8 과연 당신께서는 저희의 적들을 처벌하신 그 방법으로
저희를 당신께 부르시고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9 선인들의 거룩한 자녀들은 몰래 희생 제물을 바치고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법에 동의하였습니다.
그 법은 거룩한 이들이 모든 것을 다 같이,
성공도 위험도 함께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 벌써 조상들의 찬미가들을 불렀습니다.
제2독서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설계하시고 건축하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1,1-2.8-19
형제 여러분,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2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8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난 것입니다.
9 믿음으로써, 그는 같은 약속의 공동 상속자인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머무르면서,
약속받은 땅인데도 남의 땅인 것처럼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10 하느님께서 설계자이시며 건축가로서
튼튼한 기초를 갖추어 주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1 믿음으로써, 사라는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인인 데다
나이까지 지났는데도 임신할 능력을 얻었습니다.
약속해 주신 분을 성실하신 분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12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서, 그것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서
하늘의 별처럼 수가 많고 바닷가의 모래처럼 셀 수 없는 후손이 태어났습니다.
13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14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15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16 그러나 실상 그들은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라고 불리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도성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7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이사악을 바쳤습니다.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이 외아들을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18 그 외아들을 두고 하느님께서는 일찍이,
“이사악을 통하여 후손들이 너의 이름을 물려받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9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죽은 사람까지 일으키실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사악을 하나의 상징으로 돌려받은 것입니다.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2-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2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
33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
34 사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42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43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이란? 상대의 보석함이 되어주는 것
'금쪽같은 내새끼' 93회에서 오은영 박사는 엄마에게 묻습니다.
“어머니는 금쪽이가 미우세요?”
금쪽이는 14세 딸입니다. 엄마와는 대화하지 않고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채팅 중독입니다. 온라인상에서 만난 남자친구가 가출하라고 해서 가출한 적도 있습니다. 다행히 신고하여 돌아오기는 하였습니다. 금쪽이는 극단적인 생각도 자주 합니다. 엄마와 남동생은 행복한 것 같고 자신만 외톨이가 된 것 같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는 도중 자신은 죽어도 엄마와 남동생은 슬퍼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 엄마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까요? 엄마는 딸을 앉혀놓고 대화 좀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 대화가 너무 일방적입니다. 야단치는 것에 머뭅니다. 딸은 말합니다.
“엄마만 힘들어?”
엄마는 딸에게 섭섭합니다. 자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사고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그 아픈 마음을 딸은 몰라주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아빠에게는 편지를 써도 자신에게는 무심한 딸에게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남동생도 자신에게만 잘해주는 엄마가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엄마와 누나 사이가 좋게 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왜 세 명 모두 돌아가신 아빠를 다 좋아할까요? 아빠는 그들의 속마음을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자기 말만 합니다. 그리고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말을 막아버립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입니다. 그러나 자녀들은 엄마와 아빠 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일방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먼저 하느님께서 주시기로 하셨다고 하십니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루카 12,32)
그러고 나서 우리도 내어놓을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드십니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루카 12,33)
이렇게 내어놓고 또 내어놓게 하는 삶을 예수님은 ‘깨어있음’이라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그리고 특별히 더 내어주어야 하는 주님 제자들에게는 더 내어놓아야 한다고 명하십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 12,48)
이렇게 예수님의 말씀 안에는 주는 것과 요구하는 것이 균형 있게 공존합니다.
무작정 주는 것만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자선을 베풀라고 할 때는 나 자신을 상대의 것을 넣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비우는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
내 안에 자신의 것이 들어있지 않으면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보석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보석이 들어있는 보석함이 가장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사랑은 내 보석을 상대의 보석함에, 상대의 보석을 내 보석함에 옮겨 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상대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가 내 보석을 받아주었기 때문에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자선의 목적입니다.
하느님은 에덴동산을 주시고 가만 있지 않으셨습니다. 아담과 하와도 당신을 위해 소중하다고 여기는 선악과를 바치기를 원하셨고 서로 협력하여 동물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시키셨습니다. 그만큼 노력이 많이 들어간 곳이 될 때 에덴동산에 대한 애착도 더 커지는 것입니다.
태국 광고 중 말을 못 하는 아버지와 사춘기 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언어장애인 아버지를 둔 딸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해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딸을 나무랍니다. 딸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딸은 자살을 시도하고 아버지는 자기 피를 딸에게 줍니다.
이것이 자선입니다. 자선의 결과는 어떨까요? 딸은 깨어나서 잠들어 있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습니다. 아버지가 딸의 소중한 것을 맡을 수 있는 그릇이 된 것입니다. 딸은 자기 손을 맡아 놓은 아버지를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보석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자기 삶은 아주 평범하고, 특별한 일은 평범한 우리 삶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럴까요?
어느 형제님도 자기에는 아주 평범한 일만 계속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라는 것입니다. 큰 걱정과 함께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했는데, 심각한 암이고 수술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분야의 권위자라는 소리를 듣는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수술받았고, 수술이 잘 끝나 회복 중에 계십니다.
몇 달 동안 계속된 특별한 일로 인해 형제님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살 때, 건강에 더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십니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디스크 수술 이후 허리 코어 운동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열심히 운동하느냐고 묻자, “아프지 않으니까 운동을 안 하게 돼.”라고 말합니다. 평상시 운동해야 아프지 않을 텐데, 세상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운동하지 않으니 또 아프고 다시 후회하게 된다고 합니다.
평범한 일상에 무엇을 해야 할까요? 자신을 행복하게 할 것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늘 준비하지 않아서 후회하게 됩니다. 주님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해서 뒤로 미루면서 주님의 일을 하지 않으면, 마지막 순간에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어디에 둘 것인가가 명백해져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의 보화가 있는 곳에 마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하느님 나라와 그 의를 추구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뜻에 맞춰 사는 사람이 주님을 기다리며 깨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허리에 띠를 매는 것은 사람들이 길을 떠날 때, 일할 때, 또는 식탁이나 예식에 참석할 때 준비하고 있는 옷매무새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등불은 어두움을 밝히는 도구로 깨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잘 준비하는 충실하고 현명한 종이 될 것을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주인이 돌아왔을 때, 떠날 때 맡긴 직무에 대하여 충실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일 처리를 했느냐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이 세상의 것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커다란 후회를 남겨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 날, 가장 큰 기쁨으로 주님과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넘어져도 괜찮다. 당신은 넘어진 만큼 전진했다(빅터 기암).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