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의 일인데 자꾸만 생각이 떠올라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엊그저께 토요일 아침...평소 가까이 지내는 분 한테서 낚시가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전날 혼자 밤낚시를 다녀온터라 너무 피곤해 씻고 잘려고 하는 무렵에 온 전화였지만..거절하지 못하고 간단한 채비만 챙겨
창원도청뒤의 저수지로 향했습니다.
저수지 물의 4/3 이 말랐더군요..
둘이서 낚시대를 30분동안 담그고 있으니..입질도 없고..뙤악볕이고..마음먹고 온 낚시도 아니고 해서..곧 철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철수하는 길에 참 어이없고, 비참하면서도 측은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름아니라..아주 커더란 돌덩이(가로50cm 세로50cm정도) 밑에 검붉은 모습을 한 뭔가가 보이더군요..
자세히 쳐다보니..피가 잔뜩 묻어있는 크다란 토종자라가 뒤집힌채 돌밑에 깔려 있더군요..
조심스레 돌덩이를 덜추어 자라를 바로 뒤집어 놓으니..죽은게 아니라 살아 있었습니다.
4~5미터쯤 떨어진 물쪽으로 힘겹게 기어가더니 물속으로 들어가더군요.
등딱지는 다 깨져있고..목과 머리엔 피기 잔뜩...오각형인지 육각형인지 등껍질의 한조각은 이미 떨어져 하늘방향으로 솟은채
덜렁거리는데도..살려고 물쪽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어찌그리도 안타깝던지......
아...누가 이런짓을 했을까요...
누군가가.. 물밖으로 나온 자라를 뒤집어서..들기도 힘든 커다란 돌덩이로 눌러놓은게 아니라..찍어버린겁니다.
자라가 그사람에게 무슨 해꼬지를 했길래..
그사람은 자라에게 무슨 원한이 있길래.....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짓을 했을까요..
잡아서 자라탕을 해 먹었다면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겁니다...
아무런 목적없이 그런짓을........
오랫동안 살아왔을.....앞으로도 오랬동안 살아갈 생명인데, 무지한 인간으로 인해....
큰 상처임에도 불구하고...죽지않고..건강하게 살아남기를....
첫댓글 가슴이 아프네여... 잡아서 자라탕을 해 먹었다면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겁니다... 란 문구가 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 보신이라고 잡아갔다면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있는거겠지만, 그저 재미로, 그저 화풀이로 살아있는 생물을 그렇게 대한다는게... 참... 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안타깝네요... 토종자라가 붉은 귀 거북 킬러 인데...
생명을 소중히 여길줄 모르는 사람들 생각보다 많더군요.. 안타깝습니다.
자라는 등딱지가 말랑말랑하고 가죽으로 덮여있습니다. 아마 낚시하시는 분들이 붉은귀거북을 잡아서 그렇게 해놓았나봅니다. 안타까운일이긴 하지만 배스나 붉은귀거북같은 생태계교란생물에 관한 대처, 처리법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참 사람이 하는일중에는 잔인한 짓이 꽤 있네요 듣는 제가 다 아프네요 ....
아...정말 잔인합니다. 인성이 이럴진대 경제가 무너지는 게 당연하지요. ㅠㅠ
그 곳...그 저수지...가슴 아픈 개발의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경전철 만든다고 저수지 물 다 빼면서 수천마리의 잉어와 붕어들이 멸치가 됐죠....그 주변 등산로를 오가는 차에 깔려 죽은 두꺼비도 숱합니다. 사람과 자연...공생하기에는 인간의 탐욕이 너무 큽니다.
음... 안타깝습니다... 작은 미물이라도 살아있음에 소중함을 모두들 느꼈음 좋겠네요...
에구..누가 그랬는지 정말..
이그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