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며 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은 그리움이라 했던가?
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 차 한 잔과 따뜻한 창가에서 만나는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가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서 그립고,
만나면 같이 있고 싶어서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다.
동심도 그립고,
부모님도 그립고,
내 사랑하는 모두가 자주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가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러나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더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나를 그리워해주고,
나도 누군가가 그리운 따뜻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리워하고 상대가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정한 친구는 몇 명이 되고?
원수 진 친구들은 얼마나 될까?
오늘부터 그리워하자.
살면 얼마 살겠다고...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자.
사람은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좋은 글에서 -
-내 인생길 그리움을 채워주는 사람
http://m.blog.naver.com/potoi/220435215883
53년만의 고교 동창 봄소풍
나이들었는데도 설레임은
어릴적 추억 때문일까?
동물들 모이주고 일찍 서둘렀다
오늘은 고교 동창들이 봄나들이 가기로
어부인하여 65명이 참석한단다
몇 년 만에 동창 모임에 나가는 걸까?
어떻게들 변했을까?
미리 나온 명단을 훑어 보며 기억 나는 이름과 떠오르는 모습이 많지 않지만 만난다는게 웬지 가슴이 설렌다
아침에 화장실을 몇 번 들락
갑자기 뱃속이 이상한 느낌
평소엔 괜찮았다가 꼭 어딜 가려면 이런 증상이 일어난다
내가 버스를 오래 타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
기차나 자가용을 타면 괜찮은데 버스를 타려면 혹 화장실을 가게되면 어쩌지 하는 긴장감이 있어 버스로 가는 여행을 싫어한다
그래서 모임에서 추진하는 여행은 웬만함 가지 않으려 한다
젊을적부터 그랬는데 나이들어도 고쳐지질 않는다
난 문예회관 후문에서 차를 타기로
문예회관에다 주차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다
집사람이 좀 일찍 나가 문예회관에 주차할 수 없으면 동생 아파트에다 주차하잔다
그도 좋은 생각
6시 30분에 출발했다
가다가 동운동에서 가스 충전할 때 화장실
뱃속은 이상한데 별 이상은 없다
왜 이러지
문예회관에 도착하니 7시 10분
다행히 문예회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문예회관 주차장은 시민들을 위해 주차시설을 무료 개방이란다
지금까지 쭉 그래왔다고
그걸 우린 깜빡 잊었다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있어 주변을 좀 걸었다
집사람은 다리 아프다며 탑승하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겠다고
10여분 걷고 나니 갑자기 뱃속이 뒤틀린다
부리나케 화장실로
아침부터 이상하던 뱃속이 결국 설사
왜 이러나
화장실을 다녀오니 괜찮아진다
다행이다
집사람전화
이미들 탑승했다며 빨리 오라고
아이구 벌써
차에 가니 이미 자리에 앉아 체크하고 있다
집사람이 세 번째에 자릴 잡고 앉아 있다
입구에 앉아 있는 몇친구들과만 인사 나누었다
곡성휴게소에서 2호차와 만나 서로 인사 나누잔다
우리 1호차는 회장인 김교장이 담당
김교장 사모님이 앞에서 안내하고 서비스하느라 수고 많다
책임을 갖으면 수고로움이 따를 수 밖에
온다던 한 친구가 오지 않아 5분쯤 기다리다 출발
그 친군 늦잠을 자 제 시간에 닿지 못했겠다는 전화가 왔단다
아이구야 우리나이에도 늦잠을 잘 수 있다니 무척 건강한가보다
예전 노인들처럼 나도 이젠 갈수록 새벽잠이 없어지는 것 같은데...
곡성휴게소에서 2호차와 만났다
정구 친구는 명찰을 만들어 왔다
서로들 이름을 보며 반갑게 인사
내가 평소 알고 있는 이름은 많지 않다
난 고교시절 친구들과 어울림이 거의 없어 뚜렷한 기억을 못하는 것같다
더구나 고교 모임에 나오는 것도 이번까지 겨우 세 번째인가?
50여년이 훌쩍 지나버렸으니 기억 나는게 더 없겠지
친구들도 날 전혀 몰라 보겠단다
세월이 눌러앉아 버렸으니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겠지
여수 서호 마리나 요트장으로
오늘은 코리아나 범선을 타고 바다관광과 사도 트래킹 하기로
서호 요트장에서 코리아나 범선에 승선하다가
배로 건너는 교각이 바닷물에 빠지는 사고
다행히 바닷물에 빠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20여분 교각을 다시 맞추어 모두 무사히 범선에 승선
푸른 바다위를 범선이 미끄러져 나간다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배가 간다
선장님의 안내 방송
탑승시 사고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
범선을 수리해 왔는데 바지선과 교각의 균형이 맞지 않아 교각이 물러나 버렸다고
앞으론 그런 일이 없을 거란다
이 범선은 여수에 하나밖에 없으며 세계 범선 대회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수중으로 잠긴 부분이 3미터라 안정적이지만 썰물 때는 접안 하기 힘들단다
오늘은 물때에 맞추어 시간 운영을 하겠단다
여수에 사는 친구가 섭외하여 이 범선을 탈 수 있었단다
내 생에 처음 이렇게 큰 범선을 타 보는 것같다
배가 앞으로 나가면 파도가 때리고 물살도 갈라지며 물이 튀어 오르기도 한데 오늘은 바다가 잔잔해서인지 전혀 그런 걸 느껴지지 않는다
범선은 돛을 달아 바람의 힘으로 배가 가지만 오늘은 배 엔진으로 운항 한단다
그래도 엔진 소리가 들리거나 기름 냄새가 전혀 나질 않는다
여수 사는 형배친구가 여러 안내를 해 준다
여수 서호는 사방이 섬과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마치 호수처럼 보인다해서 서호라 불린단다
이곳에 들어서면 태풍도 잠잠해져 버린다고
큰 태풍이 몰아 올 땐 큰배들이 대피 하기도 한단다
주변을 둘러 쌓고 있는 고흥반도의 나로도와 팔영산 사도 낭도 백야도 돌섬등
바다관광은 육지에서 볼 수 없었던 섬 둘레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단다
그래 섬 외곽의 모습을 멀리서 볼 수 있어 섬의 숨겨진 비경을 엿볼 수도 있다
점심은 선상부페
시원한 바닷바람 쐬며 갑판위에 앉아서 점심 먹는 맛
진짜 소풍이다
뷔페 음식도 잘 준비했다
집행부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같다
난 막걸리가 없으면 술을 마시지 않지만
이렇게 좋은 경치와 시원한 바닷바람 함께 어울린 친구들 있는데 술한잔은 해야지
대부분 친구들이 이제는 술과 거리가 멀다하는데 10여명의 친구들은 아직도 술한잔씩은 한단다
그래 아직은 한잔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친구 저친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 피운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던 친구들이지만 만나니 옛추억들 되살아난다
사도 섬에 내려 가벼운 트래킹
사도는 작은 섬이지만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란다
안내하시는 분의 설명을 들으며 사도 한바퀴
힘든 코스도 아니지만 술한잔 마셔서일까?
얼굴이 땀으로 범벅
한낮이 되니까 햇볕도 따가운 것 같다
두시간 가까이 트래킹하고 범선으로 다시 되돌아 왔다
몇 친구들은 트래킹은 포기한 채 어울려 술판을 벌이고 있다
와 몇시간을 앉아 술 마실 수 있다나 참 대단한 친구들이다
그래 그런 체력 잘 유지하여 건강하게 구구팔팔 하기를
범선에 올라 난 의자에 기대어 잠 한숨
트래킹을 하며 숙취가 어느정도 해소 되었겠지만 잠을 자야 다 풀릴 것같다
바닷바람이 참 시원하다
유택 원휴 평현이와 어울려 이런 저런 이야기
지나간 이야기들이지만 어울려 함께 나누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선장님이 엔진을 끄고 돛을 올린다
바람의 힘으로만 배가 앞으로 나간다
돛단배를 한번 타 본 적 있었지만 이렇게 큰 배가 돛하나로도 움직이다니 바닷바람의 힘이 무척 센가보다
어느새 선착장에 도착
아쉬운 바다여행이 끝났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나에게 올 수 있을까?
형배 친구 안내로 민족의 영웅 이순신장군님이 거북선을 제작했던 선소마을 유적을 되돌아 봤다
문화 해설사인 이호친구가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런 유적을 둘러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식당으로 자리 옮기며 전교장과 이야기 나누었다
2년여 병상에서 고생 많았다
점차 건강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끈기 있는 노력만이 우릴 일으켜 세울 수 있겠지
현상태만이라도 잘 유지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저녁은 마라아나 뷔페식당에서
마리아나 요트 협회에서 운영하는 것같다
난 막걸리 한잔 마시고 싶어 편의점에 들어가 한병 샀다
내가 원하는 생막걸리는 없어 한병만 샀다
평현 정철 친구랑 한식탁에
평현친구 사모님과 같이 교직 생활
교대 1년 후배
그래서 더 반갑다
나에게 몰라보겠단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얼굴 주름이 더 없다고
지난 세월이 얼마인데...
좋게 말씀해주시나 보다
집행부에서 행사 마무리로 행운권 추첨
어부인들만 핸폰 적어 내어 추첨
세명을 추첨 하는데
와 첫 번째 집사람 당첨
무슨 이런 행운이
집사람이 자긴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웃는다
그래 행운은 쉽게 찾아 오는 것 아니지
뷔페 음식이 맛있다
안주 좋아 막걸리가 술술 잘 들어 간다
모임에 오면서 만나보고 싶었던 친구가 있었다
책방이라는 단톡방에 좋은 글을 자주 올려주는 친구
나주 노안에서 한솔목장을 하고 있다고
대학 졸업후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고 있다는 친구
오늘도 목장에서 만든 요구르트를 가지고 와 친구들에게 한잔씩
너무 맛있었다
그 친구에게 찾아가 술한잔 권하며 책방에 올린 이야기
그 바쁜 시간에도 어떻게 그리 많은 책을 읽으며 글을 쓰냐고
꼭 한번 보고 싶었다고
별 것도 아닌 걸 기억해 찾아 와 말해주니 오히려 자기가 부끄럽단다
언제 기회되면 서로 얼굴 보자고 했다
광주에 도착하니 아홉시가 다 되간다
모두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에 만나자고
내 생애 오늘 하루가 참 의미있게 남을 것같다
같이 가자고 자꾸 고드겨 준 길환 정구친구
참 고맙다
봄소풍 준비해 준 집행부에게도 너무 고맙고
모두들 건강하게 다음에 만날 수 있기를
집사람이 밤 운전하느라 고생
이제는 밤 운전도 힘든데...
그래도 오늘 즐거웠다니 다행
흐릿한 하늘
비라도 내릴려나?
님이여!
어느새 푸른 달도 하순
아쉬움 남지 않도록
서로 따뜻한 마음 주고 받으며
이 주에도 늘 행복한 일만 가득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