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세탁기에게 지다
"물건 가격에 비해 "사람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졌다해도 세탁기를 선두로 한
여러 가전제품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지난 100.여년 사이에 부자 나라들 사이에 목격
된 것처럼 가사 노동자의 비중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일이 가능했을까?
빨래.청소를 하고 불을 때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아무리 비싸다 하더라도
이 일들을 기계가 대신하지 않았다면 사람을 쓰는 것 말고 다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세탁기는 가사노동 시간을 어마어마하게 절약해주었다.
진공청소기는 걸레질을 해야 했던 옛날에 비해 시간절약 청결에 이바지했고 가스.난방
시스템.은 엄청난 시간을 줄여 주었다
가전제품의 등장으로 가사 노동 부담이 줄어들면서 여성들의 삶이 완전히 변모했고 남성
들의 삶도 크게 달라졌다. 가전제품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탁기와 더불어 여러 가전제품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여성의 역할은 지금처럼 극적일
정도로 변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탁기가 가져온 이런 변화들과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하는
인터넷이 현재까지 이루어 놓은 변화들을 비교해보자
물론 인터넷이 우리가 여가를 보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
가 없다.웹서핑을 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체팅을 하며 각종 정보를 찿는것이
쉬워 졌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산분야에서도 그렇게 혁명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
일부사람들의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인터넷이 생산성에 그다지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터넷이 생산성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퍼트 솔로"가 말하는 바와 같이
"말만 떠들썩하고 정작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이런 식의 비교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전제품이 등장한 것은 최소한 수십 년이 지났고 경우에 따라서는 100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인터넷이 등장한 것은 고작 20년 정도에 불과하니 말이다.
일면 옳은 지적이다
새로운 기술은 흔히 개발되고 나서 수십 년이 지나야 최대한으로 사용되고 영향력도
그때가 가장 커진다 하지만 즉각적인 영향만 놓고 보더라도 인터넷이 과연 그렇게
혁명적인 기술인지 나로서는 회의적이다.
인터넷, 전보에게도 지다
1866년에 대서양을 잇는 전보 서비스가 개통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대서양을 건너 소식을
전하는 데에는 3주 정도 걸렸다.돛단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신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300단어 짜리 편지라면 소식을 전하는 데 7~8분 으로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전보의 발명으로 인해 대서양을 건너 소식을 전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 2주일에서
7~8분으로 줄었으니 2500배가 넘게 빨라진 셈이다.
반면에 인터넷은 300단어짜리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는 2초 정도가 걸린다. 팩스로 전송할
때 10초 정도가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겨우 5배 단축시킨 것이다.
물론 인터넷의 혁명적 특징도 있다 사진을 빠른 속도로 보내는 것은 인터넷 아니면 못하는
일이고 전보와는 달리 우체국외의 다른 곳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또한 원하는 정보를 다양한 자료에서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순전히 속도의 혁명이라는 점만 놓고 보자면 인터넷은 그 보잘것 없는 <그나마
무선이 아니라 유선> 전보에도 상대가 안되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터넷의 영향력
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고 있다.
우리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본래 가장 최신의 기술이자 가장 눈에 띄는 기술에
현혹되는 경향이 있다.
조지 오왤"은 이미 1944년에 "물리적 거리가 파괴되고 국경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흥분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사람들로 하여금 호들갑을 떨게 만든 기술은
다름아닌 비행기와 라디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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