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간힘을 쓰다
신은숙
아직
도달하지 못한 꿈이 있다
철로변 자갈 틈새 민들레 한 송이
머리 위로 바퀴의 속력을 견디느라
노랗게 뜬 얼굴이 달덩이 같다
안간힘은 언제 도착할까
애써 뛰어도 놓쳐버린 기차
출발조차 못한 마음 그 사이에 안간힘을 다해
피어나는 꽃 한 송이
무심은 안간힘의 종착지
민들레처럼 흔들리다가도
끝내 자유로운 홀씨의 비행을 마주하는 것
초신성이 되어버린 별빛이
밤하늘에 뿌려지고
플랫폼을 나와 천천히 걷는 이 시간
흐린 별빛은 죽은 어느 별의 눈물일까
은하철도999제라는 간판이 보이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구제 옷들
은하의 별들처럼 구제는 반짝이는데
가로등에서 인공 별빛이 쏟아져내린다
너의 양심을 쓰레기와 바꾸지 말라고
오늘의 힘을 다해 걷는다
안 가고도 느껴지는 마음을 어루만진다
웹진 『시인광장』 2023년 11월호 발표
신은숙 시인
2013년 《세계일보》 시 등단. 시집 『모란이 가면 작약이 온다』.
[출처] 안간힘을 쓰다 - 신은숙 ■ 웹진 시인광장 2023년 11월호 신작시 ㅣ2023년 11월호ㅣ 2023, November ㅡ 통호 175호 ㅣ Vol 175|작성자 웹진 시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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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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