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쓸까 말까 하다가 지나간 주제인데, 마침 마동석 관련 영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몇자 적어 봅니다.
전 영화는 언제나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고를땐, 배우를 보는게 아니라 감독을 봐야 되요. 그런데 제 이 생각에 정면으로 반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소위 "기획영화" 라고 하는 것들이죠.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제작사 혹은 제작자의 영향력이 감독보다 쎈 영화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 영화가 어디있냐고요? 많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생각보다 더 많을겁니다. 물론 헐리우드의 경우 제작사의 영향력이 감독보다 쎈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만, 그런걸 이야기한다기보다는 감독 보다는 제작자의 특징이 묻어나오는 영화를 이야기 한다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좋은 예는 헐리우드의 제리 브룩하이머를 들 수 있겠죠. 헐리우드,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제작자라고 할 수 있고 감독권한을 침범 많이 하는걸로 유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비버리힐스 캅, 탑건, 나쁜녀석들, 더록,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가장 최근의 F1까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개념을 만들어낸게 죠스의 스티븐 스필버그라면 하나의 장르로 만든건 제리 브룩하이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건 감독보다 제작자의 영향이 더 짙게 묻어나오더라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나쁜 예로는 우리나라의 JK필름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같은 영화로 성공가도를 달려오던 윤제균 감독이 만든 제작사로, 해운대, 퀵, 7광구, 스파이, 국제시장, 공조, 협상, 영웅 같은 영화들을 만들었습니다. 저질 코메디로 성공해온 윤제균이 해운대까지 대박이 터지면서 자기가 한국영화의 흥행 공식을 깨달았다고 착각하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jk필름 영화가 어떻냐고요? 거의 윤제균 감독 영화에 대한 비판을 그대로 가져오면 그게 바로 jk필름 영화에 대한 비판입니다. 헐리우드 영화 복붙은 전설의 레전드 정도는 되고, 저질 코메디는 시그니처 무브라고 해도 될 정도죠. 그리곤 마지막에 관객들 눈물샘을 노리는 신파로 마무리한다는 점까지, 그야말로 시간 떼우기 레벨의 가벼운 영화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게 모두 윤제균 감독에 대한 비판이자, 고스란히 jk필름 영화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니 기획영화라는게 어떤건지 감이 좀 오실겁니다.
개인적으로는 jk필름 이후로 김용화 감독, 그리고 덱스터 스튜디오를 주목 하고 있었습니다. jk필름 비판점을 그대로 가지고 온 다음, "덱스터 스튜디오의 sf 기술을 팔아먹는다"를 더하면 그게 김용화 감독의 작품 그리고 제작하는 작품(백두산, 탈출 등)에 대한 비판이 되거든요. 그래서 윤제균이 좀 잠잠해지니 더 쎈놈이 온건가?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진짜 센놈은 따로 있었죠.
범죄도시2 : 감독 이상용(데뷔작)
압꾸정 : 감독 임진순(두번째작)
범죄도시3 : 감독 이상용(두번째작)
황야 : 감독 허명행(데뷔작)
범죄도시4 : 감독 허명행(두번째작)
거룩한밤 : 감독 임대희(데뷔작)
트웰브 : 감독 강대규
조금 재미있는건 트웰브의 강대규 감독은 세번째 작품이거든요. 전작인 하모니, 담보 모두 jk 필름 작품이였고, 역시나 jk 스럽다는 평을 받은 영화를 이미 찍은 경험이 있다는겁니다ㅋ 이쯤되면 기획영화 전문감독이라고 불러도...?
아무튼 감독을 데뷔 혹은 커리어가 매우 약한 사람들로 고릅니다. 그러면 주연 마동석, 제작 마동석, 제작사 마동석 인데 영화 제작의 주된 권한이 어디 있을까요? 전 영화 촬영 현장 한번 안나가본 사람이니 뇌내 망상 작작하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결과물은 어떻습니까. 감독이 5명인데 결과물이 뭐 달라진게 있어요? 다 그 놈이 그 놈입니다. 마동석의 펀치 한방에 모든걸 기대고, 나머지는 내다버린 영화가 마동석 제작 작품들입니다. 떨어지는 디테일과 퀄러티, 쑤셔넣는 개그, 고민하지 않은 듯한 이야기 등등 과거 jk 필름 못지 않은 악영향을 뿌리고 있는게 마동석 제작의 영화들이였습니다. (범죄도시 2는 제외... 범죄도시 1은 아예 마동석씨가 배우로만 참여한 영화고 감독 강윤성의 작품이죠)
애초에 영화를 볼때 주연배우만 보고 보는 사람이 대다수 이기도 하고, 황야, 압꾸정 같은 경우 영화가 너무 망해버리면 사람들이 그냥 안봐버리기 때문에 화제가 딱히 안되기도 했죠. 게다가 범죄도시 시리즈의 거대한 성공으로 나름 까방권이 주어졌다고도 볼 수 있을겁니다. 사실 제가 보기엔 황야 상태나 거룩한밤 상태나 그 놈이 그 놈 이거든요. 그런데 까방권을 어지간히 써먹기도 했고, 트웰브는 드라마니깐 어지간히 망해도 보게되는 사람들이 있긴 있단 말이죠. 그래서 터진거지, 사실 마동석 유니버스의 얕고 퀄러티 떨어지고 디테일 없음은 꽤나 오래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 라고 제게 묻는다면, 성공가도를 달려온 사람들이 자기가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착각하는거랑 똑같다고 답할거 같습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같은 저질 코메디로 성공해오다가 해운대로 대박을 터뜨린 윤제균이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을 통달했다고 착각하고 jk스러운 영화들을 줄줄이 찍어낸것처럼, 범죄도시 이후 자신의 매력이 먹힌다는걸 확신한 마동석이 마동석 스러운 영화를 무한 생산 하고 있는게 현 상황이라고 보는겁니다.
해결책? 간단합니다. 안팔리면 정신 차리겠죠. 한두편 망해서 정신차릴꺼면, 이미 황야, 압꾸정때 호된 비판과 형편없는 성적을 보고 정신차렸어야 하는데, 그 시기는 이미 지나갔고 범죄도시 시리즈가 계속 흥행하는 한은 정신 못차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성공한 사람의 자기 확신은 생각 이상으로 단단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38사기동대까지의 배우 마동석은 꽤나 매력도 있고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했었지만, 범죄도시 이후 자기가 영화 흥행의 공식을 깨달았다고 착각하는 제작자 마동석은 아주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또, 액션배우를 자처하면서 한걸음도 달리기 어려운 몸 상태는 많이 실망스럽기도 하고요.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윤제균 보다 더 악질로 봅니다.
일말의 변을 하자면 윤제균은 그래도 장르의 변주, 구성의 변주를 살짝은 고민했으나
마동석 영화는 포맷만 달라졌을뿐 그냥 복붙 수준이에요제균 보다 더 악질로 봅니다.
일말의 변을 하자면 윤제균은 그래도 장르의 변주, 구성의 변주를 살짝은 고민했으나
마동석 영화는 포맷만 달라졌을뿐 그냥 복붙 수준이에요
모든 프랜차이즈가 갖는 문제죠.
쓸까말까 하셨다는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입니다. 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의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 시리즈의 시초이고 빌런의 매력에 따라 그 작품의 퀄이나 재미도 갈리는 나름의 특징이 있다고 보는데, 그외 작품까지 그렇게 양산하는건 보기에 좀 지칩니다. 이번 트웰브는 그 정점을 찍었다고 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컨텐츠라도 익숙해져버리면 소비자에게 내성이 생기더라구요
요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컨텐츠의 진짜 핵심 속성인 것 깉아요
잘읽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저런 영화가 속편들까지 계속 천만이 넘는게 문제죠... 저는 그래서 블록버스터급이 아니면 영화관 잘 안갑니다. 어지간 한 영화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OTT로 편하게 볼수있어요.
저도 이게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범죄도시가 1편말고는 천만을 넘을 만한 영화였나..? 생각해보면 전혀 아닌데
그것 때문에 마동석이 유레카 외치고 계속 비슷한 작품 양산해 내고 있는거죠
좀 과했습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떠오르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일 싫어하던 감독이 윤제균이었는데
바뀌어가고 있어요
윤제균이전에 김상진 감독이 있었죠
언제나 마무리는 패싸움으로 끝이나던
좋은글 잘 봤습니다.
동석류는 이제 못볼것 같아요. 너무 재미없어서..
범죄도시1은 최고였는데…
범죄도시 1편이 너무 큰성공을 거둔게 화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8편까지 만든다고했던가? 그런 계획인것같던데 꼭 원래 계획대로 마무리 해주길 바랍니다
구구절절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