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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비라 원문보기 글쓴이: goodbuda
제목 : 밴댕이의 일기 - 3,000배 서막, 그리고 제1막
서막
나는 늘 자신을 밴댕이처럼 속이 좁고 얄팍한 생각을 가진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천둥벌거숭이라 지칭한다. 기껏 생각한다는 것이, 욕심을 뒤에 깔고 생각하는 밴댕이의 좁은 속내를 벗어나지 못하고, 행동은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 비하여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것이, 일이 생기면 좌우 앞뒤,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들어 생각을 정리하질 않고, 듣기는 들으나 무시하기가 일쑤여서 머릿속에 떠오른 그대로 실행 하다 보니, 결과는 늘 천둥 벌거숭이가 해 놓은 일마냥 아주 멋적게 피곤하게 되곤 한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 보니 내가 나를 스스로 일컬어 비하하고 항상 경계하게 된다. ‘’또 무슨 잘못이나 저지르지 않을는지 – 중심 잡아라 이 박댕아’’.
밴댕이 박에게 늘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스님 한 분이 계셨는데 금년 초에는 출가했던 백련암으로 다시 돌아와 계신다 한다. 6월 중순 부산에 갈 일이 있어 해인사에 들러 비로자나 부처님께 108배 올리고 스님을 찾으니 모두들 대중공양 나가셨다 한다. 시간을 보니 부산을 가기에 빠듯한 시간이라 쫒기듯 해인사를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부산 미팅을 끝내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어 김천쯤 지날때(아마 저녁 공양 후 시간인 듯 싶었다) 스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과거에도 늘상 그랬듯이 지금도 역시 문도스님들과 함께 하안거 정진 중 이라 하신다. 시간이 가능한 삭발 목욕일을 날짜로 꼽아보니 6월 28일(음력 14일)이었다.
그래도 일년에 두,세번은 만남을 가졌었는데 금년 들어 한번도 뵙지를 못하던 차에 마침, 삭발일이 되어 후배 사업가와 함께 다시 백련암을 찾았다. 오랜만에 대하는 스님의 얼굴은 항상 온화하다. 그런데 몸에서 광채가 일렁인다. Form도 많이 멋있어 보였다. 역시 기십년 외지에서 수행하는 것 보다는 출가지 에서의 수행이 더욱 빛을 발하는가 보다.
고심원에서 성철스님께 108배 드리고 몇 순배의 찻잔이 오갈 무렵 스님께서 나직히 하시는 말씀이 “여기에는 큰스님 법에 따라 정진하는 아비라 모임이 있는데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데 한번 보시지요” 라고 말씀하신다. 집에 올라와 아비라 카페에 회원등록을 하고 내용을 둘러보니 용맹스럽고 청정한 모임의 카페라는 것에 온 몸이 신선해지고 편안해졌다.
스님께서 간접법으로 3,000배를 하라시니 해보자고 마음을 작정하고 7월 모임에 신청을 했다. 해놓고 보니 약간 긴장이 되고 걱정이 생겼다. 할 수 있을라나? 할 수 있겠지 뭐. 이렇게 위안을 삼으면서도 기껏 집에서 1,000배를 가장 많이 해본 것 밖에 없는데 괜찮을 라나? 허긴 300배를 3개월쯤 새볔녁에 무작정 한적도 있었는데 무얼 그리 걱정하냐? 라는 스스로의 대답도 있었다.
밴댕이는 평소 운동이라곤 게을러 빠져 하지 않고 외 할머님의 체질을 닮아 건강할 것이라고 자신의 타고난 체질만을 믿고 ** 참고로 외할머님은 100세까지 장수 하셨슴** 사업상 자주되는 술자리와 줄담배를 친구로 하다 보니 오십견이 온 적이 있었다. ‘아니 나한테도 오십견이 오는구나? 이것 참 어쩌지’ 왼쪽 어깨가 반쯤 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이때 주위의 권고로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는 머얼쩡 해 졋었다. - 골프는 학실히 부르조아 운동이다. 향후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그것도 지금의 가격에 한 1/4정도로 낮추어 야지만 대중적인 스포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정 나이 이후의 운동치곤 최고의 운동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것도 한때라 사업이 순탄치 않자 지출 1순위인 골프를 그만두었다.
평소 하는 운동이라곤 그것밖에 없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온 신호는 --- 뒷목이 뻐근해서 병원에 가보니 고혈압 220, 당 2**?, 고 지혈증 2**? --- 등으로 실려가서 병원에 누워있어야 될 사람이 여기 있다고 의사가 깜짝 놀랬다. 밴댕이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밴댕이는 언제부터인가 ‘운명을 바꾸는 길’이란 책에 나온 글에 동감하기 시작했었고 운명은 반드시 사주팔자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자신이 만들 수 있다는 감정이 오롯하게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했었다. 다만 그러한 운명을 바꾸기 위하여는 생각 같고는 어림도 없으며 또한 공짜로는 절대로 이룰 수 없을 것이며 필요충분 조건은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짊어지고 갈 양과 헤엄쳐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해본다.
언젠가 주변인물의 강요 아닌 권고로 조상님들의 전생의 빚을 갚아 본적이 있었다. 그 유명하시고 ‘기’ 운용력이 훌륭하시다는 법사님이 지정하는 산에 올라 복사본 돈뭉치를 묻고 기도를 하는데 ‘영혼들도 돈을 좋아한다는데 이렇게 하면 모신 선산 외에 또 하나의 별장을 지어 드리는 것이니 아주 좋아 하실 것이라 한다. 그래서 하는 사업도 잘 될 것이라고……..’
법사님은 국내 일류그룹의 부장까지 하시던 분인데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묘용력이 생겼다 한다. 어찌되었든 그 좋아하던 술도 안 마시지요, 담배도 안 피우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보다 육체적으로 보나 정신적으로 보나 훨씬 수승 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보시차원이 아니라 그런 일을 업으로 하다 보니 돈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었으나 어찌하랴?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쨌든 정성껏 기도했고 산을 내려왔다. 그 이후에도 몇 번 인가 흥미로움이 있어 동반한 적이 있었다. 이후에 받은 느낌은 전혀 꿈이 없던 내가 가끔 알 수 없는 어떤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이 있었고 한쪽이 거부 되어 지고 한쪽의 기운이 강하게 들어오는 혼자만의 감각이 있었던 것 같다.
참으로 어이없다는 생각은 법사님이 모시는 신을 진실로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반문하여 보았다. 그 신을 믿어야 하나요? 말야야 하나요? 했더니 올라오는 사고의 대답이 ‘아니 그 신이 무슨 신인지, 무슨 영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니 정신 홀리고 있냐? 이 멍청한 밴댕아 ! 그렇게 훌륭하다면 왜 본래 자신의 심정이 차분해져야지, 알 수 없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냐? 이 바보야? 그것이 설령 이 우주를 지배하는 어떤 힘이라 하더라도 일장 일단이 있다는 편견이 보이는 일이라면 당장 때려 치워야지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파도치고 있었다. - 그 후 일년이 지나도록 사업은 점점 어려워져만 갔었다.
갈 곳이 없는 CCC를 회사의 공간을 내주어 자신이 하고 있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의 일을 도와주는 또 한 사람 DDD가 생겼다. 그래 사업을 하려면 도와주는 사람도 필요 하겠지 ? 하고 지내다 보니 하루는 DDD가 어떤 여자와 다정하게 애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일이겠지 하고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DDD가 와서 자기가 잘아는 EEE보살이라 한다. 한 분에 보니 영락없는 무당이다. 아주 기분이 더러웠으나 그냥 간단히 수 인사만 했다. – 왜 또 무당까지 오나, 허 참….
평소 외국사업을 같이 하고 있는 G 회사의 ZZZ이사와 DDD와 함께 사업관계로 부산을 가게 되었다. 부산에 관계자를 만나 사업에 대한 협의를 끝내자 DDD가 잠깐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냐 하길래 그럽시다 했더니 전에 왔던 EEE보살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닌가? 전에 별로 좋지 않은 기색을 보여 민망하기도 하여 ‘사업이 어렵다 보니 인상이 찌푸려 졌나 봅니다, 널리 이해 하시죠’ 하였더니 자기가 나와 같이 간 이사를 보니 이번 사업을 원만하게 성사시키려면 관계되신 분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회사와 협업회사인 G 사도 워낙 큰 사업이다 보니 어떻게든 성사를 시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양사 모두에게 절실하였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와 G 회사의 사장, ZZZ이사 등이 일명 “굿”을 하기로 하고 지리산에서 제일 “기”가 강하다는 당골에서 기분좋게 춤을 추었었다, 모두들…
이러한 얘기를 우연찮게 스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아니 정신 나간 사람이지,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사람이…… 그래 그 돈 있으면 나한테 갔다 주면 굴러 다니는 복 덩어리인 어렵게 사는 분들, 최소한 몇 천명에게 하루 세끼 양식을 공급할 텐데 쓸데없는 짓거리를 했습니다” 라고 되지게 혼났다.
산 기도, 굿, - 굿을 영어로 쓰면 Good 이 됩니다. 을 하고 난 뒤에 남은 것이라고 텅 비워진 지갑과 ‘그래도 복 없스신 조상님들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드렸다면 그나마 다행 입니다’ 라는 멍청한 밴댕이의 자기 자신에 대한 타이름만 머리 속에서 맴맴 돌고 있을 뿐 자신이 정말 처량한 놈이라는 자괴감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그간의 사건에 대하여 밴댕이는 앞머리를 숙여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길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고 니 마음속에 있다고 그렇게 맨날 읽고 쓰고 하면서도 그것을 체험하지 못한 내가 스스로 무척 부끄러웠다, 업장이 두터우면 몸으로 때우질 않고 그 귀한 땔감을 함부로 소모시킨 죄, 너 어떻게 갚을래???? 그래 마음공부 하자, 엎드려 절하여 참회하고 부처님께 큰 소리로 경을 읽으며 하소연도 하고, 모르는 경전이 있으면 뜻도 해석하고 사경도 하고, 그래도 답답하면 하는데 까지 절도 해보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약을 먹으며 아침, 저녁으로 절하기, 맨손체조 하기, 자전거 타기, 등산가기 등 시간이 허락 하는 대로 몸을 보살피고 있었다. 다만 친구인 술은 일주일에 4박5일에서 2박3일로 담배는 줄 담배에서 가급적 피지 않는 담배로 끊지는 몬하고 줄이기만 했다. 220이던 혈압은 140으로, 두번째 시달리고 있는 왼쪽 어깨의 오십견도 많이 좋아지고, 당뇨, 고 지혈증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 몸으로 3,000배를 하기가 괜찮을 라나? 늘 그렇듯이 별로 자신이 없고 조금은 걱정이 앞섰다.
걱정은 되었으나 하는데 까지 해보자 다만, 3,000배를 완수 못하면 고속버스는 타고 가지 말고 3,000배를 마칠 때 까지 ‘니 혼자 스스로 운전해서 내려가고 다시 올라와야 한다’. ‘제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놈은 그 천상행 고속버스에 탈 자격부터가 없다’.라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혼자서 차를 끌고 가면 통행료 내야죠, 가스비 들죠, 운전 해야죠, 다시 올라와야죠, 쉬운 일은 아니죠. - 이것은 밴댕이 너에게 내리는 스스로의 채찍이고 운명이다. 먹어라,,,
그래도 혼자 가느니 같이 가실분이 있다면 모시고 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어 3,000배 신청란에 꼬리글을 달았다. ‘“같이 가실분 -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공짜. 전화번호 000) xxxx-yyyy”’
제1막 초장
팔십여세가 되시는 아버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급히 내려가 보니 혼수상태다. 콩팥에 염증 비슷한 것을 치료하신다고 가셨다가 이틀간 굶고 각종검사를 하셨다니 있는 그나마 있는 기운마저 다 없어지셨을 것이다. 화장실 가시려고 일어서다가 어지러워서 휘청 하면서 쓰러지시어 머리를 다쳐 뇌출혈이란다. 뇌출혈 수술은 잘 되었는 다는데 아직 아무도 몰라보신다. 다만 막내인 내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질 않으신다. 병 고치러 갔다가 돌아가시게 생겼다. 참말로 이를 어이 할꼬나 --- 아버님 손을 뒤로하고 또 빌어먹고 집 식구들 먹여 살려야 하니 올라왔다 ---
이틀전 아버님의 모습에 답답한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약속한 토요일이 되었다. 백련암 3,000배에 가는데 같이 가실 수 있냐고 연락이 온 ***는 참 성실하고 순박한 타입의 청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모친께서도 출가를 허락하셨다 한다. 다만 약간의 우울증이 있어 걱정이라 한다. 요번 2007년 7월 3,000배는 무릎이 약간 통증이 있어 참가할까 망설였으나 한번 신청한 것이니 해보겠다고 한다. 떠나기에 앞서 ***는 병원에 들려 올 테니 약 30분만 더 기다려 달라한다. 그래서 출발시간을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호법 인터체인지를 돌아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방향으로 향하여 여주에서 중앙 고속도로로 접어 들었다. 가는 길이 대구로 돌아가면 멀 것 같아 GPS 옵션을 고속도로 + 단거리로 설정하여 김천에서 빠져 나와 단거리로 갈려고 하였으나 차는 이미 상주를 지나 구미에 접어들어 있었다. 아이쿠… 어쨌든 대구로 돌아가는 것 보다야 낫겠다 싶어 구미에서 백련암으로 재설정하여 가다 보니 점점 길이 이상해졌다. 막히고 또 막히고 허 참 이거 길 잘못 들었나 보네… 그래도 길이야 나오겠지 하고 가다 보니 드디어 산길이 나왔다. 아… 이제 제대로 길을 잡았구나 싶었다. 그런데 차가 좀 이상했다. 나지 않던 소리가 웅..웅.. 거리는 것이 아닌가…… 길을 재촉하자 해인사 입구가 보였다. 마침 ***가 혹시 시장할지 모르니 요기할 것을 준비하자고 하여 입구 매점에서 카스타드 빵을 챙겨 넣었다.
천천히 오솔길을 오르자 아 ! 이제 다 왔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거의 다 올라가 제2주차장이 보이는데 앞에 차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옆을 보니 비켜줄 만한 데는 없었다. 다행히 앞에 내려오던 차가 한옆으로 길을 비켜 주었다. 그래서 올라 가려고 기어를 ‘D’로 하자 이게 웬일인가 “으드드드득” 하면서 차가 앞으로 올라가지 않고 뒤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어 왜 이러나? 어 왜 이러지? 얼굴이 상기되고 식은땀이 흘렀다. 하 참 일 났구나, 어떻게 하나??? 망연자실…..
문득 스치는 생각이 ‘오늘 3,000배는 힘들겠구나? 성철 큰스님께서 나를 꾸짖고 계시는구나 ! 오욕락에 찌들고 ‘남들한테 나 욕심 많다고 떳떳하게 내세우지도 못하면서 나는 욕심 없는 넘이라고 흐뭇하게 넘어가다가 일의 흐름 뒷 자락에서 그럼 나는 어떡 하라구? 하면서 손가락만 보고 결국에는 남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는- 촤종적으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남을 원망하는 놈’ ‘뭔들 제대로 알아서 하지도 못하는 넘이 청정한 이곳에 때를 묻히려 하느냐’ 라는 고함 일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하고 ‘너 이놈 오늘 혼 좀 나봐라, 너는 아직 안돼’ 하시는 것 같았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았다. 전혀 기어는 먹히질 않는다. 다만 시동은 잘 걸렸다. 뒤를 보니 나무 옆에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일단은 나무에 걸쳐놓자’ 살살 겨우 핸들과 브레이크를 조작해서 파킹해 놓았다. 시간을 보니
스님을 찾아 뵙고 어찌하나요? 옷은 어디서 갈아 입나요? 답답한 표정을 지으니 (**이때는 밴댕이가 아닌 영락없는 천둥벌거숭이다**) 스님께서 방을 하나 내어 주신다. 나는 법복이 없어 회색계통의 옷으로 갈아 입었으나 ***는 법복이 있었다. 옷을 갈아 입고 저녁 공양을 순식간에 마치고 관음전이 어디인지는 모르나 대충 사람들을 쫒아 갔다. 이미 방석은 다 차지가 정해져 있었다. ‘늦게 왔으니 방법이 없을까?’ 일단 기도비를 접수하는 분에게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하니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맨 뒤쪽,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자리다.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공기가 잘 통해 시원할 것 같고 절을 제대로 못해도 챙피 하지 않을 것 같고’ ***님은 카페 운영자인 어질이님께서 옆 좌석을 배정해 주신 모양이다. 그런데 발 뒷 쪽에서 등산용 색 어디선가 핸드폰 진동음이 들렸다. “두르룩, 두르륵, 두르륵--------“ 어 참! 신경 쓰이네 계속 울려댄다. 그러나 누구도 신경 쓸 겨를이 없나 보다, 그렇다고 초행자인 내가 “이 휴대폰 누구 것인가요” 하고 떠들어 대기도 민망 할 것 같았다.
원택 스님께서 피납사태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말씀과 절 하는중에 구역질 나는 사람 제외하고는 절해서 쓰러진 사람 없으니 열심히 하시라는 법문이 끝나고 1,000배가 시작되었다. 오분향례가 끝나고 108대 참회문은 내가 평상시 하던 우리말 대 참회문과 처음과 마지막 부분이 약간 다른 것을 제외하고는 부처님의 명호는 꼭 같았다.
100배,,, 200배,,, 헉 땀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아 참 100배 하고 1분이라도 좀 안 쉬나? 이렇게 후덥지근하고 더운 7월 한증막에서…’ 라고 혼자서 투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학실한 밴댕이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300배,,, 400배,,, 안경위로 수건위로 등뒤로 땀이 주울, 주울, 흐르고 있었다. 다행히 꽁꽁 얼려온 물이 아직 다 녹지 않아서 시원하다. 아 ! 이야말로 감로수가 아닌가? “꾸울떡, 꾸울떡, 꾸울떡”
500배,,, 600배,,, 헉 ! 헉 ! 헉 ! 숨이 차왔다. ‘아니 이누무 동네는 왜 이리 빠르게 하나? 무슨 빨리 달리기 시합하나? 하 학 ! 좀 천천히 합시다, 라고 말이 목구멍에서 가슴까지 왔다 갔다 한다. 일어서려니 머리가 핑핑 돈다. 잡놈 말대로 “오바이트”가 날려고 한다. 그야말로 기합 받는구나 지심(끄응) 귀명례(끄으응) ㅇㅇ불(으휴휴).
700배,,, ‘아 이러다 이제 내가 가는구나….’ 더럭 겁이 났다. 아니지 난 절대 쓰러지면 안돼, 차라리 쉬어가자 Steady steady and slow 30배를 쉬었다. 땀도 닦고. 옷도 제대로 챙겨 입고 ‘ 괜히 긴 팔 입어서 땀만 더 나네 - 밴댕이는 또 옷에 대한 불평을 하고 있었다’ 이 때 또 핸드폰 진동음이 들렸다. “두르룩, 두르륵, 두르륵-’
800배,,, 아 ! 다 온 것 같은데 왜이리 어려운가? 아 ! 이 시간아 좀 빨리 비켜다오. 이럴 때 나는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바보천치가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밴댕이 생각을 해본다. 좀 아무런 지각도 없이 지나갈 수는 없단 말이냐?? 앙 !, 아 ! 정말 힘들다. 그래 너무 무리하지 말자 쉬자 하고 ‘33배를 더 쉬었다’.
900배,,, 그래 해보자 죽기밖에 더 하겠냐? 그런데 허벅지가 잠긴다. 일어서기가 힘들다. 이제는 손으로 일어선다. 이 때 앉은자리가 뒷자리다 보니 아이들이 왔다리 갔다리 한다. ‘하이고 나 지금 죽지 못해 일어서려는데 니들 지금 나 감독하냐? 라고 얘기할라치면 없어지고 잊을만 하면 또 왔다리 갔다리 하고 그래 절 못하는 날 보고 재미있어 왔다갔다 하냐? 하고 물을라 치면 없어지고……’
1000배,,, 아 ! 끝났구나,,, 아 휴! 살았다. ‘혼자서만 제멋대로 하다가 쉬다가 하던 이놈이 오늘 아주 임자 제대로 만났다’. 참여하신 분들, 누구신지 이름도 몰라요 ! 법명도 몰라요 ! 그저 아는 사람은 ***님뿐, ***님은 그래도 멀쩡해 보였다. 속으로 계산해 보니 그런대로 약 100배 정도만 빠진 것 같다. 이 속도에 이 정도면 괜찮다 싶었다. 수박도 먹고 포도도 먹고 해우소에 가서 ‘쉬”도 하고 방에 가서 런닝 셔츠와 팬티도 벗었다. 긴 소매 웃옷도 반팔 웃옷으로 갈아 입었다. 이리하면 조금 더 낫겠지 하고 밴댕이는 생각했다.
두번째 800배가 시작되었다. 100배,,, 200배,,, 300배,,, 여기까지 전선은 이상 없었다… 400배가 다가오자 허리가 땡기기 시작했다. 아니 정강이 ‘일명 조인타” 근육이 떨린다. 발꼬락이 땡긴다. 아 ! 나 더 이상 못해, 안돼…… 헉. 헉. 내가 여기서 패잔병이 되는구나 !
500배,,, 천천히 구령에 맟추어 신체곳곳을 점검해 보았다. 현재의 속도에 너무 뒤쳐지는 몸 뚱아리를 느꼈다. 일부로 속도에 맟추어 보았다, 극심한 통증이 허리, 허벅지, 무릎, 정강이, 발 앞꿈치 로 와 닿는다. ‘처 얼벅’ 이젠 손으로 일어서기도 힘들다.
600배,,, 700배,,, 800배,,, 모두들 “지~심 귀명례 ㅇ~ㅇ불” 정말 잘들도 하신다. 나는 관계없이 나홀로 만의 절을 하기 시작했다. ‘남들 다하고 있는데 나 혼자 놀 수는 없지 않은가’ 라는 밴댕이 생각으로---
이후 600배, 400배, 200배 까지 어떻게 쉬었고 어떻게 했는지 머리 속이 훵 하다. 다만 무조건 했다, 남들처럼 호념불에 맟추어 하지는 못했지만 천천히 끝까지 할 수 있는 대로 따라는 했다. 중간 중간에 끊기듯 말 듯 가끔, 병원에 계신 부친생각이 깊은 심연에서 올라오곤 했다 ‘부처님 우리 아버님 좀 살려 주십시요 ! 라고 밴댕이는 혼자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얼마나 했을까? 하고 어림잡아보면 한 1,800배 정도는 한 것 같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 같았다.
몹시 몸이 행동하기가 불편했다. 다른 분들은 꺼떡 없이 잘들도 다닌다. 아 나는 도대체 뭐냐? 여태까지 대충 반올림해서 30년 세월을 아무리 날나리 나이롱 신자라 하지만 해본 절 수를 헤아려보면 대충 철저히 생각해봐도 십만배는 했을 텐데 이곳에 와서 아주 처절하게 무너졌구나, ‘허긴 니가 언제 3,000배 말만 들었지 해 본 적이 있냐’ 라고 반문도 스스로 잘도 한다, 못난 넘이…
같이 온 ***님은 600배를 못했다며 채우겠다 하고 방을 나선다. 나는 꼼짝하기가 싫었다. 아니 꼼짝 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잠깐인가 시간이 흘렀다. 인기척에 돌아보니 ***이 3,000배를 완수하고 어질이님과 출가에 대하여 상의 드리고 왔단다. 때를 맟추어 스님이 오셨다 “ 어떻게 3,000배 했써요” 하시길래 “아니요 한 1,800배 정도 밖에 못했습니다. 아휴 ! 속도가 장난이 아니네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라고 다 죽어 가는 소리로 변명을 했더니 “아니 최고급 호텔방 내 줬더니 못했으니 방값 내놓으시오” 하신다. 해서 밴댕이는 잽싸게 “같이 오신 ***님이 3,000배을 하셨으니 방값은 한 것 같습니다” 라고 답을 드리니 웃으시며 그만이라도 했으니 수고하셨다 하신다.
아침공양을 끝내니 걱정만 태산 같다. 일단 스님에게 인사를 드리니 금일이 바쁘신 날이란다. 천도제도 있고 ----도 있고 해서 그래서 차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리고는 내려와서 차 앞에 서니 한숨만 나온다. 답답한 마음에 연초를 한대 물고는 어떻게 하나하고 생각을 정리하다가 문득 할 일이 생각이 났다. 얼른 피우던 담배를 끄고 입과 코를 닦고 심호흡을 하고선 “죄송합니다. 못난 넘이 주제넘게 준비도 없이 와서 청정한 가야산을 더럽혔나이다. 용서 하십시요 나무 아미타불, 나무관세음 보살, 나무 대세지 보살,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하면서 동, 서, 남, 북쪽 사방을 향하여 합장하였다. 이때 한 무리의 바람줄기가 산꼭대기에서 나뭇줄기 사이로 휘감아 내려갔다.
***님에게 먼저 가시라 하니 굳이 동행하시겠다 한다. ‘하아 ! 싸나이의 의리는 있는구먼’ 하고 밴댕이는 속으로 중얼 거렸다. 우선 보험회사 전화하니 근처의 협력업체를 연결해 주겠다 한다. 조금 후에 온 연락은 ‘글쎄요 어떨지 모르겠다는 답답한 애기로 시작한다.’ 조금을 기다리니 렉커 차량이 도착하자 걱정과는 달리 아주 쉽게 끌고 제 2주차장으로 올라갔다. 차를 돌려 렉커차를 타고 내려오는 와중에 정비업체를 알아보니 휴일인지라 다들 쉬는 날이라 차를 고치려면 이삼일 후에나 가능하니 고친 후에 전화 줄 테니 그 때 내려와서 가지고 가라 한다. 어-이-휴-아- 답답답답-
스님께서 걱정이 되었는지 연락을 주셨다. 한 이삼일 걸린다 합니다 했더니 “아 그럼 잘 됐네, 그 동안 백련암에서 기도나 하구 가시면 되겠네요” 하신다 ‘헉 ! 아니 뻔히 보셨으면서 나보고 3,000배 채우라고 하시네. 지금 걸음은 절뚝이고 한손은 허리를 집고 완전히 영감님 구불텅 자세가 되었는데 또오요……’ 밴댕이는 잽싸게 변명했다. “저어 집에가서 장작더미는 아니라도 솔가지라도 주워 땔감을 마련해야 집 식구들 먹여 살릴 것 같네요” 다음달에 다시 들르겠습니다.
나와 ***님은 합천 정비공장에 차를 세워 놓고 합천에서 고령으로, 고령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전철타고 동대구로, 동대구에서 서울 어디 어디로 각자의 방향으로 찢어졌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 걱정이 되어 같이 백련암에 가 보았던 후배사업가에게 사건의 전말을 애기하였더니 “아 ! 사장님 잠깐만요” 하더니 친구 뭐시기 한테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더니 금방 나한테 전화가 왔다. “사장님 안녕 하이소? 고마 저 XXX 친구 YYY 입니데이, 제 동네 친구가 합천에서 정비공장 한다 아입니까? 차 남바 좀 불러주소, 제가 고치갔고 서울 올라갈께예” 하는것이 아닌가. ‘아 ! 나무 관세음 보살 감사 합니데이’ 절로 모르게 안도의 숨의 깊어져 왔다. 싼값에 수리하고 – 서울 동네에서 최고 싼집 가격으로, 그것도 또 내려가지 않고 갖고 올라온다네 하~아 하~아 하
긴장이 풀리니 아플 일만 남았다, 하이구 허리야, 허벅지야, 발 목아지야, 발가락아, 어깨야 ! 나, 건들지 말아 주세요? 일어나려니 어깨, 손목, 궁뎅이 근육이 쑤셔 제대로 일어나질 못하겠다. 빙그르르 돌아서 앞가슴으로 발목 붙잡고 살며시 일어나 물을 한 모금 마시니 정기가 짜르르 흐른다.
따르릉 하고 전화가 왔다. 집사람이 화들짝 놀랜 소리로 아빠? 아버님 하고 조금 전에 통화했어요 한다. 나는 무심결에 그래 그런데 왜? 하다가 내가 놀래어 가슴이 쿵닥쿵닥 한다. 아니 무어…, 뭐라고…, 말씀을 하셔? 집사람이 네 ! 아주 여느 때와 같이 멀쩡하시네요 한다. ‘ 아 부처님 !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아이고 우리 아버님 인제 20년은 더 사시겠네’ 절로 탄복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에 와서 뜨거운 김이 서린다.
아, 이 못난 놈의 발원도 받아 주시다니 ! 이유불문, 논리불문,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대세지 보살, 나무 대원본존 지장보살 마하살, 나무 성철 불’
제1막 종장
두번째 날짜가 잡혔다 8월 18일이다. ‘그래도 그날쯤이면 조금은 시원하지 않을까? 통상 8월 10일경이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꺽이고 바닷물이 차지면서 8월말쯤이면 더위가 물러가는데……’ 라고 밴댕이는 생각 해본다.
‘이번에는 꼭 완수해야지’ 라고 굳은 결심을 해보지만 결심이 결심이라 게으른 밴댕이의 결심이 오죽할까? 그래도 하자, 새벽녁에 일어나 자건거를 타고 올림픽 공원 만국기 밑의 아주 잘 정리된 호숫가에서 먼동이 트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대세지 보살, 나무 대원본존 지장보살 마하살’ 하고 부처님의 명호를 외우고 시멘트 바닥에 엎드려 절은 할 수 없으니 구부렸다 일어났다 다리운동을 600번을 해보았다. 았따 정말 힘드네 ! 맨손체조도 일백번 이상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운동을 위해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한다. 요번엔 할 수 있겠지, 아니 꼭 해야만 된다.
남한산성 산꼭대기에 ‘망월사”란 비구니 스님들이 계시는 절이 있다. 어느 때 인가 ‘스님께서 정말 인간미 넘치는 사람냄새 나는 비구니 도반이 계시는데 한번 들려봅시다’ 하여 가본 적이 있는 절이다. 주지스님은 ‘성법’스님으로 초대 스리랑카 대사관에서 영사업무를 하신 버클리 대학 박사출신의 아는 것도 많고 일찍이 외국문물에 대하여 많이 접해보신 분으로 80이 넘으신 분이다.
스님 덕분에 망월사를 방문하여 보니 어느 절에 못지않게 풍광이 만만치 않게 좋았다. 성법스님은 연세가 연세인지라 나이라 건강이 좋아 보이지는 않으셨다. 차 한잔 얻어 마시면서 귀동냥 하니 성법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성철 큰스님께서 법난 시절에 잠시 망월사 뒤쪽 토굴에 계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라고 하셨다. 그런 연고로 해서 사업과 일상사에 쫒길 때마다 남한산성 올라가 이화문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망월사에 들러 부처님께 인사 드리면 그 복잡하고 시끄럽게 울려대던 핸드폰도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진다. 오후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망월사에 올라 부처님께 절을 했다. 평상의 오후시간은 대웅전을 전세 낼 수 있어 좋았다. 다만 토, 일요일은 제외하고는….
***님에게 연락을 취해 보았다. 요번에는 무릎이 도져 병원치료를 받고 있어 참가가 어려우시단다. 자 이젠 차도 고쳐 좋겠다. 가보자. 처음과는 달리 조금 일찍 출발하니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해인사 입구에 다다르자 밴댕이는 아까운 담배와 라이터를 근처 가게의 쓰레기통에 슬그머니 버렸다. 소지한다는 자체가 마음에 부담이 왔었다. 담배 피우고 싶으면 어떡하나 싶어 금연사탕도 몇 개 준비했다. 한번 와봤다고 안면이 있는 분들이 눈에 띈다. 좌복을 뒤쪽에서 한 칸 앞쪽에 자리하고 저녁공양을 했다. 혼자서 묵묵히…
밴댕이는 말 안하기로 한다면 꽤나 자신이 있다. ‘움직이지 않는 돌댕이’ 한 시절 나는 체신부에서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라고 표현되는 성장 일변도 시절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기술직 공무원 특유의 “곤조”가 풍부한 쫄병 생활 부텀 시작해서 한국통신 해외사업본부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부장급 선임연구원이 나에게 하는 말이 “박과장님 허리 안 아픕니까?” 하고 묻길래 “아니요? 제 허리 튼튼한 대요” 했더니 왈? 자기가 나를 무심코 지켜보니 ‘00국가 통신발전 계획서’를 붙들고 몇날 며칠간을 점심시간, 담배 피는 시간을 빼놓곤 누구하고 말 한마디 없이 자리에서 꿈적하지 않아서 참 왠 돌댕이가 저기있나?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 어느 때 인가는 집 사람이 집에 오면 애들하고 말도 좀 하세요, 어떻게 집에 오면 입에서 한마디를 하지 않느냐고 마치 내가 무슨 벙어리인 듯한 착각할 때도 있었다는 기억도 있다. …… 묵언이 금언 인디 참말로……
3,000배를 완수하지 못한 넘은 말할 자격도 없다. 아뭇 소리 하지 말자. 시키면 시키는 대로 엎어지라면 엎어지고……. 순서에 따라 1,000배가 시작 되었다. 아 처음보다는 덥기는 여전하지만 훨씬 수월하다는 느낌이 왔다. 너무 무리하지 말자. 나중에 채우자 하고 100배를 쉬었다. 참 정말로 다들 대단하시다. 특히 어느분 인지는 함자는 몰라도 “지시임 귀명례~ 보명부울~” 대단한 기운이 흘러온다. 덕분에 마지막 300배 고지를 아주 쉽사리 넘었다.
주시는 대로 열심히 먹었다. 절대로 허기지면 안된다 싶어 더 먹을 것이 없나 찾아 다녔다. 제 2라운드인 800배가 시작 되었다. 문제는 300배쯤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역시 허벅지쪽이 당겨온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힘을 손과 어깨쪽으로 약간 배분하였다. 100배를 쉬고 나서 최소한 여기서 600배는 해야 된다는 강박감이 왔다. 아니다, 나는 해야 된다. 해야만 된다. 정말로 꼭. 600배에서 50배, 700배에서 50배를 쉬었다. 100배를 남겨두고는 오른쪽 귀를 쳤다. 계수기 없이 카운트하는 카페지기인 어질이님 방식이다. 여유가 생겼다. 나도 따라 호념을 했다. 쬐그만 소리로 “지시임 귀명례 끄으응 덩념부울 푸우우”
먹을 수 있는 대로 먹었다. 주시는 대로 먹었다. 자 3라운드인 600배가 시작되고 나는 또 않기 시작했다. 끄으응 푸우우, 끄으응 푸우우, 끄으응 푸우우. 불명을 접수 한다 하나 나는 불명 신청을 할 수 없었다. 앞으로의 벌어질 상황에 대하여 자신이 없었다. 시간은 물과 같아 흐르는 것이 시간이라 400배, 200배가 순식간에 흘러갔다.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이 쉬더라도 제대로 쉬고, 쉬는 시간에 자투리를 채우고 하니 회향계와 발원문을 끝나고 나니 정확하게 600배가 남았다.
그런데 자신이 없었다. 아 ! 600배,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자, Mr 빠르크 해봅시다. – Mr 빠르크란 러시아 하바롭스크 주정부의 통신담당 국장인 쓰레받기씨 (원래는 Mr. 클레바킨씨 이나 하도 나에게 보드카를 많이 먹여서, 정말 그 사람만 보면 보드카가 생각날 정도로 몸서리가 쳐지는 인물이라 한국말로 ‘쓰레받기’로 불렸다. 그도 우리들을 접대한 후에 병원에 실려 갔다함 : 원인 – 보드카 과음) 가 러시아 발음으로 보드카에 취해 나를 부르던 이름임.-
여기서 정신만 차리면 된다. 앞을 보니 몇 분 께서 보충을 하고 계신다. 나도 침착하게 1배, 1배를 했다. 100배하고 쉬고 또 쉬면서 나를 원망하고 이 바보야, 너 뭐 될래, 아니 너 앞으로 뭐 할래……….
어렵게 어렵게 200배를 끝내고 다시 시작하려는데 옆에 있던 어질이님이 “얼마나 남으셨어요” 하길래 “400배 남았습니다” 라고 했었던 것 같았다. 그랬더니 “아 이젠 다하셨네요” 하신다. ‘맞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자 하지만 아. 고통스럽다’ 앞을 보니 두분이 계신다, 나도 하자, 지금 챙피 같은걸 따질 때가 아니다, 하느냐, 못하느냐다. 거꾸로 세었다, 399배, 398배. 397배 하다보니 250배 까지 왔다. 와 ! 정말 쓰러지고 싶다. 이때 어느 분이 주무시는데 환하였는지 불을 껐다. 그러자 어질이님이 “기도하는데 불 끄시는거 아닙니다.” 아 정말로 감사합니다. 올매나 고마우신지……
갑자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으나 재수하고 있는 아들생각이 났다. 그래 내 아들, 아니 우리아들 파이팅 ! . 하면서 하는 순간에 200배를 해 버렸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제 50배가 남았다. 이쁜 소녀보살님께서 아저씨 다하셨지요? 하든가 힘내세요 하든가? 하면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 보는 것이 아닌가? 좌우간 나에게 청정한 기운을 부어주었다. 힘이 또 났다. ‘감사합니다. 소녀불’ 마지막을 끝내고 혹시나 하여 10배를 더하였다. 시간을 보니 정확히 5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와우 ! 끝났다, 드디어 했구나, 짜르르한 만족감이 발끝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희열로 바뀌면서 배를 지나고 가슴을 지나 머리끝으로 마감된다. ‘감사합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 보살, 나무 대세지 보살, 나무 대원본존 지장 보살 마하살, 나무 성철 불, 나무 덕도불, 나무 반야월 보살 마하살, 나무 천진 소녀보살 마하살, 나무 대중보살 마하살, 나무 마하 반야 바라밀’
아침 공양 후 어질이님께서 불명을 받으시란다. 해서 행자스님을 찾아 말씀 드리고 받아 든 불명이 일휴(一休)다. 왠 일휴, 허? 나는 더 더욱이나 땔감을 구해야만 된 현실에 있는데 쉬시라니, 참 어떻하나??? 아니지 또 다른 답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 해본다. “삼서근” 이라는 화두도 받고, 원상도 받고, 옴 아비라훔캄스파하도 받고, 불기자심도 받고, 회향인에게 주는글도 받고…… 스님과 차 한잔을 마주하자 아주 즐거워 하신다. 마치 스님이 처음 3,000배 한 것처럼……
머릿속이 아주 맑아진 것 같았다. 눈동자도 초롱초롱하고, 아
! 나도 이젠 천상행 고속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겠구나. 다음날부터 나는 또 않기 시작했다. 2박 3일을 몸살약을 먹고 몸을 추스렸다. 집사람이 나에게 또 이상한 얘기를 했다. 같이 계시는 보살님께서 내가 3,000배가 끝날 때쯤인 그날 아침 6시경 잠깐 졸았는 사이에 꿈을 꾸었는데 ‘보살님이 자기를 데리고 앞으로 재수하는 아들이 가야 할 대학교이니 같이 가자고 해서 보살님과 자기가 함께 같이 가서 대학교를 들러보고 오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 아닌가?’엉? 헉! 아 ! 정말 대단하신 나툼 이십니다. 나는 또 한번 머리숙여 부처님에게 크신 원력에 감사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부처님.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 보살, 나무 대세지 보살, 나무 대원본존 지장 보살 마하살, 나무 성철 불, 나무 마하 반야 바라밀’
밴댕이는 이러한 개인적인 사실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개인적인 진실된 사건에 대하여 이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여러분께서 이 글을 읽어 보실 터인데 이러한 내용을 나열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하는 문제 입니다. 밴댕이는 자신이 겪은 진실은 그대로의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만 전달하는 것이 더욱 더 정확한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 입이다.
이제는 개념조차도 긴가 민가 합니다마는 주어진 함수를 가지고(일명-나) 펼쳐져 있고 열려있는 시공간에 여러가지의 경우의 해를 고계 고차 미분방정식으로 풀어서 해를 구하면 차원과 계에 따라 한계가 분명한, 수없이 많은 해가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해를 종합하면 일정한 궤적으로 표시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일들은 저, 개인적인 사건으로 폄하하여 이해하여 주시면 적정하다 싶으니 꼭 그리 생각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분명코 다른 방편으로의 회귀가 계실 것 입니다.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
한번은 스님에게 밴댕이가 물었다. “기복불교, 기복을 비는 불교는 그 값어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나처럼 마음속으로 빕니다. 해달라고 하여 그것이 돌아온다면 맨날 중생들은 그것만 추구하지 않겠습니까? 절대 무여의 진리의 곳에서 본다면, 있는 그대로 그의 생활 안에서 그의 정신상태가 늘 항상하는 상태에서 판단 되어야지만 하지 않겠습니까? 결론은 마음속에서 진여를 보려고 하는 것이 진정한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발원문 자체도 기복이 아닙니까? 그러한 발원하는 마음 자체도 없는 상태에서 진여를 보려고 하는 노력이 정당한 것 아닌가요?” 하고 따지듯 물으니 “그러면 축원도 못합니까?” 하신다. 왜애 애앵~~~~~ 이 접시물에 코박고 죽을넘아, 맨날 너만 가지고 생각하니 그 모양 그 꼴이지 니가 언제나 봉황의 뜻을 알것냐 ??????
밴댕이는 3,000배를 마친 뿌듯한 마음에 다음 번에는 천상행 고속버스를 타고 갈 것을 생각하니 기분 좋아라 하며 다음달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