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식초를 돈 주고 사서 먹은적이 거의 없어요. 저의 친정집에서는 막걸리식초를 담가서 먹었어요. 그 식초를 사용한 음식을 먹다보면 입이 정말 간사해집니다. 막걸리식초의 깊은맛을 따라오는 식초를 저는 아직까지 못 봤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게 또 막걸리식초에요. 단지 흠이라면 몇 달 기다려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게 흠이지요. 예전에는 부엌에 식초항아리가 늘 있었지요.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막걸리식초를 만들어볼까요?
막걸리를 항아리나 유리병속에 부어서 공기가 통하게 두면 됩니다. 대게는 솔잎을 묶어서 병속에 꼽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항아리에 하는 경우에는 광목천을 덮어두는게 좋겠지요.
서늘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곳에 놓아두면 이렇게 분리가 됩니다. 윗부분의 물이 점점 주황색을 띈 아주 맑은물로 되는데 그게 바로 식초가 됩니다.
이거는 5일이 지난거에요. 대게는 2달이면 충분하게 익어서 먹을 수 있지만 더 오래 묵을수록 더 깊은맛이 나요. 어떤 사람은 1달후부터 먹기도 해요.
이제 얼마없으면 홍어가 많이 나올텐데 이 막걸리식초로 만든 초장에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제 남편이 홍어를 참 좋아해서 막걸리식초를 다시 담갔습니다. 그동안은 친정아버지안테서 식초를 얻어다 먹었어요.
막걸리식초는 생선회에 아주 잘어울리고 몇몇 식당의 비밀병기(?)로 사용할 만큼 음식의 맛을 더 감칠맛나게 해 주지요. 무를 채 썰어서 절인 다음 액젓,고춧가루,다진마늘,매실액(설탕), 막걸리식초를 넣고 무치면 다른 무채는 맛없어서 못먹습니다.
한번 흔들었더니 색이 더 짙어졌어요.
저의 시댁에서 계속 만들고 드시는 감식초... 결혼해서 시어머님께 감식초 만드는 법도 배웠어요. 감식초도 만드는법이 너무 간단해서 섭섭할 정도지요. 잘 닦아서 물기없이 항아리나 병에 담아두면 됩니다. 3-4개월후면 하얀곰팡이가 피면서 물이 가득 생기는데 그것을 면보에 걸러서 먹으면 됩니다.
이 감식초는 2년 넘은 감식초와 제가 만든 1년 된 감식초를 섞은 겁니다. 감식초는 시간이 흐를수록 붉은색을 띈다고 하네요. 마치 매실액 같지요? 매실액은 엷은 갈색이고 이 감식초는 붉은 갈색에 가까와요.
계속 발효가 되기때문에 병뚜껑을 아주 살짝만 닫아야 합니다. 꽉 닫으면 안돼요. 한번 돌려서 살짝 닫으세요. 감식초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서늘한 곳에 그냥 둡니다.
이번 여름에 물에 타서 잘 마셨습니다. 저는 음식에 들어가는 식초는 이 감식초를 넣어요.
먹을때는 작은 쥬스병에 덜어서 먹습니다. 덜은 식초병도 뚜껑을 살짝만 닫았어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은 거의가 다 식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고장에서는 감귤이 흔해서 감귤식초도 있지요. 그리고 과일식초는 만들기도 쉬워요. 만들어서 지긋이 잘 기다려 주기만 하면 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지금 프라스틱에 있는 것중에 시큼하고 뭐가 뭔지 모를 음료가 늘어나고 있어요 .... 술인지 식초인지 어째거나 곰팡이만 안 나면 물에 타서 먹으면 나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빌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