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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상추(寒暑相推)
차가운 기운과 더운 기운은 서로를 밀친다
寒 : 찰 한(宀/9)
暑 : 더울 서(日/9)
相 : 서로 상(目/4)
推 : 밀 추(扌/8)
출전 : 역전(易傳) 계사하(繫辭下) 3장
주역(周易) 64괘 중 31번째에 있는 함괘(咸卦) 九四에 말하기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왕래하면 벗이 너의 생각을 따를 것이다"라고 했다.
易曰: 憧憧往來, 朋從爾思.
공자(孔子)는 이것을 해석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천하 만물은 그 삶에 있어서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헤아리겠는가? 천하 만물은 같은 목적으로 나아가지만 길은 다르고, 삶으로 가는 것은 일치하지만 생각은 다양하니, 천하 만물이 그 삶에 있어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子曰: 天下何思何慮. 天下同歸而殊塗, 一致而百慮, 天下何思何慮.
日往則月來, 月往則日來, 日月相推而明生焉.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서로 밀고 가서 밝음이 생긴다.
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寒暑相推而歲成焉.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고 가서 한해가 이루어진다.
往者, 屈也; 來者, 信也. 屈信相感而利生焉.
가는 것은 굽히는 것이고 오는 것은 펴는 것이니, 굽히고 펴는 것이 서로 교감하여 이로움이 생긴다.
참고로 함괘(咸卦)는 주역(周易) 64괘 중 31번째에 있는 유교기호로 하편의 첫 번째 괘이다. '함(咸)'은 일반적으로 '모두'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나, 고대에 '감(感)'과 통용된 문자로서 '주역'에서는 '감응(感應)'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함괘는 소녀(少女)인 태괘(兌卦)와 소남(少男)인 간괘(艮卦)로서 구성되어 있으며 6효가 모두 정응(正應) 관계로서, 젊은 남녀사이의 강렬한 교감(交感)을 상징한다. 대표적인 혼인괘(婚姻卦)이다.
또한 '설괘전(說卦傳)'에서 "산과 연못은 기(氣)를 통한다"고 말한 바와 같이 두 기운이 서로 감통하는 괘상을 보여준다.
함괘의 6효는 인체에서 상징을 취해 감응이 점차적으로 깊어지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초효는 엄지발가락, 2효는 장딴지, 3효는 넙적다리, 4효는 심장, 5효는 등, 상효는 뺨과 혀를 상징한다.
그런데 괘사에서 "함은 형통하다. 올바름을 지켜야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하다"고 하여 '형통하고 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올바름(貞)'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남녀는 서로 감응되기 쉽고, 또한 그래야만 '단전(彖傳)'에서 "천지가 감응함에 만물이 변화 생성된다"고 설명한 바와 같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가 있다.
이것이 '주역' 상편이 천지를 상징하는 건곤괘로 시작하는 것에 대응해 하편이 남녀관계를 상징하는 함항괘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녀는 부정한 관계로 발전할 위험성이 농후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효인 4효에서 "올바르면 길해서 후회함이 없어질 것이니, 부단하게 왕래하면 벗만이 너의 생각을 따를 것이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참고] 주역 / 주역하경
31. 함(咸)
[傳]
咸은 序卦에 有天地然後有萬物하고 有萬物然後有男女하고 有男女然後有夫婦하고 有夫婦然後有父子하고 有父子然後有君臣하고 有君臣然後有上下하고 有上下然後禮義有所錯라하니라
함괘(咸卦)는 '서괘전(序卦傳)'에 "천지(天地)가 있은 연후에 만물(萬物)이 있고 만물(萬物)이 있은 연후에 남녀(男女)가 있고 남녀(男女)가 있은 연후에 부부(夫婦)가 있고 부부(夫婦)가 있은 연후에 부자(父子)가 있고 부자(父子)가 있은 연후에 군신(君臣)이 있고 군신(君臣)이 있은 연후에 상하(上下)가 있고 상하(上下)가 있은 연후에 예의(禮義)를 둘 곳이 있다" 하였다.
天地는 萬物之本이요 夫婦는 人倫之始라. 所以上經은 首乾坤하고 下經은 首咸繼以恒也라
천지(天地)는 만물의 근본이요 부부(夫婦)는 인륜(人倫)의 시작이다. 이 때문에 상경(上經)은 건(乾), 곤괘(坤卦)를 머리에 놓았고, 하경(下經)은 함괘(咸卦)를 머리에 놓고 항괘(恒卦)를 뒤에 이은 것이다.
天地二物이라 故二卦分爲天地之道요 男女交合而成夫婦라 故咸與恒이 皆二體合爲夫婦之義라
하늘과 땅은 두 물건이므로 두 괘(卦)가 나뉘어 천(天)과 지(地)의 도(道)가 되었고, 남(男)과 여(女)가 교합하여 부(夫)와 부(婦)를 이루므로 함(咸)과 항(恒)이 모두 두 체(體)가 합하여 부(夫)와 부(婦)의 뜻이 된 것이다.
咸은 感也니 以說爲主하고 恒은 常也니 以正爲本이요 而說之道自有正也라
함(咸)은 감동함이니 기뻐함을 주장으로 삼고, 항(恒)은 항상함이니 바름을 근본으로 삼으며, 기뻐하는 도(道)는 스스로 바름이 있는 것이다.
正之道는 固有說焉이니 巽而動과 剛柔皆應은 說也라
바른 도(道)는 진실로 기뻐함이 있으니, 공손히 동(動)함과 강유(剛柔)가 모두 응함은 기뻐함이다.
咸之爲卦 兌上艮下하니 少女少男也니 男女相感之深이 莫如少者라 故二少爲咸也라
함괘(咸卦)는 태(兌)가 위에 있고 간(艮)이 아래에 있으니, 소녀(少女)와 소남(少男)이다. 남녀(男女)가 서로 감동함의 깊음은 어린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두 어린 것이 함(咸)이 된 것이다.
艮體篤實하고 止爲誠慤之義하니 男志篤實以下交하면 女心說而上應하니 男은 感之先也라 男先以誠感이면 則女說而應也라
간(艮)의 체(體)는 독실하고, 그침은 성각(誠慤; 정성스러움)의 뜻이 되니, 남자가 뜻이 독실하여 아래를 사귀면 여자가 마음에 기뻐하여 위로 응하니, 남자는 감동함의 먼저이다. 남자가 먼저 정성으로 감동시키면 여자가 기뻐하여 응하는 것이다.
咸은 亨하니 利貞하니 取女면 吉하리라
함(咸)은 형통하니 정(貞)함이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吉)하리라.
[傳]
咸은 感也니 不曰感者는 咸有皆義하여 男女交相感也일새라
함(咸)은 감동함이니, 감(感)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은 함(咸)에는 '모두'의 뜻이 있어 남녀(男女)가 서로 감동하기 때문이다.
物之相感이 莫如男女而少復甚焉이라
물건이 서로 감동함은 남녀(男女)만한 것이 없는데 어리면 더욱 심하다.
凡君臣上下以至萬物히 皆有相感之道하니 物之相感則有亨通之理라
무릇 군신(君臣)과 상하(上下)로부터 만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서로 감동하는 도(道)가 있으니, 물건이 서로 감동하면 형통할 이치가 있다.
君臣能相感則君臣之道通하고 上下能相感則上下之志通하며 以至父子, 夫婦, 親戚, 朋友에 皆情意相感則和順而亨通하니 事物皆然이라 故咸有亨之理也라
군(君)과 신(臣)이 서로 감동하면 군신(君臣)의 도(道)가 통하고, 상(上)과 하(下)가 서로 감동하면 상하(上下)의 뜻이 통하며, 부자(父子)와 부부(夫婦)와 친척(親戚)과 붕우(朋友)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의(情意)가 서로 감동하면 화순(和順)하여 형통하니, 사물이 모두 그러하다. 이 때문에 함(咸)에 형통할 이치가 있는 것이다.
利貞은 相感之道 利在於正也니 不以正則入於惡矣라
'이정(利貞)'은 서로 감동하는 도(道)는 이로움이 바름에 있으니, 바름으로써 하지 않으면 악(惡)으로 들어간다.
如夫婦之以淫 와 君臣之以媚說과 上下之以邪僻은 皆相感之不以正也라
부부간(夫婦間)에 음란함으로 좋아함과 군신간(君臣間)에 아첨하여 기뻐함과 상하간(上下間)에 사벽(邪僻)으로 대함은 모두 서로 감동하기를 바름으로써 하지 않는 것이다.
取女吉은 以卦才言也라
'취녀길(取女吉)'은 괘(卦)의 재질(才質)로써 말한 것이다.
卦有柔上剛下하여 二氣感應相與하여 止而說, 男下女之義하니 以此義取女면 則得正而吉也라
괘(卦)에 유(柔)가 위에 있고 강(剛)이 아래에 있어서 두 기운이 감응하여 서로 친해서 그치고 기뻐하며 남자가 여자에게 낮추는 뜻이 있으니, 이러한 뜻으로 여자를 취하면 바름을 얻어 길(吉)하다.
[本義]
咸은 交感也라 兌柔在上하고 艮剛在下하여 而交相感應하며 又艮止則感之專이요 兌說則應之至라
함(咸)은 서로 감동함이다. 태(兌)의 유(柔)는 위에 있고 간(艮)의 강(剛)은 아래에 있어 서로 감응하며, 또 간(艮)은 그치니 감동함이 전일하고 태(兌)는 기뻐하니 응함이 지극하다.
又艮以少男으로 下於兌之少女하니 男先於女는 得男女之正, 婚姻之時라 故其卦爲咸이라
또 간(艮)이 소남(少男)으로 태(兌)의 소녀(少女)에게 낮추니,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함은 남녀(男女)의 바름과 혼인(婚姻)의 때를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 괘(卦)가 함(咸)이 된 것이다.
其占이 亨而利貞하니 取女則吉이라 蓋感有必通之理나 然不以貞이면 則失其亨而所爲皆凶矣리라
그 점(占)은 형통하고 정(貞)함이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吉)하다. 감동함은 반드시 통하는 이치가 있으나 정도(貞道)로써 하지 않으면 형통함을 잃어 하는 바가 모두 흉할 것이다.
彖曰 咸은 感也니
'단전(彖傳)'에 말하였다. "함(咸)은 감동함이니,
[本義]
釋卦名義라
괘명(卦名)의 뜻을 해석하였다.
柔上而剛下하여 二氣感應以相與하여 止而說하고 男下女라 是以亨利貞取女吉也니라
유(柔)가 위에 있고 강(剛)이 아래에 있어서 두 기운이 감응(感應)하여 서로 친해서 그치고 기뻐하며 남자가 여자에게 낮춘다. 이 때문에 형통하니 정함이 이로우니, 여자를 취하면 길(吉)한 것이다.
[傳]
咸之義는 感也라 在卦則柔爻上而剛爻下하며 柔上變剛而成兌하고 剛下變柔而成艮하여 陰陽相交하니 爲男女交感之義요 又兌女在上하고 艮男居下하니 亦柔上剛下也라
함(咸)의 뜻은 감동함이다. 괘(卦)에 있어서는 유효(柔爻)가 올라가고 강효(剛爻)가 내려와 있으며, 유(柔)가 위로 올라가 강(剛)을 변하여 태(兌)를 이루고, 강(剛)이 아래로 내려와 유(柔)를 변하여 간(艮)을 이루어서 음(陰)과 양(陽)이 서로 사귀니 남(男)과 여(女)가 서로 감동하는 뜻이 되며, 또 태녀(兌女)가 위에 있고 간남(艮男)이 아래에 있으니, 또한 유(柔)가 위에 있고 강(剛)이 아래에 있는 것이다.
陰陽二氣相感相應而和合이면 是相與也라
음(陰)·양(陽)의 두 기운이 서로 감동하고 서로 응하여 화합하면 이는 서로 친한 것이다.
止而說은 止於說이니 爲堅慤之意라
'지이열(止而說)'은 기뻐함에 그침이니 견고하고 정성스러운 뜻이 된다.
艮止於下는 篤誠相下也요 兌說於上은 和說相應也요 以男下女는 和之至也라
간(艮)이 아래에서 그침은 독실한 정성으로 서로 낮춤이요, 태(兌)가 위에서 기뻐함은 화열(和說)함으로 서로 응함이요, 남자가 여자에게 낮춤은 화함이 지극한 것이다.
相感之道如此라 是以能亨通而得正하니 取女如是則吉也라 卦才如此요 大率感道利於正也라
서로 감동하는 도(道)가 이와 같기 때문에 능히 형통하여 정(正)을 얻은 것이니, 여자를 취할 때에 이와 같으면 길(吉)하다. 괘(卦)의 재질(才質)이 이와 같고, 대체로 감동하는 도(道)는 바름이 이로운 것이다.
[本義]
以卦體卦德卦象으로 釋卦辭라 或以卦變言柔上剛下之義曰 咸自旅來하여 柔上居六하고 剛下居五也라하니 亦通이라
괘체(卦體)와 괘덕(卦德)과 괘상(卦象)으로 괘사(卦辭)를 해석하였다. 혹은 괘변(卦變)으로 '유상강하(柔上剛下)'의 뜻을 말하기를 "함(咸)이 여(旅)[ ]로부터 와서 유(柔)가 올라가 육(六)에 거하고 강(剛)이 내려와 오(五)에 거했다" 하니, 또한 통한다.
天地感而萬物化生하고 聖人이 感人心而天下和平하나니 觀其所感而天地萬物之情을 可見矣리라
천지(天地)가 감동하면 만물이 화생(化生)하고 성인(聖人)이 인심을 감동시키면 천하(天下)가 화평(和平)하니, 감동하는 바를 보면 천지(天地) 만물(萬物)의 정(情)을 볼 수 있으리라.
[傳]
旣言男女相感之義하고 復推極感道하여 以盡天地之理, 聖人之用이라
이미 남녀(男女)가 서로 감동하는 뜻을 말하였고, 다시 감동하는 도(道)를 미루어 지극히 해서 천지(天地)의 이치와 성인(聖人)의 용(用)을 다한 것이다.
天地二氣 交感而化生萬物하고 聖人至誠以感億兆之心而天下和平하니 天下之心所以和平은 由聖人感之也라
천(天)과 지(地)의 두 기운이 서로 감동하여 만물을 화생(化生)하고 성인(聖人)이 지성(至誠)으로 억조의 마음을 감동시켜 천하(天下)가 화평하니, 천하(天下)의 마음이 화평한 까닭은 성인(聖人)이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觀天地交感化生萬物之理와 與聖人感人心致和平之道면 則天地萬物之情을 可見矣리라 感通之理는 知道者默而觀之可也니라
천지(天地)가 서로 감동하여 만물을 화생(化生)하는 이치와 성인(聖人)이 인심(人心)을 감동시켜 화평(和平)을 이루는 도(道)를 보면 천지(天地) 만물(萬物)의 정(情)을 볼 수 있다. 감통(感通)의 이치는 도(道)를 아는 자가 묵묵히 관찰하여야 한다.
[本義]
極言感通之理라
감통(感通)의 이치를 극언(極言)하였다.
象曰 山上有澤이 咸이니 君子以하여 虛受人하나니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산 위에 못이 있는 것이 함(咸)이니, 군자(君子)가 보고서 마음을 비워 남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傳]
澤性潤下하고 土性受潤하니 澤在山上而其漸潤通徹은 是二物之氣相感通也라
못의 성질은 적셔주고 내려가고 흙의 성질은 적셔줌을 받으니, 못이 산 위에 있어 적셔줌이 통철(通徹)함은 이는 두 물건의 기운이 서로 감통(感通)하는 것이다.
君子觀山澤通氣之象하여 而虛其中하여 以受於人하나니 夫人中虛則能受요 實則不能入矣라
군자(君子)가 산(山)과 못이 기운을 통하는 상(象)을 관찰하고서 마음을 비워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니, 사람이 마음을 비우면 받아들일 수 있고, 꽉차면 받아들이지 못한다.
虛中者는 无我也니 中无私主則无感不通이라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아집(我執)을 없애는 것이니, 마음에 사사로운 주장이 없으면 감동함에 통하지 않음이 없다.
以量而容之하고 擇合(一作交) 而受之는 非聖人有感必通之道也라
헤아려서 수용하고 합할 상대를 가려 받아들임은 성인(聖人)이 감동함에 반드시 통하는 도(道)가 아니다.
[本義]
山上有澤하니 以虛而通也라
산 위에 못이 있으니, 비워 통한다.
初六은 咸其拇라
초육(初六)은 감동함이 그 엄지발가락이다.
[傳]
初六이 在下卦之下하여 與四相感이나 以微處初하여 其感未深하니 豈能動於人이리오
초육(初六)이 하괘(下卦)의 아래에 있어 사(四)와 서로 감동하나 미천함으로 초효(初爻)에 처하여 그 감동함이 깊지 않으니, 어떻게 남을 감동시키겠는가?
故如人拇之動하여 未足以進也라 拇는 足大指라
그러므로 사람의 엄지발가락이 동하는 것과 같아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무(拇)는 발의 엄지발가락이다.
人之相感은 有淺深輕重之異하니 識其時勢면 則所處不失其宜矣리라
사람이 서로 감동함은 천심(淺深)과 경중(輕重)의 차이가 있으니, 때와 형세를 알면 처하는 바가 마땅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
[本義]
拇는 足大指也라
무(拇)는 발의 엄지발가락이다.
咸은 以人身取象하니 感於最下는 咸拇之象也라
함(咸)은 사람의 몸을 가지고 상(象)을 취했으니, 가장 아래에 감동함은 '함무(咸拇)'의 상(象)이다.
感之尙淺하여 欲進未能이라 故不言吉凶이라
감동함이 아직 얕아서 나아가려고 하나 능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길(吉)과 흉(凶)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此卦雖主於感이나 然六爻 皆宜靜而不宜動也라
이 괘(卦)는 비록 감동함을 주장하나 여섯 효(爻)가 모두 정(靜)함이 마땅하고 동(動)함은 마땅하지 않다.
象曰 咸其拇는 志在外也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감동함이 그 엄지발가락인 것은 뜻이 밖에 있는 것이다."
[傳]
初志之動은 感於四也라 故曰在外라 志雖動而感未深하니 如拇之動하여 未足以進也라
초(初)의 뜻이 동함은 사(四)에 감동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밖에 있다'고 한 것이다. 뜻이 비록 동하였으나 감동함이 깊지 않으니, 엄지발가락이 동하는 것과 같아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本義]
六二는 咸其면 凶하니 居하면 吉하리라
육이(六二)는 감동함이 그 장딴지이면 흉(凶)하니, 그대로 있으면 길(吉)하리라.
[傳]
二以陰在下하여 與五爲應이라 故設咸 之戒라는 足이니 行則先動이요 足乃擧之하니 非如 之自動也라
이(二)는 음(陰)이 아래에 있어 오(五)와 응(應)이 되므로 함비(咸 )의 경계를 한 것이다. 비(非)는 다리의 장딴지이니, 걸어가면 장딴지가 먼저 동하고 발이 그제서야 들리니, 비(非)가 스스로 동함과는 같지 않다.
二若不守道하여 待上之求하고 而如 之動이면 則躁妄自失이니 所以凶也요 安其居而不動하여 以待上之求면 則得進退之道而吉也라
이(二)가 만약 도(道)를 지켜 윗사람의 구함을 기다리지 않고 장딴지가 동하듯이 하면 조급하고 경망하여 스스로 잃으니 흉함이 될 것이요, 거처를 편안히 여기고 동하지 않아 윗사람의 구함을 기다리면 진퇴(進退)의 도(道)를 얻어 길(吉)하다.
二는 中正之人이로되 以其在咸而應五라 故爲此戒하고 復云居吉이라하니 若安其分하여 不自動則吉也라
이(二)는 중정(中正)한 사람이나 함(咸)에 있고 오(五)와 응(應)하기 때문에 이런 경계를 하였고, 다시 '그대로 있으면 길(吉)하다' 하였으니, 만일 분수를 편안히 여겨 스스로 동하지 않으면 길(吉)한 것이다.
[本義]
非는 足也라 欲行則先自動하니 躁妄而不能固守者也라 二當其處요 又以陰柔不能固守라 故取其象이라
비(非)는 발의 장딴지이다. 가고자 하면 먼저 스스로 동하니, 조급하고 경망하여 굳게 지키지 못하는 자이다. 이(二)는 제자리에 해당하고 또 음유(陰柔)여서 굳게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 상(象)을 취한 것이다.
然有中正之德하여 能居其所라 故其占이 動凶而靜吉也라
그러나 중정(中正)의 덕(德)이 있어 제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 점(占)이 동(動)하면 흉(凶)하고 정(靜)하면 길(吉)한 것이다.
象曰 雖凶居吉은 順하면 不害也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비록 흉(凶)하나 그대로 있으면 길(吉)한 것은 순리(順理)대로 하면 해롭지 않은 것이다."
[傳]
二居中得正하고 所應이 又中正이니 其才本善이로되 以其在咸之時하여 質柔而上應이라 故戒以先動求君則凶이요 居以自守則吉이라
이(二)는 중(中)에 거하고 정(正)을 얻었고 응(應)하는 바가 또 중정(中正)이니, 그 재질이 본래 선(善)하나 함(咸)의 때에 있어 질(質)이 유순하고 위로 응하기 때문에 먼저 동하여 군주를 구하면 흉(凶)하고 그대로 머물러 스스로 지키면 길(吉)하다고 경계한 것이다.
象復明之云 非戒之不得相感이요 唯順理則不害니 謂守道不先動也라
상전(象傳)에는 다시 밝히기를 '서로 감동시키지 못함을 경계한 것이 아니요 오직 순리(順理)대로 하면 해롭지 않다'고 하였으니, 도(道)를 지키고 먼저 동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九三은 咸其股라 執其隨니 往하면 吝하리라
구삼(九三)은 감동함이 그 다리이다. 잡아 지킴을 상대방을 따라서 하니, 그대로 나아가면 부끄러우리라.
[傳]
九三은 以陽居剛하니 有剛陽之才而爲主於內하고 居下之上하니 是宜自得於正道하여 以感於物이어늘 而乃應於上六하니 陽好上而說陰하고 上居感說之極이라 故三感而從之라
구삼(九三)은 양(陽)이 강(剛)에 거하였으니, 강양(剛陽)의 재질이 있으면서 안에 주장이 되고 하괘(下卦)의 위에 거하였으니, 이는 마땅히 스스로 정도(正道)에 맞게 하여 물건을 감동시켜야 할 것인데, 마침내 상육(上六)과 응하니, 양(陽)은 위를 좋아하고 음(陰)을 기뻐하며, 상(上)은 감동하고 기뻐함의 극(極)에 처했기 때문에 삼(三)이 감동하여 따르는 것이다.
股者는 在身之下, 足之上하여 不能自由하고 隨身而動者也라 故以爲象이라
고(股)는 몸의 아래, 발의 위에 있어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고 몸을 따라 동하는 것이므로 상(象)을 삼은 것이다.
言九三不能自主하여 隨物而動을 如股然하여 其所執守者隨於物也라
구삼(九三)이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여 물건을 따라 동하기를 다리와 같이 하여, 잡아 지키는 것을 상대방을 따름을 말한 것이다.
剛陽之才 感於所說而隨之하니 如此而往이면 可羞吝也라
강양(剛陽)의 재질로 기뻐하는 바에 감동되어 따르니, 이와 같이 하여 그대로 나아가면 부끄러운 것이다.
[本義]
股는 隨足而動하여 不能自專者也라 執者는 主當持守之意라
고(股)는 발을 따라 동하여 스스로 오로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집(執)은 주장하여 담당하고 잡아 지키는 뜻이다.
下二爻皆欲動者요 三亦不能自守而隨之하니 往則吝矣라 故其象占如此하니라
아래의 두 효(爻)가 모두 동하고자 하고 삼(三) 또한 스스로 지키지 못하여 따르니, 그대로 나아가면 부끄럽다. 그러므로 그 상(象)과 점(占)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咸其股는 亦不處也니 志在隨人하니 所執이 下也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감동함이 그 다리인 것은 또한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음이니, 뜻이 남을 따름에 있으니, 지키는 바가 매우 낮다."
[傳]
云亦者는 蓋象辭(一作體) 本不與易相比하고 自作一處라 故諸爻之象辭 意有相續者라
역(亦)이라고 말한 것은 상사(象辭)가 본래 역(易)의 경문(經文)과 서로 나란히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있었다. 그러므로 여러 효(爻)의 상사(象辭)가 뜻이 서로 이어짐이 있었던 것이다.
此言亦者는 承上爻(一有象字) 辭也니 上云咸其拇는 志在外也요 雖凶居吉은 順하면 不害也라하니라
여기에 역(亦)이라고 말한 것은 위의 효사(爻辭)를 이어받은 것이니, 위에 이르기를 "엄지발가락을 감동시킴은 뜻이 밖에 있음이요, 비록 흉(凶)하나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길(吉)함은 순리대로 하면 해롭지 않은 것이다" 하였다.
咸其股亦不處也는 前(一作下) 二陰爻 皆有感而動하니 三雖陽爻나 亦然이라 故云亦不處也라하니 不處는 謂動也라
함기고역불처야(咸其股亦不處也)는 앞에 두 음효(陰爻)가 모두 감동함이 있어 동하였는데, 삼(三)은 비록 양효(陽爻)이나 또한 그러하기 때문에 '또한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다'고 말한 것이니,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음은 동함을 이른다.
有剛陽之質而不能自主(一作立 一作處) 하여 志反在於隨人이면 是所操執者 卑下之甚也라
강양(剛陽)의 재질이 있으면서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여 뜻이 도리어 남을 따름에 있다면 이는 잡아 지키는 것이 심히 비하(卑下)한 것이다.
[本義]
言亦者는 因前二爻皆欲動而云也라
역(亦)이라고 말한 것은 앞의 두 효(爻)가 모두 동하고자 함을 인하여 말한 것이다.
二爻陰躁하니 其動也宜어니와 九三은 陽剛으로 居止之極하니 宜靜而動은 可吝之甚也라
두 효(爻)는 음(陰)으로 조급하니 동함이 마땅하나, 구삼(九三)은 양강(陽剛)으로 그침의 극(極)에 거하였으니 마땅히 정하여야 할 터인데 동함은 심히 부끄러울 만한 것이다.
九四는 貞이면 吉하여 悔亡하리니 憧憧往來면 朋從爾思리라
구사(九四)는 정(貞)하면 길(吉)하여 뉘우침이 없으리니, 왕래하기를 동동(憧憧)[자주 왕래함]히 하면 벗만이 네 생각을 따르리라.
[傳]
感者는 人之動也라 故皆就人身取象이라
감동은 사람이 동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 사람의 몸을 가지고 상(象)을 취하였다.
拇는 取在下而動之微요는 取先動이요 股는 取其隨라
엄지발가락은 아래에 있으면서 동함이 미미함을 취하였고, 장딴지는 먼저 동함을 취하였고, 다리는 따라서 움직임을 취한 것이다.
九四는 无所取하여 直言感之道하고 不言咸其心하니 感乃心也라
구사(九四)는 취한 것이 없어 다만 감동하는 도를 말하고 마음을 감동했다고 말하지 않았으니, 감동하는 것은 바로 마음이다.
四在中而居上하여 當心之位라 故爲感之主而言感之道하니 貞正則吉而悔亡이요 感不以正則有悔也라
사(四)가 중(中)에 있고 상(上)에 거하여 마음의 위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감동하는 주체가 되어서 감동하는 도(道)를 말하였으니, 정정(貞正)하면 길(吉)하여 뉘우침이 없을 것이요, 감동하기를 바름으로써 하지 않으면 뉘우침이 있는 것이다.
又四說體居陰而應初라 故戒於貞하니 感之道는 无所不通이로되 有所私係則害於感通하니 乃有悔也라
또 사(四)는 열(說)의 체(體)로 음(陰)에 거하고 초(初)와 응하기 때문에 정(貞)하라고 경계하였으니, 감동하는 도(道)는 통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사사로이 매임이 있으면 감통(感通)함에 해로우니, 이는 바로 뉘우침이 있는 것이다.
聖人感天下之心이 如寒暑雨暘하여 无不通, 无不應者는 亦貞而已矣니 貞者는 虛中无我之謂也라
성인(聖人)이 천하(天下)의 마음을 감동시킴은 추위와 더위, 비옴과 햇볕남과 같아서 통하지 않음이 없고 응하지 않음이 없는 것은 또한 정(貞)하기 때문일 뿐이니, 정(貞)은 마음을 비워 아집(我執)이 없음을 이른다.
憧憧往來朋從爾思는 夫貞一則所感无不通이요 若往來憧憧然하여 用其私心以感物이면 則思之所及者는 有能感而動이로되 所不及者는 不能感也니 是其朋類則從其思也라
동동왕래(憧憧往來) 붕종이사(朋從爾思)는 바르고 한결같으면 감동하는 바가 통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요, 만일 왕래하기를 동동(憧憧)히 하여 사심(私心)을 써서 남을 감동시키면 생각에 미치는 것은 감동시킬 수가 있으나 미치지 못하는 것은 감동시키지 못하니, 이는 붕류(朋類)만이 그 생각을 따르는 것이다.
以有係之私心으로 旣主於一隅一事면 豈能廓然无所不通乎아
매임이 있는 사심(私心)으로 이미 한 귀퉁이와 한 가지 일을 주장하면 어찌 확연(廓然)히 통하지 않는 바가 없겠는가?
繫辭曰 天下何思何慮리오 天下同歸而殊塗하며 一致而百慮하나니 天下何思何慮리오하니 夫子因咸하여 極論感通之道라
계사전(繫辭傳)에 이르기를 "천하(天下)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천하(天下)가 돌아감은 같으나 길은 다르며, 이치는 하나이나 생각은 백 가지이니, 천하(天下)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하였으니, 부자(夫子)가 함(咸)을 인하여 감통(感通)하는 도(道)를 지극히 논하신 것이다.
夫以思慮之私心으로 感物이면 所感狹矣라
사려(思慮)하는 사심(私心)으로 남을 감동시키면 감동시키는 바가 좁다.
天下之理一也니 塗雖殊而其歸則同이요 慮雖百而其致(一有極字 一作極致) 則一이니 雖物有萬殊하고 事有萬變이나 統之以一則无能違也라
천하(天下)의 이치는 하나이니, 길은 비록 다르나 돌아감은 같고 생각은 비록 백 가지이나 그 극치는 하나이니, 비록 물건이 만 가지 다름이 있고 일이 만 가지 변(變)이 있으나 하나로써 통일시키면 어길 수가 없는 것이다.
故貞其意則窮天下无不感通焉이라
그러므로 그 뜻을 바르게 하면 천하(天下)를 다하여 감통(感通)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故曰天下何思何慮리오하니 用其思慮之私心이면 豈能无所不感也리오
그러므로 계사전(繫辭傳)에 말하기를 '천하(天下)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라고 하였으니, 사려(思慮)하는 사심(私心)을 쓴다면 어찌 감동시키지 못하는 바가 없겠는가.
日往則月來하고 月往則日來하여 日月相推而明生焉하며 寒往則暑來하고 暑往則寒來하여 寒暑相推而歲成焉하며 往者는 屈也요 來者는 信(伸)也니 屈信相感而利生焉이라하니 此는 以往來屈信으로 明感應之理라 屈則有信하고 信則有屈은 所謂感應也라
계사전(繫辭傳)에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서로 미루어 밝음이 생기며,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서로 미루어 해가 이루어지며,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폄이니 굽힘과 폄이 서로 감동하여 이로움이 생긴다" 하였으니, 이는 왕(往)과 내(來)와 굴(屈)과 신(伸)으로 감응(感應)의 이치를 밝힌 것이다. 굽히면 폄이 있고 펴면 굽힘이 있음이 이른바 '감응'이란 것이다.
故日月相推而明生하고 寒暑相推而歲成하니 功用由是而成이라 故曰屈信相感而利生焉이라 하니라
그러므로 해와 달이 서로 미루어 밝음이 생기고, 추위와 더위가 서로 미루어 해가 이루어지니, 공용(功用)이 이 때문에 이루어지므로 '굽힘과 폄이 서로 감동하여 이로움이 생긴다'고 한 것이다.
感은 動也니 有感必有應이라 凡有動은 皆爲感이니 感則必有應이요 所應이 復爲感하고(一有所字) 感復有應하니 所以不已也라
감(感)은 동함이니, 감동함이 있으면 반드시 응함이 있다. 무릇 동함이 있는 것은 모두 감동함이 되니, 감동하면 반드시 응함이 있고, 응하는 바가 다시 감동함이 되며 감동하면 다시 응함이 있으니, 이 때문에 끝이 없는 것이다.
尺 之屈은 以求信也요 龍蛇之蟄은 以存身也요 精義入神은 以致用也요 利用安身은 以崇德也니 過此以往은 未之或知也라하니 前云屈信之理矣요 復取物以明之라
계사전(繫辭傳)에 "자벌레가 몸을 굽힘은 펴기를 구하기 위해서요, 용과 뱀이 칩거함은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요, 의(義)를 정밀히 하여 신묘(神妙)한 경지에 들어감은 씀을 지극히 하기 위해서요, 씀을 이롭게 하여 몸을 편안히 함은 덕을 높이기 위해서이니, 이것을 지난 이후는 혹 알지 못한다" 하였으니, 앞에서는 굴신(屈伸)의 이치를 말하였고 다시 물건을 취하여 밝힌 것이다.
尺 之行은 先屈而後信하나니 蓋不屈則无信이요 信而後有屈이니 觀尺 則知感應之理矣라
자벌레가 감은 먼저 굽힌 뒤에 펴니, 굽히지 않으면 펼 수가 없고 편 뒤에 굽힘이 있는 것이니, 자벌레를 보면 감응(感應)의 이치를 알 수 있다.
龍蛇之藏은 所以存息其身이니 而後能奮迅也요 不蟄則不能奮矣니 動息相感은 乃屈信也라
용과 뱀이 숨음은 그 몸을 보존하고 쉬기 위한 것이니, 그렇게 한 뒤에야 능히 뽐내고 빠르게 날 수 있으며 숨어 있지 않으면 뽐내지 못하니, 동(動)과 식(息; 정/靜)이 서로 감동함이 바로 굴신(屈伸)이다.
君子潛心精微之義하여 入於神妙는 所以致其用也니 潛心精微는 積也요 致用은 施也니 積與施는 乃屈信也라
군자(君子)가 정미(精微)한 의(義)에 마음을 잠겨 신묘한 경지에 들어감은 그 씀을 지극히 하기 위한 것이니, 마음을 정미(精微)한 데에 잠김은 쌓음이요 씀을 지극히 함은 베풂이니, 쌓음과 베풂이 바로 굴신(屈伸)이다.
利用安身以崇德也는 承上文致用而言이니 利其施用하고 安處其身은 所以崇大其德業也라
계사전(繫辭傳)에 "씀을 이롭게 하여 몸을 편안히 함은 덕을 높이기 위해서이다"라는 것은 상문(上文)의 씀을 지극히 함을 이어서 말한 것이니, 그 시용(施用)을 이롭게 하여 그 몸을 편안히 처함은 덕업(德業)을 높이고 크게 하기 위한 것이다.
所爲合理則事正而身安이니 聖人(一作賢) 能事 盡於此矣라 故云 過此以往은 未之或知也라하니라
하는 바가 도리에 합하면 일이 바루어져 몸이 편안하니, 성인(聖人)의 능사(能事)가 이에서 극진하다. 그러므로 '이것을 지난 이후(以後)는 혹 알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窮神知化는 德之盛也라 하니 旣云過此以往은 未之或知라하고 更以此語終之하여 云窮極至神之妙하여 知化育之道는 德之至盛也 无加於此矣라 하니라
계사전(繫辭傳)에 "신묘(神妙)한 이치를 궁구하여 조화를 앎은 덕(德)의 성대함이다" 하였으니, 이미 '이것을 지난 이후는 혹 알지 못한다' 하였고, 다시 이 말로써 뜻을 끝맺어 지극히 신통한 묘리(妙理)를 궁극(窮極)하여 화육(化育)의 도(道)를 앎은 덕(德)이 지극히 성대함이 이보다 더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本義]
九四居股之上, 之下하고 又當三陽之中하니 心之象이요 咸之主也라
구사(九四)는 다리의 위, 등살의 아래에 거하고 또 세 양(陽)의 가운데에 해당하니, 마음의 상(象)이요 감동하는 주체이다.
心之感物은 當正而固라야 乃得其理어늘 今九四乃以陽居陰하니 爲失其正而不能固라
마음이 물건에 감동함은 마땅히 바르고 굳어야 그 이치에 맞을 수 있는데, 이제 구사(九四)는 양(陽)으로서 음(陰)에 거하였으니, 그 바름을 잃어 견고하지 못함이 된다.
故因占設戒하여 以爲能正而固면 則吉而悔亡이요 若憧憧往來하여 不能正固而累於私感이면 則但其朋類從之요 不復能及遠矣라 하니라
그러므로 점(占)을 인하여 경계해서 '능히 바르고 굳으면 길(吉)하여 뉘우침이 없을 것이요, 만일 왕래(往來)하기를 동동(憧憧)히 하여 정고(正固)하지 못하고 사사로운 감동에 얽매이면 다만 그 붕류(朋類)만이 따를 것이요 다시는 멂에 미치지 못한다' 한 것이다.
象曰 貞吉悔亡은 未感害也요 憧憧往來는 未光大也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정길회망(貞吉悔亡)은 사사로운 감동에 해(害)를 당하지 않음이요, 동동왕래(憧憧往來)는 광대(光大)하지 못한 것이다."
[傳]
貞則吉而悔亡은 未爲私感所害也니 係私應則害於感矣라
정(貞)하면 길(吉)하여 뉘우침이 없음은 사사로운 감동에 害를 당하지 않는 것이니, 사사로운 응(應)에 얽매이면 감동에 해(害)가 된다.
憧憧往來는 以私心相感이니 感之道狹矣라 故云未光大也라
동동왕래(憧憧往來)는 사심(私心)으로 서로 감동함이니, 감동하는 도(道)가 좁기 때문에 광대(光大)하지 못하다고 한 것이다.
[本義]
感害는 言不正而感則有害也라
감해(感害)는 바르지 못하면서 감동하면 해(害)가 있음을 말한 것이다.
九五는 咸其이니 无悔리라
구오(九五)는 감동함이 그 등살이니, 뉘우침이 없으리라.
[傳]
九居尊位하니 當以至誠感天下어늘 而應二比上하니 若係二而說上이면 則偏私淺狹하여 非人君之道니 豈能感天下乎아
구(九)는 존위(尊位)에 거하였으니, 마땅히 지성으로 천하(天下)를 감동시켜야 할 터인데, 이(二)와 응(應)하고 상(上)과 가까이 있으니, 만일 이(二)에 매이고 상(上)을 좋아하면 편벽되고 얕고 좁아서 인군(人君)의 도리가 아니니, 어찌 천하(天下)를 감동시키겠는가.
脢는 背肉也니 與心相背而所不見也라
매(脢; 등심 매)는 등살이니, 심장과 서로 등져서 보이지 않는 곳이다.
言能背其私心하여 感非其所見而說者면 則得人君感天下之正而无悔也라
사심(私心)을 등져서 보고서 좋아하는 자가 아닌 사람을 감동시키면 인군(人君)이 천하(天下)를 감동시키는 바름을 얻어 뉘우침이 없을 것이다.
[本義]
脢는 背肉이니 在心上而相背하여 不能感物而无私係하니 九五適當其處라 故取其象而戒占者以能如是면 則雖不能感物이나 而亦可以无悔也라
매(脢)는 등살이니, 심장의 위에 있어 서로 등져서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여 사사로이 매임이 없으니, 구오(九五)가 마침 그 자리에 해당하므로 그 상(象)을 취하고, 점치는 자에게 이와 같이 하면 비록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나 또한 뉘우침이 없다고 경계한 것이다.
象曰 咸其 는 志末也일새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감동함이 그 등살인 것은 뜻이 낮기 때문이다."
[本義]
志末也라
뜻이 낮은 것이다.
[傳]
戒使背其心而咸 者는 爲其存心(一作志) 淺末하여 係二而說上하여 感於私欲也일새라
그 심장을 등져 등살을 감동시키라고 경계한 것은 마음을 둠이 얕고 낮아서 이(二)에 매이고 상(上)을 좋아하여 사욕에 감동하기 때문이다.
[本義]
志末은 謂不能感物이라
지말(志末)은 남을 감동시키지 못함을 이른다.
上六은 咸其輔頰舌이라
상육(上六)은 감동함이 광대뼈와 뺨과 혀이다.
[傳]
上은 陰柔而說體로 爲說之主하고 又居感之極하니 是其欲感物之極也라
상(上)은 음유(陰柔)이고 열체(說體)로 기뻐함의 주체(主體)가 되고 또 감동함의 극(極)에 처했으니, 이는 남을 감동시키고자 함이 지극한 것이다.
故不能以至誠感物而發見於口舌之間하니 小人女子之常態也라
그러므로 지성(至誠)으로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여 구설(口舌)의 사이에 나타난 것이니, 이는 소인(小人)과 여자(女子)의 떳떳한 태도이다.
豈能動於人乎아 不直云口而云輔頰舌은 亦猶今人謂口過曰脣吻, 曰頰舌也라 輔頰舌은 皆所用以言也라
구설(口舌)로 어찌 남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다만 구(口)라고 말하지 않고 보(輔), 협(頰), 설(舌)이라고 말한 것은 또한 지금 사람들이 구과(口過; 잘못된 말)를 '순문(脣吻)'이라 하고 '협설(頰舌)'이라 하는 것과 같다. 보(輔), 협(頰), 설(舌)은 모두 사용하여 말을 하는 것이다.
[本義]
輔頰舌은 皆所以言者而在身之上하니 上六이 以陰居說之終하고 處咸之極하여 感人以言而无其實이요 又兌爲口舌이라 故其象如此하니 凶咎可知라
보(輔), 협(頰), 설(舌)은 모두 말을 하는 것인데 몸의 위에 있으니, 상육(上六)은 음(陰)으로서 열(說)의 끝에 거하고 함(咸)의 극(極)에 처하여, 사람을 말로써 감동시켜 그 실상이 없는 것이요, 또 태(兌)는 입과 혀가 되기 때문에 그 상(象)이 이와 같으니, 흉구(凶咎)를 알 수 있다.
象曰 咸其輔頰舌은 (騰)口說也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감동함이 광대뼈와 뺨과 혀인 것은 입에 말로만 올리는 것이다."
[傳]
唯至誠이라야 爲能感人이어늘 乃以柔說로 騰揚於口舌言說하니 豈能感於人乎아
오직 지성이라야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데 유순함과 기뻐함으로 구설(口舌)과 언설(言說)에만 올리니, 어찌 남을 감동시키겠는가.
[本義]
䠮騰通用이라
등(䠮)과 등(騰)은 통용(通用)이다.
한서상추(寒暑相推)
차가운 기운과 더운 기운은 서로를 밀친다
동서의 철학자들은 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근원적인 재료나 원리에 대해 생각을 해왔다. 중국에서는 송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다양한 사상을 흡수통합하여 근원적인 재료는 기(氣)이고 근원적인 원리는 리(理)라고 정하고 그 둘의 기반 위에서 본격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존재와 윤리에 대해 논의하였다.
기(氣)라는 단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었고 또 만물의 근원적인 재료가 기(氣)라는 생각도 아주 오래된 것이다. '주역'에서는 그 기운에 대해 정미롭다고 하였다. 정미롭다는 것은 그만큼 보기도 느끼기도 힘들다는 의미이다.
정미로운 기운이 만들어낸 물건은 형상화되고 형체화되어 눈에 보이기도 하고 손에 잡히기도 하지만 정작 그 본체인 기(氣)는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우리가 체감하는 차원과 범위 내에서 자주 기(氣)타령을 한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체감하는 것이 기후(氣候)이다.
만물이 모두 기(氣)로 이루어져 있다는 전제에서 생각해볼 때 생물은 물론이고 무생물도 모두 기(氣)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재료도 마찬가지이다. 알고 보면 근원적으로는 모두 기이다. 그런데 기운은 서로 느끼고 호응하고 교통하며 어우러지는 특성이 있다.
이번에 광주에서 일어난 비참한 건축사고도 무생물 간 기(氣)의 어우러짐이라 할 수 있는 화학적 결합에 대해 주의하지 않은 탓도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대로 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는 적절한 기후와의 어우러짐이 절대적인데 이에 대한 챙김이 소홀했다고 평가한다.
차가운 기후가 예상보다 오래되면 더운 기운은 기를 못 펴고 물러나는 이치가 있으니 기는 눈에 안 보여도, 체감하는 기후라도 잘 챙겨서 생명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다.
▶️ 寒(찰 한)은 ❶회의문자로 집에서는 풀을 깔고 잘만큼이라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艸+艸(맹; 풀), 人(인)의 합자(合字), 춥고 밖에서는 얼음이라는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의 언다는 데서 춥다를 뜻한다. 집안에 풀을 깔고 사람이 누운 모양, 추위를 나타내며, 이수변(冫; 고드름, 얼음)部는 얼음으로 역시(亦是) 추위를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寒자는 ‘차다’나 ‘춥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寒자의 금문을 보면 宀자와 艹자, 人(사람 인)자, 冫(얼음 빙)자가 그려져 있었다. 특히 사람의 발이 크게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는 얼음이 있다. 발아래에 얼음을 그린 것은 집안이 매우 춥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불도 없이 풀(艹)을 깔고 있으니 추위를 견디기가 어려운 모습이다. 해서에서는 모습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寒자는 이렇게 변변한 이불도 없이 차가운 방 안에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차다’나 ‘춥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寒(한)은 ①차다, 춥다 ②떨다 ③오싹하다 ④어렵다 ⑤가난하다, 쓸쓸하다 ⑥식히다 ⑦얼다 ⑧불에 굽다, 삶다 ⑨중지하다, 그만두다 ⑩침묵하다, 울지 않다 ⑪천하다, 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가 낮다 ⑫추위 ⑬절기(節氣)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찰 냉(冷), 서늘할 량(凉), 찰 름(凜)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더울 서(暑), 따뜻할 난(暖)이 있다. 용례로는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가엾고 딱함을 한심(寒心), 춥고 차가움을 한랭(寒冷), 겨울철에 기온이 급작스레 내려가는 현상을 한파(寒波), 추위를 느끼는 병을 한질(寒疾), 가난하고 지체가 변변하지 못함을 한미(寒微), 추위와 더위 또는 겨울과 여름을 한서(寒暑), 추위로 말미암아 받은 손해를 한해(寒害), 겨울철의 찬 기운을 한기(寒氣), 살갗에 느끼는 차가운 감각을 한각(寒覺), 찬 기운과 서늘한 기운을 한량(寒凉), 가난하나 깨끗함을 한소(寒素), 몸에 열이 나면서 오슬오슬 춥고 괴로운 증세를 오한(惡寒), 몹시 심한 추위를 혹한(酷寒), 추위를 막음을 방한(防寒), 지독한 심한 추위를 극한(極寒), 몹시 혹독한 추위를 열한(烈寒), 추위를 피하여 따뜻한 곳으로 옮김을 피한(避寒), 찬바람을 쐬어 생기는 오한을 객한(客寒), 모진 추위나 추위의 괴로움을 고한(苦寒), 배고픔과 추위를 기한(飢寒), 추위를 견딤을 내한(耐寒), 친족이 없이 고독하고 가난함을 단한(單寒),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더운 것이 오면 찬 것이 감을 한래서왕(寒來暑往),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두한족열(頭寒足熱), 외로이 자는 방안의 쓸쓸한 등불이라는 뜻으로 외롭고 쓸쓸한 잠자리를 이르는 말을 고침한등(孤枕寒燈),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등에 쓰인다.
▶️ 暑(더울 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者(자, 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는 옛 음(音)이 닮았던 庶(서; 불타다)와 뜻이 통하여, 햇볕에 쬐어 무더운 일을 말한다. 나중에 熱(열)은 冷(냉)의 반대, 暑(서)는 차다의 寒(한)의 반대로 삼고, 또 熱(열)은 인공(人工)의 더위, 暑(서)는 외기(外氣)의 더위로 구별하여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暑자는 ‘더위’나 ‘덥다’, ‘여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暑자는 日(해 일)자와 者(놈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사탕수수액이 흐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日자를 더한 暑자는 무더위에 땀을 흘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暑자는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을 뜻하기 때문에 ‘덥다’나 ‘더위’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暑(서)는 ①(날씨가)덥다 ②더위 ③여름, 더운 계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따뜻할 온(溫), 따뜻할 난(暖), 불꽃 염(炎), 더울 난(煖), 더울 열(熱)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찰 냉/랭(冷)(랭), 서늘할 량/양(凉), 찰 한(寒) 서늘할 량/양(涼)이 있다. 용례로는 몹시 심한 더위를 서염(暑炎), 더위로 인한 괴로움을 서고(暑苦), 더운 기운 또는 더위에 걸린 병을 서기(暑氣), 무더운 날의 하늘을 서천(暑天), 더위를 먹음을 서상(暑傷), 혹독한 가뭄이 든 해를 서세(暑歲), 여름철의 몹시 심한 더위를 서위(暑威), 여름의 한창 더운 동안을 서중(暑中), 여름의 삶는 듯한 더위를 서열(暑熱), 매우 무더운 여름이나 더위가 혹심한 여름을 서하(暑夏), 무더운 여름날에 내리는 비를 서우(暑雨), 여름에 드는 감기를 서감(暑感), 음력 6월의 심한 더위를 이르는 말을 서욕(暑溽), 모기를 달리 이르는 말을 서문(暑蟁), 더위를 먹어서 설사가 나는 병을 서리(暑痢), 여름의 더위로 인하여 소화가 안 되어 하는 설사를 서설(暑泄), 선선한 곳으로 옮기어 더위를 피하는 일을 피서(避暑), 몹시 심한 더위를 혹서(酷暑), 지독한 더위를 극서(極暑), 몹시 혹독한 더위를 열서(烈暑), 혹독하게 사나운 더위를 폭서(暴暑), 추위와 더위를 이르는 말을 한서(寒暑), 더위를 가시게 함을 소서(消暑), 더위 먹음을 이르는 말을 복서(伏暑), 더운 쪽으로 향함이라는 뜻으로 차차 더워짐을 이르는 말을 향서(向暑), 더위를 이겨내기 위하여 피서하지 않고 더위를 견뎌냄을 투서(鬪暑), 몸을 시원하게 함이나 더위의 기운을 씻어 버림을 척서(滌暑), 몹시 찌는 듯한 더위를 심서(甚暑), 한창 심한 더위를 엄서(嚴暑), 더위를 견딤을 내서(耐暑), 한창 심한 더위를 맹서(猛暑), 초여름의 대단치 않은 더위를 박서(博暑), 초가을이 되어도 남아 있는 더위를 잔서(殘暑), 바람에 병들고 더위에 상함이라는 뜻으로 고생스러운 세상살이에 쪼들림을 이르는 말을 병풍상서(病風傷暑), 추위가 물러가고 무더위가 온다는 뜻으로 세월이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한왕서래(寒往暑來), 추위나 더위를 피하지 아니하고 무릅쓴다를 이르는 말을 불피한서(不避寒暑)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뛰어난 선비도 지나치게 가난하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서 활동할 길이 열리기 어렵다는 말을 상사실지빈(相事失之貧),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이르는 말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오직 생각하고 그리워함을 일컫는 말을 상사일념(相思一念), 서로 사랑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상애지도(相愛之道),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이 상생하는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상생지리(相生之理),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서로 욕하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상욕상투(相辱相鬪),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상호존중(相互尊重),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을 괄목상대(刮目相對),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일컫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으로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심심상인(心心相印), 부자나 형제 또는 같은 민족 간에 서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골육상잔(骨肉相殘),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생각이나 성질이나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등에 쓰인다.
▶️ 推(밀 추, 밀 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隹(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隹(추)는 본디 뜻은 새이었으나 여기에서는 椎(추; 나무방망이), 錐(추; 송곳) 따위와 공통되어 치는 듯한 거동(擧動)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推자는 '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推자는 手(손 수)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隹자는 꽁지가 짧은 새를 그린 것으로 '새'라는 뜻을 갖고 있다. 새는 앞으로만 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래서 推자는 앞으로만 나는 새의 특성과 手자를 결합해 '밀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이는 '앞으로 나아가다'라는 뜻의 進(나아갈 진)자도 마찬가지이다. '추진(推進)하다'라는 글자에 隹자가 사용된 것도 후퇴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새의 특성을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推(추, 퇴)는 손으로 밀다, 밀어 젖히다, 밀어 치우다, 밀어 나아감, 또 옮기다, 짐작하다 따위의 뜻으로 ①밀다 ②옮다, 변천(變遷)하다 ③천거하다(薦擧), 추천(推薦)하다 ④넓히다, 확충(擴充)하다 ⑤헤아리다, 추측(推測)하다 ⑥받들다, 공경(恭敬)하여 높이 받들다 ⑦꾸미지 아니하다 ⑧꾸짖다, 꼬집다, 따지다, 힐난(詰難)하다 ⑨성(盛)한 모양, 그리고 ⓐ밀다(퇴) ⓑ밀어젖히다(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끌 인(引), 당길 만(挽), 끌 만(輓)이다. 용례로는 높이 받들어 우러름을 추앙(推仰), 추측하여 판정함을 추정(推定), 사리를 미루어서 생각함을 추리(推理), 미루어 생각하여 헤아리거나 어림을 잡음을 추측(推測),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함을 추천(推薦), 밀고 나아감을 추진(推進), 짐작으로 미뤄서 셈침 또는 그 계산을 추산(推算), 일이나 형편이 차차 옮아 가거나 변해 감을 추이(推移), 어떤 사람을 높은 직위로 오르게 하여 받듦을 추대(推戴), 찾아내서 가져옴으로 은행이 소지인의 의뢰를 받아 수표 또는 어음을 지급인에게 제시하여 지급하게 하는 일을 추심(推尋), 추정하여 계산함을 추계(推計), 이치를 좇아 어떤 일을 미루어 생각하고 논급함을 추론(推論), 어떤 일을 추진하기 위하여 고무하고 격려함을 추동(推動), 앞으로 올 일을 미루어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추상(推想), 자기의 일에 관해 자기가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함을 추위(推委), 이치로 미루어 생각하여 끝까지 규명해 냄을 추구(推究), 찾아서 가져감을 추거(推去), 추측하여 생각함을 추고(推考), 받들어 높임을 추상(推尙), 미루어 짐작함을 유추(類推), 살피어 미룸을 고추(考推), 갇혀 있는 죄인을 신문함을 시추(時推), 죄인의 정강이를 때리며 캐어 묻는 일을 형추(刑推), 나쁘게 추측함 또는 못된 의심을 품고 짐작함을 사추(邪推), 혹독하게 닥달함을 박추(剝推), 여러 사람이 죄인을 함께 심문함을 동추(同推), 미느냐 두드리느냐는 뜻으로 시문의 자구를 여러 번 고침을 이르는 말을 퇴고(推敲), 자기 마음을 미루어 보아 남에게도 그렇게 대하거나 행동한다는 뜻으로 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그 뜻이 일맥상통함을 이르는 말을 추기급인(推己及人),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이 일로 미루어 다른 일을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추차가지(推此可知),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한다를 이르는 말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옷을 벗어주고 음식을 밀어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베푼다를 이르는 말을 해의추식(解衣推食), 윗자리에 있는 자는 아랫사람을 끌어올리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추대한다를 이르는 말을 상원하추(上援下推)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