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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한숨을 내쉬며 ‘애고 내 팔자야.’ 그러고 보니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계모라서 학대를 한다고 할 것이고. 시아버지나 시어머니는 몰라도 재덕이라도 보는 날이면 뭐라고 할 게 뻔 했다.
나와서 대문을 열어 보니 수동이는 보이지 않았다.
“수동아! 수동아!”
소리를 지르니 흙더미 뒤에서 불알을 움켜쥐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수동이가 기어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세숫대야에 물을 퍼 주며
“씻고 들어가 옷 입어.”
겨울이 다가오자 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당 장작 100개비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수동이가 재덕에게
“아버지 학교에서 장작 100개비 가지고 오시래요.”
“알았다.”
다음날부터 학부모 들이 장작을 한 지개씩 지고 와서 장작 창고에 부려 놓으면 아이들이 내다보며.
“안승지 아버지다.”
안승지는 비금리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아버지가 장작을 지고 와서 획 부리고 지개를 진 채로 교실 문을 열고 이홍규 선생에게 인사를 했다.
“승지 애비입니다.”
그렇게 하루에 두 세 명의 아버지들이 다녀갔다.
그러나 수동이도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방학이 되었다.
슬기가 천동이를 데리고 방꼴 친정을 다니러 왔다가 인사차 들렸다.
재근이 마침 재운의 집 근처에 살고 있어서 정순이가 수동이를 보내서 엄마 희상이를 보게 하자고 해서 슬기가 서울로 올라 갈 때 데리고 가게 되었다.
마석에서 기동차를 타고 천동이와 수동이는 창밖을 보며 재잘 거리며 성동역에 내려서 걸어서 안암동에 갔다.
재운과 재근은 안암동 산 동내에 판잣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수동이가 재운의 집에 온 날 저녁에 일을 마치고 돌아온 재운은 수동이가 귀엽고 애잔해 끌어안고 얼굴을 비볐다.
따가워 몸을 비틀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다음 날 연순은 수동이를 데리고 희상이 식모살이를 하고 있는 회현동으로 갔다.
수동이를 본 희상은 눈물이 확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수동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연순도 눈물을 훔쳤다.
조금 후 셋이 함께 나와 연순은 집으로 가고 시장에 들려 내복 한 벌 코르덴 옷을 한 벌을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옷을 벗기고 부엌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씻기며.
“이 녀석아 손 좀 잘 씻지 이게 뭐냐 다 터져 가지고. 정순이가 씻기지도 않던.”
연신 비누질을 해서 닦아내며
“그래 매는 안 맞았고.”
머뭇머뭇 하면서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 설움이 복받쳤다.
‘애고 어린 게 뭔 죄가 있다고 구박 덩어리로 자라야 하나. 두고 봐라 내가 고생을 하더라도 몇 년 만 모아서 수동이는 너의 년 놈에게 안 맡긴다.’
그렇게 마음을 다져 먹으니 속이 가라 않고 마음이 편해졌다.
저녁 준비를 하면서 고구마를 사다가 난로에 넣어서 구어 지기를 기다리는데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친 중학생 딸이 돌아오고 조금 후 아들이 돌아왔다.
“아줌마 아들 이예요.”
“응
“귀엽게 생겼네. 너 이름이 뭐니.”
“수동이요.”
군고구마를 까먹으면서
“학교에 다니니.”
“네.”
양배추를 넣은 국에 군 고등어구이 반찬으로 저녁을 먹고 나서 희상이가 라디오를 틀었다.
수동이가 신기해하자 장난기가 발동한 고등학생 아들이
“야 수동아 이속에는 조그만 사람들이 살아서 소리가 나는 거야.”
“그럼 뭘 먹고 살아”
“ 음, 음 그 안에는 먹을 거 입을 것 다 있어”
하면서 라디오를 꺼내서 안을 보여 주는데 정말 빨간 불이 서너 개 보였다.
그때는 트랜지스터라디오가 보급되기 전이여서 진공관이 들어 있어서 불이 보여서 그럴듯하게 보였다.
그리고 저녁 늦게 주인아줌마가 돌아오고 수동이를 인사를 시키고 몇 칠만 데리고 있게 해 달라고 했다.
희상의 사정을 잘 아는 주인아줌마는 승낙을 해 주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치우고 전등에 줄을 당겨서 오 촉으로 바꾸어 켜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랜만에 수동이를 품에 안고 잠자리에 든 희상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수동아.”
“응.”
“엄마 좋아.”
“응.”
“그럼 엄마 젖 만지면서 자.”
하면서 엄마를 그리워할 수동이에게 젖을 내어 주었으나 어색해 하며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잠이 들어 버렸다.
이튿날 희상은 집안일을 마치고 수동이를 데리고 극장 구경을 갔다.
극장에서 표를 사 가지고 수동이를 업고 줄을 서서 들어갔다.
시작 전 뉴스 영화에 할아버지가 나와서 여러 사람과 웃으며 악수도 하고 그런 장면이 지나고 영화가 시작 되었는데.
줄거리 신도리라는 마을에 사는 우직(愚直)하고 순박하기 이를 데 없는 봉수(김승호)는 송아지를 사다가 키워서 큰 소로 파는, 이를테면 수전노였다.
어느 날 봉수가 사기꾼·고리대금업자인 억조(최남현) 때문에 노름에서 재산을 다 날리고, 하나 남은 밑천인 송아지를 팔아서 서울로 올라간다.
싸구려 구제 물자라도 사다가 장사를 해 볼 속셈에서였다.
그러나 그것마저 모조리 사기 당해 버린 봉수는 마을에 다시 내려와 실의(失意)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것은, 억조가 그의 며느리 감인 옥경(최은희)에게 덤벼들다가 흘려버린 돈 5만원이었다.
당시 대통령인 이승만의 얼굴이 찍힌 돈을 신발로 밟는 장면의 클로즈업해 보여서 일종의 사회적 모순을 정치적 부조리(不條理)에까지 소급해 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고발정신의 소산이라고 보아도 좋은 문제작이었다.
결국 봉수와 억조 사이에 격투가 벌어지고, 억조는 제 칼에 찔려 죽고 만다. 하지만 이 일 때문에 영호와 옥경은 잡혀서 서울로 압송되고 봉수도 마찬가지 신세가 된다.
돈의 허망함을 뒤에 남기고서…….
이 영화에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보편화된 윤리와 금전 사상을 주제로 잡고 있다.
돈으로 인해서 빚어지는 서민 사회의 갈등을 비교적 사실적인 수법으로 묘사 했다.
그리고 오징어를 사다 구워 주고. 바람이 잔뜩 들어 있고 안에 팥 국물이 들어 있는 빵도 사주었는데, 금방 구어 내서 안에 팥 국물이 뜨거웠다.
사흘째 되던 날은 옆집에 놀러 갔는데, 인형이 있었는데 일으켜 세우면 눈을 뜨고 눕히면 눈을 감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두꺼운 종이를 오려서 전차표라고 하면서 전차표를 주고
“전차가 갑니다. 땡 땡 땡.”
하면서 아이들 하고 건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놀다가 다른 건물의 삼층을 올라가다 보니 문을 살짝 열려서 보니 음악 소리가 들리고 춤을 추고 있었다.
“이놈들.”
하면서 문을 닫았다.
다음날 아침 주인집 딸이
“아줌마 오늘은 학생복 칼라도 빨아서 대려 놓지 않고 운동화도 덜 말랐잖아요.”
주인 딸아이는 계속 투덜거리며 신경질 을 부렸다.
“칼라는 하루 더 써도 되고 운동화는 다 말랐네.”
“왜 제대로 해 놓지 않아요.”
그날 희상은 수동이를 데리고 안감내 시장에 들려 책가방을 사고 공책 20권 연필 한 타스 필통 등을 사서 재운의 집에 데려다 주면서 수동이에게 백 환짜리 이승만 대통령이 들어 있는 돈을 쥐어 주고 돌아갔다.
그리고 슬기 와 연순은 아래에 있는 교회를 다녀서 천동이와 함께 따라가서 놀았는데, 여자 아이들이
빨간 동그라미 아이가 전차에 깔려서 납작궁,
그의 어머니가 나와서 땅 바닥을 두드리며 울었대,
멍 멍 멍텅구리 왜 울어 사람도 안 가는데 왜 울어.
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슬기의 등에 업혀 왔던 천동이의 동생 근동이가 울면서 때를 쓰니 연순이
“근동아 울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하면 그쳤다.
“형님 이번에도 정순이가 딸을 낳았어요.”
“그래.”
“내가 갔을 때 수동이가 업고 있더라고요.”
“수동아 정순이가 잘 해주디.”
수동이가 이도 저도 아닌 난감한 표정을 짓자.
“아이고 형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를 마쇼.”
그리고 며칠 후 옥순이는 수동이를 물골안에 데려다 주었다.
그날을 앞에 있는 연못에서 얼음지치기를 하며 놀고 이튿날 옥순이는 서울로 올라갔다.
경동이는 사업이 힘든지 아니면 사업을 확장하려고 그러는지 방꼴 앞산에 있는 잣나무를 팔아서 잣나무가 베어져 나갔다.
그리고 방꼴집도 천동이 작은 외할아버지가 사서 이사를 하는 바람에 진호는 사랑채에서 살게 되었다.
현숙 아버지가 현숙이 새엄마를 맞아들여서 다시 물막골서 전에 살던 집으로 내려와 살게 되어서 복자내는 다시 꽃재로 이사를 갔다.
현숙이 새 엄마는 병숙이라는 일곱 살 먹은 딸과 진수 엄마라는 젖먹이가 딸린 여자도 같이 왔다.
영순이 아버지가 이장이 되어서 영순이내 집에는 행정 전화가 설치되었는데 면사무소가 있는 진접면 장현에서 수산리 아랫말 까지 삐삐선을 매어 놓고 삼팔 식 전화기라고 자석을 이용해 만든 발전기를 손으로 돌리면 전화를 대주는 군대식 전화기였는데 그 영순 오빠 영기는 사촌형 인 현기 그리고 친구 현용 하고 그걸 떼어 가지고 긴 장대 두 개에 전선을 묶고 하나는 끝에 철망이 있는 뜰채를 달고 하나는 쇠꼬챙이를 달아 가지고 개울에서 달달달 돌려서 고기를 감전을 시켜서 잡아먹었는데 메기에 기름종개 민물 장어에 겨울이라 잠자던 개구리까지 전기 찜질에 튀어나왔다.
그리고 만석의 집에는 사진사가 들어와 기거를 하게 되었는데, 이 사람은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서 다음에 갖다 주는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용단의 식구들과 정순이 정자 순자 사진까지 찍었는데 정자는 용단이 정순이 수를 놓을 때 쓰던 예뿐 색실을 넣고 귀밑머리를 따 주며.
“우리 강아지 머리 예쁘게 해주어야지, 그런데 이 예뿐 제비초리는 누굴 닮았나.”
“그러게 말에요. 엄마.”
“너 아니고 날 닮은 거야. 내가 제비초리가 있잖니.”
“어디 엄마. 어머, 엄마 닮았네.”
그리고 저녁에 정순의 성화에 재덕은 양복을 차려입고 용단의 집으로 가서, 재덕은 서고 정순은 정답게 앉은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병숙 엄마는 만석 이가 결혼할 때 입었던 신사복을 입고 위에는 머리를 올려서 모자를 쓰고 진수 엄마는 한복을 곱게 입고 만석이네 안방에 담요로 막을 처진 곳에 진수 엄마는 안고 병숙 엄마는 서서 포즈를 잡았다.
병숙 이가 같이 찍겠다고 해서 사진사 하고 병숙 엄마가 조금 떨어진 곳에 세우고
“병숙아 거기서 있어 거기 서 있으면 제일 잘 나와.”
“자 찍어요. 눈감지 말고 하나, 둘, 셋.”
‘펑’ 마그네슘 화약이 터지고 물끄러미 구경만 하고 있던 수동이가 인식되자 정순이
“수동이도 독사진 한 장 찍어 줘요.”
“필름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하면서 사진사가 머리를 극적이더니
“아 하나 남아 있는데 잘 나올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해서 수동이도 부러워하던 사진을 찍게 되었다.
“자 수동아 눈감지 말고 여기 보고 있어.”
수동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사진기 렌즈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하나 둘 셋.”
펑’ 마그네슘 화약이 터지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사는 윗방으로 가고 만식도 따라 들어가서 담요를 두르고 불을 끄고 현상을 하고 인화를 했는데, 다른 사람들 사진은 다 잘 나왔다.
그런데 수동이 사진은 광선이 들어갔다고 하면서 한 장을 인화 했는데 얼굴 한쪽 부분이 하얗게 되어 나왔다.
그리고 몇 칠 후 사진틀에는 재덕과 정순 사진 그리고 정자와 순자의 사진 정순의 독사진 군에서 제대하기 전에 찍은 재덕의 사진 영동이의 사진이 사진틀을 장식하고 나서 순자의 커다란 사진 앞에 광선이 들어간 수동이의 반명함판 사진은 사진틀 밖에 여벌로 꽂혀졌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동이는 정순 이가 따로 보관하고 있던 재덕과 정순이 정답게 찍은 반명함판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보라는 아이는 보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 개울에서 썰매를 타는 창복 이와 순복 이에게
“애들아 재미있는 거 볼래, 이거 울 엄마 하고 울 아버지 사진이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이제 한번 보여 줬으니까 나 썰매 한 번만 타자.”
“그래 한번만 타.”
순복 이는 막내 삼촌 수철 이가 만들어 준 썰매를 한 번 타 보게 했다.
처음 타보는 것이라 무릎을 꿇고 앉아서 탔다.
그렇게 이틀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니 사진이 꾸겨졌고, 사진이 없어진 게 수동이 짓이라는 것을 안 정순이 수동이를 찾았으나 보라는 애는 보지 않고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화를 꾹꾹 참으며 저녁 준비를 하면서 순례가 건넌방 아궁이에서 소죽을 쑤고 있는 데서 불을 붙여다 밥솥에 피워 넣고 나무를 꺾어서 불을 때면서 화를 삭이려 해도 가라앉지 않았다.
나뭇가지를 원만큼 꺾어 넣고 대문 밖에 나와서 보니 정순이가 예상한 대로수동이는 아래 연못에서 얼음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수동아 너 빨리 들어오지 못해.”
수동이는 정순이의 화가 나서 부르는 소리에 얼른 들어와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따라들어 갔다.
그리고 아궁이 앞에서 부지깽이로 나뭇가지를 끌어넣으며 앉아 있는 정순이 앞에 섰다.
“너 이리 와 봐.”
정순이 수동이의 주머니를 뒤지자 주머니에서는 소중하게 넣고 다녔다고는 하나 귀퉁이가 꾸겨진 사진이 나왔다.
“너 누가 엄마 사진 가지고 다니래.”
꾸겨진 사진을 보자 화가 난 정순은 들고 있던 부지깽이로 쇄골(빗장뼈)부분을 때렸다.
수동이는 맞는 순간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부엌 바닥을 때굴때굴 굴렀다.
첫댓글 아이고 불상해라 수동이 쇄골뼈 괜찮은지 모르겠네
거기 엄청 아프거든요.
구를 만도 하지요
거기 맞아 보셨나요?
안 맞아 본사람은 말도 하지 마세요
오늘도 좋은 글 남겨 주셔서 감사 함니다.
70분이나 넘게 다녀가서 아 엄청 설레내요 .
모든게 박 집사 님 같이 꾸준이 보아 주는 분의 덕분이라고 생각 해서 더 좋은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