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에 누룽지 딸딸긁어서 형님한그릇 잡숫고
어떤 총각둘이서 친하게 지냈는데
한 친구가 어쩐일인지 늘 다죽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나 기운없어 죽겠다,''
젊은녀석이 만나기만 하면 그런소리나 해대고,
안됐다, 왜그래?
너도 내입장이 되어봐라,
너야 부모님 밑에서 잘 먹고 지내지만 나야 어디
그러냐?
부모님 다돌아가시고
형수 밑에서 얻어 먹는데
형수가 굶기기라도 해?
굶기기야 하겠냐? 밥을 준다는게 맨날 누른밥이야,
이제 누룽지만 봐도 신물이 난다
그말을 들은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좋은꾀를 하나
궁리 해냈다,
너 걱정 하지마라 좋은수가 있다
어떻게 하는데?
아무생각 말고 내일 아침에 내가 갈테니까
미리 변소에가서 쪼그리고 앉아 있기나 해라
그리고 내가 묻는 말에 시키는대로
대답이나 하면되
친구는 어떻게 어떻게 하라고 이른후
돌아갔다,
다음날 그친구가 찾아왔다,
아주머니,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친구는 어디 갔습니까?
도련님은 변소에 가셨는데 좀 기다리시죠
아닙니다, 제가 볼일이 좀급해서요,
거기가서 얘기 하면 되겠네요
친구는 변소 앞에서 큰소리로 얘기했다
야, 너 물건한번 되게 크다
요즘 무얼 먹는데 그래
맨날 누룽지 먹지 뭐
야 , 누룽지 한해 먹고
이렇게 커졌으니 한해만 더 먹으면 방망이만 하겠다
형수는 부엌에서 밥하다 말고 이소리를 다들었다
그리고 그후부터는 시동생 에게 다시는
누룽지를 주지 않았다,
그 좋은 누룽지는 매일 매일 형님 차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