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民의 탄생
김종영/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황우석을 스타로 키운건 과학기술 중심사회의 구축을 슬로건으로 내건 노무현정부
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황우석과 긴밀한 관계를 가졌다.
노무현은 2003년 12월 10일 황우석의 실험실을 방문하여 직접 실험과정을 본 후
"이건 기술이 아니라 마술이라 느꼈다"며 감동에 몸이 떨릴 만큼 감전됐다"고
극찬했다.
기업은 황우석 동맹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했다. 삼성은 30억을 지원했고 SK는
공동연구협약의 명목으로 30억과 추가10억원을 전달했다.
포스코는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로 임용하는 조건으로 5년간 매년 3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 중앙회는 2005년 황우석에게 10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개인적으로 수억원을 후원했고 황우석 사태가 낱낱히 밝혀진
뒤에도 그가 절대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고 다만 성격이 급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독특한 견해를 밝혔다.
이렇게 강력한 황우석 지배지식동맹은 어떻게 무너지게 되었는가?
과학 내부와 외부를 철저하게 지배한 철옹성"이 "미약한 시민지식동맹에 의해 어떻게
붕괴되었는지는 역사적 아이러니인 동시에 의문이다.
한국 최고의 과학자에서 단군 이래 최고의 사기꾼으로 전락하게 되는 과정. 곧 황우석
신화의 추락을 가져온 시민지식동맹의 형성을 살펴보자.
이 책을 쓰기 위해 K와 B의 인터뷰 녹취록을 읽다가 너무 웃겨 소파에서 떨어졌다
두사람은 부부로서 황우석 실험실에서 같이 일했다.이들의 생생한 설명은 언론에
비친 황우석 연구팀과 너무나 달라 충격적이었다,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의대출신 K는 줄기세포와 복제에 관심이 많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수의대 황우석
교수 실험실에서 들어갔다. 그곳에서 복제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영롱이와 진이에 대해
출판된 논문을 찿아보았으나 기록이 전혀 없었다.
논문을 찿다찿다 없어서 내가 선배들에게 보고를 했어요.근데 선배들이 "없다"
그러는 거예요"
이하............
반황우석 시민지식동맹은 제보자. 시민과학센터 <PD수첩> 그리고 인터넷공간에서
활동한 익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다
제보자는 황우석 실험실의 상황을 가장 잘 알뿐더러 인간배아 복제 줄기세포에 대한
전문지식을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민지식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는 2004년 출판된 <사이언스>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 했다
그는 2004년에 이미 시민과학센터에 황우석의 연구 부정행위를 제보했다.
시민과학센터는 대항 전문가와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전문가중심의 시민운동단체이다
제보자는 논문 조작보다는 난자 수집 과정의 불법성과 실험결과의 과장이 주를 이루었다
제보를 받은 시민과학센터관계자는 이미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황우석을 난자 수집과
윤리문제로 공격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직시하고 나중을 기약하고 그를 돌려 보냈다.
2005년 황우석팀의 두번째 <사이언스>논문이 발표되자 제보자 K는 다시 시민과학센터
로 연락을 했다.그는 이미 <PD수첩>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황우석사태가 <PD수첩>과 황우석의 대결로 전면적으로 펼쳐지자 시민과학센터는
반황우석 시민지식동맹을 형성한다.
제보자는 2004년에는 <사이언스>논문에 참여했지만 2005년<사이언스>논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2004년 줄기세포를 완성한 다음 실험실을 나왔다.
그는 2005년 11개의 줄기세포가 확립된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첫째 자신이 수개월
간 일한 결과 겨우 하나의 줄기세포를 확립했는데 1년여만에 11개를 확립했다는 것은
직접 실험을 한 전문가의 입장에선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더구나 주요구성원인 제보자가 K와 B가 실험실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연구원들이 11개를 만들었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막강한 황우석 동맹을 상대로 맞서고 있는 <PD수첩>을 도와주려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었다.
과학자 사회의 책임방기는 제보자와 <PD수첩>을 고립무원으로 만들었다. PD수첩 관계자
들 모두가 인문계 출신이라 자연과학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
수세에 몰린 <PD수첩>은 줄기세포조작여부를 12월 1일 공포했으나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PD수첩>은 과학적 전문성이 없다고 맹비난 하면서 전 국민적 공분은 극에 달하고
12월 7일 <PD>수첩은 폐지된다.
시민지식동맹이 완전히 붕괴에 직면했을 때 이를 구한 이들은 "브릭"에서 활동중인
젊은 과학자들이었다. 이들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조작을 인터넷에 여러 차례 올려
여론의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황우석 지식동맹이 승리를 눈앞에 두었을 때 조작의 증거를 만천하에 공개함으로써
황우석 동맹 내부의 붕괴를 재촉했다.
결국 황우석 동맹의 주요 축이었던 미즈메디의 노성일 이사장이 황우석과의 만남직후
"줄기세포는 없다"고 공표함으로써 전세는 역전되고 <PD>수첩은 부활한다.
김종영/知民의 탄생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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