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fmkorea.com/6657669827
"이것은 너무 인간적인 작품이라 그 노골적인 표현만 좀 더 감추었다면 불후의 명작이 되었을 것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돈키호테>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이 작품을 읽고 남긴 코멘트다.
비록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출판된 이후에는 스페인의 간판 문학 타이틀과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져가 버렸지만,
여전히 이 작품은 스페인 문학사를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돈키호테>가 나오기 전에 스페인 최고의 문학작품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이야기가 얽혀있는지 알아보자.
이 작품은 사실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아직까지 제기되는 작품이다.
1499년, 스페인 부르고스에서 <칼리스토와 멜리베아 희극>이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이 처음 발간되었다.
작가의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이 작품은 '대화체 소설' 또는 '읽어주는 극'의 형태로 총 16막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1500년과 1501년에 거의 같은 내용의 다른 판본들이
각각 톨레도와 세비야에서 출판되었다. (중세 스페인 인기 작품들은 비슷한 내용의 짭이 많긴 했다)
초판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이번에는 작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는 점이다!
작가는 서언에 자신을 살라망카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페르난도 데 로하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기존에 1막으로 되어 있는 원고를 우연하게 발견했고,
자신이 15막을 더해 16막으로 작품을 완성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가는 1막을 쓴 사람이 후안 데 메나(스페인의 시인)이거나
로드리고 코타(스페인의 이류 작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렇게 페르난도 데 로하스가 이 작품의 저자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1502년에 살라망카, 세비야, 그리고 톨레도에서 새로운 판본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칼리스토와 멜리베아의 희비극>이라는 다른 이름과 21막의 분량으로 말이다!
새로운 5막의 내용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 작품의 작가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은 재점화가 되었다.
현대 비평가들도 이 작품의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그중에서 페르난도 데 로하스가 작품 전체를 모두 썼을 것이라는 의견만 소개하겠다.
5막이 추가된 새로운 판본은 작품 전반적으로 가벼운 수정과 생략이 함께 이루어진 것으로 봤을 때
로하스가 작품을 낸 이후에 내용을 수정한 개정판 느낌으로 보고 있다.
또한 로하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스페인에는 이단 심문소가 있었는데,
1장이 반종교적인 분위기가 강해서 종교재판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이미 죽은 작가들을 1장의 유력한 저자로 세웠다는 가설도 있다.
물론 저자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문예 부흥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작품이며,
당시의 종교적인 분위기에 반하는 굉장히 인간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고전 작품이다.
이 작품은 1519년에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제목으로 바뀌었는데,
바로 작품 속의 등장하는 뚜쟁이 노파의 이름에서 따왔다.
바로 <라 셀레스티나>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셀레스티나(celestina)는 현대 스페인어 사전에 뚜쟁이라는 의미로 실려 있다)
첫댓글 라 셀레스티나 재밌게 읽었는데! 지금 읽어도 파격적인데 그땐 어땠을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