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fmkorea.com/6721991731
<안녕, 헤이즐>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한 소설 원작 영화의
원제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로 완전히 다르다.
아마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제목의 의미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제목은 어디에서 왔고, 무슨 뜻일까?
사실 "The Fault in Our Stars"라는 말 자체는 그 유명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유래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로마사를 좋아하는 분들이 이렇게 오해할 수도 있다.
'진짜 이 말을 카이사르가 했다고? 그럴 리가 없을텐데?'
로마사 덕후라면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게 맞다.
줄리우스 시저에서 유래된 건 맞지만,
카이사르가 직접한 말도 아닌데다가 기록상에도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쯤되면 내 말이 혼란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대놓고 포도를 팔겠다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말하고 있는 건 로마사가 아니라 문학이기 때문이다.
"The fault in our stars"라는 말은
셰익스피어가 카이사르의 최후를 그린 것으로
유명한 연극 "<줄리우스 시저>"의 제 1막 2장에서
카시우스가 브루투스에게 건넨 대사 중 일부에서 등장했다.
대사는 아래와 같다.
"Men at some time are masters of their fates:
The fault, dear Brutus, is not in our stars,
But in ourselves, that we are underlings."
"인간은 때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도 있소.
브루투스여, 우리가 (시저보다) 열등한 것은
우리 별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소."
이 대사는 카시우스가 브루투스에게 자신들이 시저보다
지위가 낮은 것이 운명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시저보다 우월해질 수 있음을 암시하며
브루투스에게 은근하게 쿠테타를 일으키자고 꼬시는 대사다.
여기에서 우리가 원래 궁금해 했던 점을 다시 집중해보자.
별의 잘못이 어째서 "운명으로 정해진 것"을 뜻하고 있을까?
우리가 가끔 "오늘의 운세"나 "타로 점" 같은 걸 보는 것은 재미에 가깝지만
과거의 인류는 자신의 운명을 점치는 것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별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점치는 것이었다.
따라서 "잘못은 우리의 별에 있다"라는 말은 인생에서 인간의 선택과 무관하게
인간이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즉, 하늘이 정해 놓은 운명을 탓하는 말이다.
이렇게 뜻을 알고 나면 존 그린이 왜 자신의 소설의 제목을 그렇게 정했는지 분명해진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헤이즐은 17세인데도 불구하고 말기 갑상선 암에 걸렸으며,
또 다른 주인공인 거스도 골육종에 걸려 한 쪽 다리를 절단했다.
이들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이런 병에 걸린 게 아니기 때문
빌어먹을 운명에 의해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말로 별(=운명)을 탓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운명만을 탓하며 인생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자기 선택을 통해 비극적인 운명을 바꿔나가려고 노력하고,
사람을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한다.
이처럼 제목의 뜻도 알게 되었으니 감동적인 청춘 러브스토리를 담은
<잘못은 우리의 별에 있어>를 읽어보거나 영화를 한번 보는 건 어떨까?
흥미롭게 읽으셨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작가 존 그린에 관한 글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4772747?searchView=Y
첫댓글 와 재밋닼ㅋㅋㅋ
저 연극대사 넘 좋다 약간 이방원 재질인데
오 좋아하는 작품인데 첨 알았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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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19일(월) 17시 - 인기글 56위 🎉
개봉직전에 책읽고 넘 좋아서 바로 영화관가서 봤는데 둘다 좋았어! 사실 책이 좀더좋았지만 영화에 애드시런이 부른 ost곡이 너무 레전드라 감동이 배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