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대부분 “대박”을 먼저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좀 더 아시는 분들은 “기회가 많다”는 걸 강조합니다.
즉 ‘시장의 크기’를 언급하는 거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주가지수옵션 시장은 단연 ‘세계최고’입니다.
거래량과 변동성, 둘 다 엄청나지요.
그래서 ‘대박’이 가능한 건지도 모릅니다.
이따금 심심치 않게 10배니 100배니 하는 풍문이 들려옵니다.
그럼 ‘옵션 대박’은 가능할까요?
몇 년 전의 일입니다.
파생상품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소위 ‘잘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저도 이따금 강연에 초청되곤 한답니다. ^^) 어떤 분이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매달 옵션을 사는데 1년에 2번 정도는 시장이 한 쪽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10배 정도 수익이 나더군요. 계속해서 이런 매매를 해도 괜찮은가요?”
듣다 보니 질문을 가장한 ‘자랑’이더군요.
그 때는 시간이 촉박해서 제 생각을 상세히 말씀 드리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답변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옵션 대박’의 함정
잠깐 주가지수옵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옵션은 콜옵션과 풋옵션으로 나뉩니다.
두 가지 다 사도 되고, 팔아도 되지요.
콜옵션은 지수가 상승하면 올라가고, 하락하면 내려갑니다.
반대로 풋옵션은 지수가 하락하면 올라가고, 상승하면 내려갑니다.
게다가 옵션은 만기가 매달 있습니다.
즉 1년에 12번의 만기가 도래합니다.
그리고 그 만기는 매월 두 번째 주 목요일입니다.
1월물부터 12월물까지 있는 거지요.
(이외에도 만기 지수에 따라 많이 나뉘고 더 복잡합니다만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옵션 대박’의 가능성을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달 100만원씩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1년에 2번 혹은 3번 10배를 번다고 하겠습니다.
그럼 수익은 이렇습니다.
투자금액 : 100만원*12 = 1,200만원
이익금액 : 100만원*10 *2(혹은 3) = 2,000만원(혹은 3,000만원)
아니 이럴 수가?
두 번이면 800만원, 세 번이면 1,800만원을 버는 겁니다.
수익률이 66% 혹은 150%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고수익투자를 왜 지금까지 안하고 있었을까요?
뭔가 함정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1년에 2번 정도 시장이 한 쪽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했지만, 그게 상승이 될지 하락이 될지는 모릅니다.
그렇다면 콜옵션만, 혹은 풋옵션만 사면 되는 게 아니라 둘을 모두 사야 합니다.
따라서 100만원을 투자한다면, 콜옵션 50만원, 풋옵션 50만원 이렇게 투자해야 되지요.
그렇다면 수익금액은 좀 달라지겠지요.
다시 따져보면 이익금액은 50만원*10* 2(혹은 3) = 1,000만원(혹은 1,500만원)이 됩니다.
속상하지요. 두 번 10배가 나면 200만원 손실이고요. 세 번 10배가 난다면 300만원 이익입니다.
그래도 세 번 10배가 나면 수익률은 25% 정도 됩니다.
그거라도 어딥니까?
하지만 실제로 거래를 하다 보면 수수료가 수익률을 갉아 먹게 됩니다.
24번 사야 되는데 매번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물론 24번 팔 때도 수수료를 내야하지요. 실제로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 년에 세 번 10배가 난다고 해도 별로 남는 게 없는 투자를 해야 할까요?
이 때문에 옵션시장은 매수자의 시장이 아니라 매도자의 시장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개인이 매도하기는 쉽지 않지요.
증거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액투자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건 옵션매매 자체를 안 하는 겁니다.
옵션매매 꼭 해야 한다면….
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이론대로만 되던가요?
이미 발을 담가서 지금 하고 있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기어이 하고야 말겠다는 분들에게는 이런 방법이 어떨까 싶습니다.
파생상품매매가 힘든 건 방향성뿐만 아니라 변동성까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식매매에는 만기가 없지만, 선물은 3개월이면 만기가 되고, 옵션은 더 짧아서 1개월이면 만기가 찾아옵니다.
그럼 이 1개월을 좀 더 세분해 볼까요?
작년 한해 중 가장 긴 옵션은 8월물이었습니다. 거래일수로 25일이었죠.
가장 짧은 건 10월물로 17일이었습니다.
이번 2009년 1월물도 짧습니다. 17일이지요.
길고 짧은 걸 평균해서 보면 일반적으로 옵션의 거래일수는 20일 정도 됩니다.
초반 5일, 중간 10일, 마지막 5일인 셈인데, 편의상 초반 5일을 ‘태동기’라고 하고, 중간 10일을 ‘성장기’, 마지막 5일을 ‘쇠퇴기’라고 부르도록 하지요.
‘태동기’는 이제 막 거래가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거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최근 월물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거래량이 실리면서 거래가 되지요.
이 때는 옵션가격이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방향성과 관계없이 움직이기도 하고, 기초자산의 변동성보다 변동성이 더 낮습니다. (즉, 주식이 오르는데 콜옵션이 떨어지는 등 주식 상승비율에 비해 옵션 상승비율이 더 떨어집니다)
게다가 옵션을 이용하여 상품을 만들거나 전략매매를 하는 기관들에 의해서 가격이 임의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큰 물고기들이 작은 물에서 헤엄치는 형국이지요.
이때는 매매를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성장기’에는 매매를 활발히 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 시기입니다.
방향성을 보고 콜이나 풋옵션 하나를 매수하는 것도 좋고, 변동성을 보고 콜, 풋 모두를 매수하는 것도 좋습니다.
포지션을 당일 정리하지 않고 가지고 갈 수도 있지요.
어차피 옵션매수는 손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금액을 가지고 가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성장기중에서도 첫 5일과 두 번째 5일이 약간 다릅니다.
보통 매수를 해서 수익을 내는 매매와 반대로 매도를 해서 수익을 내는 매매는 만기 2주전부터 매매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요.
따라서 두 번째 5일의 변동성이 줄어듭니다.
첫 번째 5일보다 두 번째 5일에 매매할 때는 목표수익을 낮게 잡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시간입니다.
실제로 매매를 해보면 오전에 주가지수가 고점일 때 콜옵션 가격과 오후에 주가지수가 같은 가격일 때 콜옵션 가격이 틀린 경우가 많지요.
이건 당일 옵션매도로 수익을 내려고 하는 매매 때문에 그렇습니다.
따라서 오후에는 오전보다 목표수익을 낮게 잡는 것이 좋지요.
마지막 ‘쇠퇴기’는 수익이 가장 많이 날 수 있는 시기입니다.
하루에도 2배 혹은 3배의 수익이 가능하지요.
하지만 뒤집어 보면 하루에도 자산이 1/2 혹은 1/3이 될 수도 있는 시기입니다.
원래 이 때는 옵션매도가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시기입니다.
즉 주가지수가 올라서 콜옵션이 두 배가 되면 풋옵션은 1/2이 되는 것이 아니라 1/3이 됩니다.
따라서 변동성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되는 양매수보다는 방향성을 갖고 한 옵션만 매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그렇게 매매를 할 때에도 투자금액을 최소화하고 아주 발 빠르게 매매해야 합니다.
포지션을 이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방향성이 틀렸을 경우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할지, 혹은 양 매수를 한다고 할 때 어떤 비율로 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흔히 ‘옵션시장의 3타 형제’라는 델타, 베타, 세타 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지요)
그런데 뭔가 허전하지 않나요?
모두에 언급했던 ‘10배’는 어디로 간 겁니까?
그래프를 하나 보시지요.
위의 파란색 선은 20일 평균변동성이고, 붉은 선은 60일 평균변동성입니다.
변동성은 기초자산(여기서는 KOSPI200이 되겠지요)의 수익률 표준편차에 일년간의 거래일수의 루트 값을 곱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20일선이 9월초 60일선을 돌파해서 12월초에 다시 60일선 아래로 하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작년 10월물과 11월물 옵션이 10배의 가능성이 있는 월물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런 경우에는 앞서 소개한 매매 방법보다는 처음부터 옵션을 보유해서 만기까지 갖고 가는 게 가장 수익률이 높습니다.
(물론 저가에 사서 고가에 나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 매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대박을 꿈꾸기에 앞서….
‘대박’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지요.
경마입니다.
저는 경마장에 딱 한번 가봤습니다.
만원 투자했다가 몽땅 날렸지요.
(같이 갔던 저희 어머님은 돈을 버셨습니다.^^)
몽땅(?) 날리고 경마장을 나오다 보니 무슨 잡지 같은 것을 팔더군요.
우르르 몰려 나오던 많은 분들이 그 쪽으로 달려가 열심히 들여다 보더군요.
저는 그냥 지나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것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경마 안 합니다.
10배 혹은 100배의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제로섬입니다.
내가 10배의 수익을 가져가려면 누군가 그만큼 손실을 입어야 하지요.
(수수료가 있는 옵션과 경마는 그나마 ‘마이너스 섬’이겠지요)
대박을 꿈꾸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이런 힘든 시기에 그런 꿈도 없다면 어찌 살겠습니까?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정말로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수많은 고수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물리쳐야 비로소 수익이 납니다.
출처: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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