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섬이란다
탄광의 개로 살았던 조선인들의 흔적은 지나간 물결인가?
낙원같은 섬
한 때는 지옥섬
아름다운 껍데기 속의 어두운 역사를 파도가 울먹인다.
2.
반도인들 현해탄 건너 멀리멀리 끌려왔던 곳
탄 물든 玄海에 탄을 바른 섬
시작에서 끝까지 온통 검은 빛이다
한 덩이 콩깻묵에 끼니 때우고
훈도시 하나로 들어설 때마다
지옥문2)은 죽음의 입이다
포승줄같은 줄 하나에 생선 꿰미처럼 엮여
1,000m 해저를 괭이질 한다
오금 한 번 제대로 못 펴는 두더지굴의
열기와 습기에 휩싸여
독가스와 붕괴를 함께 캐낸다
캄캄한 이승이 저승에 바짝 붙어있다
쥐꼬리 월급은
국채회비니 국민저축이니 조목조목 공제하면
손에는 굳은 살과 손금 몇 줄기 남는다3)
그나마도 반환금이 가끔 목을 조인다
검은 바다가 허연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어느 목숨이든 먹어야겠다고
허기를 아우성 친다
고통을 벗고자 뛰어드는 이들은 바다의 먹이가 된다
아득한 귀향
귀신이 되면 갈 수 있을까?
3.
잃었던 나라 되찾았어도
여전히 구천을 떠도는 수백의 가련한 영혼들아!
*출처 : 군함도, 한 수산, 창비
1)일본 규우슈 서쪽에 위치한 나가사끼 현 하시마,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반도인들을 미쯔비시 광업소 하시마 탄광에 강
제노역을 시켰음
2)탄광 출입구를 작업자들은 지옥문이라 불렀다
3)본문에서 인용
첫댓글 치옥의 현대사입니다.
어디 군함도 뿐이겠습니까?
그래도 글로나마 이렇게 위로를 해봅니다.
선생님. 멋진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