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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담임인 송규복 선생은 점심에 노근해 하고 지루해 하는 아이들에게 손오공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시리즈로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
진호는 고향땅을 그리다 낮선 타관인 방꼴 남의집 셋방에서 음선과 딸 태희 아들 태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숨을 거두고 말았다.
올 사람이라야 동생 진철이 그리고 음선의 동생 음전이 왔다.
그리고 재덕과 만석을 비롯한 이웃의 도움으로 방꼴 공동묘지 귀퉁이에 묻혔다.
그 자리에서 동생 진철의 이야기로는 철원에 민간인 통제선이 올라가서 진우네 땅을 다른 사람이 붙이고 있는 것 같다며 내가 가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재덕과 음전은 눈 가볍게 목례만으로 어색하게 시간이 흘렀다.
정순을 또 한 번 재덕의 첫사랑이 나타나자 긴장을 했지만 재덕으로부터 는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석에 사는, 안마산 지묵의 사위 경필이가 그의 친구 공수와 함께 사랑방에 들어와 살면서 엿장수를 시작했다.
마석에서 장사를 하려고 했지만 애들이 아버지의 엿장수라는 놀림을 받을까봐 우선 당숙의 집이며 서너 살 위인 팔촌 처남 재덕에게 부탁을 해서 사랑방에서 시작을 한 것이었다.
지개에 엿목판을 얹어가지고 다니며 유리병 그리고 고무신 파편 쪼가리 깨진 쟁개비나 냄비 등과 바꾸어 오는 일을 했다.
저녁이면 깡통에 든 갱엿을 깨서 양은 이남박에 넣고 화롯불에 녹여서 엿을 키는데 바람이 많이 들어가야 양도 많아진다며 바람을 넣어가며 엿을 켰다.
그렇게 가락엿과 판엿을 만들어 지고 나가서 팔고 저녁에 깨어지거나 조각이 조금 남은 엿을 수동이를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수는 수동이네 밭머리 돌담불에 놓여 있던 박격포탄을 가지고 왔다.
재덕과 경필이 말렸으나 뇌관을 분해하고 화약을 쏟아서 고철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공수가 전에 공병대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녹이 잔뜩 난 박격포탄의 뇌관을 분해 하는 것은 긴장이 되었는지 끝나고 셋이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그런 모험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음력칠월이 되자 매년 하던 대로 산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날짜가 정해지자 아이들에게 논이며 밭에 다니며 매미 방아깨비 메뚜기 등 조그만 곤충 한 마리도 죽이지 말라고 했다.
그런 것을 죽이면 부정을 탄다고 했다.
산제사는 철마산 산신령님께 지내는 제사로 영험하셔서 호랑이를 거느리고 다니는데 물막골에 있는 산에서 소를 한 마리 잡아서 제사를 지내는 연례행사로 그렇게 해야만 호환이 없다고 믿어서 해마다 수산1리 동민 전체가 추념을 해서 지내는 데 그날 소머리를 올려서 산제사를 지내고 그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내장을 넣어서 끓인 국을 먹고 고기를 나누어 주는데 남은 고기는 부위별로 골고루 가구 수대로 나누었다.
뼈다귀는 물론 내장까지 아이 주먹만큼이라도 골고루 돌아가게 나누었다.
그날 경필이와 공수는 그곳에서 남은 유일한 부산물인 소가죽을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마당에서 불로 털을 끄스르고 짚수세미로 문질러 닦아내고 잘라서 수구레를 만들었다.
칼로 썰어서 고추장에 볶아서 찬치를 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유일하게 고깃국을 먹는 날인데 그나마 고기는 장조림을 하고 내장과 기름덩어리를 넣고 무를 썰어 넣고 끓인 국인데도 맛있게 먹었다.
그 중에 수동이는 수건처럼 생긴 천엽을 좋아했다.
가을 운동회연습 있었다.
사 학년이 되니 달라진 것은 고학년들이 하는 기마전, 기 빼앗기, 마스게임, 그리고 덤부링, 이라는 물구나무 서기 무릎위에 양팔을 벌리고서기 등을 가르치는 선생이 유상곤이라고 막 겁을 주고 틀리거나 하면 막 걷어차곤 했다.
수동이가 육학년 봉선이 어께에 겨우 무동을 서서 바들바들 떨면서 간신이 서서 양팔을 벌리고 섰는데 장난꾸러기 진승이가 손가락 끝이 맛 닫자 손끝을 꼬집었다.
수동이는 키득 키득 웃다가 떨어지고 말았다.
봉선이와 둘이서 불려 나가서 맞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다시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성공을 해서 안 맞고 들어올 수가 있었다.
특히 용주는 삼층 위에 무동을 서서 운동회 날 구경 온 학부형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해 마당가에 있는 대추나무엔 대추가 엄청 많이 열렸다.
양묵이 멍석을 깔고 장대로 쳐서 대추를 따서 대추만 따로 정리하는데 진철의 아들 태원이가 사촌누나 태희네 집에 가다가 들려서 대추를 고르는 정순이와 양묵의 앞에서 허풍을 쳤다.
겨우 중학생인 태원이는 소련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우리나라가 날아가는데 미국에서 커다란 지남철로 잡아서 미국 옆에다 놓을 수 있어서 못한다고 했다.
정국이 안정이 되자 우유 가루통과 미국국기의 소매에 사람의 손이 악수를 하는 그림이 그려진 옥수수 가루가 들어있는 커다란 자루가 학교에 왔는데 한글로 미국국민이 기증 한 것입니다.
라는 글과 함께 영어 중국어 아랍어 일본어 까지 쓰여 있는걸, 보면 미국이란 나라는 굉장히 고맙고 잘 사는 나라가 분명했다.
몇 칠 후 우유가루 한 양제기와 옥수수 가루 두 양제기를 주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알았는지 우유가루를 옥수수 가루와 섞어서 중조를 넣고 쪄서 강낭콩도 드문드문 넣어서 빵을 해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는 조그만 트럭에 지프차 엔진을 실고 온 사람들이 있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운동장에 나무를 세우는 한편 운동장 귀퉁이에서 엔진을 돌리는데 잘 안돌아가니 한참을 뜯어서 고치서 돌리고 진승이네서 굴비를 사다가 절을 하며 고사 까지 지냈다.
이윽고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문화를 사랑하시는 수동면민 여러분 안영하십니까?”
“시네마스코프 고려영화사 순회 상영반입니다.”
“금일 저녁 문화를 사랑하시는 면민 여러분을 모시고 가양초등학교 교정에서 김진규 최은이 전영선 주연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슬픈 미망이 최은희의 애정 문제, 아름다운 미망인은 사랑한 젊은 화가선생 김진규, 어린 소녀에 눈으로 바라본 미망인 어머니와 사랑방 선생의 절묘한 금단의 애련 그리고 아름다운 미망인은 둔 시어머니 한은진 의 이야기가 펼치는 울고 웃기는 눈물 없이는 볼 없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상영할 예정이오니 저녁식사를 마치시고 어머니 아버지 형님 누나 동생 모두 가양초등학교 교정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피커를 물막골 쪽으로 방꼴 쪽으로 새창벌 쪽으로 돌려가며 방송을 하고 동내마다 다니며 영화포스터까지 붙였다.
수동이도 저녁 밥 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학교로 갔다.
흰 광목이 빙 둘러 쳐진 입구에는 체구가 건장한 사람이 기도를 보고 있었다.
수동이는 흥수와 용수사이에 서 있다가 흥수가 표를 내고 들어 갈 때 후닥닥 뛰어서 들어갔다.
“야 이놈.”
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많은 사람들 틈에 숨어 버렸다.
누가 뒤 따라 오나 했지만 조용했다.
영화 중간 중간에 끊어지면 에 하고 야유도 있었지만 영화가 거의 끝나는 최은희가 전영선 손을 잡고 가는 장면에 이르자 천막을 거뒀고 흰 영상 막 뒤편으로 아이들이 가서 여기서도 나온다며 보았다.
다음날은 오인의 해병이라는 영화를 했다.
그 다음날 아이들을 총을 쏘며 전투하는 장면을 흉내 내기도 했고, 영화의 주인공 대사를 따라했다.
그리고 상급생인 4.5.6학년은 오후에 산에 올라 풀씨를 두 사람이 한 양제기를 훑어 가지고 와서 검사를 받고 서야 하교를 할 수 있었다.
벌거숭이산에 씨를 뿌려서 가꿔야 한다고 했다.
영선이와 짝이 되어 책보자기를 가지고 논골 뒷산에 가서 한참을 훑었는데 칠 홉 양제기도 안 되었다.
서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미루다 수동이가 가지고 쭈뼛쭈뼛 하며 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선생들이 말만 한 양제기 지 그냥 받았다.
하긴 산에 나무가 많진 않지만 벌거숭이산이 없는 물골안 아이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아카시아 씨를 한 양제기 씩 해오라고 했는데 아카시아라야 개울가 에 몇 그루씩 밖에 없고 높아서 어른들의 도움을 받기 전에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한 양제기의 씨를 받기 위해서는 깍지 한가마니 정도를 털어야 될 정도니 해가는 학생이 한두 명 있을까 말까였다.
그런가 하면 아이러니하게도 초겨울에 접어들면 상급생 들은 난로에 피울 불소시게로 쓰기 위하여 방둥이를 뽑으러 갔다.
방둥이를 발로 차거나 돌로 처서 보자기 또는 칡으로 묶어가지고 오는데 수동이는 그루터기가 오랫동안 썩고 속만 남은 개뼈다귀처럼 단단한 밤나무 방둥이를 한참을 아래위 좌우로 흔들어서 빼가지고 칡으로 묵어서 지고 왔다.
현수의 결혼식이 있었다.
서울에 사는 얼굴이 하얗고 동그란 처자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제일 끝에 있는 현수내 집까지 물을 길어 나르려면 물 지개를 저야 하는데. 서툴러서 물 지개를 진체로 나 동그라져서 시누 기님이가 물 지개를 대신 지고 갔다.
그리고 그해 초겨울 영순이 아버지는 큰아들 영기가 중학교를 마칠 무렵이 되자 영기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 방앗간을 경숙이 시아버지 인 남국에게 팔아서 남국을 물막골에 10마력 발동기를 들여다 방앗간을 다시 짓기 시작했다.
영순 아버지는 서울로 이사를 위하여 논과 밭도 팔아서 정리를 했다.
그해 겨울방학 때 수동이는 병숙 이가 화투를 가르쳐 준다고 하면서, 국방색 담요를 펴고 화투를 꺼내어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화투를 처서 지는 사람은 오점에 한 대씩 손목 맜기로 해서 맜고 때리고 하면서 배워서 화투에 쏙 빠졌다.
그리고 병숙이의 또 다른 언니 민숙이가 내려와서 학교를 다니게 되어서 가끔씩 화투를 같이 쳤다.
그리고 설이 다가오자 재덕은 2년 가까이 기른 소를 내다 팔고 집안에서 일 년 동안 쓸 석유 한 말 그리고 식구들의 설빔을 사오면서 작은 송아지로 바꾸어 사왔다.
그리고 그 해 설이 다가올 무렵에 눈이 엄청 왔는데 영순 이내 방앗간이 없어져서 지둔리 방앗간에 가서 가래떡을 해와 했는데 지둔리 방앗간은 발동기 십 마력 발동기를 설치해 전천후 정미소가 되어 있었다.
재덕과 정순은 섣달 스무 여드레 날 하루 종일 줄을 서서 떡을 해 가지고 밤늦게 눈이 하얗게 쌓여서 정강이까지 차는 눈길을 한참을 걸어서 돌아왔다.
새해가 되고 바로 만석 이는 집을 팔아버리고 영순 이내 집을 사서 이사를 했고, 음선이도 시동생 진철 이가 철원 동송읍에 조상 대대로 붙여오던 논을 도로 찾아서 피난살이를 정리하고 동송으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지묵의 딸 재희가 경필이 집으로 와서 장사를 하라고 해서 경필과 공수는 마석으로 갔다.
수동이는 불과 30m도 안 되는 거리게 용단의 집이 이사를 해서 매일 드나들었다.
그리고 특별히 좋았던 것은 순자나 경자를 내려놓으면 용단이 봐 줬고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그 집에 만 있는 다락방에 올라가서 방해를 받지 않고 엎드려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수동이 눈에 띤 화투를 보고
“외삼촌 나하고 화투해요.”
“그래 수동아 무슨 내기할까?”
“팔 뚝 때리기 해요.”
“수동아 그러지 말고 화투를 처서 지면 옷을 하나 씩 벗고 옷을 다 벗으면 두 손으로 귀를 붙잡고 절을 두 번 하는 내기 하자”
“어떻게 삼촌이 저도 나한테 절을 해”
“약속할게 삼춘이 저도 옷 벗고 너한테 절 두 번 하기로 할게”
그렇게 해서 화투를 치기 시작 했는데 상대가 안 되었다.
몇 판이 지나지 않아 수동이는 팬티 하나만 남았고 마지막에 또 저서 옷을 벗고 귀를 붙잡고 절을 하게 생겼는데 정색을 하고 화투가 나뿐 점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다시는 화투를 치지 않겠다고 빌고서 옷을 돌려받았다.
그리고 만석은 이야기책을 빌려와 용단에게 읽어 주었는데, 공교롭게도 장화홍련전이었다.
계모의 구박이나 음해하는 장면에서 ‘에이 나뿐 년’ 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럴 때는 정순이 수동이의 계모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재덕은 만석 병묵과 함께 물막골 원댕이 골에서 아름드리 소나무 세 그루를 베어서 셋이서 큰 동가리톱으로 소나무를 켜서 양묵의 널감 순례의 널감 선복이 와 용단의 널감을 켜 가지고 와서 나무가 트지 않게 창호지를 바르고 썩지 않게 사이에 가느다란 싸릿가지로 고여서 선선한 음달인 사랑방 굴목 뒤에다 네 사람 분의 널감을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함으로서 아들 사위노릇을 제대로 한 셈이 되었고 연장자의 면모를 세울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수동면 설립 일주년 기념행사가 입석리와 운수리 사이의 개울가에서 있었다.
학교를 마친 대부분의 학생들이 큰 구경꺼리라도 난 것처럼 가서 수동이도 구경을 갔는데. 입석리에서는 유선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어 있어서 집 집 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웅변대회와 콩쿠르가 열렸는데, 처녀뱃사공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두 사람이나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면사무소가 운수리에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입석리(만추대)에서 살면서 술 도매를 하는 송광호가 주동이 되어 지서도 중학교도 만추대에 있는데 면사무소만 운수리에 있으면 안 된다면서 가양초등학교 까지 와서 사람을 모으고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지만 운수리에서는 면사무소 지을 땅을 희사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과 함께 운수리에 면사무를 짖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 학년이 시작되고 그 애들이 무섭다고 꺼려하던 유상곤이 담임을 맡았다.
옆 반 3학년 교실은 신종희 선생이 새로 와서 음악시간에
까악, 까악 까치는 누구하고 노오나
하는 음악 소리가 수동이네 반까지 들렸다.
그리고 금방 쓰러질 것 같던 학교 화장실이 새로 지어지고 헌 화장실은 헐렸는데 수업시간이 끝나고 새 화장실로 달려가 소변을 눕는 곳에서 만수 태희 진승이가 발뒤꿈치를 들고 오줌을 누었는데 그게 벽을 쌓은 부분을 넘어 변소 담벼락에 기대있던 아이들이 기겁을 하며 옆으로 물러섰다.
몇 칠 후 그게 재미있어 보여서 수동이는 수업 내내 참았던 소변은 있는 힘을 다해서 발뒤꿈치를 들고 누었다.
하필 반장 복기가 화장실 벽에 있다가 오줌을 나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피하고 소변을 보고 있는 수동이를 붙잡았는데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유상곤 선생이 발견을 해서 복기는 칭찬을 듣고 수동이는 손들고 무릎 꿇고 벌을 서고 덤으로 화장실 청소도 해야 했다.
그렇게 두 달 지난 어느 날 아침 유상곤 선생과 교감 선생님인 이홍규 선생이 같이 들어오더니 이홍규 교감 선생이
“여러분 여러분의 담임이신 유상곤 선생님께서 군에 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오늘 마지막 인사를 할 거예요”
하고 유상곤 선생이 교단에 올라와
“여러분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다시 만나요.”
하면서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훔치자, 누군가가 훌쩍 거리자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훌쩍였다.
수동이도 다른 아이들이 우니 다만 고개만 숙이고 옆을 보니 훈호가 뭐가 우스운지 계속 웃음을 참느냐고 킥킥 거리고 있었다.
교감선생은 자 일어나 개울로 가자 해가지고 아이들을 덜러소로 데리고 가서 세수를 시켜서 대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3학년을 가르치던 신종희가 5학년 담임이 되고 새로 온 선생이 3학년을 맡았다.
그리고 수동이의 등은 경자 차지가 되었다.
경자는 수동이 등에 업혀서 목뒤에 있는 돼지 점을 후벼 파더니 언제 부터인가 수동이의 귓바퀴를 잡아당겨서 빨갛게 되다 못해 뒷부분이 긁혀서 상체기 까지 나고 진물이 흘렀다.
그리고 애가 어찌나 성질이 못 됐는지 맘에 들지 않으면 업힌 상태에서 뒤로 벌렁 나자빠져서 수동이를 힘들게 했다.
그날도 수동이는 경자를 업고 순자를 걸리고 정자와 함께 현용이네 논두렁 아래에 있는 밭에서 찔레 순을 꺾어먹거나 뱀딸기를 따서 순자를 주기도 하고 먹으며 하고 있었다.
그러다 경자까지 내려놓고 딸기를 따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꾸 경자 순자 만 주고 정자에게는 차지가 가지 않았다.
수동이의 생각에는 정자는 크고 자기가 따서 먹으니 그냥 둬도 잘 찾아먹어서 따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경자를 다시 업고 집으로 가려고.
“정자야 띠 좀 대줘.”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야 기집에야, 경자 업게 띠 좀 올려줘, 띠 좀 올려 달라니까!”
그래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혼자 걸어가는 것이었다.
화가 난 수동이가 달려가 뒤에서 띠로 정자를 때렸는데 코피가 터졌다.
수동이는 당황하여 쑥을 비벼서 콧구멍을 막으려 했고 정자는 싫다고 빼 팽개치면서 울고 순자는 멍하니 서있고 경자는 덩달아 울고.
“야 이년아 막아야 코피가 안 나오지.”
“엉---엉엉.”
울면서 틀어 쑥 뭉치를 빼 버리고, 수동이는 당황하여 정자를 눕히고 쑥을 뜯어 비벼서 코를 틀어막고, 애 우는 소리에 삼순이가 나와 보니 수동이는 정자를 때리면서 콧구멍을 막으려고 하고 정자는 울고 난리가 아니었다.
“야 이 녀석아 동생을 때리면 어떻게.”
하면서 코 피투성이 얼굴의 정자를 급히 데리고 정순에게로 갔다.
정순이 놀라서 정자의 얼굴을 씻기고 보니 괜찮아 보이기는 했지만 속이 몹시 상했다.
더구나 애를 얼마나 때렸기에 헉헉 느끼면서 침을 뱉는데 보니 핏덩이가 나왔다.
경자를 업고 삐죽이 서있는 수동이를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애를 어떻게 했기에 이 모양이 되도록 때렸어.”
이 때 밭에서 일을 하던 재덕이 급히 집으로 들어와 있었다.
재덕은 작심이나 한 듯이 회초리 대신 나뭇단을 묶었던 칡을 끊어가지고 다가와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아버지 잘못 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이고, 아이고,”
옆에서 지켜보던 정순이 한마디 했다.
“애가 입에서 선지피 덩어리가 나왔어요.”
그 말에 재덕을 어려서의 추억인지 아니면 그동안 참았던 트라우마 인지 마구 때렸다.
매에 견디지 못한 수동이가 뒤 사립문으로 도망을 쳤지만 불과 20m도 도망을 못가고 붙잡혀 들어와 한참을 맞았다.
그렇게 두드려 맞은 수동이는 사랑방 뒤 굴뚝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흐느껴 울었지만 누구하나 달래주는 사람도 옆에 오는 사람도 없이 날이 저물고 어두워 저서야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양묵이 꽃재로 올라간 뒤에 안방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정순은 아주 조심스럽게 재덕에게.
“수동일 엄마한테 보내면 어떨까요?”
“말도 안 돼는 소리. 왜 내 새끼를 보내 쌀이 몇 가마인데.”
일 년에 두 가마니 씩 먹는다고 해도 하는 식의 계산 밖에 나오지 않는 말이지만 정순은 수동이에게 애정보다 여태껏 먹여서 키운 쌀값에 지나지 않는다는 식의 재덕의 말에 입을 닫았다.
담임을 맡은 신종희는 의욕적으로 어느 일요일 비금리를 지나서 주금산 꼭대기에 위치한 통신대를 군 위문이라는 명목을 오학년 전원이 산을 올라가는데 훈호가 지치지도 않고 제일 잘 올라갔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간 것도 아니고 더구나 통신대여서 한참을 기다려서 부대 안을 들어갈 수가 있었다.
지휘관으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높은 산에 위치한 안테나가 인상적이었고 위문편지를 쓰겠다고 주소까지 적어가지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윤회가 당시 유행하던 산 너머 남촌 에는 누가살기에 하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얼마 후에는 국어 산수 사회 시험을 본 다음 아이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하여 성적순으로 앉혔는데 일등이 윤회가 되어서 첫 번째 자리에 앉았고 최영주가 다섯 번째 그리고 수동이가 여섯 번째 앉았다.
그리고 점심시간 아이들은 점심을 먹기가 무섭게 여자아이들은 비야소로 남자아이들은 덜러소로 달려가는데 논둑길에는 띠가 길게 자라있었는데 먼저 가던 아이들이 묶어놓고 표시가 안 나게 손질을 해놓고 달려가면 나중에 멋모르고 달려오던 아이들이 걸려서 넘어지면 좋다고 웃고 손뼉을 쳤다.
그런가 하면 진승이는 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기 때문에 늘 늦게 나와서 보니 다를 아이들은 실컷 놀고 나와서 추우니 바위에 앉거나 엎드려 서.
“해야, 해야 나오너라. 김칫국에 밥 말아 먹고 장구 치며 나오너라.”
하고 있으면 혼자 옷을 벗고 물놀이를 해야 하니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까 누어있거나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오줌을 누웠다.
“에이 시.”
하면서 다시 바위에서 물로 텀버덩 뛰어 들었다.
태희는 그 중에서 담력이 세서 네 길이 훨씬 넘는 바위에서 서슴없이 뛰어 내렸는데 수동이는 겁이 많아서 어림도 없었고 모가지 이상 차는 곳은 들어가지를 못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연시험을 봤는데 수동이가 한 문제만 틀린 95점을 받아서 일등을 했는데 아쉽게도 첫 번째 자리에 앉아보지고 못하고 여름 방학이 되었다.
그리고 운동장에 줄을 치더니 교실을 새로 짓는다며 아이들 한길만큼 터파기를 하고 모래를 실어다 시멘트 벽돌을 찍기 시작했다.
정순이 애를 안보고 기름종개처럼 빠져나간 수동이를 찾으러 경자를 안고 개울가로 찾아와 보니, 이런 아침에 입고 나간 검정팬티를 입고서 멱을 감고 있었다.
정순이는 화가 나서 개울가에 있는 갯버들 가지를 꺾어서 한 손에 들고 감추고 나서 개울가에 가서.
“수동아. 수동아! 너 이리 와 이리안와.”
물에 젖은 팬티를 입고 있던 수동이가 정순에게로 다가가자.
“무슨 애가 그 모양이냐. 아침에 말려서 입힌 옷을 한 나절도 안 돼서 적셔놔.”
하면서 버들가지로 종아리를 후려 갈렸다.
언제 부터인가 수동이는 일종의 저항의식인지 고개를 숙이고 주둥이를 쑥 빼 밀고 얼마든지 때리라는 식으로 묵묵히 맞기만 했다.
맞으면 울기라도 하면서 도망이라도 갔으면 했지만 주둥이를 쭉 빼 밀고 검은자위가 보이지 않도록 눈을 흘기며 서있는 수동이에게 화가 더 나서 더 때리다 보니 맥이 풀렸다.
그리고 몇 칠 후 재덕이 수동이를 불렀다.
“수동아 여기서 송아지 풀 좀 뜯겨라.”
“네.”
수동이는 송아지 고삐를 넘겨받아 변소 옆에 피며 바랭이 들을 뜯기고 있었는데, 별안간 송아지가 뛰는 바람에 고삐를 움켜쥐고 있던 수동이는 넘어져서 질질 끌려갔다.
“수동아 놔야지 놔!”
수동이 얼른 고삐를 놓았으나 벌써 무릎은 까져 있었다.
“이 미련한 것아 놔 야지.”
송아지가 뱀을 보고 놀라서 갑자기 뛴 것이었다.
수동이는 까진 무릎을 해가지고 매일 물에 들어가서 노니 매일 딱지가 떨어지고 덧나서 잘 낳지를 않았다.
그리고 영동이가 군에서 휴가를 나와서 들렸다.
그동안 수동이는 연필로 삐뚤빼뚤 두어 번 윤희에게 편지를 보낸 적은 있었지만 6년 동안 가보지 못해서 몸씨 가보고 싶었다.
그런 수동이의 맘을 알아주기라도 했는지 영동이가 황골에 수동이를 황골에 데리고 갔다 오겠다고 했다.
재덕이가 승낙을 하자 수동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숙제를 할 방학 책과 국어책 과 공책 산수 책과 공책을 챙겼다.
그리고 다음날 정순은 가다가 점심에 먹으라고 밀가루에 중조를 넣고 강낭콩이 듬성듬성 들어간 빵을 싸주고, 가다가 가평 장에서 수동이와 정자의 옷도 한 벌 사 입히고 윤희와 연행의 고무신도 한 켤레씩 사가지로 들어가라고 하면서 돈을 내어주었다.
버스를 타고 마석에 와서 춘천 가는 버스를 갈아탔는데 뒤 꼭지를 돌리면 연필심이 나오는 샤프펜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팔고 있었는데 영동이가 하나를 사 주었다.
그리고 가평에서 옷을 사 입히고 가이샤 중학교 옆으로 오리를 넘게 걸어서 통통배를 타는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황골 재운의 연배의 연상이 아버지를 만났는데 영동이가 인사를 하면서 수동이에게 인사를 하라고 했다.
“애가 수동이냐.”
“예.”
“그동안 몰라보게 많이 자랐구나.”
통통배는 발동기로 움직이는 배로 바닥에 물이 들어오면 가끔씩 조수가 풀무질을 했다.
바닥은 의자도 없이 자리를 깔아서 모두 앉아서 가고 더구나 화장실은 배 뒷머리에 있는데 강물로 그냥 떨어지게 되어 있어서 수동이는 소변이 마려웠지만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하고 참고 두 시간을 넘게 배를 타고 가면서 참아야 했다.
그렇게 물개에 도착하여 동내를 들어서자 윤희가 수동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이 녀석 많이 컸구나, 많이 컸어.”
수동이가 마루에서 절을 하고 용동이 부부에게도 절을 했다.
다음날부터 밥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수동이는 조카 태수와 정자와 함께 소암다리 아래로 멱을 감으러 갔다.
그리고 희상의 사촌오빠인 광상의 집에서 밥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정자도 따라 갔다.
그리고 외육촌인 한 살 더 먹은 희숙이 그리고 한 살 작은 연숙이 까지 수동이를 반겨 주었다.
특히나 다섯 살 위인 연창이는 수동이와 이심전심이라 더 애틋해 했다.
수동이는 거기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강에도 조개가 사는 게 신기했다.
강 조개가 신기해 주어다 도랑에 놔두면 밤새 모래에 길게 자국은 남기고 다녔다.
정자는 특히 선호 처 연정이와 태준모 선영이가 예뻐해 주었고, 태준이를 삼촌이라고 따라다녔다.
그리고 연동이는 중학교를 마치고 보리올 서당에 한학을 배우러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수동이는 국어책 뒤에 나오는 한자를 써오라는 숙제가 너무 많았는지
“형 이것 좀 써 줘요.”
“이 녀석아 숙제는 네가 해야지.”
하면서 못이기는 체 몇 장을 써 주었다.
그리고 하루는 큰 황골에 있는 화전 콩밭을 매러 온 식구가 갔는데 그곳에는 가래나무가 있었는데 연동이가 가래를 따서 주면서 겉껍질을 벗기고 속에 있는 호도와 같은 것을 까서 먹는 거라고 하면서 가지고 놀면 길이 들어서 반질반질 해진다고 하면서 이거 헌데에 튀면 옴 오른다 했는데도 가지고 놀 욕심에 도랑에서 겉껍질을 벗기고 있는데.
“애 너 수동이 아니냐.”
“애 많이 컸네.”
“애 수동아 너 누구하고 왔니 엄마하고.”
수동이 눈치를 보니 아줌마 나이가 희상이 또래 인 것으로 보아 희상이하고 같이 왔느냐고 묻는 것 같아서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자.
이네 내가 잘못 물어 봤구나 하는 것을 느꼈는지 입을 닫아 버리고 총총히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려서 희상이 작은 주발에 밥을 싸다가 앉혀놓고 먹이던 바위를 찾아 봤으나 저건가 아님 저 바윈가 하고 기역을 더듬었으나 그렇게 큰 바위가 안 보이는 걸 보니 수동이도 자라긴 많이 자란 모양이었다.
그리고 쉬는 틈에 준비해가 자루에 연동이가 가래를 삼분의 일이 넘게 따가지고 와서 뒤 울타리 밑에 묻으며 겉껍질이 썩으면 캐서 물에 씻어서 가지고 가서 놀라고 했다.
그런데 우연인지 몰라도 송아지에 끌려가서 벗겨진 헌데는 잘 낳지를 않고 밤만 되면 가려워 수동이를 힘들게 했다.
윤희도 가려워 잠 못 이루는 수동이를 보면서 안타까워했지만 날이 새면 역시 잘 노니 반가울 다름이었다.
그렇게 이주일이 지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수동이는 도랑에 놔두었던 조개 세 마리를 챙겨서 가지고 오느냐고 굴목 뒤에 묻어두었던 가래를 꺼내지 못하고 조개가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만 가득해서 걱정을 하자 연동은 조그만 비닐에 싸서 주면서 안 죽을 거야 했다.
그리고 윤희는 영동이를 시켜서 수동이에게 파란색 남방 과 쥐색 반바지를 그리고 정자에게는 민소매 원피스를 사 입혀 가지고 물골안 으로 돌아왔다.
수동이는 돌아오자마자 조개부터 열어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입을 꽉 다문 녀석이 있는가 하면 한 마리는 입을 벌리고 있었다.
수동이는 미리부터 생각했던 대로 건넌방 옆에 있는 선샘 구덩이에 조개부터 담갔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나서 보니 입을 벌리고 있던 녀석을 그냥 누워 있는데 입을 꽉 다물고 있던 세 마리는 모래에 길게 자국을 남기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수동이가 궁금한 건 동내대항 배구시합이여서 창복이에게 물어보니 화현이 준우승을 했는데 당일에 끝나지 않아서 다음날 까지 했다고 했다.
화현이 제 작년과 작년에 우승을 해서 올해 우승하면 우승컵은 영원히 화현이 가져오게 되어 있는데 올해는 안마산이 우승을 했다고 했다.
첫댓글 와 점점 재밋어요.
자꾸 빠져드는것 같아요 .
감사 합니다.
꾸준히 댓글을 올려 주셔서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