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목소리를 낸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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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오늘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고 핵 문제를 비롯해 정치·경제·군사·인도주의 현안을 토의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핵 문제와 관련, 첫째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유효하며 이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밝혔다. 둘째 북한은 6자회담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고 거부한 적도 없다. 셋째 미국이 우리를 업수이 보기 때문에 맞서 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우리를 인정, 존중하려는 뜻이 확고하다면 7월 중에라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말했다."
이 발표문을 보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일의 대변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 외에 대통령의 특사로서 무슨 역할을 하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김정일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유효하며 이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하였다.이 말은 거짓이다.비핵화 선언이 유효함에도 어떻게 해서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였는가? 핵무기 보유가 어떻게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합치하는지 알 수가 없다.뿐만 아니라 북한은 NPT에서 탈퇴하고 핵연료를 재처리 하였으며 지금은 추가로 핵무기를 늘려 나가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발언들이 어떻게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합치되는지 정동영 장관은 당연히 따졌어야 한다.김정일이 모순되는 발언을 하여도 그것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면 정동영 장관은 대한민국의 장관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의 특사로서 제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니다.오직 김정일의 훌륭한 대변인에 불과하다. 정 장관이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는지 아니면 김정일의 개인비서인지 확실하게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한다.
또한 김정일은 "6자회담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고 거부한 적도 없다"고 발언하였다.이 또한 거짓이다.김정일은 언제나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주장하였다.그리고 실제로 지난해 6월 이래 6자회담은 열리지 않고 있다.그럼에도 6자회담을 포기한 적도 거부한 적도 없다고 발언하는 것은 6자회담 참가국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특히 6자회담 개최에 올인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모독이며 희롱이다.
지난번 ´차관급회담´에서도 핵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못했다.그러면서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의 이러한 뻔뻔스러운 거짓을 단지 전달만 하는 것은 역시 대한민국 장관으로서 합당한 행동이 아니다.역시 김정일의 발언을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을 뿐 대한민국 정부의 대표로서의 역할은 실종되었다.
특히 김정일은 6자회담 지연에 대해 "미국이 우리를 업수이 보기 때문에 맞서 보려고 했던 것이다"라고 말하였다.결국 김정일의 안중에는 미국 밖에 없다는 것을 공언한 것이다.이 말은 한국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직접적인 표현이다.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한국 정부는 발언할 자격조차 없다는 말이다.이러한 수모를 당하고도 즐겁게 김정일의 대변인 역할에 충실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북한의 독재자의 독단과 독선에 한국의 정동영 장관, 나아가 대통령,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철저히 농락당하고 왔음에도 이에 대해 분개할 줄도 모르는 정동영 장관을 우리가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또한 "업수이 본다"는 말은 개인 사이에 쓸 수 있는 용어지 국가간의 관계에 쓸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이 말은 결국 북한 정권이 김정일 개인 정권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현 북한 정권은 북한주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김정일 개인의 독재체제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 단어가 보여주고 있다.그럼에도 정동영 장관은 독재자 김정일의 충실한 대변인으로 행동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 하다.대한민국의 장관이 북한독재자의 대변인 역할에 만족하고 김정일을 개인적으로 면담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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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와 관련하여 김정일은 “상대방이 우리를 인정, 존중하려는 뜻이 확고하다면 7월 중에라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미국과 좀 더 협의해 봐야 하겠다”고 말하였다.이 말을 두고 김정일이 7월 중에 6자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예단한다면 그것은 성급하다.왜냐하면 이 말은 김정일이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하여 조건을 붙인 것이고 그 조건은 지금까지 북한이 요구한 그대로이며 무조건 핵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와는 상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은 6자회담 지연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대통령의 특사로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김정일에게 전달하고 6자회담 복귀의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며 시급하다는 뜻을 과연 제대로 전달하였는지 의심스럽다. 김정일이 변한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마치 무슨 변화가 있는 듯 관련국에게 특사를 파견하는 한국정부를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공개하지 않은 대화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적어도 공개된 발언 내용을 보면 북한의 김정일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오직 한국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완전히 김정일의 페이스에 말려든 것만은 확실한 것 같으며,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의 목소리를 낸 것도 없고, 6자회담과 관련하여 확실하게 복귀하도록 설득한 것 같지도 않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무슨 약점이 잡혀 있길래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에 말려들어 북한의 일방적 요구에 응해야만 하는지 알 수 없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어기고 북한 동포의 희망을 배신하면서 독재자 김정일의 하수인처럼 김정일의 선전의 도구로서밖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
정동영 장관에게 묻고 싶다.대통령의 특사로서 김정일을 만났다면 대한민국이 김정일에게 하여야할 말을 제대로 하였는지 묻고 싶다.한반도 비핵화선언이 유효하다면 당장 핵무기를 해체하라고 요구하였는지, 6자회담을 포기한 적도 거부한 적도 없다면 당장 6자회담에 나오라고 말하였는지, 미국과 맞서기 위해 그랬다는데 북한이 ‘민족공조’를 요구하면서 왜‘외세’인 미국과만 대화하려고 하고 대한민국을 ‘업수이’여기는지에 대해 따져 물었는지 묻고 싶다.대한민국의 장관으로서,대한민국 대표단의 단장으로서,그리고 대통령의 특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직 독재자 김정일의 알현에만 만족하고 김정일의 대변에만 충실한 정동영 장관은 이 모든 것에 대해 분명하게 대답하여야 한다.
○데일리안(http://www.dailian.co.kr)의 허락을 얻어 이 글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