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5월4일부터 65개 사찰 관람료 전액감면 확정
신흥사·불국사 등 무료입장 가능
5월1일, 문화재청과 업무협약
“불교문화유산 보존·전승 협력”
진우 스님 “국민들 보다 쉽게
사찰 방문 가능해 소회 남달라”
관람객 급증 따라 환경훼손 우려
문화유산보존 위한 ‘캠페인’추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5월1일 문화재관람료 감면 시행에 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계종이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른 문화재관람료 감면 시행을 위한 정부와 협의를 마무리 짓고, 5월4일부터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전국 65개 사찰의 관람료를 전면 감면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신흥사, 월정사, 불국사, 해인사를 비롯한 전국 대다수 사찰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국가지정문화재에만 국한돼 시도지정 문화재보유에 따라 관람료를 징수해 오던 강화 보문사, 부여 고란사, 남해 보리암, 무주 백련사, 영주 희방사는 현행대로 문화재관람료를 납부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최응천 문화재청이 5월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문화재관람료 감면 시행에 따른 ‘불교문화유산 보존 및 전승을 위한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식은 5월4일부터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감면제도가 전면 시행되더라도 불교문화유산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온전하게 보존·전승해야 한다는 데 양 기관이 의견을 모으고, 보존과 전승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업무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불교문화유산이 한국 전통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유산 중 하나로 그 역사적, 예술적, 종교적 가치가 온전하게 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또 양 기관은 “국민들이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각종 정책을 수립 및 실행하기”로 했으며 “불교문화유산과 그 주변의 경관이 지니는 가치를 보존, 활용하고 국민들의 문화유산 가치 인식과 체험에 필요한 제반여건 조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천년을 넘는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온 소중한 불교문화유산이 국민들 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며 “올해 초 신년기자회견에서 약속드린 대로 많은 국민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사찰을 방문할 수 있게 돼 소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이어 “이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과 여건 조성에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람료 감면의 차원을 넘어 불교문화유산이 더욱 적절히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조계종은 정부와 함께 한류의 문화원형인 불교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고, 후대에 온전히 계승돼 민족의 미래를 밝히고 국민들 마음이 더욱 평안할 수 있도록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도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그동안 전통문화의 근간인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 전승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며 “이제 두 기관은 기존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강화하고 문화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문화재관람료 징수로 인한 국민 갈등이 해소되고, 나아가 불교문화유산 관람 기회 확대로 인한 방문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오른쪽)과 최원일 문화재청 정책국장이 문화재관람료 감면제도 시행과 이에 따른 대국민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계종 홍보국]
5월4일 문화재관람료 감면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찰 입구에 있던 기존 매표소는 ‘불교문화유산 안내소’로 변경되며 방문객에 대한 안내 및 문화재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문화재관람료 감면에 따른 관람객 급증에 따라 사찰의 수행 및 자연환경의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4일 오전 10시 충북 보은 법주사에서 ‘불교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며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특히 총무원 기획실장 성화 스님은 이날 업무협약식에서 불교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설명하고 “△불교문화유산은 온 국민이 향유하는 전통문화유산으로 소중한 가치를 다 함께 지켜갈 것 △불교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할 것 △불교문화유산은 불자들의 예경 대상인 성보로, 신행활동에 방해되지 않도록 할 것 △주변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 △사찰에서 관람예정을 준수할 것 △화재예방을 위해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으며 쓰레기 등은 반드시 되가져 갈 것” 등의 실천과제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성화 스님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사찰의 환경이 보호되고,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유산이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승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행환경이 심대하게 훼손된다면 예약제 등 보호대책을 강구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달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80호 / 2023년 5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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