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오는 동안 우리 집 카톡방에선 역시 딸들, 아니 스토커 2명의 중계방송이 계속되고 있었다
저 핑크 비행기가 내가 탄 KAL908 비행기를 가리키나 보다
이런 앱도 있다니 참 신기하다
나는 기내 모니터에서 내가 탄 비행기의 착륙장면을 찍어 놨다가 보냈더니 모두 격한 환영을 해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으로 가는 버스표는 오후 5시로 샀는데
시간을 자로 잰 듯 짐 찾고 곧바로 내려가 탈 수 있었다
영국 일주 여행을 마치고 한동안 식탐을 즐겼다
속 메슥거림도 없어지고 혹 있더라도 버스를 타고 이동할 일이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다
잘 먹질 못해 몸에 라인이 생겼다고 자랑하는 웃픈 일도 있었지만
탐닉하듯 잘 먹었더니 허리라인은 3일 천하로 사라지고 오히려 손에 잡히는 둔탁한 살들이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잘 먹으니 좋다
잘 먹는다는 것은 잘 산다는 것 아니겠는가
귀국 첫날 저녁, 냉면부터 시작해 입맛을 살려내기 시작했다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씹지도 않았으면서 이제 살 것 같다고 하니 짠딸이 웃는다
입에 넣자마자??
새뱅이 매운탕은 메슥거림을 완전히 잡아줬고
거끌거리는 새우의 식감까지 즐기며 후루룩거렸다
전통수제비에 수육까지 곁들여 냠냠
육전에 냉면까지 시켰다가 배불러 혼났던 기억까지
내 입맛은 완전히 돌아와 깨작거리던 어제의 내가 이젠 식탐으로 까지 이어졌다
아직도 그곳의 풍광이 눈에 선하며 그때의 그 느낌들이 살아나지만
이젠 다시 갈 수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들기에 더 그리워질 것 같다
그래도
냉장고에서, 거실장 위에서 새록새록 그곳의 추억을 불러다 줄 것이다
가끔씩 닦아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난 또 추억에 잠시 젖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영국 여행을 다시 한 기분으로 써 내려간 여행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