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0년전 런던에서 상욱과 새벽까지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템즈강 다리에서 사진 한 컷
1970 년 여름방학때 경북 청도 적천사 도솔암에서 해강과 공부? 할때 ㅎㅎ 나는 한달여 천수경을 다 외웠지요
한진 뒤로보이는 곳이 광복관 ( 1970년 )
문동문:세희랑 뒤에 배규동이도 보이네/김운봉:운봉옆에는 진두도 보이고 저멀리 최한이도 보이네요./이세희:나 뒤 뒤돌아보는 이는 성상환 ? 귀한 사진 고맙다
그때 안동역에 간 이유
또 한 해가 지나간다. 허전한 연말이다. 도심에서 “안동역 앞에서"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린다."는 애절한 노래다. 연말에 안동역에 가면, 누군가가 기다릴 것만 같다. 흔자라도 갈까 망설이던 중이었다. 마침 파주에 사는 대학 동기가 단톡방에, 연말에 과 모임을 안동역 앞에서 하자는 글을 올렸다.
나는 그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가수 진성이 부른 노래 “안동역 앞에서"를 유튜브에서 열심히 찾아 올렸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되레 총무는 12월 30일 서울에서 송년회를 한다고 공지한다. 섭섭하였다. 나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파주 친구 지금 뉴욕에 사는 친구와는 지금까지도 소통하는 친한 친구다. 그 친구와 대구에 사는 과 친구 한 명을 더하여, 안동역 앞에서 31일 12시에 만나는 모임을 하기로 하였다.
하루 남은 2019년 12월 31일 새벽에 작은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청량리역에서 아침 7시 38분 안동행 기차를 탔다. 애당초 여행의 맛이 물씬 풍기는 완행열차로 안동역에 가려고 했었다. 예전에 흔해 빠졌던 완행열차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탄 기차는 연말에 무작정어디론가 달리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기차
는 산길 들길, 때로는 깊은 터널과 강을 건너 달렸다.
'안동역 앞에서'라는 노래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노래 가사와 곡조가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나 애절하고, 귀에 쏙 들어온다. 어쩌면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는 어설픈 약속은 허무한 맹세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파주 친구는 청량리역에서 같이 기차를 탔다. 이번 여행이 낭만적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여러 카톡 방에 자랑하는 글을올렸다. 친구들은 잘 다녀오라며 부럽다는 반응이다. 아내에게는 친구가 가자고 해서, 부득이 간다고 했다. 파주 친구는 아내가 남편이연말에 집에 없는 것이 낫다고 하더라며 웃는다.
나는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봉정사를 옛날에 간 적은 있지만, 기차로 안동역 앞에 가본 적은 없었다. 안동역에 도착해서 안동역 앞을 두리번거려 봐도, 만나기로 한 뉴욕 친구 대구 친구는 오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섭섭하다. 이젠 그보다도 누군지는 몰라도 전혀 예상치 못한 만남을 기대하며 오랫동안기다렸다.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건지 안타까움에 마음만 녹고 녹는다.'라는 절실함이 없었던 것 같다.그래선지 우리에겐 그런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긴 젊은 아가씨 둘이 우리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말을 건넨다.우리도 사진 찍어 달라고 하였다. 요즈음은 사진 찍어 달라는 것이말을 거는 방법인가 보다. 우리도 서울에서 왔는데 그것도 모른 채,쾌활한 목소리로 그 아가씨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맛있는 안동 음식 좀 소개해 주세요.”
"안동국시, 안동찜닭이죠"
그 아가씨들은 하회마을에서 하루 쉬고 간다며, 먼저 떠난다. 우린안동시장에 들러 안동국시를 찾았다. 안동국시는 없었다. 괜히 그 아가씨들에게 거짓말 한샘이 되었다. 우린 안동 간 고등어 정식을 맛있게 사 먹었다. 주인아줌마의 투박한 경상도 목소리가 맛깔스럽다.말투는 통역이 있어야 할 정도다.
우리는 안동역 앞에서의 기다림을 접고, 도산서원을 관람하러 버스를 탔다. 버스는 한 시간을 달렸다. 옛날 어떤 친구는 “10년 후, 8월15일 정오에 대전역 시계탑 앞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고자랑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 뉴욕 친구 대구 친구야 다음에라도 만나면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안동역 앞에서,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린다. 이 나이에 망상일지 모르지만 꿈같은 만남을 위한 기다림이었다. 한 해를 보내며만남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속 깊이 남아 있을 거다. “누군가 기다림" 바로 이것이 안동역에 간 이유는 아니었을는지. 삶의 길목에서 기다림과 만남은 수없이 많다. 그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만큼은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해강 김한진 수필집"삶의 길목에서백양로"에서 발췌>
우리집사람 난생처음 미국 갔는데 진두가 직접운전해서 미육사 구경 시켜주고 어느 산인데 호수도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