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제자 아라한들도 모든 번뇌를 사라지게 한 것으로는 부처님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그 정도가 아니라 그러한 번뇌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비난받을 만한 나쁜 습관까지도 모두 다 제거하셨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아라한이라고 칭송받는 것입니다.
...제자 아라한들은 윤회하게 하는 모든 번뇌를 다 제거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과거 여러 생에 걸쳐 익혔던 나쁜 습관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p.42~43, 도서출판 불방일(2021)
아라한에게는 나쁜 마음의 성향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마음에 욕심이 있으면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로 마음이 매우 괴롭고 힘들어집니다. 그때 '아라한이신 붓다께서는 이런 욕심이 없는 분이시다. 그분의 마음은 얼마나 평화롭고 고귀하고 깨끗할까?' 이렇게 숙고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나쁜 성향을 고쳐야 합니다...
'소 바가와 아라깟따띠 아라한'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면서 독송해 보세요. 아주 큰 공덕이 됩니다... 아라하또(모든 번뇌를 여읜 분)와 아라까또(모든 번뇌에서 멀리 있는 분)는 똑같은 말입니다. 이렇게 뜻을 알고 삼배를 올리면 시작할 때부터 마음의 자세가 달라집니다...
붓다도 번뇌가 없고 아라한도 번뇌가 없습니다. 그러나 붓다가 다른 아라한들과 차이가 있다면 다른 아라한들은 습관을 버리지 못합니다. 만약에 욕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은 아라한이 되어도 욕이 나옵니다. 아라한이지만 습관이 너무 굳어서 계속 나타나는 것은 번뇌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욕을 해도 화가 없습니다. 그런 습관적인 행동을 와사나(vāsanā마음에 남아 있는 것, 과거의 경향, 습기習氣 - 필자 주: 몸에 밴 습관)라고 하는데 붓다께서는 그런 와사나까지 다 버렸습니다...
- 아신 빤딧자 사야도, 『여래가 오신 길 보물산 둘레길』 pp.309~311, (사)법승 담마야나(2017)
② ari(적, enemy) + han-(죽이다, kill) → 번뇌라는 적을 죽임 → 아라한arahanta
탐욕 등으로 불리는 모든 적들을 주인께서는 통찰지의 칼로 죽여버렸기 때문에 그러므로 역시 아라한이라 한다.
-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 제1권』 p.480, 초기불전연구원(2004)
적을 죽일 때 사용하는 무기가 무엇입니까? 여기서는 칼이나 총이 아니고 도 지혜입니다... 번뇌를 죽일 수 있는 도 지혜의 힘이 대단하지요? 이것을 보면 도 지혜의 힘이 아주 존경스럽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지금 수행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아, 내가 이렇게 한순간 한순간 번뇌를 죽일 수 있다면 다음에는 붓다처럼 나도 번뇌를 완전히 죽일 수 있겠구나. 나에게도 번뇌를 완전히 죽일 수 있는 아라한의 도 지혜가 생기겠구나.'라고 이해되면 지금 이 수행이 얼마나 의미가 깊은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도 지혜의 힘입니다. 도 지혜가 공짜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서 던져주는 것도 아닙니다. 도 지혜를 얻기 위해서 붓다도 우리처럼 이렇게 수행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수행하는 것이 아라한으로 가고 있는 숭고한 길이라는 것을 마음깊이 새겨야 합니다.
붓다께서는 아라한의 도 지혜로 번뇌를 완전히 잘라 버렸습니다. 우리는 붓다처럼 아라한의 도로 번뇌를 다 잘라내진 못하더라도 수행하면서 순간순간 위빳사나 지혜가 일어날 때마다 번뇌를 자르고 있습니다. 그렇게 계속 수행하면 위빳사나 지혜가 힘이 100% 꽉 찰 때, 도 지혜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번뇌를 잘라 버립니다.
아라한의 둘째 의미는 아리낭(번뇌라는 적들을), 하땃따삐(도 지혜의 칼로 완전히 죽였다), 그래서 아라항(아라한)입니다.
- 아신 빤딧자 사야도, 『여래가 오신 길 보물산 둘레길』 pp.312~313, (사)법승 담마야나(2017)
③ ara(바퀴살, spoke) + han-(부수다, destroy) → 윤회라는 바퀴의 바퀴살을 부숨 → 아라한arahanta
7. ③ 윤회의 바퀴가 있으니, 그것은 무명과 존재에 대한 갈애로 이루어진 바퀴통을 가졌고, 공덕이 되는 행위 등의 바퀴살을 가졌고, 늙음 · 죽음의 테두리를 가졌고, 번뇌의 일어남으로 이루어진 차축에 꿰어있고, 세 가지 존재의 수레에 묶여있고, 무시이래로 회전해왔다... 세존께서는 그것의 모든 바퀴살을 보리수 아래에서 정진의 두 발로 계의 토양에 굳건히 머무시면서 믿음의 손으로 업을 부수는 도구인 지혜의 도끼를 쥐고 부수셨다. 이와 같이 바퀴살을(arānaṃ) 부수었기 때문에(hatattā) 아라한이시다.
8. 혹은 윤회의 바퀴는 그 시작이 알려지지 않은 윤회의 회전이라고들 한다. 무명은 뿌리이기 때문에 그것의 바퀴통이다. 늙음 · 죽음은 최후이기 때문에 테두리다. 나머지 열 가지 [조건 따라 생긴] 법들은 무명이 뿌리이고 늙음 · 죽음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바퀴살(arā)이다.
9. 이 가운데서 괴로움 등에 대해 알지 못함이 무명(avijjā)이다. 욕계의 무명은 욕계의 상카라들에게 조건이 된다. 색계의 무명은 색계의 상카라들에게 조건이 된다. 무색계의 무명은 무색계의 상카라들에게 조건이 된다.
... 상카라들은... 재생연결식은... 정신 · 물질은... (여섯) 감각장소는... 감각접촉은... 느낌은... 갈애는... 취착 등은 존재(bhava, 유) 등에게 조건이 된다.
16. 어떻게? 여기 어떤 자는 감각적 욕망들을 즐기리라 생각하고 감각적 욕망에 대한 취착을 조건으로 몸으로... 말로... 마노로 삿된 행위를 한다. 삿된 행위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다시 악처에 태어난다. 그가 그곳에 재생할 원인이 되는 업이 업으로서의 존재(kamma-bhava, 업유 / 필자 주 -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로 인도하는 업이 모두 업으로서의 존재)이고, 그 업으로 받은 무더기들(오온)이 재생으로서의 존재(upapatti-bhava, 생유 / 필자 주 - 업으로부터 받은 오취온이 재생으로서의 존재)이다. 무더기들이 생산되는 것이 태어남(생)이고, 성숙해감이 늙음(노)이고, 무너짐이 죽음(사)이다.
17. 어떤 자는 천상의 복을 누리리라 생각하고 같은 방법으로²⁹⁷⁾ 선행을 한다. 선행을 가득 채웠기 때문에 다시 천상에 태어난다. 그가 그곳에 재생할 원인이 되는 업이 업으로서의 존재이다...
²⁹⁷⁾ 감각적 욕망을 조건으로 몸으로 선행을 하고 입으로 선행을 하고 마음으로 선행을 하는 것.
18. 다시 어떤 자는 범천의 복을 누리리라 생각하고 감각적 욕망들에 대한 취착을 조건으로 자애를 닦고 연민과 더불어 기뻐함과 평온을 닦는다. 닦음을 원만히 했기 때문에 범천의 세계에 태어난다... 그가 그곳에 재생할 원인이 되는 업이 업으로서의 존재이고 그 업으로 받은 무더기들이 재생으로서의 존재이다. 무더기들이 생산되는 것이 태어남이고, 성숙해감이 늙음이고, 부서짐이 죽음이다... 이 방법은 나머지 취착들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20. 이와 같이 "무명이 원인이고, 상카라들은 원인으로부터 생겨난 것이고, 이 둘 역시 원인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조건을 파악함에 대한 통찰지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이다...
21. 이 가운데서 무명과 상카라들이 하나의 요약이고, 알음알이와 정신 · 물질과 여섯 감각장소와 감각접촉과 느낌이 하나의 요약이고, 갈애와 취착과 존재가 하나의 요약이고, 태어남과 늙음 · 죽음이 또 하나의 요약이다. 처음 한 개의 요약은 과거이고, 중간의 두 개의 요약은 현재이고,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은 미래이다.
무명과 상카라들을 언급함으로써 갈애와 취착과 존재도 포함되었다. 그러므로 이 다섯 가지 법들은 과거의 업의 회전이다. 알음알이 등 다섯은 현재의 과보의 회전이다. 갈애와 취착과 존재를 언급함으로써 무명과 상카라들도 여기 포함되었다. 그러므로 이 다섯 가지 법들은 현재의 업의 회전이다. 태어남과 늙음 · 죽음을 언급함으로써 알음알이 등이 지적되었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 법들은(필자 주 - 태어남과 늙음 · 죽음의 상태들인 '알음알이, 정신 · 물질, 여섯 감각장소, 감각접촉, 느낌') 미래의 과보의 회전이다. 이들은 이런 측면에 따라 스무 가지가 된다.
상카라들과 알음알이 사이에 하나의 연결이 있고 느낌과 갈애 사이에 하나의 연결이 있으며 존재와 태어남 사이에 하나의 연결이 있어서 [연결은 모두 세 가지이다].
22. 이처럼 세존께서는 네 가지 요약과 삼세와 스무 가지 측면과 세 가지 연결을 가진 연기를 모든 측면에서 알고 보고 깨닫고 통찰하셨다. "그것을 알았다는 뜻에서 지혜이고 꿰뚫어 안다는 뜻에서 통찰지이다. 그래서 '조건을 파악함에 대한 통찰지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이다'라고 한다.(Ps.i.52)"라고 설하셨다.
세존께서는 이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로 이 법들을 있는 그대로 아시고 그들에 대해 역겨워하고 탐하지 않고 해탈하셨기 때문에 앞에서 설한 종류의 윤회의 바퀴의 바퀴살들을 부수었고, 쳐부수었고, 파괴시키셨다. 이와 같이 바퀴살들(arānaṃ)을 부수었기 때문에(hatattā) 아라한(araha)이시다.
-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 제1권』 pp.480~485, 초기불전연구원(2004)
중생들은 시작을 알 수 없는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지옥이나 축생, 아귀, 인간, 천상 등의 여러 세상에 태어나고 죽으면서 윤회를 해 왔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돌고 도는 것이 마치 쳇바퀴와 같기 때문에 '윤회바퀴'라고 합니다. 무명과 갈애가 윤회바퀴의 바퀴통입니다. 늙음과 죽음이 바퀴의 테두리이고, 번뇌가 차축입니다... 공덕행, ...비공덕행, ...부동행, 이러한 세 가지 형성들이 바로 윤회바퀴의 바퀴살입니다.²²⁾
²²⁾ 혹은 무명이 바퀴통이고 늙음과 죽음이 테두리이며 형성과 의식을 비롯한 나머지 열 가지 연기 요소를 바퀴살이라고 하기도 한다...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p.43, 도서출판 불방일(2021)
이렇게 윤회의 모습을 마차바퀴가 돌아가는 모양에 비유를 많이 합니다. 빙빙 도는 윤회 바퀴가 있으면, 그 중심축에 아윗자(무명, 어리석음)와 딴하(갈애, 탐욕)가 있는데 그것이 번뇌의 굴레입니다. 거기서부터 바퀴살로 십이연기가 계속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 업의 굴레입니다. 그다음에 바깥의 큰 테두리에서 중생들이 삼세윤회를 빙빙 돌고 있는데 그것이 과보의 굴레입니다. 일반 중생들은 욕계 11개 세상에서 생사를 반복합니다. 색계 선정이 있으면 16개 색계 범천 세상에서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하고, 무색계 선정이 있으면 4개의 무색계 범천 세상에서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바깥의 큰 테두리가 31천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윤회의 세상을 마차 바퀴 그림으로 그린 것이 있는데 이 그림을 이해하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중간의 아윗자(무지·무명)와 딴하(갈애)라는 번뇌에서 시작해서 살들이 퍼져가는 것이 우리가 하는 선업과 불선업입니다. 선업과 불선업은 오온(정신·물질)을 통해서 생깁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입으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에 닿으면서,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업을 짓습니다. 그런 식으로 눈·귀·코·혀·몸·마음이라는 육입이, 형상·소리·냄새·맛·감촉·법이라는 여섯 가지 대상을 가지는데, 거기서 촉(팟사, 접촉)하고, 수(웨다나, 느낌)가 있고, 갈애(딴하, 탐욕)가 일어납니다. 좋으면 욕심을 부리고, 싫으면 화를 내는 등의 불선업을 짓거나 또는 지금처럼 보시·지계·수행으로 선업을 짓기도 합니다. 그러면 불선업의 과보로 사악처에 태어나고, 선업 공덕으로 인간이나 천신으로 태어나고, 선정의 공덕으로 범천에 태어나지만, 어디에서 태어나든 윤회에서 빙빙 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붓다는 윤회의 바퀴 축에서 시작해서 살을 다 부숴버리고 끝에 있는 큰 테두리까지 다 부숴 버렸습니다. 윤회의 바퀴를 다 망가뜨리고 부숴 버렸다는 그런 의미로 '하땃따(hatattā)'라는 말을 씁니다. 그래서 세 번째 아라한의 뜻은 윤회의 모든 살과 축들을 다 부숴버렸다는 '아라낭 하땃따삐 아라한'이 됩니다.
붓다께서는 윤회의 바퀴를 박살내었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악처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으로도, 천신으로도, 범천으로도 태어나지 않습니다. 붓다는 불선업은 물론이고 선업의 업장(필자 주 - 業障, 업 업, 막을 장 → 업으로 인한 장애)도 완전히 소멸시켰습니다. 태어나지 않기 때문에 늙음도 없고 병듦도 없고 죽음도 없습니다. 완전한 행복인 열반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런 의미로 세 번째 아라한의 의미를 '소(그) 바가와(존귀하신 붓다께서는) 삼사라(윤회의) 짝까로(바퀴) 아라낭(축, 살) 하땃따삐(부숴버리다) 그래서 아라한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아신 빤딧자 사야도, 『여래가 오신 길 보물산 둘레길』 pp.313~315, (사)법승 담마야나(2017)
④ araha(자격이 있는, worthy of, deserving) → 모든 예경과 공양을 받을 자격이 있음 → 아라한arahanta
④ 최고의 보시를 받을만한 분이시기 때문에 옷 등의 필수품과 특별한 예배를 수용할만하다. 여래가 출현하시면 권세 있는 신과 인간은 다른 곳에 예배하지 않는다.
-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 제1권』 p.485, 초기불전연구원(2004)
⑤ raho(밀실, 비밀, secrecy, privacy) + a-(부정) bhava(존재) → 비밀이 없음, 밀실에서조차 악행을 행하지 않음 → 아라한arahanta
나쁜 일은 번뇌 때문에 하게 되는데 붓다에게는 번뇌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나쁜 생각, 나쁜 말, 나쁜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숨길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나쁜 짓을 할 때 다른 사람 몰래 합니다. 왜냐하면 나쁜 일을 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두렵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이라면 다른 사람이 알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나쁘고 안 좋은 일이기 때문에, 발각되면 벌 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래 숨어서 합니다.
- 아신 빤딧자 사야도, 『여래가 오신 길 보물산 둘레길』 p.317, (사)법승 담마야나(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