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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난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 최현주(37), 김기태(40) 씨는 요즘 아이의 TV 시청 문제로 걱정이 많다.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가 즐겨 보는 케이블 어린이 채널이 예상 외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이었던 것. 아이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TV, 이왕이면 좋은 프로그램만 골라 보여줄 순 없을까?
최근 케이블TV가 많은 세대에 보급되면서 다양한 채널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24시간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채널’, ‘아이들 교육에 목적을 둔 교육 전문 채널’, 그리고 최근 등장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등 어린이를 공략한 채널도 다양하게 늘고 있어 많은 어린이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 하지만 ‘어린이 채널’이라는 이름만 믿고 맡기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TV를 통해 우리 아이의 재미도 찾고 교육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현명한 지도가 필요할 때다.
Part 01 똑똑한 엄마를 위한 제안
‘우리 아이 올바른 어린이 채널 가이드’
1_폭력·선정적인 내용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자
어린이 채널 또는 프로그램 선별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폭력·선정성 유무 확인이다. 어린이들은 아직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인지력 및 분별력이 부족해,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쉽게 모방한다. 때문에 무심코 시청하는 프로그램들이 어린이 인성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은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자극적이어서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하지만 일부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다분해 어린이들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면이 있어 부모의 지도를 요한다.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에 이미 익숙해진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강조한 탄탄한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함으로써 추리력 및 사고력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2_프로그램의 교육적인 내용도 반드시 고려할 것
최근에는 전문 교육채널이 아니더라도 여러 어린이 채널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강조하는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전달받은 정보를 스펀지처럼 곧장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 요즘 어린이 채널을 통해 공급되는 교육프로그램들은 전문 교육채널에 못지않은 철저한 전문가 검사와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재미를 동반할 때 학습 효과가 배가되므로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재미와 교육 효과,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_인기 캐릭터는 어린이들의 롤모델(Role model)이다
드라마에 인기 탤런트가 있다면 어린이 채널 및 프로그램에는 인기 캐릭터가 있다. 10대들의 우상이 아이돌 스타인 것과 같이 어린이들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롤모델로 삼아 캐릭터의 말투, 행동 등을 모방한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 크게는 채널을 대표할 수 있을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다. 건전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은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사회성 및 책임감 등을 길러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은 흥미를 유발하는 독특한 외모뿐 아니라 올바른 인성과 말투, 태도 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프로그램 주인공 캐릭터를 유심히 살피는 것 또한 불건전한 어린이 채널 및 프로그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4_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자
올바른 지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이의 의사를 적극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아무리 어릴지라도 본인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분야의 교육프로그램을 골라 시청하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때 아이가 고른 프로그램이 비교육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 시 제지를 가해야 한다.
5_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라
엄마가 꼭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입장을 굳이 따지자면 교육프로그램 자체가 교사이고 부모는 교육감독자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무엇을 시청하고 있고, 무엇에 흥미를 보이는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큰 지도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무엇을 배우고 있니?” 등의 질문보다는 “저 친구는 어떻게 하고 있구나! 우리 OO이도 저걸 잘하는데” 등의 관심 표현과 함께 자연스러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6_아이들이 좋아하는 표현방법으로 아이들과 대화하라
시청 후에는 딱딱한 감상문을 작성하게 하여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령에 따라 지도방법이 다르겠지만 미취학 아동에게는 ‘그림 그리기’를 적극 활용하면 좋다. 그날 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해보면 프로그램의 교육적인 내용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표현능력 및 감성을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부모는 그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아이들과의 대화를 시도할 수 있어 언어능력 발달 및 발표능력 향상(표현력), 자신감 고취 등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Interview 01] 교육용 애니메이션, 아이들의 교육에 좋을까?
“부모의 모니터링이 필수”
박현아(닉채널 교육자문위원)
최근 들어 케이블TV 및 DVD 보급과 함께 어린이 교육용 애니메이션이 각광받고 있다. 지루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다른 교육 영상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등장과 화려하고 다채로운 영상이 어린이들의 집중도를 높이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험적인 이야기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콘텐츠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교육에 효과적인 이유를 전문가를 통해 들어봤다.
“교육용 애니메이션은 무엇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장점이다. 화려한 영상과 음악,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스토리는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여 아이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자신의 또래친구로 생각하여 그 친구가 풀어나가는 주제가 어려울지라도 쉽게 받아들이게 되고, 그 캐릭터와 더 친해지는 방법으로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모방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고 즐겁게 학습하게 되는 애니메이션의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의 신나고 흥미로운 모험 스토리는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과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해준다.
그러나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만 한다고 해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 내에서 부모님의 모니터링이 있어야만 보다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부모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먼저 관심을 갖고 좋은 프로그램을 선별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시청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이들의 학습된 정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프로그램에서 받은 교육을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아이와 함께 활용해봄으로써 꾸준하게 기억을 자극시켜 교육 효과를 보다 높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Part 02 아이가 좋아하고 교육에도 좋은 일석이조 프로그램
대한민국 엄마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아이들 교육, 이왕이면 더 효과적으로 지도해 보자. TV 앞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를 절충시킬 수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몇 가지 추천한다.
1_놀면서 배우는 ‘외국어’
●●● 하이도라
여행을 하며 접하게 되는 것을 쉽고 재미있게 영어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 영어와 한국어가 능통한 ‘다미 선생님’이 도라도라 영어나라의 주인공 ‘도라’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다미 선생님은 여행에서 만나는 친구들, 접하는 사건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영어로 설명해준다. 만화와 함께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채널_ 닉코리아 방영시간_ 월~금 7시 30분/토·일 오전 8시
●●● 지니의 Kids Singlish
영어강사 박현영(지니 박)이 ‘동요 학습법’으로 진행하는 어린이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다. 제목처럼 ‘Sing’과 ‘English’를 접목해 동요를 소재로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여덟 살짜리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한 박현영이 딸아이를 가르치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한다.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가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주인공 소녀 ‘씽씽이’에게 매회 신나는 영어동요의 세계로 안내하여 노래를 가르쳐주는 구성이다.
채널_ JEI 재능방송 방영시간_ 목·금 오전 11시
●●● 차이와 홍이의 중국어 나들이
영어에 이어 제2외국어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어 교육프로그램.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재연 드라마를 통해 재미있게 주제를 전달하고 선생님과 함께 재연, 반복 등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우리말과 큰 차이점 중의 하나인 ‘성조(음의 높낮이)’를 흥겨운 리듬을 살린 챈트와 동요를 통해 배워본다. 또한 중국문화원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의 문화, 중국인들의 동물 ‘판다’ 등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채널_ 대교어린이TV 방영시간_ 월~토 오전 6시/일 오전 6시 30분
2_세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전하는 ‘과학’
●●● 안녕! 몰리
●●● 덱스터의 실험실
3_자유로운 상상으로 나만의 ‘창의력’ 키우기
●●● 선물공룡 디보
폭신폭신한 봉제 세상 ‘코지랜드’에 사는 보라색 선물 드래곤 ‘디보’와 봉제 인형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3D 애니메이션. 니트와 천이라는 친근한 소재의 다양한 색상과 질감을 살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해결능력을 가르쳐준다. 아이들 방에 달린 모빌 위의 작은 세상인 ‘코지랜드’에서 벌어지는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일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채널_ JEI재능교육 방영시간_ 목·금 오전 11시
●●● 꼬마펭귄 핑구
장난기와 호기심 많은 꼬마 펭귄 ‘핑구’와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로 꾸민 애니메이션. ‘핑구어’라는 특유의 펭귄말로 제작되어 아이들로 하여금 나름의 대사를 상상하고 해석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 펭귄들의 음성을 자신만의 의미 있는 언어로 상상해가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고, 펭귄들의 동작과 표정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채널_대교어린이TV 방영시간_ 월~토 오전 8시 30분/일 오후 8시 30분
●●● 미키의 클럽하우스
미키마우스가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며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자극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마치 미키마우스와 직접 대화하는 듯한 친근함을 느끼며 미키를 돕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대답을 하게 된다. 숫자 세기부터 물건의 모양 및 알파벳 알아맞히기 등 미취학 아동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신나는 노래와 춤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채널_플레이하우스 디즈니채널 방영시간_ 평일 오전 10시 30분/ 주말 오전 10시
4_착한 어린이가 되는 법. ‘사회성, 인성교육’
●●● 꿈의 크레용 왕국 1기
12가지의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는 천방지축 공주의 성장기. 크레용 왕국의 실버 공주가 자신의 생일에 좋아하는 소년을 만나게 되지만 그 소년은 부모님을 돌로 만들어버린다. ‘나쁜 버릇을 고치고 멋진 여왕이 되어야 부모님을 풀어준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소년을 찾아 여행을 떠나며 12가지 나쁜 버릇을 고쳐가는 내용을 담았다. 아이들의 나쁜 버릇을 스스로 고치는 데 도움이 되는 애니메이션.
채널_투니버스 방영시간_ 금 오후 4시
●●● 모두 착한 아이예요
아름답고 평화로운 상상의 섬인 챌린지섬에 살고 있는 밝고 착한 호랑이 호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함께 부딪치며 서로의 소중함과 생활의 지혜를 배우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아인성과 사회발달을 함양시키는 목적의 전문 프로그램으로 부모가 함께 보면서 아이에게 교육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채널_투니버스 방영시간_ 월~금 오전 10시 30분
●●● 콩닥콩닥 콩콩
어린이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재미있고 쉬운 방법으로 바로잡아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실수투성이지만 귀여운 여섯 살 어린이 콩순이와 엉뚱한 언니 콩주 등의 좌충우돌 하루일과를 그리고 있다. 아이들의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모습을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생활습관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채널_대교어린이TV 방영시간_ 월~토 오전 9시/일 오전 7시 30분
[Interview 02] 로봇을 사랑하는 아이들, 어떻게 지도할까?
“TV 대신 더 재미있는 대안을 제시하라”
신원철(연세주니어 소아정신과 전문의)
아이들의 TV시청 지도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이왕이면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고 건전한 것만 보여주고 싶지만 그 연령대 아이에게 ‘로봇만화’는 밥보다 더 좋은 것이기에.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유캔도’, 그냥 보여줘도 될까? 이에 대해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이 많이 보는 ‘유캔도’나 ‘파워레인저’ 같은 로봇만화는 부모들이 염려하는 만큼 폭력성이 심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그 나이에 맞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아동 등급이 아닌 방송을 보는 것이다. 드라마 ‘주몽’ ‘대조영’ 등의 리얼한 전투신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다. 어린이 만화에 대해 무작정 편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진짜 아이가 봐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TV시청에 대한 지도방법은 무조건적인 강압보다 대안제시가 효율적이다. TV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같이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공부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함께 놀아줄 줄 모르는 부모의 책임도 크다. 어린아이의 경우 함께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아한다. 아이들과 함께 적군, 아군이 되어 칼싸움을 직접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속에 내포되어 있는 공격성을 밖으로 분출하고픈 욕구를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오히려 놀이를 통해 긍정적으로 분출하지 않으면 생활 속에서 친구나 다른 타인에게 공격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유용할 것이라 믿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입장에서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로 다가서자.”
여성조선
글_박주선 기자 사진_김석호
도움말_박현아(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닉 ‘하이도라’ 교육자문위원)
신원철(연세주니어소아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