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구제역 방역 작업이 지역마다 소독약을 뿌리는 곳과 분말소독을 하는 곳, 도로 한쪽만 하는 등 제각각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 주말 지방을 다녀오다 보니 도로에서 구제역 방역을 하는데 어떤 곳은 분무기로 액체소독을 하고 어떤 곳은 도로 위에 뿌린 분말 위로 차량이 지나가게 하는 등 가는 곳마다 소독방법이 다 다른데 왜 그런가요? 또 어떤 곳은 도로 한쪽에서만 방역을 하고 맞은편 차선에는 방역을 하지 않는 곳도 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독자 안윤선씨)
A: 지자체별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어 지역마다 방역방식이 제각기 달라, 차량 전체와 탑승자 및 차량내부까지 소독해야 하나 제대로 시행 안 돼
지난달 8일 인천 강화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O형 혈청)은 지난 6일까지 김포·충주·청양 등 4개 시·군에서 총 11건이 발병했습니다. 강화도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내륙인 충주·청양까지 확산되자 방역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 당국은 구제역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도로 360곳을 비롯해 전국 1000여곳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지나가는 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담당 부처는 농림수산식품부이지만 소독 장소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정해서 실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외지 차량출입이 잦은 도로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구제역 종식 판단이 나올 때까지 소독을 실시합니다. 발생지역 인근 도로 360곳에선 24시간 소독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pH(수소이온농도)6 이하의 산성, pH9 이상의 알칼리성, 섭씨 50도 이상의 환경에서 죽습니다. 이런 조건을 갖춘 소독약으론 액체상태의 구연산용액 등 산성 소독제와 도로 위에 뿌리는 생석회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생석회는 물과 닿으면 순간적으로 80도까지 온도가 올라갈 뿐 아니라 알칼리성 성분을 갖고 있어 구제역 바이러스를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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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역 당국의 소독작업이 지자체마다 별도로 이뤄지다 보니 지역마다 액체를 뿌리는 곳과 분말소독을 하는 곳, 도로 한 차선에서만 하는 곳 등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곳에선 공무원이 직접 호스를 들고 차량바퀴에만 소독약을 뿌리고, 어떤 초소에선 도로 양쪽에 설치된 기둥에 설치된 분무기로 차량 전체로 소독약을 분사합니다.<사진>(충주시 주덕읍 부근 도로에서의 방역 모습) 또 어떤 곳에선 지자체 방역 공무원들이 '내 지방으로 들어오는 차량만 소독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차선에서만 소독을 실시하고 반대쪽 차선에는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방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외부에서 최대 200일간 생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 전체에 소독약을 흠뻑 뿌려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차량도 문제지만 탑승자와 차량 내부 소독까지 해야 되지만 탑승자들의 협조를 받기가 쉽지 않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구제역 발생지역을 드나드는 사료·비료·품종개량 등 축산업체 차량들도 외부만 소독하고 운전자·운전석은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소독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상수 농식품부 동물방역과장은 "방역초소를 지날 땐 속도를 늦춰주고, 관광객 개인별 소독작업에도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