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지구상에서 낙원을 찾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고 말했다. 전세계 저명인사들이 즐겨 찾는 이 동유럽 해상도시의 매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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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아드리아해와 접해 있다.
오래된 도시를 거닐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핵심은 구시가지를 탐험하는 것이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돔 형태의 오노프리오 분수대. 1438년 수도 사업 완공 기념으로 만든 것이다. 16개의 물구멍에선 여전히 물이 나온다. 지금은 관광객들의 쉼터지만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벌어진 세르비아와의 전쟁 당시 이 분수대는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했다. 분수대엔 아직도 적지 않은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 비단 분수대뿐만 아니다. 이 아름다운 구시가지의 거의 모든 건물에는 총탄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다. 전쟁 당시 유럽의 지성인들은 이 도시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장 도르메송(Jean D’Ormesson) 프랑스 학술원장 등 유럽의 지성인들은 “유럽의 문명과 예술의 상징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구경만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분개했다. 이들은 전쟁 중 두브로브니크 앞바다에 배를 띄워 “이 도시에 폭탄을 떨어뜨리려면 먼저 우리를 쏴라”며 저항했다. 지금 우리가 감탄해 마지않는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움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으로 지켜낸 것이다.
20년 전까지 전쟁으로 몸살을 앓던 이 도시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에 있는 약국은 1317년에 지어진 것으로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다. 크로아티아 최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양로원, 고아원, 병원 등도 모두 두브로브니크에 숨어 있다. 가이드는 “모두 14세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했다. 길을 걷다 어느 건물 벽에 남아있는 낙서를 발견했다. 낙서 옆에는 1597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임진왜란이 한창이었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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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깎아지른 것 같은 절벽에 위치한 레스토랑.
지상천국을 누리다
여전히 중세 분위기의 건물로 가득한 두브로브니크는 유럽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버나드 쇼가 감동해 마지않은 ‘지상천국’을 누리기 위해 하루에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이 도시를 찾는다.
이 도시에서 최고의 뷰포인트(view point)는 스르즈(Srd)산이다. 산 정상에 오르니 커다란 십자가가 아름다운 아드리아 바다와 두브로브니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동료 포토그래퍼도 그곳에선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지금까지 본 풍경 중 가장 아름답네요.” 그는 연이어 셔터를 눌러댔다.
두브로브니크에서의 마지막 날, 실내 레스토랑 대신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겼다. 시원하게 펼쳐진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면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먹는 이 기분! 버나드 쇼가 왜 이곳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는지 십분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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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부활절을 앞두고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내 광장 시계탑 앞에서 달걀을 팔던 어린 소녀들. 2.1953년에 생긴 전통 있는 레스토랑 ‘미모자’의 해산물세트. 3.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걷는 수도사.
[여행 정보]
가는 길
아직 직항편은 없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오스트리아 빈을 경유해 갈 수 있다.
추천 호텔
두브로브니크 팰리스 최고의 선셋 뷰포인트를 자랑하는 곳이다. 등대섬 주변엔 새들이 날아다니고 그 너머로 태양이 천천히 바다로 가라앉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주소 Masarykov put 20, 전화번호 +385-20-430-000
추천 레스토랑
프로토(Proto)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내에 있는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188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후 2002년에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실시했다.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로컬 와인을 갖추고 있다. 구시가 내 시로카 스트리트, 전화번호 +385-20-323-234
미모자(Mimoza) 1953년에 생긴 이 전통의 식당은 2007년 리노베이션을 거쳐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2008년엔 두브로브니크-네레트바 지방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성수기 땐 라이브쇼나 전통춤 공연을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서 서쪽 방면으로 100m 거리에 있다. 힐튼 임페리얼 호텔 바로 건너편. 전화번호 +385-20-411-157
/ 김면중 '더 트래블러' 수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