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관음사 30주년 생일잔치
글/ 최미자(본지 기획위원, 샌디에이고 거주)
1부 기념 법회
미주한국불교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찰중의 하나인 L.A. 관음사(주지 도안스님)에서는 2004년 4월 14일 오전 11시 '관음사 개원 30주년 기념행사'와 오후 2시 '찬불음악회', 6시 '30년사 총 연감' 출판기념회 등 3차례에 걸쳐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매번 행사 때 마다 약 3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하여 관음사는 하루 종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11시 개원법회는 도안스님이 진신사리를 든 사리함을 들고 그 뒤를 신도대표들이 꽃을 들고 입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어 서연희 보살의 밀린다왕문경 경전 독경, 이 관음성 보살의 발원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이어 주지 도안스님의 설법이 이어졌다. 도안스님은 먼저 "미주현대불교 성지순례단과 아리조나 주 열림원 신도들이 함께 참가한 것을 기쁘게 생각 한다"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부에서 오신 순례단과 열림원 신도들의 참석을 환영해 주었다. 이어 스님은 "농사를 지을 때는 종자를 선택합니다. 그 종자는 토양에 맞는 종자를 파종해야 좋은 결실을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결실을 맺은 불교를 청교도 문화권인 미국에서 파종을 하니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 수확한 불교를 미국에 파종하다 보니 어렵다는 것을 30여 년의 연륜을 쌓으면서 지켜봤습니다. 파종된 한국불교가 앞으로 10년 20년이 더 흘러서 한국불교 전래 50년, 60년이 되면 미국의 토양에 맞는 불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관음사가 한국불교가 미국에 뿌리 내리는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관음사 30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만 이것을 4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건물 마련하여 몇 백 명이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습니다.
둘째 포교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조계종단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얻어 포교사를 배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셋째 유아교육기관을 만들어 앞으로 미래세대를 이끌 꿈나무들을 교육을 시작함으로써 포교를 한 차원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넷째 한미불교봉사회 활동으로 이민불교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다음 순서로 30년 동안 20여 년을 관음사에 계속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근속자 30여명이 있는데 이인순, 박상순, 이근하, 임정환씨 등에게 감사패를 증정하였다.
또 남가주승가회 회장인 스리랑카 피아난다 스님이 개원 30주년을 축하하는 축사를 통하여 "따뜻하게 정성어린 마음을 관음사 30주년 행사에 드립니다. 또 도안스님 같이 큰 스님이 미국에 계신 것을 ABC에서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도안스님을 28년간 알고 있습니다. 1979년 설립된 ABC에서도 지도자로 도안스님은 활동하였습니다. 도안스님은 또 다른 나라 불교계와 협력하여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행사를 축하하는 선물로 스리랑카 불상을 도안스님에게 기증하였다.
이어 워싱턴 디시의 미주현대불교 주재기자로 미주현대불교를 위해 좋은 봉사를 해주시며 뉴욕신도들과 함께 오신 윤시내 보살이 유창한 영어와 한국어로 축사를 하였다. 윤 보살은 "성지순례중에 서래사를 방문하였는데 그 웅장한 규모에 위축이 되었는데 관음사 건물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앞으로 관음사가 한국불교와 미국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했다. 이어 뉴욕과 아리조나에서 오신 20여분의 신도들께 주지 도안스님께서 일일이 염주선물을 주셨다. 그리고 주지 도안스님이 30년 간 이끌어 오신 관음사의 역사가 영상으로 20여 분간 상영 되었다. 귀에 들려오는 아름다운 곡조가 참 좋아서 김영균 지휘자님께 가만히 내가 여쭈었더니 ‘부처님 마음일세’라는 노래라고 한다. 은은한 합창단의 배경음악을 들으며 헌화 헌금시간으로 1부의 법회를 마쳤다.
2부 찬불 음악회
노랑나비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효영 보살님과 홍성학 거사님의 사회로 서래사 주지스님 및 외국스님들과 김세을 신부님, LA에 있는 현철, 일아 스님 등의 내빈들을 소개하며 이부가 시작 되었다.
중국절 서래사의 주지스님은 대만에 계시는 성운큰스님의 포교 50주년 기념 화보인 ‘운수산천’을 선물로 보내오셔서 도안스님께 증정해드렸다. 김성이 보살님과 박철호 거사님의 찬불기원문낭송이 옴마니반메움의 배경음악으로 울려 퍼지고 팔방미인 재주꾼이신 김영균 지휘자님이 이끄는 소악단(?)이 Don't forget to remember를 연주하는 순서로 넘어 가며 흥겨운 분위기가 시작 되었다.
이무상화보살의 독창 '신아리랑'. 합창단의 '진정 내가 보살인가요?'(김영균 작사 작곡),김용희 최정순 송지현보살의 삼중창 '초연'등의 다양하고 현대감각에 어울린 즐거운 불교음악들이 우리불자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런데 젊은 신도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나이드신분들을 위한 경로잔치 같은 분위기여서 조금 안타까웠다.
큰 행사가 있을 때면 관음사 건너편에 사용하던 은행주차장을 건축공사관계로 파킹장을 못 찾아서인지 오고 싶은 불자들이 오늘 관음사 대강당을 가득히 메우지를 못한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나는 들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연화어린이 학교 꼬마들의 재롱들. 노란세타를 입은 병아리들이 부른 노래 옹달샘부터 요즈음 인기연속극 주제가인 대장금을 부르며 3살 4살 어린이들이 어울려 한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명숙 선생님이 무용과 노래를 가르치며 돌보고 있다는 연화어린이 학교는 문을 연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인기를 차츰 얻어 가고 있다고 한다. 조미료를 넣지 않는 점심제공에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들을 잘 돌봐 주시고 있다니 불자는 물론 불자 아닌 다른 가족들에게도 소개를 하여 많이 애용해 주셨으면 하는 필자의 바램 이다.
3부의 특별출연 음악회
소프라노 박영(보림등 보살)이 부르는 오페라 '자니 스스키'에 나오는 아리아와 우리가곡 꽃구름 속에로 또 다른 장르의 음악회가 개막 되었다. 무엇보다도 남원의 전국판소리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김미나 교수가 고국에서 관음사의 축하를 위해 오셨다. 단국대학교수로 계시는 김미나 교수의 심청전 중에서 항성가는 대목‘을 불렀다. 특별 출연해주신 김세을 신부님의 북 장단과 함께 우린 흐뭇한 마음으로 감상을 하였다. 그동안 로스앤젤레스에 사시며 두루두루 외교를 잘 하여 오신 주지 도안 스님의 인덕도 있으셨지만, 국악에 많은 재능을 가지신 김신부님의 종교를 초월한 우정과 아량에 우리 불자들은 늘 감사를 느끼고 있다.
다인종으로 구성된 Happy Music Concert Band가 '아메리카'를 신나게 째즈풍으로 연주해 주며 3부도 무르익어갔다. 이어서 고국에서 오신 무형문화재 양윤정(휘모리 가락부분에 대상을 받음) 선생의 경기민요 가락들이 흥겨웁게 강당 안으로 퍼져 나갔다. 마침내 어느 보살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얼~씨구 어깨춤을 추기도 하여 여러 보살님들과 나도 뒤에 서서 조용히 두팔을 흔들었다. 또 LA의 김향숙 문화생과 여러분들이 찬조 출연을 해주어 이 지면을 통하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 순서로 조창훈 선생과 이의경 선생에게 사사를 해서 모국에서 단소연주로 유명한 덕현스님이 영산회상곡을 한가락 뽑아주시니 뒤에서 부처님이 빙그레 웃으시는 것 같았다. 나는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내 마음에 꽃비가 내리며 고요해졌다. 고국에서 오페라 '원술랑'과 KBS 민속음악회에 출현하기도 했던 덕현스님은 며칠 전에 대각사의 진각스님을 따라 LAPD(로스앤젤러스 경찰국)자원봉사대소속 한국분들의 공동묘지를 방문하셨다고 한다. 얼마 전 자원봉사를 하다가 돌아가신 분의 넋을 위로하며 단소를 불어 추모를 하셨다며 그 시간들을 흐뭇해 하셨다.
드디어 준비했던 모든 음악회들이 막을 내리며 우리 다함께 손에 손을 잡고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자리를 일어섰다.
관음사에서는 오신 손님들에게 30년사 총연감(1994-2003년)을 발행하여 오늘 오신 손님들께 한권씩 무료로 선물을 하였다. 지난해에 추간된 20년사(1974-1993년)의 후속편으로 6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연감 속에는 관음사를 일으켜온 역사 속에 인물들과 사진들, 그리고 글재주가 많으신 주지 도안스님과 신도들의 글모음편이 들어있다.
또 하나 더 준비된 선물봉투 속에는 회색 다보와 예쁜 탁상시계, 찬불가 테입이 들어 있었다. 푸짐한 선물꾸러미를 마련하시느라고 신경을 자상하게 쓰셨음을 나는 알 수가 있었다. 주지스님은 얼마 전 큰 수술을 받으시고 지금은 회복을 하셨다고 한다. 주지 도안스님은 라성에서 큰 형님격으로 30년 동안 큰일도 많이 하셨다고 나는 들었다.
옆방에는 30년사 총연감 출판을 축하하는 또 다른 저녁 만찬이 캐터링으로 도착되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다른 분과 시간 약속이 있어서 자리를 떠났다. 낮에 참석하시지 못한 현일 스님을 비롯 내빈이 많이 오셨다고 난 들었다. 만찬 음식들을 보고 불교에 야당격인 우리 그이가 놀라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일부의 사찰에서 스님이나 신자들이 잘 먹고 건강한 몸으로 부처님 일 잘 하자는 남방불교 스타일이라고 답변을 해보았다.
문득 내가 어릴 적에 절에 가시는 날만큼은 냄새가 난다며 마늘과 파를 넣지 않는 음식을 드시며 깨끗한 옷과 목욕으로 정성을 드리시던 친정어머님의 모습을 나는 떠올려 본다. 불교는 마음을 닦는 종교인지라 우리들의 몸을 만드는 음식물도 가려먹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마음이 바로 우리 몸이고, 또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나의 몸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약으로 먹는 고기는 어쩔 수가 없다지만, 절에 가는 날 하루만이라도 채식을 하며 우리들 일상의 식탐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마음공부 역시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해 본다.
아무튼 LA에 한국불교를 대표할 수 있는 큰절을 세우고 어린이와 청년층에 두루두루 포교를 하고 있는 주지 도안스님의 피땀 어린 지난날 30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음사가 꾸준한 발전을 하고 불교포교의 맑은 도량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200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