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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나라> 소노 시온 감독, 드라마, 134분, 2012년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가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것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당장 얼마전에 만들어진 독일 다큐 <후쿠시마의 거짓말>을 보면 일본의 원전패거리가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임은 물론 우리들의 불감증과 망각력에도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세련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원전 사고와 관련된 다큐에 더불어 보면 좋을 것 같다.
= 시놉시스 =
엄청난 재앙을 겪고 모든 것이 사라진 뒤, 남는 것이 ‘희망’ 뿐이라면, 과연 무엇이 ‘희망’일 수 있는가?
소노 시온의 <희망의 나라>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느 날, 대지진이 발생하고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면서 방사능이 누출된다. 정부는 경계선을 그어 방사능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다. 요이치의 집은 경계선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요이치의 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그곳에 남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은 완전히 고립된 삶을 산다. 그런데 안전지역으로 이주한 요이치 부부는 불안한 삶을 이어가는 반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평온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진 오하라 마을의 그로테스크한 모습은 마치 종말 이후의 지구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그래서, 그들이 찾는 것은 사실 ‘희망’이 아니라 ‘위안’이다. 즉, ‘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같이 죽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영화제목 <희망의 나라>는 너무나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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