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홍자매의 신작 '애정의 발견'에 이승기가 출연을 하게 될 것 같다는 기사들로 연일 인터넷을 장식하던 추측들이 결국 이승기가 그 드라마에 출연을 하지 않는 걸로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승기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애정의 발견'은 전면적인 시나리오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남자 주인공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남자 주인공으로 차승원이 유력하다는 기사까지 흘러 나왔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이승기 입장에서는 거절한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미 지난 번 '이승기에게 홍자매 드라마는 최악의 선택이다.'라는 글을 통해 홍자매 작가의 드라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승기가 홍자매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했듯이 이번에 최종적으로 그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백번 잘 한 일이라 본다.
그런데 이번 '애정의 발견'을 편성하기로 한 방송사가 MBC임을 보며 이번 드라마 출연과 관련하여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이 드라마와 관련해 이승기를 이용한 언플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MBC가 어떤 곳인가? 지난 번 포스팅에도 있지만 지난 3년 간 이승기의 '돌아온 일지매' 하차 건으로 이승기의 MBC 출연을 자유롭지 못하게 한 주범이며 그 이후에 이승기가 예능과 드라마로 KBS와 SBS를 오가며 이승기 효과를 누릴 때 유일하게 그를 내친 죄로 줄줄이 프로그램 말아 먹고 이승기가 죽죽 커 나가는 걸 지켜 볼 수 밖에 없던 방송사였다.
결국 지난 해 이승기가 양 방송사에서 드라마와 예능으로 상을 휩쓸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자 슬그머니 섹션 TV연예통신에서 길게 인터뷰 장면 내보내며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방송사가 MBC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수목 드라마 부문에서 2년 간 낙오되어 있던 MBC가'마이프린세스'로 시청률 20%를 넘기며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두 주 천하로 끝났고, 그 자리마저도 SBS의 '싸인'에 내 주고는 다시 시청률이 10% 초반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처음 1위로 올라 설 때만 해도 이승기를 이용한 언플이 없었는데, 때 마침 터져 준 이승기 하차설로 인해 전국이 시끄럽다가 그 일이 마무리되며 다시금 그를 이용한 언플이 고개를 들었다. 바로 홍자매의 신작 '애정의 발견'의 MBC 편성이 확정되면서 부터였다. 그들의 전작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작년 여름에 방송될 때도 MBC 편성이 유력했었으나 남자 주인공이 이승기란 이유로 최종 보류 되었는데 결국엔 SBS에서 편성을 따 냈고 KBS의 '제빵왕 김탁구'와 붙어서도 선전을 하며 나름 성공을 한 전력이 있는 홍자매의 차기작이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에 이승기나 그의 소속사는 출연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고 시나리오를 검토 중에 있다는 말을 했을 뿐인데 마치 이승기가 이 드라마에 출연을 할 것처럼 설레발 치는 기사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겨우 하차 논란이 마무리되면서 그제서야 한 숨 돌리려던 팬들은 연달아서 홍자매 드라마 출연 기사가 터지자 또 다시 걱정하며 출연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배우들 힘들게 하는 감독에 쪽대본 작가에 생방 드라마를 찍어야 하는 이승기가 예능과 병행하며 작년과 같은 죽음의 스케줄을 소화하며 건강을 해치는 걸 또 다시 볼 수 없어서였다.
그런데 이 때부터 터진 기사들은 더 가관이었다. 남자 주인공은 고생만 하고 공은 여자 주인공만 챙겨 가는 홍자매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번엔 이승기를 캐스팅하기 위해 남자 주인공이 빛날 수 있게 집필하겠다는 약속을 소속사와 했다며 이승기의 출연이 기정 사실화된듯 기사가 나고, 여기에 여주인공 또한 확정되지도 않은 공효진으로 역시 확정된 것처럼 기사가 난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홍자매와 공효진에 이승기까지 가세하면 초대박 작품이 나올 것처럼 난리가 난다.
그래도 진심으로 이승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공효진과의 출연은 반대하지 않지만 홍자매 드라마는 안 된다며 계속 반대를 하자 이번엔 한물간 여배우와 톱스타 남자 배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던 당초의 시높시스를 아이돌 가수의 이야기로 바꾼다는 말까지 흘러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 이야기는 '미남이시네요 2'를 만들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필자는 이 때부터 작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접어 버렸다. 이승기를 이용한 언플이 MBC 측이든, 홍자매 작가 측이든, 아니면 드라마 제작사든 여부를 떠나 주인공에 따라 시높시스를 그 때 그때 바꾸는 작가라면 더 이상 믿음이 가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간절히 바랬다. 이승기는 이런 작가와 더 이상은 하지 말라고. 물론 시높시스는 전체의 골격만 완성해 놓은 것이고, 대본은 상황에 따라 자주 바뀔 수는 있다. 그러다 보면 대본이 애초의 시높에서 아주 많이 벗어 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방송을 3개월 가량 앞두고 있다는 드라마가 그것도 그렇게나 쪽대본을 내면서까지 차기작을 고민했다는 대단한 그 드라마가 남자 주인공을 자기들 원하는 배우로 캐스팅하기 위해 주인공 측에서 요구도 하지 않았는데 시높시스 전체를 바꿔 버릴 정도라면 안 봐도 뻔한 드라마 아니겠는가?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더 자세히 말해서 이승기 측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출연에 대한 확답이 없으니까 서서히 남자 주인공으로 차승원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찌라시들의 카더라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는 시높시스 수정에 대한 얘기가 또 흘러 나왔다. 이 쯤되면 볼짱 다 본 드라마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지난 해에당시에 방영되고 있던 드라마-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대해서는 쪽대본을 써 가며 무성의하게 쓰고, 이미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구상한 작품의 시높에 맞춰 주인공을 캐스팅하는 게 아니고 주인공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시나리오라면 아무리 잘 써 준다 한들 이번에도 쪽대본 신세는 면하지 못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최종적으로 이승기가 '애정의 발견'에 출연하지 않기로 결정이 난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승기를 이용한 언플은 끝이 없다. 바로 애초부터 출연을 한다는 언급이 없던 이승기를 이용한 게 본인들이었음은 까마득하게 잊고, 마치 이승기가 출연을 거부해서 본의 아니게 남자 주인공을 새롭게 캐스팅 해야 하고 그에 맞춰 시나리오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며 웃음만 나오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얼마 전부터 출연 유력설이 흘러 나오던 차승원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다시 등장했다.-이 마저도 아직 확정은 아니며 설레발 내지는 언플에 가까울 확률이 많다.- 그리고는 이승기와 차승원의 나이 차가 많아 차승원의 나이대에 맞는 내용으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도대체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몇 번이나 시나리오가 전면 수정되고 줏대도 없이 왔다갔다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적이 없는 이승기가 출연하기로 했다가 불발된 듯 출연이 무산되었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부터 이승기는 출연에 대해 확답을 한 적이 없으니 출연 무산이나 불발이 아니라 거절이라는 표현이 맞는데도 어휘력 딸리는 기자들로 인해 마치 이승기가 출연하기로 했다가 안 한다고 해서 시나리오를 바꾸게 된 것처럼 오해를 사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승기가 이번 드라마는 MBC에서 하기를 바랬었다. 최근 몇 년 간 MBC가 한두 작품 외에는 대박을 낸 작품도 없고 침체였으니 예능을 하기는 힘들고 이참에 MBC 드라마에 출연해 힘을 실어 주고 MBC와의 껄끄러운 관계도 자연스럽게 해소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애정의 발견은 못하게 되었더라도 더 좋은 작품과 MBC에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언플이라 느껴질 정도로 목을 매면서 출연시키고자 한다면 서로 간에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번 일이 전적으로 MBC만의 작품은 아니겠지만 조금만 더 신중하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아무튼 바닥까지 보인 이번 드라마에 이승기가 출연하지 않는다니 환영할 일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신중하게 작품 선택해서 빛도 나고 배우로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작품에서 연기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홍자매를 비롯한 작가들에게 바란다. 쪽대본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작가로서 이미 자격상실이다. 훌륭한 차기작도 중요하지만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작품에 충실해서 배우들이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작가가 되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가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촬영 일정에 맞춰 대본을 써 내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더 이상은 쪽대본으로 완성도 떨어지는 작품을 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첫댓글 thank you~!
감사감사 ㅎ
잘읽었어여
잘읽었어여
헉 ~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