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고 싶은 꽃, 극락조화
우리들이 가끔 온실을 찾는다. 온실속에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다. 덩굴성 식물인 부겐베리아와 특이한 모양을 한 극락조화가 눈에 띤다.
거제농업개발원에 가면 새의 꽁지처럼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그 꽃이 극락조화(極樂鳥花)이다. 극락조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꽃을 보면서 나는 그 새에 대해 상상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공작이나 앵무새를 닮았을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새 길래 이 같은 아름다운 꽃에 비유 했을 까?
극락조는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새라고 알려져 있다.
이 새는 불교와도 인연이 닿아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칼라빈카(Kalavinka)라 부르는데, 아미타경이나 정토만다라 등의 불경에서는 상상의 새로 그려진다. 여기에는 극락정토의 설산(雪山)에 살며, 머리와 상반신은 사람의 모양이고, 하반신과 날개, 발과 꼬리는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우리나라의 '관음도'와 같은 불화에도 극락조를 볼 수 있다.
▲ 꽃말이 '사랑을 위해 멋을 부린 남자'이다.
극락조에 얽힌 전설이 흥미롭다. 옛날 남태평양 외딴 섬에 왕후 귀족들의 연회장에서 독사와 새들의 결투가 벌어졌다. 맞붙어 싸운 것은 아니다. 새가 노래를 잘 하면 독사는 그 노래를 듣다가 잠에 빠져 패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음성 박자가 흐트러지면 독사가 새의 목을 물어 뜯는 시합이었다. 이 슬픈 결투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새는 바로 극락조였다. 극락조의 수컷은 새끼가 태어나면 스스로 새 생명의 먹이가 된다. 그 새끼는 또 다시 아비의 노래를 기억하며 유전자에 남겨진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 이승에 잠시 날개를 접고 누워 꽃이 되었네.
꽃모양이 마치 새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양 같다. 극락조가 날아왔다면 이처럼 아름답게 앉아 있었을까? 길쭉한 꽃줄기 끝에 달린 화포는 영락없이 새부리이다. 한눈팔다가는 새부리에 찔릴 수도 있겠다. 보면 볼수록 새와 닮은 모습이 신기하고도 하고 화려한 색상이나 생김새가 봄날의 새색시를 닮았다. 그런데 꽃말은 '사랑을 위해 멋을 부린 남자'라고 한다. 남자도 사랑을 하면 이처럼 멋쟁이가 될까? 황홀한 자태에 취해 다리가 풀리는 사람이 어디 여성뿐이랴.
▲ 특이한 꽃의 구조를 가진 극락조화
이 식물의 꽃은 작은 배 모양 또는 새의 머리 모양으로 된 포속에서 핀다. 포는 빨간색과 푸른색이 섞여있다. 바깥쪽에 있는 꽃받침잎은 3개이며 주황색으로서 수분매개체를 유인한다. 태양조(sun bird)란 특수한 새도 규칙적으로 찾아온다. 벌새와 달리, 태양조는 어떤 위치에서든지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아래로 늘어진 꽃보다 위로 곧바로 서 있는 꽃을 방문한다.
안쪽에 있는 꽃잎은 3개이고 파란색이다. 이 꽃잎의 모양은 창의 끝과 비슷하며, 그 끝 부분에 수술과 심피가 싸여있다. 새가 꿀을 먹기 위해 뾰족한 화살촉 모양의 파란 꽃잎 위에 앉는데, 이런 수술과 심피는 새가 날아와 앉아서 눌러 줄때만 노출된다. 이 식물은 꽃가루주머니 속에 약간 끈적거리는 실 같은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수백 개의 꽃가루가 들어 있다. 새가 이런 꽃에 찾아왔을 때, 꽃가루가 들어있는 이 실은 새의 가슴 또는 복부 등에 달라붙어서 다른 꽃으로 옮겨진다.




첫댓글 정말 새같이 생겼군요.2번사진 넘 선명하고 색감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