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오던 '시청각 영어도서관'의 건립 장소를 다른 곳으로 변경해 원도심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양산시는 최근 경남도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유치 신청서를 낸 시청각 영어도서관의 건립 위치를 당초 원도심 지역인 북부동 대신 소주동의 시유지로 변경했다고 8일 밝혔다.
시청각 영어도서관은 정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 중인 사업으로, 선정될 경우 시는 국비 10억 원 등 총 20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1천6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영어도서관에는 시청각 어학자료실을 비롯해 영·유아와 일반영어자료실, 영어학습실, 문화강좌실, 영어보육시설, 문화사랑방이 들어설 예정이다.
원도심 북부동 대신 소주동으로 바꿔
"지역민 무시하는 처사" 비난 목소리
그러나 영어도서관의 건립 장소가 당초 북부동에서 소주동 시유지로 변경되면서 원도심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추진위원회와 주민자치위원회 등 원도심 주민들은 지난 4월 시장 간담회에서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북부동 양산도서관이나 중앙동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영어도서관으로 사용키로 했는데 정작 유치 신청을 할 때는 이를 바꿨다며 비난했다. 주민들은 "시가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영어도서관 건립을 수차례 약속하고 용역에도 포함시켜 놓고도 갑자기 건립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유치 조건인 연말까지 영어도서관 준공을 위해서는 장소 변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했던 양산도서관은 노후화돼 내년에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고, 중앙동주민센터는 다른 곳 이전이 무산되는 바람에 영어도서관의 유치 조건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양산도서관을 영어도서관 기능이 포함된 건물로 재건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