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환 {명언집] 2에서
형이상학의 가장 본질적인 관심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능한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바로 형이상학의 가장 본질적인 관심사인 것이다.
----칸트, {순수이성비판}에서
형이하학이란 원인과 결과를 검증할 수가 있고 두 눈에 보이는 대상을 탐구하는 학문을 말하고, 형이상학이란 원인과 결과를 검증할 수도 없고 두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탐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돌의 무게나 바다의 수온, 자동차와 비행기의 성능과 속도 등의 문제는 전자의 영역에 속하고, 신과 영혼, 천당과 지옥, 자유와 정신 등의 문제는 후자의 영역에 속한다.
형이하학(자연과학)과 형이상학(인문과학)은 둘이 아닌 하나이며, 그것은 좌우의 양 날개와도 같은 것이다. 자연과학의 모든 이론들은 가설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며, 아직도 최초의 우주와 최초의 인간에 대한 설명은 전혀 검증할 수가 없는 것이다. 최초의 우주와 최초의 인간에 대한 설명은 인간의 상상력의 산물이며 가설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고, 신과 천사와 악마와 천국 등은 두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전혀 검증이 되지 않고 있는데도, 마치 자연과학의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이 있다면 그 어떠한 종교도 존재할 수가 없고, 전지전능한 신이 없다고 해도 그 어떠한 종교도 존재할 수가 없다. 신은 있으면서도 없어야 하고, 없으면서도 있어야 한다.
형이상학은 가능한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고, 바로 그곳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살고 있는 천당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러나 이 이상의 세계는 중세의 암흑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우리 인간들의 현실을 무시한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중세의 암흑기를 딛고 나타난 수많은 자연과학자와 철학자들의 성과에 의하여 형이상학은 마치 최후의 종말처럼 파산선고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신, 영혼, 천당, 천사, 악마 등이 없으면 그 어떠한 삶도 살아갈 수가 없는 형이상학적인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