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집
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작가는 자신의 유년기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살아온 집에 관한 이야기를 쓴 수필로 집에 대한 다각적인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집이란 단지 단순한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지나온 삶의 추억이 담겨져 있는 배경이면서 일터도 되는 등 여러 시각에서 집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한국 사회의 오랜 화두인 집,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집을 부동산적 가치, 재테크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단순한 관점은 집이 사회적 의미와 상징으로 복잡하게 얽힌 배경이자, 정서적 기억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기도 한다. 장소와 공간으로서의 집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큰 것이다.
작가는
어렸을 때 대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유복하게 지내던 집을 최초의 집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계속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서울 신림동에서의 집은 집이 아닌 방, 원룸에서의 독립된 자기만의 공간을 소망하며 20대를 보내고, 32살이 되어서야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한 집다운 집이 월셋집이지만 그곳에서 처음으로 안온함을 느끼며 생활하게 되고 결혼 이후에야 부부는 최초 집을 소유하게 되며 가족 모두의 공간인 거실을 작가의 사적 집필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집은
부의 척도이며 재산을 늘려나가기 위한 재테크의 수단이 되어 버린 지 오래고, 이러한 집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하는 따듯하고 안락한 홈으로서의 조건은 부가적 조건이 되어 버렸지만, 작가는 집을 통하여 본인의 주체성을 찾으며 문리적인 공간이기보다는 신분제의 장소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장소라고 평가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평수의 어떤 아파트에 살고 있는가가 부의 척도이고, 집주인의 신분과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휴식과 보상의 장소
인 집은 고달프고 삶에 지쳐 절실하게 나의 공간을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집다운 집과 나의 방이 있음에 감사하고 지친 하루를 따듯하게 맞이하는 휴식과 보상의 장소이자 가족과 함께 살아온 자기 삶의 역사를 기억해 주는 공간으로 기록되어야 하는 집은 누군가에게는 삶과 일터의 자리로, 집은 그저 집이 아니고 자기 삶, 또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는 존재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가족과 집, 여성과 집, 자아의 독립과 집, 계급과 집 등 다층적이고도 본질적인 집의 의미와 가치를 유연하게 탐험해 나가며 집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해준다.
나에게 있어서의 집
또한 나의 삶 전체와 함께하고 있었다. 가장 어렸을 때의 집은 내가 결혼을 하면서 떠나올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유년기 나의 모든 추억이 담겨 있는 집이다. 지금은 아마도 예미지 1차 아파트 속에 자리하고 있을까? 어렸을 땐 정말~ 넓고 큰 집이었다. 마당도 집도, 울안의 모든 것들도, 집 뒤쪽에 큰 밭도, 하지만 그 크던 집이건만 결혼을 하고나서 집을 나설쯤엔 왜 그리 좁아 보이고 작아 보였던 것일까? 하지만 그 집도, 마을 전체도 재개발로 터조차 확인할 수 없게 없어져 버렸으니 나의 유년기 추억도 함께 없어져 버린 것이다. 신혼살림을 차렸던 단칸방, 단칸방, 그리고 아파트, 또 아파트로 그렇게 60년을 다섯 번째 집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집을 꿈꾸고 있다.
(어디에 있을까? 어떤 집일까? 나의 마지막 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