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 이들
지난 1월 15일(월) 우리 교구 여러 본당에서 사제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쯤은 떠나신 신부님에 대한 그리움이나 섭섭함으로 빈마음 다 독이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새로 만난 신부님과의 사귐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이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떠나시며 남겨 주신 감사의 말씀이나 새로 오셔서 해 주신 희망의 말씀들을 생각하며
오늘의 첫 번째 독서 말씀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오늘 신명기에서 모세는 요르단강 건너편 모압 땅에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게 될 새 세대인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주님께서 해 주신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을 위하여 그들의 동족 가운데에서 너와 같은 예언자 하나를 일으켜,
나의 말을 그의 입에 담아 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내가 그에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일러줄 것이다.”(신명 18,18)
모세가 이 말씀을 전할 때, 그의 처지는 약속된 가나안 땅을 볼 수는 있었지만,
그곳에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요르단강을 건너 가나안 복지에 들어갈 미래의 세대와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신명기는 이 같은 처지인 모세의 삶이 여호수아에게 이어지는 이야기로 끝을 맺습니다.
오늘 복음은 공생활을 처음 시작하신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회당에 네 제자와 함께 들어가시어
더러운 영을 쫓아내 주신 첫 번째 기적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꾸짖으시는 한 말씀으로 더러운 영이 쫓겨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마르 1,21-27 참조)라고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공동 번역 성서)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의이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을 체험한 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시작한 예수님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소식을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트렸던 것입니다.(마르 1,28 참조)
오늘은, 기념은 하지 않지만, 중세시대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을 베풀었던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입니다.
『성 토마스의 지혜와 사랑』 (E. 질송, 이재룡 엮음, 한국성토마스연구소, 2022) 이란 책을 읽다가
그의 『소품집』에 남긴 <성 토마스의 공부하기 전 기도(Ante Studium)>를 음미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도문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은 참 빛과 참 지혜의 원천이요 최고 원리이시니,
제 아둔한 정신을 당신의 투명한 빛살로 환히 비추시어 제 안에 타고난 뿌리 깊은 두 가지 어두움,
곧 죄악과 무지의 어두움을 말끔히 거두어 내소서.
당신은 어린아이의 혀를 달변으로 키워내는 분이시니 날카로운 통찰력과 오래오래 간직하는 기억력,
유순하게 배울 줄 아는 겸손과, 철저하게 파헤치는 해석력,
그리고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슬기를 허락하소서.
진리 탐구를 시작하는 저의 정신을 밝게 비추어 주시고
힘차게 전진할 수 있도록 손잡아 이끌어 주시며
모자람 없이 완성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당신은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오늘은 해외 원조주일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에 관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는 날입니다.
인천교구의 역사를 돌아보면 메리놀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은 한국 전쟁 이후 가난했던
교구민들에게 구호물자를 나누어 주시며 가난 극복을 통한 선교 사업을하여 새 세상을 열어주셨 습니다.
이석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가정동 본당 주임
연중 제4주일 (해외 원조 주일) 주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