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2(화) 사순절 스물넷째 날 묵상(출애굽기 16:32-34)
만나와 증거판
모세가 말하였다. “주님께서 명하신 말씀입니다. ‘너희는 이것을 한 오멜씩 가득 담아 간수하여, 내가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 광야에서 너희에게 주어 먹게 한 이 먹거리를 너희의 자손 대대로 볼 수 있게 하여라’”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항아리 하나를 가져 와서, 거기에 만나 한 오멜을 담아 가지고 주님 앞에 두어서, 대대로 간수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론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그것을 증거판 앞에 두고서, 늘 거기에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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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에 따르면 시나이 산에서 받은 증거판과 함께 만나 한 오멜을 담은 항아리가 증거궤 안에 함께 들어갑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것을 보면서 생명의 근원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지,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하는지 되새기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생명도 돈으로 사고 유지하려고 하지만, 성서 전통은 생명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명시합니다. 광야는 인간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을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은혜로 광야 40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만나가 상징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지켜주신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를 걱정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하셨던 예수님은 바로 이 광야의 전통을 제대로 익히셨던 분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타락과 부정적 세속화는 바로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정치에 기웃거리는 것도, 성직자와 교인들이 타락하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습니다.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임을 알려면 주님의 말씀과 율례대로 살아 봐야 합니다. 어떤 유혹과 시련에도 끄덕하지 않고 올곧게 주님의 길을 걸으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시는 주님께서 나머지 것들은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만나와 증거판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상징이 됩니다.
보관된 만나가 한 오멜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은 자신이 일용할 양식만 취하는 것에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만 유용하게 사용해도 20억 인구가 가난을 면할 수 있건만, 탐욕에 물든 인간, 어리석은 인간은 늘 한 오멜 그 이상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래서 우리는 늘 하나님의 율례 앞에 우리의 정신을 비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우리의 모든 욕심을 없애 주소서. 탐욕이 망친 세상을 보고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 고집과 알량한 지식으로 교만한 우리를 깨우쳐 주셔서, 모두가 상생하는 세상을 하루 속히 만들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사순절 평화 발자국 : <두 마리 늑대 이야기> 동화 보기
* 사순절 탄소금식(3/10-16. 에너지 금식) : 짧은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이용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