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칠백서른일곱 번째
도인道人의 편견
공자께서 초나라 출신의 현인, 도를 품은 사람으로 알려진 온백설자溫伯雪子를 찾아간 일이 있었답니다. 공자께서 온백설자를 만나 보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제자 자로가 물었답니다. “선생님은 온백설자를 만나고 싶어 하신 지가 오래되었는데 지금 그를 만나 보고 나서는 아무 말도 하시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러자 공자께서 그랬답니다. “그 같은 사람은 한번 보기만 해도 도가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는지라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도道를 아는 사람만이 도를 품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한 번 척, 보고 그가 도인임을 알아봤다니 공자도 도인입니다. 우린 가끔 외모에 반했다가 뒷날 그의 참모습을 알고는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안목이 부족한 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공자가 반한 온백설자와 같은 도인道人도 편견 때문에 실수한 적이 있답니다. 그가 제나라로 가다가 노나라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어떤 노나라 사람이 만나기를 요청했지만, 노나라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아는 데 서툴다는 이유로 거절했답니다. 그 후 제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또 노나라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먼젓번 그 사람이 또 만나기를 청해 하는 수 없이 만나 보고는 탄식했답니다.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그림쇠 같고 곱자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이지요. 편견으로 인해 하마터면 훌륭한 현인을 지나칠 뻔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께서 반할 정도의 사람도 편견이 있을 수 있고, 편견으로 인해 실수할 수도 있다는 고사입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빨리 시인할 줄 아는 사람이 현인이라는 말이지요. 집단의 지도자들도 그렇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책임자로서 빨리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일이 쉽게 풀리는 경우를 자주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