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밖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몇 일 전부터 아침에는 살살 가을냄새를 풍기며 쓸쓸한 기운이 퍼지지만 여전히 낮에는 덥다. 무슨 공사를 하는 데 하루종일 나사를 깊이 박는 된소리가 멈추지않는다. 처음에는 날도 더운데 조용하던 동네에서 나는 소음에 신경이 쓰였다. 헌데 그집에서도 우리가 공사할 때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생각해보니 참아야했다.
오래 전, 나는 카펫을 마루로 바꾸고 싶었다. 사위는 어렵지않다며 다음 주 만나 마루 색을 택하라고 했다. 일단 짐을 다 옮겨야했다. 남편과 내가 주중에 다니며 골랐고, 주말에 딸과 사위는 나무를 차에 가득 싣고 왔다. 그날부터 거의 일년의 긴 시간동안 주말마다 남편과 사위가 땀흘리며 리모델링을 했다. 화장실이 좁다며 벽을 조금 헐어 샤워장을 늘리고 타일도 붙이고 유리문도 호텔처럼 멋지게 해주었다. 세면대와 거울은 바꾼 지 얼마 안되어 그냥 쓰겠다고 해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하는 거니 안되요" 하며 세면대는 나에게 고르라며 토요일에 만나 아침을 먹고 가자고 했다.
욕조와 케비넷, 거울들을 진열해놓은 가게는 무척 넓어 물건도 많았다. 내가 쓸거니까 나더러 고르라고 했다. 조개껍질을 작게, 크게 모래위에 박은 것처럼 깨끗하고 예쁜것이 마음에 들어 정하고 케비넷과 거울도 고르고 집으로 가서 모두 열심히 일했다. 아이들은 리모델링은 자기들이 해드리는 거라며 모든 비용을 다 댔다. 사위는 용접까지 하며 좁았던 화장실을 크고 멋지게 바꾸어주었다.
우리는 힘들었지만 주말마다 대장인 사위와 즐겁게 일했다. 꼬박 일년이 걸렸다. 나는 식구들 먹이고 집에 갈 때 주중에 먹으라고 음식을 싸주며 힘이 부쳤지만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부엌 타일을 바꾸자고 사위가 말하니 남편이 손사래를 치며 멀쩡한 데 안한다고 했다. 겨우 리모델링을 끝내고 피곤했을 텐 데 다음 주 토요일 아침 초인종이 시끄럽게 울렸다. 딸이다. 문을 여니 부엌 타일을 사서 차에 잔뜩 싣고 왔다. 사위가 다른 데는 다 바꿨는 데 부엌도 해야된다며 활짝 웃고 있었다. 온 식구가 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신나서 부엌도 몇 주 걸려 끝냈다. 타일을 새로 깔고 나니 역시 잘 했다 싶었다.
주말마다 만나다 일을 끝내니 왠지 허전했다. 두어달 쉬었나? 자기네 집 공사를 한다며 도와주실거냐고 물었다. 내 눈에는 딸네 집은 손 볼 곳도 없다. 마루바닥 색도 멋지고 새것이다. 헌데 몽땅 간다고 했다. 이해가 안된다고 했더니 "이 사람이 걷다가 걸리는 곳이 있어 바꾸는 거예요." 한다. 페인트 색도 회색으로 바꾸고 싶다며 시작한 공사도 거의 일년이 걸렸다. 양쪽 집에서 주말마다 나무자르는 소리와 톱질등 소음에 얼마나 힘들까 싶어 딸은 양해를 구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빵도 건네주었다.
돈주고 하라고 해도 못할텐 데 사위는 일을 만들어서 하며 즐겁고 행복해한다. 나무로 만드는 것이 취미다. 옷장의 서랍도 멋지게 만들어 놓았다. 요즈음은 차고의 케비넷을 새로 만들고 있다. 주말에 좀 쉬라고 해도 좋아서 하는 거라 괜찮단다. 직장다니며 주말이면 쉬고싶을텐 데 사위는 그게 쉬는 거란다.
얼마 전 사위는 우리를 보고 말했다. 겨울에 하실 일 있으니 기다리란다. 또 한 번 뭉쳐서 일을 하자고 한다. 이젠 할 일이 없는 데 무엇을 하려고 하나? 그래도 기다려진다. 힘이 들어도 함께 땀흘리며 일을 하고 식사를 하는 그 시간도 그립다. 뒷집의 공사가 오래 걸려, 톱질 소리가 나도 음악소리로 들으며 참아야겠다.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첫댓글 최고의 사위입니다~!!!!
헌데 몽땅 간다고 했다. <- 옥의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