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자개와 옻을 사용한 김선갑의 회화이자 미니멀 아트의 세계 독자적으로 회화적 피부를 조성해나가는 김선갑의 '오브제 회화' |
사진: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
[미술여행=윤경옥 기자] 자개와 옻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김선갑 작가의 초대전이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0-13/관훈동 14)에서 열린다.
4월 25일(목)부터 5월 3일(금)까지 열리는 김선갑 작가의 초대전시에는 나무를 바탕 면으로 삼아 자개와 옷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김선갑의 독자적인 회화적 피부를 만나볼 수 있다.
김선갑은 나뭇결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져 함께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자개라고 생각해 표현한다.
● 김선갑의 작품세계... 자개와 옻을 사용한 회화이자 미니멀 아트의 세계
사진: 김선갑 作,73x91cm(30호), 목재 판재판넬위에 자개 옻
김선갑의 작품은 오동나무 나무 바탕 위에서 작업이 이루어 진다. 작가의 작품은 오브제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동시에 회화이면서 미니멀 아트의 경향이 있다.
경기대 박영택 교수는 김선갑 작가의 작품을 광활하고 무한한 우주 공간의 전개로 비유하기도 한다. 또한 그 속의 별자리를 만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평하기도 했다.
김선갑은 故 김태희 선생에게 사사하여 전통적인 방법을 기본으로 현대에 맞는 것을 만들며 나무판을 캔버스삼아 자유자재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이다.
김선갑은 故 김태희 선생에게 사사하여 전통적인 방법을 기본으로 현대에 맞는 것을 만들며 나무판을 캔버스삼아 자유자재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이다.
김선갑은 목공을 배우기 시작한 젊은 작가들에게 "가구를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하기 바라고, 회화와 철학의 흐름을 읽어내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한다. 그에게 나전은 자개로 그리는 그림이다. 김선갑은 나전을 회화의 재료로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그것은 외형적으로는 추상회화이고 색채추상이자 물질로 이루어진 오브제 회화이다.
작가에게 나전은 자개로 그리는 그림이다. 김선갑은 나전을 회화의 재료로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김선갑의 작품들은 어둠 속에 별을 보는 듯한 신비감을 준다. 제작 과정은 나무판 위에 자개 입자를 뿌리고 옻과 안료를 섞어 이를 고착시키면서 진행된다. 사포로 갈아내어 비교적 균일한 표면을 일구는 마무리를 통해 한 작품, 한 작품이 완성되고, 자연의 본질을 깨우친다.
옻칠과 자개라는 우리의 전통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수한 점도 그의 작품의 특징이다. 자개를 이용하여 반짝이는 효과를 내는 것이 마치 밤하늘의 별들을 보는 효과를 내는 것도 창작의 자유와 우주에 대한 무한한 염원을 느끼게 해준다.
사진; 김선갑 作, 90x60cm(28호), 목재판넬위에 자개 옻
김선갑은 또 얇게 켠 오동나무 판의 막을 불로 태워서 산화시킨다. 오동나무를 태우면 비로소 그 나무 결이 선명하게 드러내어 ‘그림’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는 오동나무 특유의 매력적인 선이 드러나기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이후 표면에 옻을 5회에서 10회에 걸쳐 바른다. 작가가 오동나무를 재료로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옛 선비들의 미감, 미의식과 연관되어 있다고 믿기때문이다.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문인화, 수묵화에 비유하며 자연 그대로의 미를 잘 살리는 한국 선비의 미감과 청빈함 그리고 격조를 작품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김선갑의 작품들은 어둠 속에 별을 보는 듯한 신비감을 준다.
<작가노트>
김선갑 작가
미술의 역할은 작가가 이성과 감성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시각적 감성으로 표출된 작가의 흔적으로 시대와 함께 호흡하고 자연과 사람의 내면의 문제를 묻고 답하며 답을 찾아가는 것이 미술의 역할이다.
나는 자연과 인간 하늘과 땅 그리고 너와 나 이렇게 상대적 관계에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 나의 작품의 의미다. 자연계의 모든 현상들, 비바람, 구름, 공기, 별과 나, 너와 나, 맛과 멋 이렇게 상대성, 상대적 관계로 소통하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자연계의 상대성, 상대적 관계에 대한 이성적 접근이 그림이라는 감성적 기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림은 이성과 감성의 표출이다. 이성은 맛이라면 감성은 멋이다. 멋은 그림이고 그림은 나의 의식과 무의식의 표출로 ‘기’다. 그림은 맛이라는 이성과 멋이라는 감성의 흔적이다.
오동나무 결은 자연이고 캔버스이고 우주다. 자개와 옻은 나의 정제된 의식과 무의식이 흔적으로 표현된다. 감상자가 나의 의식과 무의식적 의도를 작품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고 소통 되었으면 한다. -김선갑
사진: 김선갑, 자개.옻.오동나무, 270x220cm, 2023
● 독자적으로 회화적 피부를 조성해나가는 김선갑의 '오브제 회화'
박영택 평론가
김선갑은 나무를 바탕 면으로 삼아 자개와 옻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독자적인 회화적 피부를 조성해나간다. 그것은 외형적으로는 추상회화이고 색채추상이자 물질로 이루어진 오브제 회화이며 단색조에 해당하면서 미니멀한 구조를 거느리고 있다.
붓질이나 신체적 자취 혹은 표현적인 흔적이 부재하고 형상이나 구체적인 재현적 이미지 없이 전적으로 색채/물질만으로 도포된 견고한 신체를 막으로 두르고 있을 뿐이다.
전적으로 표면만을 지시하는 이 화면은 그러나 납작하고 평평한 물리적 평면으로서의 피부가 아니라 심오하고 깊은 내부를 삼킨 판을 광활하게 넓혀나간다. 그것은 상하좌우도 없고 시간과 방향 감각이 무의미한 우주 공간을 연상시킨다. 이름 지을 수 없는 심오하고 채도가 낮은 색들이 전면적으로 중후하게 펼쳐진 화면에는 자잘한 색점들이 모래알처럼, 사금파리 조각마냥 박혀서 빛을 낸다. 그러면 그 빛을 따라 모종의 이미지를 은연중 연상하거나 선을 그려보게 된다. 마치 별을 쫓아 별자리를 만들어나가듯이 말이다. 별자리는 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시선이 만든다고 했듯이 결국 이 그림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상상력의 개입으로 가능한 작업이 된다.
작가는 캔버스 대신에 견고하고 단단한 나무의 표면을 지지체로 삼아 그 위에 자개 입자를 뿌리고 옻과 안료를 섞어 이를 고착시켰다. 그렇게 이룬 표면은 물질과 색채가 혼재되어 있고 중심과 주변의 경계가 모호한 체 어둠 속에서 명멸한다. 아득한 심연을 거느린 내부에서 빛나는 작은 점들은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종의 단서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특정 재현의 대상으로 가닿는 것은 아니다.
그 점, 입자들은 짙은 어둠 속이나 가라앉은 색채의 더미 속에서 그저 은밀하게 숨 쉬고 있을 뿐이다. 밝음의 상태, 반짝이는 어느 순간, 또는 작고 작은 조각들과 무수한 편린들로 그저 부유하고 있다.
화면 안에는 원형의 곡선을 지으며 선회하거나 반원의 형태를 짓거나 또는 둥근 유선형의 꼴을 만들기도 하고 소용돌이 치는 선들의 궤적을 그려보이거나 화면을 가로질러가는 직선 또는 사선만이 자리하고 있다. 그 부드러운 곡선과 단순한 직선의 흐름과 율동이 오동나무의 결(무늬)과 그 위를 점유하고 있는 단색조의 색층을 분할하면서 지나간다. 그러한 궤적은 마치 모필에 의한 한 획의 스침이나 바람의 결, 우주의 파동, 에너지/기의 흐름 등을 연상시킨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짙게 가라앉은 색조의 화면 위로 부서지며 반짝이는 자개입자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흡사 광막한 창공에 떠 있는 별들이거나 은하수의 무리, 인간의 실측에서 벗어난 우주의 풍경 같은 것이, 설핏 연상될 뿐이다. 그것은 눈으로 본 풍경이 아니라 마음이 그려본 장면 내지는 상상력에 의해 가설된 허구적 장면일 것이다. <중략>
이 오동나무를 재료로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특히 이 선비들의 미감, 미의식과 연관되어 있다. 강직하고 안정된 선비의 단아한 미의식과 함께 외형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의 미를 추구하는 것이 조선시대 선비문화의 정수다.
바닥 면과 일치된 화면에 모필을 갖고 일획의 붓질을 하듯 선을 치는 행위, 그리고 자연의 재료를 갖고 그것의 본질을 고수하면서 인위성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다루고 아울러 자연의 이치를 궁구하며 그 본성을 작업제작방식과 주제의식으로 고스란히 일치하려는 시도 등에서 전통적인 동양화제작 방식과 김선갑 작업의 유사함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일종의 문인화, 수묵화와 같다고 말한다. 옻과 자개를 이용한 문인화 내지 회화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유독 문인화 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선비정신의 강직함과 검박함, 절제된 미감과 청빈함, 격조 있는 미감을 자기 작업의 중추로 삼고 있어 보인다. 그것이 현재 단색조의 색채 미감과 미니멀한 구성과 절제된 화면 연출 등에서 시연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는 오랜 기간 산수화를 그려왔고 문인화를 해온 경험, 이력이 지금 작업의 바탕이 되어주었음을 강조해서 말하고 있다. 오동나무에 자개와 옻을 이용해 그리는 나름의 선비 그림, 내지 문인화에 해당하는 회화가 이런 식으로 몸을 내밀고 있다. -박영택
김선갑이 이 오동나무를 재료로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특히 이 선비들의 미감, 미의식과 연관되어 있다.
한편 김선갑 작가가 이번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개최하는 전시는 지난해 인사 아트센타(2023. 8. 9 - 8. 15)의 세 번째 개인전 이후 8개월만에 열리는 김선갑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개인전을 많이 하지 않는 작가이기도 하다.
첫 개인전은 2008년(7. 23 - 7. 29) 인사아트 센터에서 개최했고, 그 다음해인 2009년 같은 장소(인사 아트센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했다.
단체전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3년 12월 29일 부터 2024년 1월 10일까지 '정통과 통섭' 전시인 '우상호 김선갑 2인'전을 개최했다. ▲2010년 6월 30일-7월13일 '꽃보다 아름다운 전'(이윤수 갤러리), ▲2009년 세로토닌 전: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서울 시립 미술관), ▲2009년 2월 '한국 현대 미술 오늘의 얼굴'(그림손 갤러리), ▲1986년 - 목현회 가원회 회원전 등 단체전에 40여회 참여했다.
태그#전시#미술여행이주목한전시#김선갑작가#김선갑작가초대展#개인전#무한한우주공간#자개와옷#자개#갤러리모나리자산촌#오동나무#미의식#박영택평론가#추상회화#색채추상#오브제회화#미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