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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장 끝에 위치한 데크 산책로. |
한 번도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던 결혼 3년 차 부부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과감히 태안군 바닷가 근처에 둥지를 틀었다. 3마리의 반려견도 함께였다. 점차 늘어나는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들만의 주택을 갖게 된 그들은 작은 규모의 게스트하우스 ‘멍집’을 계획했다. 1층은 반려견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2층은 부부와 어머니가 거주하는 단독주택으로 활용 중인 이곳은 가족과 방문객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아늑한 장소로 탄생했다.<편집자 주>
▲ 운동장에서 바라본 객실. |
건축정보대지위치 :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건축용도 : 단독주택+게스트하우스 대지면적 : 1478.00㎡(447.10평) 건축면적 : 182.00㎡(55.06평) 연면적 : 190.33㎡(57.57평) 건축규모 : 지상 2층 건축구조 : 경량 목구조 시공 : 송동선(망치소리) 구조설계 : 용우 엔지니어링 기계/전기설계 : 정연 엔지니어링 CI/Sign디자인 : 신현은+디자인밴드요앞 석축 : 자연석 쌓기 기초및옹벽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구조재 : 2X6 구조용 목재(외벽), 2X4 구조용 목재(내벽), 2X12 구조용 목재(서까래) 주외장재 : 시멘트사이딩 위 수성페인트 부외장재 : 외단열시스템마감(테라코트) 지붕재 : 이중 아스팔트슁글 단열재 : BASF Walltite 폴리우레탄폼 단열재 창호재 : 융기 드리움 PVC 시스템창호+22㎜ 투명로이복층유리 내벽재 : 신한 실크벽지 바닥재 : 구정 강마루/ Hanbravat 폴리싱타일 욕실마감 : Hanbravat 포세린타일 위생도기 : 동서 INUS/ COOCERA 주방가구 : bins70 제작가구 방문 : 예림 ABS도어 외부데크 : 방부목데크 위 오일스테인 건축설계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070-7558-2524 www.YOAP.kr |
귀촌을 꿈꾸게 한 전세난
계속되는 장기침체 속 전세난으로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젊은 신혼부부들은 도심에서 벗어나 외곽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으며, 이마저도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2년 마다 빚의 굴레와 이사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30대의 건축주 부부 역시 현실의 쓴 맛을 느꼈다. 빚으로 얻은 신혼집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오래된 36.37㎡(11.00평) 규모의 집이었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날이면 무거운 짐을 양 손 가득 움켜쥐고 5층 계단을 오르내리기 일쑤였다.
시간이 흘러 부부는 2세 계획과 함께 더 큰 집을 원했고 경기 과천으로 이사를 진행했다. 도심에서 벗어나자 같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66.12㎡(20.00평) 집을 얻을 수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이 더 필요해짐에 따라 악순환의 굴레에 빠질 것이라고요. 이는 귀촌을 결심하게 했습니다. 충남 태안에서 새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을 갖게 했죠.”
건축주는 홀어머니를 둔 아내의 입장을 헤아려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더욱이 넉넉지 않은 예산 안에서 반려견 게스트하우스와 단독주택을 한데 구성해야 했기에 진행에 심혈을 기울였다.
▲ 카페테리아 앞 데크. |
동화가 연상되는 아기자기한 마을
부지는 태안군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마련했다. 친척 소유의 자그마한 땅이 있었고, 일부를 매입할 수 있었다. 마을이 위치한 곳은 ‘소원면 파도리’. 반짝이는 모래알 같이 순수한 이름을 가진 이곳은 보석처럼 빛났다.
▲ 객실. |
▲ 별채. 어머니 공간. |
▲ 부부 작업공간. |
▲ 주방/식당 |
건축구조는 시공 기간이 짧은 경량 목구조를 택했다.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들과 가족들, 훗날 태어날 2세에게도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쉽게 염해 피해를 당할 수 있는 환경은 건축 재료 선정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설계를 맡은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의 신현보 소장은 오랜 고심 끝에 재료들을 선정했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염해에 안전하고 유지관리가 쉬운 시멘트사이딩과 아스팔트슁글 지붕재를 선택했습니다. 특히 단열재에 집중했죠. 폴리우레탄 폼 계열의 단열재를 적용했는데, 여러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뒷편 산에서 바라본 모습. 부부의 작은 마당. |
▲ 2층 중정. |
위아래 배치로 찾은 해답
설계를 진행하는 일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특히 반려견 게스트하우스라는 목적을 위해서 조금 특별한 시설들이 필요했는데, 그 중 건축적으로 큰 문제 중 하나는 운동장이었다.
“반려견과 주인이 같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조성하는 것이 숙제였습니다. 대지가 심한 경사지인데다가 게스트하우스와 단독주택이라는 2개의 공간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눈앞이 캄캄했죠. 하지만 운동장이라는 요소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석축 기단을 만들어 평평한 땅을 만들고, 들어간 공사비만큼 건물에서 아끼기로 합의했죠.”
결국 별채로 고려했던 게스트하우스와 단독주택은 예산 문제로 인해 1, 2층으로 배치했다. 대신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주력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외부로 빼 동선을 집 뒤편으로 돌아가도록 만든 것. 이는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문을 열고 중정으로 들어가면, 마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전원생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Cafeteria에서 데크 쪽을 바라보고 있는 반려견들. |
▲ 열려진 객실 창으로 드나드는 반려견. |
게스트하우스 곳곳에 반려견을 위한 배려들도 잊지 않았다. 석축 위에 위치한 운동장에는 안전을 위해 둘레에 데크를 설치했고, 세로부재만을 이용해 만든 펜스로 반려견이 타고 오르는 것을 방지했다. 또 모든 창문은 반려견의 눈높이를 감안해 바닥까지 닿도록 만들었다.
▲ facade |
단출하고 실속 있게 구성한 내부
1층 게스트하우스는 별도의 내부 복도 없이 각 객실과 공용식당에서 운동장으로 직접 출입할 수 있는 구조로 돼있다. 이는 방문객들이 지켜보는 아래, 반려견이 집 내·외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게스트하우스 전체 바닥은 포세린타일을 이용해 마감했으며,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는 한 단 높인 침상을 설치했다. 반려견이 적당한 온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바닥 난방 대신 공조 방식을 택해 항상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
단독주택으로 사용하는 2층은 단출하게 계획했다. 주방/식당은 부부와 어머니가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방해받지 않도록 침실을 양쪽 끝에 놓았다. 부부 침실 앞에 놓인 곳은 작업 공간으로 사용 중인데, 훗날 태어날 2세를 위해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북적거리는 도심을 벗어나 아늑한 대지의 품으로 자리 잡은 건축주 가족. 그들은 아무 걱정 없이 뛰노는 반려견과 함께 행복을 그리고 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그들 품에 안길 소중한 생명과 찾아올 기쁨이 눈앞에 선하다.
홍예지 기자 / 사진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 카페테리아에서 외부 데크를 바라본 모습. |
▲ 카페테리아. |
인터뷰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esignband YOAP)
“지속 가능한 목표 실현”
하나의 목표 아래 뜻을 모은 4명의 젊은 건축가. 각각 자신의 역량을 한껏 발휘해 완성한 프로젝트마다 눈길을 끄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그들이 가장 중요 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저희 4명이 모두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본인 스스로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수행해야 할 프로젝트 개수에 집착하기보다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본 요즘 건축 흐름은 어떠할까.
“최근 아파트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건축주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굳이 아파트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이죠. 해당 비용으로 다세대주택을 지어 임대를 놓고 노후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건축가 소개 |
▲ <2F PLAN>1. livingroom / kitchen2. bedroom3. toilet4. diningroom5. kitchen6. workroom7. dressroom8. laundry9. courtyard10. private terrace |
▲ facade |
▲ <mass diagram> |
출처 나무신문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