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문제에 대한 보도자료]
가을 저녁, 수백 마리의 까치들은 대수산봉으로 돌아온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9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제2공항 계획부지 인근 대수산봉 주변에서 200여 마리의 까치가 매일 같은 시각(오후 5시 40분~50분 사이)에 대수산봉으로 돌아오는 비행행동을 관찰했다. 까치는 본래 집단행동을 잘하지 않고 단독 또는 한 쌍씩, 많아 봐야 삼삼오오 다니는 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관찰된 까치는 적어도 200여 마리 이상이 함께 모여서 날아다니는 것을 여러 차례 관찰했다. 또한 수십 마리의 까치들이 까마귀들과 대수산봉 상공에서 영역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촬영하기도 했다.
까치가 알을 낳는 시기는 2월에서 5월까지다. 다 자란 까치는 거의 태어난 곳에서 생활하지만 어린 새는 무리 지어 잡목림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고 한다. 까치는 낮에는 10~30마리가 한 무리를 지으나 밤에는 30~300마리가 잠자리에 모여드는데 이들 무리를 ‘잠자리 무리’라고 한다. 이에 비추어보면 대수산봉은 까치들의 잠자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 생활은 짧게는 가을까지이며, 보통은 겨울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무리의 행동 범위는 반경 1.5~3㎞ 정도라고 하는데, 대수산봉과 제2공항 계획부지는 2km 이내로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 그렇다면 국토교통부는 이것에 대해 조사를 했을까? 결론은 아니다.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조류 관련 조사를 해왔다고 하지만, 수백마리의 까치가 계획지구로부터 2km이내에서 이동하고 있는 9월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 제주공항보다도 조류충돌위험이 최대 8.3배가 높을 수 있다는 전문검토기관 의견도 무시한채 국토교통부는 고시를 강행했다. 그리고 얼마전 열린 제2공항 쟁점과 갈등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도 대수산봉이나 주변 오름에 대한 절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주로와 2km 떨어진 숲이 까치 수백 마리의 잠자리라는 것을 알고도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한편 지난 4일, 제2공항 계획부지 위 상공에서는 까치 무리와 함께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멸종위기야생동물 2등급인 솔개 한 쌍이 관찰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이후 국토부에서도 수차례 조류와 관련한 조사를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국토부는 “고시를 했지만 일방적으로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며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향후 시행될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여름에서 가을철로 이어지는 시기 대수산봉 일대 까치들의 이동에 대한 조사도 더욱 밀도있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진정한 갈등 해소를 위한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2024. 10. 08.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 까치 집단 이동 영상과 솔개 비행 영상은 https://drive.google.com/file/d/1qC6iTxxlSAawAjFWia-EUdoR5atnM39P/view?usp=sharing 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