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좋아하는 가시내♧
연하야!!
너는 양지바른 정자동 아담한 초가집
나이롱 스웨터 당목 치매 입고
엄매 따라 나물 캐러 갔었지!
저수장 부들꽃 부르르르 갈바람 떨리면
아배 옆에 큼지막한 조락 들고
낵기질하는 참붕어 땄었다.
갯내음 향기로워 코 흘려 아장아장 걸어
연탄처럼 시커먼 갯벌에 앉아
갯것 한 아름 안고 곱게 웃었지!
산 넘고 물 건너 푸르른 꿈 좇은 도회지
모질게 흐르는 인생의 강줄기
도도하게 노 저어 건너는구나!
이제는
갈대꽃 피는 고향 얼큰한 맛이 그리워
부끄러워 속마음 살짝 내비치는
비단결보다 참한 가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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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초등학교 동창들 사이에 붕어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발단은
구정 때 나와 쇠줄이가 병삼이 집에 가서 그물에 걸려있는 큼직한 참붕
어 오십여 마리를 가지고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것
으로 매운탕 끓여 먹은 후 그 놀라운 맛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기 때문
이다.
어렸을 때 월가리 겨울 붕어는 맛있기로 소문나서 추운 날 얼멍치 들고
똘에서 붕어를 잡아 매운탕 끓여 먹던 추억이 생생하고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나뿐만 아니라 월가리 정자리 친구들도 비슷한 추억이 있
어 그 붕어 맛을 잘 알고 있어 먹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한 것이다.
어제 붕어 이야기가 나오자 정자리 연하가 재봉이네 집에서 붕어매운탕
끓이면 자기도 불러주라고 댓글로 붕어 먹어보고 싶은 속마음을 살짝
내비쳤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같은 동네에 살지 않았으나 연하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를 친구의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내면을 상상하며 그려보았다.
어렸을 때 어머니 따라 나물을 캐러 간 모습과 아버지와 붕어 낵기질 함
께 가서 아버지가 낚은 붕어를 조락에 넣는 장면을 드러냈고 동네 사람
들하고 갯벌에서 갯것 많이 하고 좋아하는 표정을 나타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마을을 떠나 객지에 살면서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있는 현재까지의 이미지를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고향을 방문한
지 오래되어 정자리 근처에서 잡은 붕어매운탕이라도 먹으면서 친구들
과 향수를 달래고 싶은 소박한 마음을 그려보았다.
요즈음 붕어매운탕은 노란 알이 탱탱하게 차 있어 맛이 좋고 고향 항수
자극하는 최고 음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