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모란이 흐드러지게 피던 날에 생명의 끈은 거의 끊어지고 있었다.
윤학원 님이 진행하던 극동방송의 크라식 프로에서
운명적으로 베토벤의 로망스를 만났다.
내가 삶과 죽음을 오락가락하던 하이틴 시절, 각고 끝에 결국 죽음을 선택했을 때
이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은 죽지 말고 살라는 창조주의 계시었다.
그때 이 음악을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
그 후 크라식 음악에 빠져 희망을 가지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고
팝 크라식 가곡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광이 되어
칠십 평생을 별 탈 없이 살아왔다.
베토벤이 이곡을 썼을 당시 그는 실제로 자살을 생각하고
"하이리겐 슈타트의 유서"를 썼다고 한다.
청각이 나빠지고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 절망스러웠던 시절
그는 어떻게 이런 달콤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로망스가 나왔는지
참으로 미스터리하다.
내게 삶의 구세주였던 이 음악은
지금까지 50년 이상을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한결같이 버팀목이 되어왔고
지금 내가 운영하는 카페의 타이틀 뮤직이기도 하다.
"잠이 좋다. 더 나은 것은 죽음이다.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가장 좋았을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명언이다
아, "하이네(Heine)"의 말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참 좋았을 텐데
논두렁 웅덩이에 햇볕 쬐러 나온 우렁이 소쿠리에 담아 장독대 한켠에서
파 마늘 초고추장 섞고 참기름 넣어 오물조물 무쳐
초록 내음 가득한 평화로운 느티나무 정자에 걸 터 앉아
동동주 한 뚝배기 들리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담은 것보다 더 향기롭고 더 짜릿하다.
아무리 이 풍진세상이라고 불평불만을 하지만
요렇게 살만한 구석도 있다는 것이다.
† 하늘에 계신 주여, 땅에 있는 주여
오늘도 감사합니다.
- 홑 샘 -
첫댓글 초창기에 "아름다운 5060"에서
"삶의 이야기 방"이 발전적 견인차 역할을 한 그들은
지금 떠나서 어디서 뭘 하시나니까?
물론 건강하게 살아계시겠지요?
활기차고 화려했던 그때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대단한 친구여.
2008년 가입하여 지금까지 쭉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나도 한 8년 됐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거의 안 보이는 것 가터.
선배님을 죽음에 구한 베토벤 로망스
위대한 음악의 힘입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모든 일이 생각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생각을 바꾸는 아름다운 힘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요즘 님이 올리는 봄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요.
@홑샘 감사합니다. 선배님
4일 갑장에게 달려갑니다ㅡ
참 만간에 성모동산에
가보네요
취중진담이 기대됩니다 ♡~
갑장이 좋긴 하구먼.
그날 입만 가지고 오면 술밥 실컷 먹고 마시게 할 껴.
일 년 만의 만남, 기대해보면서.
나하고 대작하려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함은 물론
긴장하고 합덕 내려오길. 흠
음악선률 들으며 글을 읽는 내내
평온해짐을 느꼈습니다
삶의방 견인차 역활을 하신 식구님들
앞으로 자주 뵙길 바랍니다...!!
저부터 자성을 해봅니다.
외람되지만 나이가 먹으니 게을러져서...
술맛은 안 변하는데, 생각에 몸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5060"은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삶의 쉼터임에 틀림없습니다.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님의 역동성에
경의 표하면서...
사월이 마지막 가는 날
건강하소서
사랑하는 여인과의 기쁨이 아닌 슬픔이 잔득 배인 운률이
자살을 충동할 것 같은 느낌인데 잔잔하게
흘러가는 멜로디가 오히려 마음을 안정시킨 것 같습니다.
베토벤 하면 웅장하고 무게있는 작품이 연상되는데
사람의 마음을 적시는 여성적인 서정을 가진 작품도
많더군요. 음악 잘 들었습니다.항상 건강하세요.
여기까지 오셔서 격려의 메시지를 주시고
가까이 계시면 아낌없이 한 턱
쏘고 싶습니다.
젊고 건강할 땐 웅장하고 강한 에너지가 있지만
아프고 슬픈 땐 그것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의 힘든 모습이 그려집니다.
성모동산의 사월이 마지막 가는 기를 모아 모아 보내드리면서...
즐거운 주말 보내길 빕니다.
무슨 사연인진 모르지만
그래도 음악과 함께 지혜롭게 고비를 넘겼네요.
잘했어요.
그리고 즐겁게 잘 지냅시다.
다 지나간 옛 이야기예요.
누구나 겪는 성숙해가는 삶의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생각나면 생각만 하시지 마시고
저를 찾아주세요.
저도 많이 외로운 사람입니다. ㅎ
을씨년스러운 사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홑새님
오랫만임니다
여전히 건강하시지요~^^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잘 계시겠지요?
건강하고 연일 술도 잘 마시고 있습니다.
창문 넘어 마지막 남은 봄꽃 향을
한 움큼 보내드리면서...
술은 건강에 안 좋아요. 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미 아주 오래된 이야기예요.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의 그 악몽에 젖다 보면
아프고 슬프고 괴롭습니다.
누구 하나 보살펴 줄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
건강해야지요. 고맙습니다.
님도 건강하시길
슬픔과 아픔을 승화시켜 아름다운 곡이 완성된 것 이겠지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홑샘님은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
말씀하신 대로 저는 전원생활에 그런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게 사람 사는 거라 생각하면서....
의미 있는 격려의 메시지,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죽는 것도 하늘에 뜻입니다
그리고 팔자요 홑샘님은 음악에 의 해 삶의 끈을
잡으셨군요 전 자식들 곁을 못 떠나 고비 고비 넘어 왔어요
자식도 장성한 이제는 그냥
죽고 살고 그런 의미도 없이 자연스럽게
떠날 날만 기다립니다 건강하세요 ...
운선 님의 댓글이 저를 또 슬프게 하네요.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나누고 비우고 내리어 참 사랑을 실천해 달라고
매일 기도 중에 기억하지만 그것이 실천 가능한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참 먹먹해집니다
누구나 삶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감정을 서정적으로 가슴시리게 느낄수도 없는게 현실이라고 생각했어요
쎔
이제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잘 살아왔다고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습니다.
깊이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요.
어제는 고추 오이 토마토 모종하고
오늘은 논배미 물꼬 보고 내일은 친구들하고
서산 꽃게 먹으라 가고....
이렇게 그냥 막 삽니다.
그때 친구의 사연은 내가 잘 알지.
이상과 현실의 엄청난 괴리에서 시작된 거 아니겠어.
꿈은 갖되 너무 크면 탈이나지.
평범한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내가 살아보니까 뼈져리게 느낄 수가 있더라고.
마눌은 친구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칭찬이 대단하더구만.
모내기 언제 하나?
모밥이나 먹으러 가야지.
친구들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하해와 같은 보살핌으로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할 따름이지.
모내기?
다랭이 논 몇 개 심는데, 웬 모밥?
그걸 떠나서 광시 한우 등심 사 주지.
마누라하고 함께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