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 일요일 방문
부산에 괜찮은 위스키바들이 있다고 검색해봤는데 일요일에 영업하는 업장이 많이 없더라고요
숙소가 서면 근처이기도 했고, 마침 서면에(번화가에선 살짝 떨어진) 후기가 좋은 위스키바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우선 몇가지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 위스키 종류가 엄청 많으니 문의하시면 메뉴판을 따로 주실겁니다.
- 메뉴판에 없는 신상 위스키는 문의하시면 가격 알려주십니다.
- 30ml 기준 30000원이 넘는 위스키들은 하프 주문이 가능합니다.
- 기본 안주로 호두와 아몬드 정과가 제공되고 향기로운 물수건도 같이 제공됩니다.
- 동남 방언을 구사하는, 젠틀하신 장발의 남성 바텐더분이 맞이해주셨습니다.
제가 들어갔을 땐 유일한 손님이었으나 얼마 후에 두분이 더 들어오셔서 좀 여유로운 분위기였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부산 서면 소셜서클
가게 전경
첫 잔 - 올드패션드 칵테일
첫 잔은 올드패션드 칵테일로 부탁드렸습니다.
라이 위스키 두 종류를 섞어쓰셨다고 했고, 오렌지 필과 마스키라노 체리 가니쉬가 올라간 정석적인 칵테일입니다. 향에선 오렌지 필에서 느껴지는 새콤하고 달달한 시트러스가 지배적이었고 그 뒤를 위스키 향이 받쳐줬지만 맛은 완전히 정반대였던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첫 잔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한 잔이었습니다.
두번째 잔 - 스프링뱅크 15 (하프)
두번째 잔이자 첫 위스키로 스프링뱅크 15년 하프를 주문했습니다. 사실 스프링뱅크는 첫 경험이라 10년을 먹어보고 싶었고, 실제로 사장님도 처음이라면 10년이 나을 거라고 나중에 말씀하셨지만, 하프로 먹을 수 있는 스뱅이 15년 이상부터라 15년으로 주문했습니다. 꽤나 노트를 잡기 어려운 위스키였습니다. 이날 소주 4병에 막걸리까지 거나하게 먹고 온 날이었음에도 컨디션 자체는 좋았으나 아무래도 첫 스뱅이라 그런지 스뱅 특유의 펑키함에서 길을 좀 잃은 것 같았습니다. 노즈와 팔레트까지는 어찌저찌 갈피를 잡았으나 피니쉬까지 본격적으로 잡으려고 하는 순간 이미 위스키는 다 먹어버렸... ㅜㅜ 피니쉬는 노즈보단 팔레트의 연장선상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추가적인 노트를 찾지 못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ㅜ ㅜ
N: 셰리의 달콤한 뉘앙스, 쇠의 날카로운 맛, 스모키, 캬라멜, 향신료, 시트러스함 (88)
P: 여전히 달달하지만 노즈보다는 살짝 드라이한 셰리의 뉘앙스, 견과류의 고소함, 스모키함 (87)
F: (ㅈㅅㅎㅎ;;) (87)
제 취향과 온전히 맞는 술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불호는 아닙니다만). 다만 왜 매니아들의 사랑응 받는지는 알 것 같았습니다.
세번째 잔 - 와일드 터키 마스터스 킵 비콘 (하프)
최근 새롭게 출시된 와일드터키의 고급라인 마스터스 킵 시리즈 중에서 비콘 제품입니다. 여기 버번 종류도 워낙 다양해서 (비택 시리즈도 있고 패피도 있습니다!! 가격은 어쩔 수 없이 좀 사악하지만요) 버번 좋아하시는 분들도 추천드립니다. 이날 비콘은 버번에 대한 저의 편견과 그릇된 생각을 완전히 박살내주었습니다. 스카치의 섬세함과 버번의 타격감 모두 지닐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준 한 잔이었습니다.
N: 체리, 체리콕, 견과류, 바닐라, 은은하고 부드러운 아세톤, 과일 통조림 (89)
P: 약간의 매운맛(부드럽고 기분 좋은 스파이시), 열대과일 통조림에 견줄만큼 청량하고 진하고 달달한 체리 주스, 진한 바닐라 (89)
F: 견과류, 체리, 바닐라 (88)
개인적으로 꼽는 이 날의 베스트. 진짜 한병 구비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타격감에 은은하고 섬세하게(?) 펀치 드렁크에 빠지게 하는 한잔이었습니다!
네번째 잔 - 옥토모어 12.2 (하프)
피트 매니아라면 모를 수 없는 옥토모어! 12.2가 괜찮은 가격에 있길래 하프로 주문해봤습니다. 버번캐스크와 소테른캐스크 숙성이라네요
여담이지만 이번에 나온 16시리즈도 얼른 먹어봐야할텐데요ㅜㅜ
N: 포도, 사과, 스모키, 시트러스, 오렌지, 바닐라, 핵과류 (88)
P: 꽤 매움, 스모키, 포도, 직관적으로 달달한 맛, 시트러스, 사과 (87)
F: 스모키 과일 가죽 (88)
팔레트가 생각보다 매워서 아쉬웠지만, 다른 부분들은 훌륭했습니다. 특히 저숙성 강피트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노즈의 향들은 훌륭했습니다. 여기 사장님께서 친절하시게도 옥토모어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비싼 이유와 그 인기에 대해서 왠지 납득이 가는 것 같았습니다(사실 저는 옥토모어를 많이는 안 먹어봤지만 맛있게 먹었음에도 불구 다소 비싸다고 생각했거든요). 만족스런 한잔이었습니다.
위스키 라인업도 훌륭하고 칵테일 라인업도 무척 다양합니다. 가격도 좋고 분위기도 훌륭한 편이라 서면 쪽에 머무를 예정이신 분들 중에서 위스키나 칵테일 좋아하신다면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혼자서 저기까지 갈수가 있을지...
부럽네요
있는 돈 없는 돈 싸그리 모아서 갔습니다
이번달에 받은 민생지원금이랑 청년소득 없었으면 못 갔을거 같네요 ㅜㅜ 소주 4병에 막걸리 4잔 때리고 갔다 나오니까 알딸딸 하더군요
그리고 난 다음 근처 피방에서 롤 승급 문턱에서 3연패 ㅜㅜㅜ
보모거스 버번 좋다고해서 달려봤는데 좋더군요 ㅎㅎ 글 잘봤습니다. 그사세인줄알았는데 약간 용돈을 과투자하면 향이 다르긴 하더군요 ㅎㅎ
이게 가격과 맛이 로그함수 관계라 그렇지... 위스키는 확실히 비싸다고 맛있는건 아니지만 맛있는건 비싸더라고요...ㅜ
아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제 몫의 복은 설에 받을테니 이번 추석 복은 타란티노님께 드리겠습니다.
음... 제가 알아놓은 부산 위스키바가 몇군데 더 있는데 혹시 궁금하신가요? 댓 남겨주세요!
부산에 위스키바도 있고 칵테일바도 있고 수제맥주펍도 괜찮은 곳들이 있다 들었습니다(아쉽게도 맥주 펍은 제가 아직 조사를 못했습니다)
@Quentin Tarantino 앗 더 가르쳐주시면 저야 땡큐죠. 수제맥주펍도 아시는 범위에서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Unsung Peter Pan 해운대 스페이스바(스페이스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몰트바입니다 독병이 많은걸로 알고 있어요 하프도 가능하고...), 부산진역 모티(예약 필), 동래 더롯지
서면 프리츠프리츠, 부산대 컬러드, 전포 비어샵, 안락역 흐흐흐, 광안리 주든
광안리 코듀로이 펠라즈
연휴 영업일 잘 살펴보구 가세요
@Quentin Tarantino 싹다 메모했습니다. 제 동선보고 계획 짜볼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
@Unsung Peter Pan 비스게 주당들을 위해서라면 제가 아는 몇 안되는 모든 지식을 드릴수 있읍니다 하하
크으으으으 사진만 봐도 향기롭네요. 부러워요!
이제 텅장입니다
당장 다음주에 약속 있는데 우짜죠
아 여기 네오스포 쪽 아닌가요?! 지나가다가 본거 같아요
네오스포가 어딘지 몰라서 지도 찾아봤는데 맞아요 완전 가깝네요 바로 옆이에요 ㄷㄷ
와우 잘 봤습니다. 스뱅 15년은 어쩔수가없다에 나오면서 더 구하기 어려워질수도... ㅋㅋ
아 맞아요 스뱅 나온다 들었어요 ㅋㅋㅋ 취향에 안 맞는게 다행일수도요? 오늘 옥돔 16.2 16.3 맛보러 갑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