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fmkorea.com/6740564647
로마만 다루다가 처음으로 다른 시대 이야기를 해보네
시간을 많이 스킵해서 20세기 초로 가보기로 할게
프랑스 서부 그랑테스트 주의 알자스 지방
역사에 관심 좀 있다면 로렌과 더불어 이 지역의 복잡한 역사를 한번쯤은 들어 봤을거야
위치 상으로는 독일과의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곳은 동화 같은 풍경의 콜마르로 유명하고
(여긴 꼭 가봐!! 막 찍어도 그림이야~)
벵감님의 고향으로 유명하지!
(테타가 잘해서 지금은 그립진 않습니다..)
비옥한 토질 덕분에 리즐링 와인의 산지로 유명하고
유럽에서 손꼽히는 철광석 매장지기도 해
좋은 토질과 풍부한 지하 자원.. 그리고 지정학적 위치까지
프랑스와 독일은 이 지역을 먹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어
그래서일까?
지금은 프랑스의 영토지만 이 지역에는 독일 문화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반목조주택인 파흐베르크하우스와
샤워크라우트를 이용한 요리 슈크르트야
슈크르트는 별 건 없는데 맛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길 바래!
또한 옛날분들은 아직도 독일어를 쓰시는 분들도 계셔
벵거 감독님이 독어가 유창한 이유도 이거야
아이스 브레이킹이 길어졌는데 본론으로 들어가볼게!
이런 알자스 지역에 솟은 해발 800m 산에 아름다운 성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오쾨니히스부르(Haut-Koenigsbourg)라는 곳이야
이 성의 원래 이름은 쾨니히스부르크(Königsburg)
독일어로 왕의 성이란 뜻인데..
이 성은 신성로마제국 시기 독일이 지은 성이었어
그럼 프랑스 땅에 독일의 성이 어떻게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걸까?
이 성이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는 몰라
다만 첫 기록은 12세기이며 오래 전부터 쾨니히스부르크(왕의 성)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해
하지만 17세기 유럽을 초토화 시킨 30년 전쟁 때 스웨덴 군에 의해 심하게 파괴되면서 폐허로 남게 되어
한편 이 성이 있었던 알자스 지방은 동프랑크 왕국부터 신성하지도 않고 로마도 아니고 제국은 더 아닌 그 나라까지 오랜기간 독일권의 영토였어
하지만 30년 전쟁과 루이 14세의 확장 정책을 거치며 알자스는 완전히 프랑스에게 넘어가게 돼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세기
오토 폰 비스마르크
이분이 등장하면서 유럽의 판도가 바뀌어
프로이센은 강해졌고 1871년 보불 전쟁 승리로 알자스는 통일된 독일에게 다시 돌아오게 돼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무려 200년 만이었어
이후 초대 황제 빌헬름 1세의 손자이자 나중에 1차 대전의 전범이 되는 빌헬름 2세는 비스마르크를 실각시키고 실권을 잡은 뒤 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 부치게 돼
빌헬름 2세는 유럽의 최강자로 급부상하는 독일 제국을 상징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의 뇌리에 자신의 꿈을 이뤄줄 알맞은 고성(古城) 하나를 떠올렸어
"과거엔 왕의 성으로 불렸던 옛 프랑스 땅에 남아있는 독일의 성"
그는 곧장 쾨니히스부르크를 웅장하게 복원하기로 마음 먹어
아마도 제국의 영토 서단에 쾨니히스부르크를, 동단엔 말보르크 성을 재건함으로서 확장된 제국의 영토를 과시하고자 했던 것 같아
복원 전문가 보도 에드하르트가 책임을 맡았고 1900년 드디어 발굴 조사와 함께 폐허가 된 성의 복원이 시작돼
성의 복원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
20세기였으니 성의 전략적 가치는 사라진 시대임에도 이 성의 복원은 순전히 빌헬름 2세의 개인적 허영심을 채워주기 위한 거였어
마치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가 노이슈반슈타인을 지은 것 마냥
어쨌든 1908년 성의 복원은 완료되었어
복원 완공 기념식은 성대하게 치러졌고 황제 본인이 직접 참석하면서 독일 제국의 영광의 상징물이 탄생하는 걸 지켜보게 돼
프랑스로부터 되찾은 땅에 웅장하게 세워진 독일의 성 쾨니히스부르크는 알자스가 앞으로도 영원히 독일의 영토로 남을 거라는 빌헬름 2세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었어
하지만 이 자신감은 몇 년 후 벨에포크의 종말과 1차 대전이라는 비극이라는 결말로 돌아오게 되지
1차 대전의 패전으로 당사자인 빌헬름2세는 독일로 런을 쳤고 독일은 다시 알자스를 프랑스에 내줘야 했어
물론 2차 대전 때 나치 독일이 잠시 점령했지만 알다시피 미대 지망생이 자살하고나서 지금까지 프랑스의 영토로 남아 있게 되었지
그리고 독일 제국의 상징이었던 왕의 성 쾨니히스부르크도 프랑스로 넘어가면서 불어로 바뀐 이름 오쾨니스부르가 되었어
프랑스 사람들은 처음엔 자기 땅에 있는 이 독일 제국의 잔재를 정말 싫어했다고 해
지나가다가 재수 없는 성이라고 욕도 하고 침도 뱉었다고 하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이 지역의 중요한 관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솔직히 계속 미워하기엔 이 성은 너무 아름다웠고 무엇보다도 돈이 되었거든..
그럼 이 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 번 가보도록 하자
이 성은 아름다운 동화 마을 콜마르와 알자스의 중심 도시 스트라스부르 사이 셀레스타라는 곳 근처에 있어
기차를 타고 셀레스타 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갈아 타고 가야 해
버스를 타고 20~30분 정도 산길을 따라 가면 도착해
버스는 자주 안 오지만 쾌적하고 좋아
기사가 신나서 앞도 안 보고 운전하는 게 좀 그렇긴 한데 나름 괜찮았어
해발 800m 정도의 산의 정상 즈음 도달하면 성 입구에 도착하게 돼
여기서 보는 알자스의 우중충한 풍경이 꽤 멋져
성의 외관은 붉은 벽돌이 상당히 인상적이야
성의 입구인데 꽤 멋있지?
난 운이 좋았는지 마침 무료일 때 방문을 했더라고
내가 2019년에 갔을 땐 9유로였는데 지금 입장료는 모르겠네
성문 위에는 화려한 부조가 있어
'이 성은 프러시아와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가 복원했다 '
라는 글귀가 있고..
위에 신성로마제국의 상징 독수리와 그 옆에는 갑옷을 입은 인물의 상 두 개가 있는데
빌헬름 2세와 카를 5세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5세는..
독일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다스린 군주로 합스부르크 가문의 막시밀리안 1세 손자이자 다이아몬드 수저로 유명하지
그가 가진 타이틀은..
카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임명된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독일의 왕, 이탈리아의 왕, 카스티야, 아라곤, 레온, 시칠리아 열도, 예루살렘, 나바라, 그라나다, 톨레도, 발렌시아, 갈리시아, 마요르카, 세비야, 사르데냐, 코르도바, 코르시카, 무르시아, 하엔, 알가르베, 알헤시라스, 지브롤터, 카나리아, 서인도와 동인도, 섬들과 대양의 메인랜드의 왕, 기타 등. 오스트리아의 대공, 부르고뉴, 브라방, 로트링엔, 슈타이어마르크, 캐른텐, 크라인, 림부르크, 룩셈부르크, 겔데른, 아테네, 네오파트리아, 뷔르템베르크의 공작, 슈바벤, 아스투리아와 카탈루니아의 공, 알자스의 영주플란데, 합스부르크, 티롤, 고리치아, 바르셀로나, 아르투와, 부르고뉴, 에노, 홀란드, 제일란트, 페레테, 키부르크, 나무르, 로씨용, 세르다뉴, 저트펀의 백작, 부르가우, 오르시타노와 고르치아노의 신성 로마 제국의 후작, 프리지아, 벤디세 마르크, 포르데노네, 바스크, 몰린, 살랭, 트리폴리, 메헬렌의 군주, 기타 등
어마어마하지?
여기가 다 어딘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빌헬름 2세는 자기와 카를 5세 조각상을 함께 놓는 것으로 자신이 카를 5세만큼 독일을 부흥시키겠다는 욕망을 드러낸 것 같아
이 성이 복원된 20세기는 당연히 성의 전략적 가치는 사라진 상태였어
하지만 빌헬름 2세는 중세 성의 방어 체계를 그대로 충실하게 복원시켰어
위가 복원 후의 성이고 아래는 복원 전의 성의 모습이야
나름 창의성이 만히 발휘 되었던 것 같아
좁은 통로와 수많은 총안, 그리고 2중 3중으로 분리된 성벽, 도개교가 설치된 성문 등
성(城!!)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중세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꽤 즐거운 장소였던거 같아
성 내부의 전시도 상당히 알찬 곳이야
화려한 벽화로 장식된 황제의 홀이나 무기로 가득한 무기고 등 볼거리가 엄청 많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이 성에서 가장 큰 방어 탑인 '위대한 보루'야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가히 알자스 최고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어
콜마르도 좋았지만 난 이곳이 더 기억에 남더라고~
정말 아름다운 곳이니 만약 알자스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가서 빌헬름 2세의 허영심을 함께 느껴보자!
한편, 빌헬름 2세의 작품은 아니지만 통일된 독일 제국 때 지어진 상징적인 건축물이 하나 더 있어
바로 쾰른 대성당인데
다음에 시간이 남아 돌 때 이 성당의 처절했던 생존기를 해볼게~!
첫댓글 오쾨니스부르 친구들 따라서 몇번 가봤는데 성 사진이 한 장도 없네… 가서 성 본거는 한 번 뿐이고 나머지는 그냥 경치 보러 감 연말파티 하다가 새해 되자마자 별 보러 간 적도 있어 추억의 성 ㅠㅠ 저 근방에서 경치 보러 많이 가는듯! 이런 역사가 있는지는 또 몰랐네 너무 재밌다
그리고 choucroute 진짜 맛있음 별거 없다지만 만드는데 몇시간 걸려 ㅜㅜ
우와 재밌다!
너무좋고 예뻤음!
오 가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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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 등극 시 최대 3회까지 기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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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싶다 너무 재밌다
우왕
독일 연어하다가 왔어 흥미롭게 잘 봤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