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페이지; 불량의 소설을 25일만에 초고를 완성 하였고 두차례 편집을 하였습니다. 생전 처음 쓴 소설이라 미흡 함이 많지만
용기를 내어 인소닷에 처음으로 공개 합니다. 모든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편집에 도움전문 편집
작가님을 찾기를 갈망합니다.
prologue
당신이 살기위해 가까스로 거머쥔 희망하나를 누군가가 아무 생각 없이 이를 무(無)화 시켜버린다면, 그래서 당신이 살고자 하는
선택 대신에 죽음을 택해야 하는 이유 앞에 서게 되고 행복대신에 불행, 절망, 슬픔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면 당신은 과연
그 누군가를 용서 할 수 있겠습니까?
비록 그 누군가는 당신의 희망을 빼앗은 일에 고의적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잘못을 한 사실이 없다는 가정 하에
말입니다.
나 스스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 불행에 간섭할 확률은 기껏해야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근원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서 찾고자 합니다. 그 누군가는 상대에게 원망을 넘어 증오하고 저주하기 까지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때론 그 누군가를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불행 속으로 내던져 버리고 싶다 생각해 본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더러는 정당하게 때로는 정당치 못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말입니다.
혹시나 말입니다.
그 누군가가 지금 여유롭게 웃고 있는 바로 당신이라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흔한 말로 당신이 무심코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 가족은 가장을 잃게 되는 크나큰 비극을 겪게 되는 상황처럼 말입니다.
당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치욕적인 모멸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으며 감당키 어려울 만큼의 좌절감을 맛볼
수도 있고 더한 상황에선 죽음으로 까지 내 몰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누군가가 당신으로 인해 그런 고통과 절망을
경험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면..........
신 앞에서 한낱 미물에 불과한 인간의 힘으론 무정한 운명이 깔아놓은 잔인한 교차점에서 스스로 빗겨갈 방법이란 결코 없는
것일까요?
지금 뒤를 한번 돌아보십시오.
혹시 나도 모르게 저지른 일로 나 자신을 향해 증오에 찬 눈빛을 한 누군가가 서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2013년 12월 어느 날
오전 내내 청명했던 하늘이 바로 섯던 시계 바늘들이 3이라는 숫자 앞에 가로로 드러눕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늘은 잿빛의 구름
때가 기마부대처럼 밀려와 하늘 자리를 차지 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어둑신한 하늘이 만들어지면서 풋풋했던 대기가 무겁게 가라앉더 니 음울한 분위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 시간 강남의 한 경찰서 상황실 안에선 다급한 여경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응급 상황 발생, 응급 상황 발생! 코드명 c상황 발생! ”
조용했던 상황실이 순식간에 어수선해 지면서 황급히 움직이는 구둣발 소리가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들여왔다. 잠시 뒤 발소리가
일제히 멈추었다.
그리고 이어서 들리는 누군가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윤순경”
“팀장님, 여기를 보십시오.” 지난달 신입으로 들어온 상황실 cctv 모니터링담당 여경의 흥분된 목소리와 함께 수십 개의 모니터들
중에서 그의 손가락 끝이 가리키자 주변의 시선들이 모니터 하나로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그때 팀장 옆에 있던 김한길 경사, 윤순경 앞에 놓인 키보드에서 키 하나를 눌렀다.
모니터에서 보이던 작은 화면이 순간적으로 상황실 중앙에 놓인 메인 화면으로 옮겨져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화면속의 영상은 서초동에 위치한 어느 한 놀이터를 감시하고 있는 방범용 cctv 영상이었다.
화면 속에서는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피 흐르는 배를 움켜 진채 카메라를 바로 보며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도움을 요청하는 듯 애절한 눈빛을 보이고 있는 여성은 카메라를 향해 무슨 말인가를 하고 있었지만 음성인식 기능이 없었기에
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잠시 동안 머물렀던 적막을 쫓으며 팀장의 낮지만 묵직한 음성이 빠르게 이어졌다.
“뭣들하고 있어! 서둘러 움직이지 않고! 김경사는 현장근처에 있는 112순찰차 수배해서 출동시키고 박경장 자네는 이 상황을
119상황실에 알려 바로 119구급대원 지원 요청해 어서!”
팀장은 마치 악단의 지휘자처럼 주변에 모여든 대원들에게 나누어 지시를 내렸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순경만 자리에 남고 모두가 사라진 자리에 여전히 서있는 팀장의 시선은 모니터 속에서 쓰러져 있는 여인을 지극히 안타까워
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스름이 질 무렵. 도심의 마천루 사이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뒤 이어 119구급차의 스산한 사이렌 소리가 꼬리를 물고 들려왔다. 얼마 뒤 그 소리가 아스라이 들릴 때쯤 짙게 어두워진 하늘에선
민들레 홀씨마냥 가는 눈가루가 소리 없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1. 의국의 일상
휘황한 샹들리에 불빛아래가 아니어도 화려 할 수 있고, 그 흔한 오간자나 레이스 한줄 없이도 명품 슈트만큼이나 세련됨과
우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거기에 권위적 위용마저 농후하게 묻어나는 옷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무늬 한 점 없이 밋밋한 백색의 가운 이었다. 다만 가운 앞에 의사라는 두 글자를 반듯이 붙여야지만 앞글들을
수식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러한 생각들은 의사가운을 걸친 이들 앞에 마주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환상일 뿐 실제 가운 속에 몸을 숨긴 이들의
일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블라인드 뒤에 감추어진 이들의 모습은 마치, 고향을 찾아 가기위한 긴 여행 중인 서아프리카 인들이 conecting flight를 위해
두바이 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내에서 길고긴 대기시간을 기다리며 아무 곳에서나 몸을 누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못하다함에 타당성이 더했다.
매일같이 간헐적인 쪽잠을 자면서 응급 사이렌 소리에 자동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이들을 우리는 의사란 말로 부족해 의사
선생님이라 부른다.
여기는 서울 강남지역에 위치한 종합병원 당직의사 전용 수면실 안이다.
청명한 대기를 수직으로 뚫고 내려온 햇살들이 비좁은 환풍기 구멍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이른 오전시간. 지난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처참히 혹사시킨 뒤 소진된 기운을 조금이라도 회복시키기 위해 침대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자고
있는 세 명의 의사들이 보였다.
그런데 중 한명의 모습은 달랐다. 두 명의 모습에선 그들의 신분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지 않고도 알만큼 깨어 있을 때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의 몸 위엔 이불 대신 핏물과 소독약으로 얼룩진 의사가운이 그대로 입혀진 상태였고 발에는 제색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렵혀진 샌들이 냄새나는 발에 고무적이게 매달려 있었다. 마치 자신의 신세와 비할 소냐 하는 것으로
힘을 내라고 위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머리를 베갯잇에 대인지 1분도 채 안돼서 코고는 소리가 느슨해진 침대난간 고리를 심하게 흔들고 있었다. 거기에 베개 위에선
축 늘어진 머리, 턱뼈를 들어 올릴 힘조차 없는지 양껏 벌려진 입, 이 모든 것들은 이들의 고단한 일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마임(Mime)이었다.
그러나 그에 반해 이들의 건너편 침대에 누워 있는 또 한명의 의사? 저들 두 사람처럼 외관상으론 신분을 가늠키는 어려웠다
다만 이곳이 의사가 아닌 외부인이 들어오지 않는 다른 이유로 대신 지레짐작하여 의사라 단정할 뿐. 또 한명의 의사 몸에는 가운은
커녕 그 어떤 천조각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푸른색 담요 한 장이 몸 가운데 사선으로 그어져 있는 것으로 내추럴(natural)한
인간의 본모습에 반기를 들고 있을 뿐이었다. 자연인을 제외한 두 명의 의사가 불편한 잠자리를 시작한지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각 또다시 한사람의 생명이 죽음의 문턱 앞에서 서성이고 있음을 스피커를 통해 알려왔다.
유리로 된 응급실 출입문이 양 갈래로 갈라지더니 한 명의 환자가 들것에 실린 채 119구조대원들의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와 거의 동시에 괭이잠을 자던 두 명의 레지던트들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마치 악령에게 영혼을 조종당해 문 밖으로 이끌려 나가듯, 자의적 주체성이 상실된 관조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두 사람과 달리 여전히 그 어떤 미동도 없이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사람이 있었다. 소란스러움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고요가 차지한지 잠시 후 두 사람의 혼령을 깨워 데리고 갔던 그 목소리가 또다시 스피커를 통해 방안을 울렸다.
다르다면 조금 전 목소리와 달리 얼마 남지 않은 제한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무척이나 다급한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응급의학과 이동건 선생님! 지금즉시 응급실로 와 주세요! 응급의학과 이동건 선생님...!”
방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직실 문이 벌컥 열렸다.
만기 천식환자가 기도확장을 갈망할 때처럼 거친 숨소리와 함께 레지던트2년차 준오의 목소리가 동건의 영혼을 깨우는데 가세했다.
“이동건 교수님! 교수님...” 서너 번의 부름이 더 있고서야 짜증이 섞인 동건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뭐야?”
“ 매우 위중한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는 방금 전 코마상태에 빠져버렸습니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동건은 이불속에서 바지를 찾아서는 능숙한 몸놀림으로 두발을 바지에 끼우고는 한 번에 풀썩 침대에서
엉덩이를 뗐을 뿐인데 하의착의가 끝나 있었다.
하나의 연속된 동작처럼 침대를 빠져나오는 순간 어느새 이층침대를 오르는 계단 사이에서 가운을 집어 들고는 문으로 향했다.
문밖으로 동건의 모습이 드러나자 거기엔 조금 전 나태한 모습의 자연인 대신 말끔하게 생긴 의사 선생님의 모습이 있었다.
깔끔하게 세탁된 가운 주머니에 매달린 동건의 의사 신분증이 맹렬하게 흔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응급실에 도착한 동건은
빠르게 주변을 훑는다.
이곳 또한 여느 병원의 응급실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 사고소식에 넋을
잃고 달려와 환자들보다 더 환자처럼 보이는 보호자들 아직 보호자가 오지 않아 홀로 신음하며 울부짖으며 의사를 찾는 그리
중하지 않은 외상환자, 갑자기 애가 열이 난다고 무작정 병원 응급실로 달려와 어쩔 줄 몰라 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 상해를 입힌
가해자가 자신도 맞았다며 강항 리액션(Reaction)을 선보이고 있는 취객, 그리고 그 취객에게 시달리고 있는 두 명의 경찰관이
보였다.
한편 스테이션실 바로 앞쪽에 위치한 응급환자 전용 베드에는 여러 명의 의사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환자를 이곳으로 이송해온
듯 보이는 두 명의 119구조대원들이 베드 전체를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었다.
그곳으로 동건이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동건의 발소리에 시선을 돌린 레지던트 한명과 간호사 한명의 공간을 열자 동건의 시선에
환자의 몸 위에 올라다 심폐소생술 중인 지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건은 지성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힐끗 보고는 단번에 몇 차례의 심폐소생술이 진행 중인지를 알아차리고는 눈빛으로 내려오라
말한다.
그런 눈빛을 유지한 채 동건의 시선을 굴곡 없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심전도 모니터를 향했다. 동건이 낮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기충격기 준비하고 넌 아드레날린 1(mg)밀리그램하고 크다론 앰플 두 개 주사해 어서 서둘러! ”
동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희가 손에든 주사기를 환자의 팔에 꼽았고, 지성이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환자의 몸에서
흘러내리듯 바닥으로 내려왔다.
동건의 손에 들려진 전극판위에 수간호사가 능숙하게 젤을 짜 얹는다.
“모두 물러서 150줄(Joule)"
모두가 침대에서 한걸음쯤 물러서자 동건이 환자의 가슴에다 전 극판을 올려놓음과 동시에 소리쳤다.
”클리어“ 환자의 상반신이 침대에서 치솟았다. 동선의 시선이 모니터를 향하자 모두가 따라서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모니터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200줄(Joule)" 모두의 시선이 다시 환자의 가슴 쪽으로 이동했다.
“클리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여전히 심전도는 꿈쩍하지 않고 버텼다.
동건이 손에든 전기충격기를 윤희의 손위로 건네곤 빈손에 깍지를 낀다. 그 손으로 환자의 흉부를 향해 힘껏 내리 꽂았다.
한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째 순간에 윤희가 손을 뻗어 동건의 팔을 잡았다. 흐릿해진 시선으로 동건을 바라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고개를 떨어뜨렸고 누군가에서 토해져 나온 한숨 소리가 분위기를 일순간 싸하게 만들었다. 이미
여러 번 이러한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던 의사들과 경험 많은 수간호사는 체념해야 할 시기를 알았다는 듯 표정들이 일순간
어둡게 변했다.
그러나 동건이 윤희의 손을 뿌리치며 환자의 몸 위로 올라서는 것을 보자. 빠르게 놀란 눈으로 그리고 다시 동건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눈으로 바뀌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 동건은 스스로에게 구령하며 팔을 환자의 가슴위에서 수직으로 이완 시켰다.
그렇게 수차례 반복하더니 환자의 몸에서 내려와 다시 윤희의 손에서 전 극판을 뺐어. 들고는 외쳤다.
“250줄(Joule)” 일순간 응급 실안에 있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간 진공 상태에 놓인 것처럼 공허한 상태가 되었다.
어느 틈엔가 응급 실안에 거동이 가능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침대 주변으로 모여들어 있었고 그들 또한 숨소리마저 잠재웠다.
“클리어”
동건의 명령이 있자 환자의 상반신이 물 밖으로 튀어 올라온 갓 잡은 물고기처럼 튕겨져 올랐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순간의 정막이 이어졌다.
어느 누구의 탄성 한 조각, 신음 한 움큼, 거기에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그때 정막을 깨뜨린 건 심전도 장치에서 울려 퍼지는 낮고 명료한 전자음 이었다.
“띠~띠~띠~~”
“교수님!” 고함치듯 자신을 부르는 지성의 목소리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던 동건이 빠르게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향했다.
“푸~~우” 포화상태의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 나가듯 뜨거운 한숨이 동건의 패속 깊은 곳에서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때 누군가의 한차례 손뼉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짧은 정적. 그 뒤 하나둘 쏟아져 나오는 박수소리가 모두의 손에서 울려 퍼졌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 누워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던 골절상 환자마저도 영문도 모른 채 따라서 박수 소리를 보탰다.
“ 어서 환자를 수술실로 옮기지 않고 뭣들 하고 있는 거야?”
동건의 권위적인 목소리가 있자, 잠시나마 감동에 젖어 있던 의국 사람들이 일제히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갓 우려낸 원두커피물이 두 잔의 머그컵에 나뉘어 따라졌다.
그중 한잔이 원탁 한쪽에 내려졌고 나머지 한잔은 여전히 윤희의 손가락에 매달려 있었다.
원탁위에 올려진 머그컵에선 김이 머리를 풀며 피어올랐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윤희는 맞은편 자리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역시 선배 실력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어떻게 ...”
윤희가 할 말을 미처 다하기도 전에 그 말을 듣고 있던 상대의 돌발적인 움직임에 그만 말허리를 잘리고 만다.
동건은 방금 전까지 의자 깊숙이 몸을 밀어 넣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을 일으켜 바로 앉더니 날선 시선으로 윤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동건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가장 총망 받는 의사로서 최연소 외과과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본인의
실책이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책임을 떠안고 응급의료센터로 급작스럽게 좌천된 상태였다.
“아무튼 선배, 오늘 정말 수고가 많았어요. 그리고 내일부터…….”
윤희의 말이 또다시 길을 잃고 배회하게 된다. 자신을 향하는 줄 알았던 동건의 날선 시선의 끝은 자신이 아닌 벽에 붙은 시계바늘
분침에 가 있었다. 그 분침이 방금 전 12라는 숫자에 가 닿는 순간 표정을 달리 바꾸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당직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어느새 윤희의 시선이 벽에 붙은 시계를 보고 있었다.
시침은 9라는 숫자를 가리켰고, 분침은 12라는 숫자에 가 있었다. 어이없어 하는 표정에 딱 어울리는 눈빛으로 변한 윤희의 시선이
동건을 향했을 땐 이미 동건의 몸 전체가 문밖으로 빠져나간 뒤였다.
“어이없어 정말. 병원이 무슨 증권사라도 된다는 거야 뭐야 자기가 샐러리맨인가 칼 퇴근을 하게……. 정말 어이없네."
윤희의 우두망찰한 눈이 어딘지 알수는 없지만 재 넘어 저곳엔 분명히 있을 것 같은 꿈을 좇는 아이의 눈빛으로 변하는데 까지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부럽다. 에~휴”
병원 문을 열자 차가운 바람이 자신을 왜이리. 오래 기다리게 했냐고 화를 내며 달려와서는 얼굴을 세차게 때렸다. 동건은 앙칼지
게 달려든 바람이 그래도 반가운지 두발을 벌려 끌어안는다. 사랑하는 애인을 고대하다 만난 것처럼 무거웠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고된 야간당직 근무에 시달린 피로와 스트레스를 단번에 잊어버린 듯 어느새 얼굴엔 미소가 한가득 들어차 있었다.
12월 중순에 다가서는 겨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했다.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내딛던 동건이 획하고 몸을 돌려 방금 전
빠져나온 회전유리문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고개를 뒤로 젖혀 건물 전체를 시야에 담았다. 눈앞에 우뚝 선 병원건물이 오늘 따라
생경한 느낌을 준다.
마치 거대한 공룡처럼 보이며 이질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동건의 얼굴이 순식간에 회색으로 바뀌었다. 이곳을 얼마 전까지 만해도 동건에겐 야망과 꿈을 펼쳐 보일 꿈의 궁전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언제가 부턴가 변해 있었다.
그냥 남들처럼 피곤한 일터로 말이다.
2. 운명의 여인
차로 40분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어느 꽃집 앞이었다.
꽃집은 주변으로 단층 또는 이층 정도의 건물로 길목을 이룬 특색 있는 카페거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었다. 거리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항상 고만고만한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었다.
건물과 인테리어 구성이 고급스럽다 보다는 아기자기 하고 심플한 유럽풍 건축방식과 인테리어를 선호했고 세계의 특색 있는 고급
요리들을 메뉴로 선보이는 곳으로 유명했다.
대체적으로 음식에 대한 퀼리티나 음식 값이 한 블록 건너편의 거리 또는 큰 건물 앞쪽에 위치한 상가거리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젊은이들 보다는 30~40대 연인들 또는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주를 이루는 곳이었다. 그런 탓에 밤이 되어도 여느 번화가처럼
소란스럽지 않았다.
또한, 탁 트인 대로변이라 치안에 문제 덜해 보였다.
무엇보다 동건에겐 이곳이 맘에 들어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동건의 시선이 열 평 남짓 아담한 꽃집 안을 향해 있었다. 엷은 웨이브 머리가 쇄골아래까지 내려온 것을 한쪽으로 간결하게 묶은
모습에 주인인 듯 보이는 여자가 안에 있었다.
여자는 새벽시장에서 사온 꽃 상자들을 하나씩 뜯어 화통에다 옮겨 담고 있었다.
동건이 주차선 하나를 선택해 차를 세우자 어느 틈엔가 자전거를 탄 주차요원이 다가와 동건이 차에서 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동건이 차에서 내리자 준비된 주차권을 건네고는 저만치 거리에서 세워지는 또 다른 차를 향해 황급히 폐달을 밝고 그리고 갔다.
가게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문비위에 매달린 풍경이 소리를 냈다. 두 손 가득 꽃을 집어든 여자의 무표정한 얼굴이 동건을
향했다.
“어서 오세요…….손님”
여자는 손에든 꽃을 다시 박스 안에다 내려놓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셨네요. 오늘은 어떤 꽃을 드릴까요? 환자분들에게 주실 건가요? 아니면.”
여자의 말 속에선 동건의 직업을 아는 듯 했고, 또한 이곳을 찾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닌 여러 번임을 알게 했다. 그러나 그와 상이
하게도 동건을 향한 여자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반가움이란 단어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동건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약간의 기묘한 표정으로 변했고 마음속에서 망설이는 무언가를 어떻게 발설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저…….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꽃을 사러왔습니다.”
여자의 표정이 얼핏 굳어져 보였으나 애써 태연한척 억지웃음을 보인다.
의도된 웃음은 조율이 맞지 않은 기타소리처럼 부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만든다.
“그. 그. 러. 세요? 어떤 꽃을 선물하고 싶으신데요?
“글쎄요. 여자에게 선물하는 게 처음이라…….”
여자는 자신의 내면의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시선을 다른 곳에 둔 채 말했다.
“제 생각엔 그분과 닮은 향기를 소유한 꽃을 선물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데요.”
동건이 약간의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하는가 싶더니 묻는다.
“아. 그래요? 그런데 어쩌죠? 전 그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가 어떤 건지 잘 모르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주 간단하게 기억해 내게 제가 도와드릴 수 있으니까요”
여자의 시선이 순간 동건에게 왔다가 황급히 다시 꽃 상자 위로 돌아간다.
“간단하게요?” 동건이 반문하면서 조금 놀란 듯 눈이 크게 떠졌다.
“네, 여기 있는 꽃들을…….” 여자는 진열대 쪽으로 옮기 기전 화통에 수북이 담긴 꽃들 중에서 맨드라미 꽃 한 송이를 뽑더니,
자신의 코끝에다 가져다 댔다.
“이렇게 눈을 감으시고, 꽃의 향기를 맡으시면서 상대를 떠올려 보세요."
동건이 말없이 자신의 앞에 있던 화통 안에서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뽑아다 여자를 따라서 눈을 감고, 꽃향기를 패속으로 밀어 넣었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중요한 것은 상대를 생각할 땐 어떤 상념도 어떤 선입견 또한 개입하지 않은 지극히 순순하고 편안한 마음에서만 유추해 내실 수
있다 는걸! 말씀 안 드렸네요.”
여자가 동건을 빤히 바라본 채 말하자 이번엔 동건이 시선을 피했다.
“아주 작은 고민도 그보다 더 작은 상념으로도 머릿속을 오염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사랑하는 사람과의 모습만 떠올리셔야
해요. 상대의 목소리, 웃음소리 하물며 상대의 발자국 소리까지도 말이에요.”
어느 틈엔가 여자의 표정이 자뭇 진지해 져있었다.
“그런 상태로 꽃들의 향기를 하나씩 맡다보면 문뜩 이것이라고 뇌에서 신호를 주는 순간이 온 거에요. 그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향기 일까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
여자가 말하고 있는 동안 이미 동건은 상당수의 꽃들을 자신의 코끝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잠시 후 동건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걸리는가 싶더니 빠르게 지운다.
“이걸로 할게요."
시크한 말투와 어울리지 않게 어떤 환희나 행복 앞에 맞닥뜨린 눈을 한 채 말했다.
여자의 시선이 동건의 손에 들려진 꽃으로 옮겨졌다.
동건의 손끝에선 나비의 날개 같은 여린 꽃잎이 금방이라도 날갯짓하며 날아오를 듯이 하늘거리고 있었다.
“트루즈 바이올렛이란 꽃 명을 가졌죠. 우리나라 꽃 이름으론 제비꽃과에 속한 꽃이고요.”
“그러네요. 이 꽃이 그 사람하고 많이 닮았네요.” 혼잣말 하듯 말하는 동건
여자의 눈을 지그시 응시하더니 서서히 얼굴에 있는 표정을 지웠다.
“정말 이 꽃에서 수연씨의 향기가 나네요!"
불쑥 가파른 숨이 파고들었다.
눈은 홉뜬 눈으로 변했고 검은 눈동자 안에선 금빛 박편들이 일렁이듯 빛나게 보였다.
“이젠 그만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 저를 바라봐 주면 안 될까요?"
이 말이 가져다준 충격은 오히려 수연으로 하여금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참담한 기억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생각은
두 사람 사이에 1년 전 편치 않은 운명적 조우가 있었던 그날 밤으로 데려갔다.
1년 전 그날 밤은 겨울비가 눈 속에 숨어서 뿌려지고 있는 날이었다.
동건은 그날 당직 의는 아니었지만 며칠 뒤 있을 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할 논문준비로 인해 병원에 남아 있었다. 일 년 중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전날 밤,
수연의 부모는 수연을 마중키 위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수서에서 강남고속버스 터미널 앞까지 차를 몰고 나왔다. 약속시간에서
두 시간이나 지난 시간이 돼서야 수연의 부모는 수연을 차에 태울 수가 있었다.
“죄송해요”
“넌……." "아니다, 늦게까지 일하느라 힘들었지?” 엄마가 수연이 늦은 것에 대해 타박하려는 것을 아빠가 가로채 위로와 격려의
말로 대신했다. 엄마는 아빠를 향해 눈초리를 치켜뜨는 것이 타박의 상대를 바꾸려는 듯 보였다.
“아이고, 당신은 내가 10분만 늦어도 시간개념이 그렇게도 없냐. 다른 사람의 시간은 중요치도 않냐…….”
“밥은 먹었니? 밥부터 먹을까?”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 안 듣고 아빠는 룸미러를 수연의 시선을 찾아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아빠가 너무나
얄미운 나머지 아빠가 매만지던 룸미러를 홱 꺾어 거울의 초점을 흐트러트린다.
괜히 이러다 부부싸움이 생기는 건 아닌지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든 수연이 두 사람의 눈을 번갈아 살피고는 분위기의 반전을 꾀하기
위해서 자신의 앞섶에 놓인 가방 안에서 봉투하나를 꺼내들더니 조수석에 앉은 자신의 엄마를 향해 내밀어 엄마의 시선을 돌린다.
엄마가 뽀로통한 얼굴을 한 채 손을 내밀어 봉투를 건네받았다. 봉투 안에든 내용물을 확인한 엄마는 수연을 향해 완전히 몸을
들어 돌아앉는다.
두 눈은 동그랗게 커져있었고 입도 그만큼 커져 있었다. 아빠도 의아한 눈으로 아내를 곁눈질해 살핀다.
“이거다 오늘 번거야 인터넷 뱅킹이 안 된다고 그냥 축의금 들어온 돈에서 현금으로 주더라고”
“우와. 이게다 얼마야? 아니 결혼식장에서 꽃 장식 하나 해주는데 이렇게나 많이 받아?”
언제 화난일이 있었다는 듯, 엄마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있는 것을 본 아빠는 헛웃음을 지어 보인다. 어느 틈에 다시 조작한
룸미러를 통해 수연과 눈을 마주 하고는 서로 흐뭇하게 웃는다.
“엄마. 나 이래봬도 꽤 유명한 플라워 아티스트(flower artist) 거든 요”
“이게다 얼마야?” 엄마가 봉투에서 돈을 꺼내 세어보려 하자 아빠는 한손을 엄마의 손위에다 올리고는 핀잔을 준다.
“내 딸이 고생해서 번 돈이야, 그냥 돌려줘”
“아냐 아빠. 이거 제가 두 분께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두 분 이 돈으로 여행 한번 다녀오세요.”
수연의 말이 끝나자 엄마는 아빠의 손을 들어 남은 한손이 잡고 있는 운전대 위에다 가만히 가져다 올려놓고는 한마디 한다.
“쟤 내가 배 아파서 난 딸이거든요. 당신 딸이 아니고 내 딸도 된다고요. 딸 바보 아저씨”
엄마가 기분 좋게 던진 말에 아빠는 기쁨이 혼재한 미소를 보이자 수연이 소리 내 웃었고 돌림노래처럼 아빠가 그리고 이어서 엄마가 따라 웃었다.
그런 행복한 미소가 전위 위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쾅’하고 벼락이 내리치는 굉음이 들리더니 이어서 ‘끼이익’ 빗길에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 “빠아앙~” 덩치 큰 차량에서나 나올법한 고막을 찟을 뜻 한 크랙션소리, 그리고……. 묵직한
충돌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리던 엄마의 비명소리……. 그리고 이어진 어둠과 적막,
동건은 한참 자판을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는 방금 전 방송을 통해 들었던 응급환자발생 소식의 근원지인 응급실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응급실에서 수연과 수연의 부모가 실린 들것 앞에선 동건은 고심 끝에 수연이 실린 들것에 손짓하며 무겁게 말한다.
“저 환자 내수술방으로 옮겨”
동건은 알고 있었다. 수연보다 수연의 부모의 상태가 더욱 위중한 상태였었던 것을 그러나 동건은 그 순간 수연의 부모대신 수연을
선택한 것이었다. 수연은 가물가물한 의식 속에서 누군가의 화내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교수님 저 환자들이 더 위중합니다. 그런데 왜 이환자를 교수님 수술 방으로 옮기라 하십니까?”
수연은 이송 중에 주사한 진통제로 인해 약기운에 취해 혼미한 상태에 빠져있는 와중에도 그 말이 주는 의미를 마지막으로
기억한 뒤 완전한 수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멍청한 놈”
동건이 자신을 향해 쏘아붙이던 레지던트의 멱살을 잡아 자신의 얼굴 앞에 끌어다 놓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넌 내일아침 크리스마스 이브날 일가족 모두의 사망소식을 뉴스에서 듣고 싶은 거야? 저 두 사람은 이미 늦었어. 멍청아”
결국 수연의 부모들은 수술 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동건의 말처럼 모두 사망하고 만다.
수연은 수술 후 자신만이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술 전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을 기억하게 되었고. 그리곤 자신을
살려낸 동건을 마치 부모를 죽인 원수라도 된 듯 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동건은 수연을 다른 환자들과 달리 대해왔으며, 두 번의 자살시도를 막기까지 한다.
사고에서 혼자만이 살아났다는 이유에서 오는 자괴감, 사고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이 데려온 죄책감, 그밖에 슬픔,
상실감, 절망 이런 것들이 자꾸만 수연을 삶의 끝으로 떠밀고 있었다. 거기에 끈질기게 저항해온 동건이 없었다면 수연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이 분명한 귀결이었을 것이다.
(2막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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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호기심에 글을 읽다보니, 단한번도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단숨에 읽어내리면서 그 이후의 상황들이 궁금해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기대가 많이 됩니다...
희망을 주는 호평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책이 출간되면 선물로 한권 보네 드릴께요..010-2031-3001 이철 카톡 주세요.
2막을 빨리 수정해서 올려 드릴께요..^^
아직 2막 수정이 안됐나요? 1막만 벌써 세번째 읽고 있습니다. ㅎㅎ
내일 까지 올려 드리겠습니다. 좀더 손볼게 많아서. 죄송합니다.